소설리스트

로튼 타임-112화 (11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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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성물

로튼 타임(Rotten Time)

Written by. 아르카나

죽음의 성물-(21)

"우선 거기서 우리 쪽으로 와, 릴리. 빌과 플뢰르의 조개껍데기 오두막집이야."

거울 안에서 해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론이 해리가 있는 쪽으로 거울을 비췄는지 곧 거울에서 해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알겠어."

릴리아나가 세비나를 고쳐 안으며 대답했다. 거울을 가방 속에 다시 집어넣은 릴리아나는 부엉이 닉스에게는 빌과 플뢰르의 조개껍데기 오두막집으로 찾아오라고 말한 후, 묘지 근처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퍽스를 불렀다.

퍽스는 대화를 모두 듣고 자신이 할 일을 알고 있는 것인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릴리아나가 세바스찬의 팔을 잡자, 퍽스가 엄청난 속도로 하강했다. 퍽스의 꼬리털을 잡자 순식간에 풍경은 묘지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절벽 위의 집으로 바뀌었다. 그 집의 벽에는 온통 조개껍데기가 박혀 있었고, 하얗게 회칠이 되어 있었다. 참으로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밀물과 썰물의 끊임없는 파도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시원하고 짭조름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을 흔들어놓고 떠났다.

"릴리!"

해리가 외쳤다. 릴리아나는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는 의외의 사람들의 얼굴에 잠시 당황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는지 해리와 론을 제외한 마당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 잠시 당황이 스쳤다.

"……안녕."

잠시 망설이던 릴리아나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루나와 딘과 빌은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헤르미온느는 오두막집 안으로 들어갔어. 우리도 들어가자."

론이 말했다. 당황으로 굳어있는 사람들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간 릴리아나는 플뢰르의 놀란 얼굴을 한 번 마주한 후-"Bonjour, Fleur(안녕, 플뢰르)."- 헤르미온느가 머물고 있는 방으로 올라갔다. 침대에 축 늘어져 있던 헤르미온느는 릴리아나가 들어오자 몸을 일으켰다.

"누워있어도 돼."

"괜찮아,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헤르미온느가 피곤해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지팡이를 휘둘러 방 안에 들어온 사람들이 모두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만들어낸 론이 문을 향해 머플리아토 주문을 걸 동안, 마법이 걸린 트렁크에서 유모차를 꺼낸 릴리아나가 잠든 세비나를 그곳에 눕혔다. 퍽스가 유모차 손잡이 위에 앉았다. 해리가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아까 끊겼던 얘기를 계속 해보자. 릴리,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얼마나 남아지?"

"1시간 50분 정도."

"촉박하네."

해리가 중얼거렸다. 론이 입을 열었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목적을 이뤘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했잖아. 어떤 식으로?"

"벨라트릭스는 자신의 얼굴에 상처를 낸 나에 대한 분노가 상당히 커. 그 여자는 계속해서 나를 죽이려고 할 거야. 프랑스에 있는 할머니 댁과 비행기 시간, 떠나는 날까지 알아냈다면 혼자서라도 나를 처리하려고 하겠지. 내가 다른 곳으로 숨어버린다면 나는 안전할지 모르겠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이 얼마나 다칠지 몰라. 차라리 벨라트릭스가 나를 죽였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좋을 수도 있어."

"어떻게?"

릴리아나의 말에 해리가 두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릴리아나가 퍽스를 바라보았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퍽스에게로 쏠렸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나에게 유품으로 퍽스와 불사조에 관한 기록을 남기셨잖아. 기억 나?"

릴리아나가 가방 속에 손을 넣어 뒤적거리더니 손바닥만 한 얇은 검은색 노트를 꺼냈다. 노트 위에는 길고 비스듬한 덤블도어의 글씨가 써져 있었다.

"전에 내가 선물로 받은……. 아니 보았던 불사조에 관한 책들에는 없는 정보들이 들어 있어. 덤블도어 교수님은 마법과 마법약, 도구 같이 다양한 것과 퍽스의 능력을 결합시킨 독특한 방법들과 불사조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마법들을 많이 발견하셨어. 그리고 그것을 모두 이 노트에 써 두신 것 같아."

"그래서? 퍽스를 이용하자고? 그걸로 어떻게 네가 죽었다고 위장할거야?"

론이 궁금한 듯이 물었다. 릴리아나가 노트를 펼쳤다. 제일 먼저 있는 속지의 아래에는 '알버스 퍼시발 울프릭 브라이언 덤블도어'라고 쓰여 있었고, 위에는 최근에 써진 것처럼 보이는 '릴리아나 메이 퀸 양에게'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 다음 종이에 써진 목차를 본 릴리아나가 종이를 넘겼다. 조심스럽게 세월이 느껴지는 누렇게 변한 종이를 넘기던 릴리아나가 원하는 페이지를 찾았는지 그들의 앞에 노트를 펼쳐보였다. 모두가 노트로 몰려들어 종이 위에 쓰여 있는 덤블도어의 길고 비스듬한 글씨를 읽었다.

-불사조로 행할 수 있는 마법들

앞에서 설명해 두었듯이(불사조와 마법약, 불사조의 능력 참조) 불사조는 유일하게 인간과 동물 사이에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폴리주스 마법약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또한 주인과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서로 성격이 닮아가기도 해, 불사조를 가지고 있던 몇몇 마법사들은 불사조를 자신의 분신(分身)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퍽스에게 폴리주스를 사용하자고?"

해리가 물었다.

"그거 좋은 생각이야!"

론이 주먹을 꽉 쥐며 외쳤다. 하지만 헤르미온느의 생각은 달랐다.

"하지만 생각해 봐. 퍽스에게 폴리주스를 사용해 네 모습처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 건데?"

헤르미온느의 말에 릴리아나는 노트를 다시 팔락거리며 원하는 페이지를 찾았다.

-불사조와 마법약

-살아있는 죽음의 약의 사용

희석시키지 않은 살아있는 죽음의 약을 불사조에게 사용하면 불사조는 새끼 새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신 불꽃처럼 따뜻하던 체온이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불사조는 호흡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상태로 잠을 자고 있으면 마치 죽은 것 같이 보였다.(1. 유명한 머글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사랑 이야기가 떠오른다. 2. 나에게……놀렸던……기억……다.(이 문장은 잉크로 새까맣게 지워져 해독이 불가능했다.)

"이게 뭐 어쨌다고?"

여전히 어리둥절한 얼굴로 론이 물었다. 릴리아나는 그 설명 밑에 그 후로 한참 뒤에 써진 것 같은 글씨를 가리켰다.

살아있는 죽음의 약을 먹은 불사조의 육체는 약의 효능이 끝나기 전, 불사조가 원할 때 까지 육체의 시간이 멈춘다.

***

"준비 됐어?"

세바스찬의 모습을 한 해리가 중얼거렸다. 그는 옷가지를 둘둘 말아 만든 아기의 형체처럼 보이는 포대기를 품에 안고 있었다. 릴리아나가 긴장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6학년 때 받은 펠릭스 펠리시스를 마셨지만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한적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과 적막감이 감돌았다.

도비의 도움으로 히드로 공항 근처에 걸어놓은 탐지마법이 걸린 구역이 어느정도인지 파악을 마친 후였다. 죽음을 먹는 자들이 마법을 걸어놓은 영역 안으로 들어가기 전, 해리와 릴리아나는 서로를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몇 발짝 앞으로 걸어가자 무언가 요란하게 딱 하고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들은 순식간에 지팡이를 그들에게 겨누고 있는 인간 사냥꾼들에게 둘러싸였다.

"오호라."

루시우스 말포이가 인간 사냥꾼들 무리를 해치고 나오며 두 눈을 불쾌하게 반짝거렸다.

"이게 누구야."

릴리아나가 침을 꿀꺽 삼키며 블랙손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루시우스 말포이가 불쾌하다는 듯이 그녀를 비웃으며 지팡이로 겨누었다.

"그 지팡이로 뭘 하려고 잡종 아가씨?"

그때 펑 하고 커다란 소리가 들리더니 벨라트릭스가 흥분으로 벌겋게 된 얼굴로 인간 사냥꾼들 무리를 해치고 나왔다.

"저 여자는 누가 부른 거야?"

말포이가 툴툴거렸지만 벨라트릭스는 눈을 번뜩이며 씩 미소를 짓더니 재빠르게 지팡이를 휘둘렀다.

"크루시오!"

"멈춰!"

"닥쳐, 루시우스 말포이. 아바다 케다브라! 네가 이 자리에 끼어든 이유를, 크루시오!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간발의 차이로 릴리아나가 저주를 피하자 벨라트릭스는 루시우스 말포이를 향해 쏘아붙이면서도 저주를 날렸다.

"크루시오!"

"세바스찬, 도망쳐!"

"어딜! 쫓아가! 아바다 케다브라!"

벨라트릭스가 인간 사냥꾼들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릴리아나를 향해 살인저주를 쏘았다. 세바스찬의 모습을 한 해리가 릴리아나의 손을 잡고 약속한 장소로 달리기 시작했다. 한 인간 사냥꾼이 릴리아나를 향해 저주를 쏘자 벨라트릭스가 사납게 외쳤다.

"안 돼! 그 계집은 내꺼야! 건들지 마!"

벨라트릭스는 강했다. 쉴 새 없이 붉고 녹색의 주문을 날리는데도 깔깔거리며 지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첫 번째로 약속한 장소가 되자 해리는 손을 놓친 척 했다.

"아가씨!"

"가! 가라고!"

릴리아나가 붉은 저주를 막으며 외치자 세바스찬의 모습을 한 해리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인간 사냥꾼 무리가 해리를 쫓아갔다. 수색꾼의 날쌘 면모를 발휘하며 재빠르게 달리던 해리는 막다른 골목으로 꺾자마자 순간이동으로 사라졌다. 그 대신 몸을 투명하게 숨기고 해리를 따라오고 있던 도비가 아기 옷과 딸랑이를 바닥에 던진 후 가스관을 폭발시켰다.

펠릭스 펠리시스를 먹은 덕분인지 저주가 릴리아나를 피해갔지만 숙련되고 잔인한 죽음을 먹는 자들을 막기에 힘이 부쳤다. 자신의 지팡이는 퍽스가 가지고 있는지라 해리가 뺏어온 죽음을 먹는 자의 지팡이를 쓰게 되었는데, 그때문인지 더욱 힘이 부치는 듯 했다. 벨라트릭스가 미친듯이 깔깔거리며 즐거워했다. 점점 뒤로 물러서며 저주를 피하던 릴리아나가 가스가 폭발하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리자 그들이 그 소리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페루산 암흑 가루를 던지고 재빨리 막다른 골목으로 달아나 도비와 함께 순간이동으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순식간에 새까매진 시야 때문에 미친듯이 고함을 지르던 벨라트릭스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새까매졌던 골목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분풀이를 하듯 마구 마법을 난사하던 그녀는 황급히 달아나고 있는 릴리아나의 모습을 하고 있는 퍽스를 발견하자 궁지에 몰린 쥐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깔깔거리며 릴리아나의 흉내를 냈다.

"도망쳐! 도망치라고!"

벨라트릭스가 퍽스의 등 뒤로 녹색 광선의 저주를 날렸다. 금발머리 여인이 풀썩 쓰러졌다.

***

볼드모트와 스네이프가 사라지고 난 응접실에는 그레이백이 기뻐서 그르렁거리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입맛을 다시며 응접실 바닥에 기묘한 자세로 쓰러져 있는 금발머리 여자의 시체를 바라보던 그레이백이 흥분된다는 표정으로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그때였다.

"감히 도비의 여주인님의 몸에 더러운 손대지 말아요!"

응접실에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의 난간에 나타난 도비가 꽥꽥거리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꼬마 집요정의 출연에 응접실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도비에게로 쏠렸다.

"저 망할 원숭이 새끼!"

벨라트릭스가 분노로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도비를 향해 손가락질 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집요정에 대한 분노가 떠오른 듯 했다.

"감히, 감히 네 옛 주인에게 그런 짓을 해?"

"도비는 자유로운 집요정이에요! 도비는 주인님으로 섬기고 싶은 마법사만 섬겨요!"

도비는 바들바들 떨면서도 당당하게 외쳤다. 벨라트릭스가 분노에 가득 차 그에게 저주를 날렸지만 도비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도비에게 모두의 정신이 팔렸던 바로 그 순간, 릴리아나의 모습을 한 채 쓰러져 있던 퍽스의 주위로 커다랗고 무시무시한 불길이 솟아올랐다. 그 불길은 완전히 망가져버린 응접실을 가득 채우며 응접실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불태워버릴 것처럼 무시무시하게 타올랐다. 응접실에 있던 죽음을 먹는 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벨라트릭스가 분노한 얼굴로 지팡이를 휘둘렀지만, 무시무시한 불길이 꺼져버리고 남은 것은 시꺼먼 재로 변해버린 응접실의 부서진 가구들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무죽죽하게 녹아버린 한때 딸랑이었을 플라스틱 조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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