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존나센가문의막내
“주술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건 아나요? 크게는 세 가지로 나뉘는데 ….”
“알고 있겠지만 믿음외에도소모하는 제물이 생기면 더 강력한….”
“마법처럼 마나를 소모하는 게 아니라 즉각적인 반응은 없으나 주술에게 는 다른이점이….”
제 발 그만 해. 이 러 다가 없던 주술 혐오까지 생 기 겠어.
아카데미로 가는 내내 티샤는 주술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아마도 카일이 주술에 꽤나 긍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어서.
오랜만에 좋은 말 상대를 만나서 기분이 좋아진 모양인데 .
‘아무리 그래도 한 가지 주제로 일주일 넘게 떠드는 건 아니잖아.’
이 정도면 예수님도, 부처님도, 공자님도 ‘와, 이건 에반데.’ 라고 하실 거다 •
하루도 아니고, 사흘도 아니고, 일주일을 들어야 한다니.
오늘 따라 아카데미에 이동마법진이 없는 게 통탄스러울 지경이 었다.
그나마 이 이 야기를 다 같이 들었다면 조금이 나마 나았을 것이 다.
잠깐 다른 짓을 해도 딱히 큰 티 가 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 만 티샤와 이 안은 여 전히 냉 전 중이 었고, 불쌍한 카일은 그 사이 에 껴 있었다.
덕분에 혼자서 오롯이, 티샤의 이야기를 전부 감당해야 했다.
‘이 새끼는도대체 뭐해? 미래의 여자친구인데 사과 안하냐?’
슬쩍 살펴보니 확실히 본인이 잘못을 했다는 건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문제는 이 빌어먹을 남자 1호가 말주변이 워낙 없다는 것.
사과를 잘 하지도 못 하고 설령 한다고 해도 또 다른 도발을 낳는다.
오죽하면 敢화쯤의 베스트 댓글이 ‘이 새끼 아가리 좀 다물고 있으면 더 좋 을듯’ 이었을까.
자꾸만 티 샤 쪽을 흘끗거 리 는 걸 보니 미 안한 감정을 지 녔거 나.
아니면 남자로서 여자에게 지니는 호감이 있다던가, 일단뭐가 있기는하 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란 게 표현을 안 하면 절대 모른다고 하는데.
이렇게 쳐다만본다고 해서 해결될 사항이 절대 아니었다.
« ” …-
똥마려운 강아지도 아니고, 저렇게 끙끙만 해서 뭐 어쩔 건데.
고구마를 하도 많이 처먹어서 질식사하게 생겼다.
남의 연애 어찌 되든 알 바 아니지만, 일정 동안본인이 답답해 죽을 것 같 다.
해서 카일은 쉬는 시간을 틈타서 은근슬쩍 이안에게 말을 붙였다.
“이 안. 잠깐 이 야기 좀 할까요?”
간만에 실력 발휘 좀 하겠다며 티샤가 스튜에 집중하는 동안.
남자 1호를 데 리고서 카일은 으슥한 곳으로 이동했다.
•••뭐지.
내 여자한테 서 눈깔 치워 라, 라고 말해 야 할 분위 기 인데, 이 거.
헛기침을 한 카일은 커플에게 몸이 짓밟히던 까치와 까마귀의 심정으로 말했다.
“계속 그러고 있을겁니까?”
“뭐?
“언제까지 이렇게 불편하게 있을 겁니까. 얼른 미안하다,죄송하다. 내가 무례했다. 이러고끝내요. 사흘후면 아카데미 도착인데 그 때까지 이러고 있 을 생각은 아니죠?”
무슨 소리 인지 모르겠는데, 하면 그냥 죽빵을 날릴 생 각이 었다.
주인공 버프 덕분에 저런 여자친구 둘 텐데 인생에 감사함을 느끼라면서.
다행히도, 카일에게는 불행하게도 이 안은 눈치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사과를 하라고.”
“티샤 양 앞에서 주술 보고 사술 아니냐고 말한 거. 그건 마치 당신 앞에서 검술은 사람 죽일 때나 쓰이는 살인 기술이 아니 냐고 말한 것과 똑같습니 다.
그러자 이안이 굉장히 차가운 눈매로 카일을 쳐다본다.
어릴 적부터 방랑 생활을 하면서 거친 면이 몸에 배인 그다.
들짐승들조차 그 눈빛에 바로 꼬랑지를 내리고 도망칠 정도.
하지만 카일에게는 아무 감흥도 없는 시선일 뿐이었다.
‘어머니가 반찬투정하지 말라고하던 눈빛이 훨씬 무섭겠네.’
아니 면 유산소 안 하고 도망치 려 던 자신을 붙잡은 형 이 나.
그도 아니면 정해진 세트 안하려던 자신을 바라보는 누나나.
그 정도는 되어야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제 말이 틀립니까?”
“•••아니.”
“그러면 얼른 가서 사과좀 하세요.”
« ” …-
“부탁입니다. 당신이랑티샤양사이에서 제가 얼마나 난처한지 알기는 합 니까?”
말하는 투가 좀 짜증나는 놈이 긴 하지 만, 본성 이 악한 놈은 아니 다.
그랬다면 주인공이 아니라 여주인공 가로채려는 금발 태닝 캐릭터가 되 었겠지.
“ 알았다.
“약속하는 거죠. 지금 당장 가서 사과하는 걸로.”
“그러겠다.”
“그러면 얼른 앞장서요.”
이 망할 남자 1호가 또 개소리하기 전에 빠르게 끝낸다.
그리 생각하며 카일은 이안을 몰아 다시 야영지에 도착했다.
“조금만 기다려요! 거의 다만들었으니까!”
상당히 괜찮은 냄새가 코 근처를 맴돈다.
주술 능력만 좋은 게 아니 라 요리 실력도 좋았었나?
“이봐.”
티샤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간 이안.
이름 대 신 이봐, 로 호칭하는 꼴을 보며 카일은 이 마를 짚 었다.
하도 방랑을 하다보니 연애 세포가 남김없이 퇴화했나?
“뭐죠, 무뢰한씨?”
당연히 저런 차가운 반응이 돌아올 거 라곤 예 상했다.
목소리만들어서는사과하려는사람이 아니라시비 거려는놈이다 .
이러니 그 티샤라도 저런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정말 사과를 할 수 있을까, 슬슬 현실적인 걱정이 들려는 찰나.
“미안하다.”
그래도 사과를 하기는 하네.
목소리는 여전히 미안한사람의 것이 아니지만.
“뭐 가미 안한데요?”
티 샤도 만만한 여 자는 아니 다.
사과 한다고 바로 받아줄 리 가 만무하다.
“말실수를 했다. 그런 뜻으로 한 건 아니다.”
“그런 뜻으로 한 게 아니라면, 무슨 뜻이 었죠?”
“•••그냥, 여기저기 떠돌다가주술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그들이 떠들 던 내용을 그냥 생각도 없이 입 바깥으로 내뱉은 것 같다.”
“생각이 없었다는 것도 인정하는 모양이네요.”
“그렇다.”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남자 1호.
그 모습에 여자 1호는 어느 정도 화가 풀린 듯 하다.
“•••앞으로는 말을 내뱉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고 하는 게 좋겠어요. 당신 은 이 런 뜻으로 하는 말이 지 만, 그걸 여과 없이 그냥 내 뱉으면 남은 다른 뜻 으로 알아들을 수도 있으니까요.”
저런 잔소리, 항상남자들이 듣던 것 같은데. 말하기 전에 생각좀하라고.
멀찍이 서서 팔짱을 낀 채, 카일은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이제 된 건가? 이제 가는 길에 주술이야기 혼자 안들어도되나?
“숙지하겠다.”
“좋아요. 그러면, 사과를 받아들이죠. 이안.”
“고맙다. 그리고 다시 한번 미 안하다.”
거기까지 말한 이안은 가서 말을 좀 보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지나가는 길에 슬쩍 보니 얼굴빛이 미미하게 붉어진 것 같다.
‘왜 얼굴은붉히고 지랄이야? 벌써 반했어? 어느부분에서?’
벌써부터 커플 될 거라고 염장질이라도 하려는 건가, 라고 생각하며.
카일이 슬그머니 제자리로돌아가니 티샤가 입을 연다.
“당신 작품이죠?”
“예 ?”
“저 빳빳한 남자가, 갑자기 사과한 거 말이에요.”
“본인이 잘못을 했으니 사과를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당연한 일인데 , 그 당연한 일조차 못 하는 사람이 많아요.”
티샤의 두 눈동자가 또렷하게 카일에게로 향한다.
아까 이 안을 바라보던 차가운 눈빛과는 전혀 다른 눈빛.
굉 장히 따스한 기운을 품고 있던 터라 몸을 흠칫 떨 어 야했다.
불안한데 . 이거, 뭔가 엄청나게 불안한데.
“고마워요, 카일.”
“뭘요. 전 정말한 거 없습니다. 고마워할 일은 아니에요.”
“그리고 미안해요.분위기 불편하게 해서.”
“사과할 것도 아닙니다. 잘못한 건 이안인데 왜 티샤 양이 사과를 합니까.”
“하지만 제가 엄청 진지하게 반응한 것도 있잖아요?”
“그렇군요. 허면 빠르게 사과 받아들이고 없던 일로 하겠습니 다.”
재 빠르게 받을 거 받고, 거리를 두고 싶은 게 솔직한 속내 였다.
소설에서 지나가는 투로, 그냥 딱 한 번 언급된 존 나센 남작가다.
그 가문의 장남도 아닌 막내이니 딱히 온갖 일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일은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생기는 법 아닌가.
무료분만 먹은 게 천하의 못된 짓이라, 아는 게 없다.
괜히 주인공들과 어깨동무하고 있다가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사건사고는 저들이 맡고, 자신은 행복한 아카데미 생활을 보낸다.
이게 바로 카일이 꿈꾸는 큰 그림이었다.
“그런데요, 카일.”
“네. 티샤양. 왜그러십니까.”
“생각해보면,우리 똑같이 아카데미에 입학하려는 거잖아요.”
“그렇죠,”
“나이도 똑같고요.”
“그렇습니다만.”
“그러면 그냥 말 편하게 하죠? 어때요?”
헌데, 어째 티샤는 그그림을 순순히 그리게 둘 마음이 없는모양이었다.
널
직 장인들에게 딱 이틀만 허락된, 보물과도 같은 주말.
마침 마누라도친정으로, 거기에 애들까지 데리고 갔겠다.
늘어지게 늦잠 한 번 때린 후 늦은 오전에 일어나 커피를 타던 교육성 장관
은.
“푸헉!!”
그대로 입에 담았던 커피를 뿜어내고 말았다.
처참한 광경을 목도한 마법통신구 너머의 이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말해봐.누가왔다고? 누가입학을하겠다고한다고?”
[존 나센 남작가의 차남, 카일 존 나센입니다.]
내가 시발,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분명히 입학반려까지 해서 보냈는데, 왜 아카데미까지 왔다는 거지?
이미 여기까지만해도 충분히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교육성 장관의 비극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 장관님.그게, 이미 입학처리까지 되었답니다.]
“•••왜. 어째서. 어떻게.”
[ 북부 변경백의 추천장 있지 않습니까. 그걸로 그냥 바로 도장 받았답니 다.]
“내 가 교육성 장관인데 嘗 내 도장은 안 받아? 나는? 나는 뭐 냐?”
[그, 아시지 않습니까.원래 추천장은 다건너뛰고오직 황제 폐하께만….
]
와장창!!-
그대로 들고 있던 커피잔을 떨어트리며, 교육성 장관은 절망했다.
벌써부터 재무성 장관이 뛰어와서 제 목을조르는그림이 상상되었다.
그것도 가장 좆같다는 월요일 아침 근무 시 간부터 찾아와서 말이 다.
“시발….”
부하 앞에서 이런 상스러운 말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눈물이 앞을 가려, 교육성 장관은 욕설을 내뱉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사표 쓰고 도망치고 싶은데 .
그랬다가는 집까지 재무성 장관이 달려와서 뚝배기를 깰 것 같았다.
“•••이번 신입생 리스트 작성해서 올려.”
[신입생 말입니까? ]
“그래. 중요도 선정해서, 아주 세세하고 정확하게.”
[ 무슨 용도로 사용하실 건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
부장의 말에 장관은 다 포기한 자의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만일을 대비한대피 순위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