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26화 > 무료 분이 끝났다. 이제부터 본편인데
‘바랍니 다. 비 록 단단한 몸을 지 녔다고는 하나. 부디, 다치 지 않기 를.’
샤아아아….
앞에 놓여있던 목걸이에 옅은 보랏빛이 머물다가 사라진다.
언뜻보면 교단의 사제들이 불러오는 ‘축복’ 과 비슷하다 할수 있다.
간절한 마음과 감히 재 단할 수 없는 힘 이 섞 여 만들어내는 일종의 기 적.
하지만 지금의 것은 사제들의 축복과는 조금 다른 종류다.
그들은하늘에서 내려준광명, 새하얀빛, ‘신성력’ 을 사용하지만.
주술사들은 어떤 방식으로도 정해지지 않은 믿음을 이용한다.
그 믿음이 때로는 극히 사소하고, 또 어떤 때에는 불경하기도 하며.
어느 순간에는 어떤 신성력보다도 숭고하기에 고정된 것이 없다.
누군가에겐 극도로 불길한 빛이 되기도 하고, 누구에겐 신비로운 아지랑 이가되는 것.
그게 바로 주술, 지금 티샤가 이끌어내는 힘의 이름이 었다.
“ ••됐다.”
티샤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얼굴빛을 띠었다.
요 근래 들어서 아마 가장 잘 들어간 주술이 아닐까 싶다.
변경백령에서 사람을 치료할 때도 이리 완벽하지는 못 했는데.
이상하게 이번 주술을 할 때는 집중도 잘 되고 마음도 깨지지 않았다.
‘분명히 나중에도 그런 식으로 싸우겠지 ? 아무리 몸이 튼튼해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데.’
세상 어느 인간이 감히 날붙이를 상대로 맨손으로 싸우려고 할까.
숙련된 검 사들조차 상대 가 무기를 들고 있고 나는 비 무장이 면 도망가라 고하는데.
헌데 카일은 그걸 정말로 해내는 기 염을 토해 냈다.
아직도 그 장면이 눈에 선하다. 주먹 앞에서 산산조각이 난 검.
그 반짝임 앞에서 어떤 흔들림도 없이 서있는 카일의 모습까지.
티샤는 본인의 그림 실력이 정말최악인 게 한스러울 지경이었다.
아직도 떠오르는 그 광경을 그림으로 그려서 보관하면 굉 장히 좋을 텐데!
점점 그 모습이 흐릿해져가는 게 정말 한이 될 정도였다.
이제부터라도 그림 실력을 좀 키우는 게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방을 나선 티샤는 카일이 있을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넓은 아카데미에서 도대체 어떻게 찾느냐고 반문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카일에 대해서 얼추 파악이 끝난 티샤에겐 어려울 게 없는 일 이었다.
“카일? 여기 있어요?”
곧장 실내 연무장으로 찾아온 티샤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자 저 뒤에서 한창 뭔가 정리하고 있던 카일이 ‘여기에요.’ 라고 손을 흔든다.
“역시 여기 있었네요.”
“주말에 할 것도 없으니 몸이 라도 좀 놀려 야죠.”
“•••몸을 놀린다는 게 이런 식으로 놀리는 건가요?”
주변을 한 번 훑어본 티샤는 저도 모르게 탄식을 흘렸다.
보고만 있어도 절로 몸이 무거워 지는 것들이 한 가득이 다.
당장 저기 있는 봉만 해도 무게가 엄청나던데, 저것들까지 달고 한다니.
“티 샤!”
“네.,,
“그, 할 거 없으면 좀 도와줄래요? 원판 정리 좀해야해서.”
“에? 아, 네.그럴게요.”
분명히 카일을 찾아온 이유는 따로 있을 텐데.
오자마자 갑작스럽 게 원판 정리를 하게 된 티샤였다.
그 와중에 카일이 가벼운 것만 밀어주는 게 눈에 들어왔다.
내심 자신이 힘들까 배려라도 해주고 있는 것일까?
덕분에 티샤는 다시 한 번 그의 고운 마음에 감탄했다.
그 망할 놈의 이 안과는 정말 차원 이 다른 사람이 다.
실상은 무거운 원판만 골라 정리하면서, 수축과 이완을 외치는 카일이 었지만 말이다.
“후우. 고마워요, 티샤. 덕분에 일찍 끝났네요.”
“뭘요. 그보다오늘 전승절인데, 카일은 구경 안 가요?”
“궁금하긴 한데 주말을 그런 식으로 보내고 싶진 않아서요.”
주말을 그런 식으로 보내는 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
원래 주말이라는 게 휴식을 취하면서 새로운 주를 준비하는 날이지 않은 가.
모든 사람들이 주말에 그동안 못 했던 일들을 하곤 하는데.
카일은 평일에도 빼먹지 않는 운동을 주말에도 하고 있었다.
원래라면 더는 말하지 않고 이쯤에서 물러섰을 것이다.
티샤본인도 원래 주말에 주술에 대해서 더 깊이 공부하곤 하니까.
하지 만 이번 주말은 평소보다 훨 씬 더 특별한 날이 었다.
바로 제국의 전승절, 가장 큰 행사와 축제 가 열리는 때가 아니 던가.
이런 날에 친한 사람과 한 번은 그 축제를 즐기고 싶은 게 당연하다.
산속에 서 온갖 것들을 채 집하며 , 먼지 가 쌓인 책 을 뒤 적 거 리는 것도 아니
고.
제국 아카데 미에서 학생으로 있다 보니 그런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다.
“카일.”
물론 맨입으로 조르는 건 예의 가 아니다.
해서 티샤는 조금 비겁한 방법이라도 쓰기로 했다.
“이거 받아요.”
“웬 목걸이에요?”
“일종의 부적 같은 거예요, 제 주술을 넣어두었거든요.”
“주술이요? 무슨 주술인데요?”
“카일이 몸을 너무 험하게 굴리는 것 같아서요. 그냥 간단한 보호 주술이 에요.”
실은 꽤나 공을 들인 것이 지만, 그걸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별 거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남자가 무슨 반응을 보일까, 그게 보고 싶었다.
“티샤가 직접 주술을 걸어두었다고요.그러면 엄청 귀한 거네요.”
“네?,,
“어디 가서 절대 못 받는 거잖아요.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고마워 요.”
티샤 또한 주인공 중 하나이 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은, 분명 큰 재능을 지니고 있다.
이안이 검술에, 엘가가 통치력에 각각 강점을 두고 있다면.
티샤는 주술에 다른 이들은 결코 따라오지 못 할 재능을 지녔다.
지금 당장은 별로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분명 무르익을 터.
그런 미래의 인재가 공을 들여 만든 부적이라니. 당연히 좋은 물건일 것이 다.
즉, 카일이 기뻐할수밖에 없는 선물이라는뜻.
“마,마음에들면다행이고요.”
하지 만 그 사실을 모르는 티 샤로서는, 가식 하나 없이 정말 기 뻐하는 카일 을 보며.
눈치도 없이 갑자기 쿵쾅거리는 제 심장에게 ‘제발 좀 그만 두근거려! 이 러다가 다 들리겠어!’ 라고, 귀 여운 타박을 하고야 말았다.
한편, 카일은 바로 그 자리에서 제 목에 티샤가준 목걸이를 걸었다.
덕분에 그의 탄탄한 가슴과 어깨를 마주한 여인이 ‘힉.’ 하고 숨을 들이켰 고말이다.
“좋네요. 뭔가 엄청난 기운이 지켜주는 것 같기도 하고.”
“그,그렇게 엄청난 거 아닌데….”
“충분히 엄청나요. 이런 걸 그냥 받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배워서 그런데, 혹시 제가 뭐 해줄 수 있는 건 없나요? 말만 해요. 운동 자세 잡는 거도 좋고 효과 설명도 해줄 수 있어요.”
왜 갑자기 운동 이야기로 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작전 성공이 다.
카일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정말로 나왔으니까!!
“그러면요. 같이 축제 구경 가요.”
“네?”
“오늘 내일 운동 쉬고, 전승절 같이 즐겨요. 이게 제 가 원하는 건데.”
“아•••운동 쉬고요.”
카일은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분명 자신은그놈의 헬창 인생이 싫어서 아카데미로도망친 거다.
그리고 존 나센 남작가에서는 상상도 못 할 짓을 했다.
예로 들어서 유산소 안하기, 아이스크림 먹기, 탄수화물 다량섭취 등등.
부모님 이 나 형, 누나가 들으면 기겁을 할 비행들이 었다.
하지만그 비행의 연속에서 운동을 아예 안 한다는 건 생각에도 없었다.
운동하기 가 싫은 건 맞는데, 또 막상 안하자니 아쉽 고 불안하다.
거기에 기껏 보기 좋게 만들어둔 몸이 곧장 흐트러질까 걱정도 좀 되고 말 이다.
카일이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게 느껴진다.
그러자 티샤는 괜히 무리한 부탁을 한게 아닐까, 미안한 생각까지 들었다 •
듣자하니 존 나센에서는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단련했다고 했다.
아주 오랫동안 그러했다니 이젠 습관이나 규칙을 넘어서 그냥 일상이 되었을 터.
그렇다면 본인은 지금 그 일상을 깨라는 부탁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힘들면 괜찮아요. 저도 주말에 또도서관에 가서 주술 관련 서적 좀 더 찾 아볼까 했거든요.”
해서 티 샤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까지 하며 괜히 손만 만지 작거렸다.
‘같이 가면 좋겠는데. 같이 가주면 안되냐고 말하고 싶은데.’
여태 카일이 챙겨준게 있으니 그런 말을하기가너무 미안하다.
티 샤가 반쯤 포기 한 상태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찰나.
“가죠, 축제.”
“에 嘗 아, 아! 그, 무리 할 필요는…!”
“주말 한 번 정도야 괜찮겠죠. 그리고 이런 귀한 선물까지 받았는데요, 뭐.
”
제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여주며 미소를 짓는 카일.
그에 티샤의 심장이 또 다시 미친 듯이 요동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끄으으! 제발, 제발! 심장아!’
입술까지 깨물며 겨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한다.
“저. 그, 그러면! 주, 준비하고 올게요! 카일도 가서 준비해요.”
“준비요? 저는 그렇다 쳐도 티샤는 이미 충분히 예쁜데 또 준비를 해요?”
“히 이이이!!”
기어코 티샤의 심장에 과부하를 걸고 마는 카일이었다.
널
« ” …
« ” …-
거리를 걷는 두 남녀, 카일와 티샤.
헌데 그 둘 사이에는 그 어떤 대화도 없었다.
싸웠느냐? 아니다. 허면 서로 난감한 일이라도 있었냐? 그것도 아니다.
티 샤는 그냥 부끄러워 서 쭈뼛 거 리 고 있는 중이 다. 그리 고 카일은… .
‘와 저건 좀 에바인데. 기름에 튀긴 것도모자라서 생크림을 얹어? 어우.’
‘맛있어 보이기는하는데… 칼로리 소모할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네.’
길거리에서 파는온갖 음식들을 보며, 칼로리 양을 계산중이었다.
참고로 이전에 아이스크림도 세 개나 먹고 나서 결국 유산소를 세 배나 했 다.
‘어,저건 괜찮아 보인다.’
설탕 듬뿍 친 쥬스가 아니 라 그 자리 에서 과일을 짜낸 과즙이 다.
이 정도면 적정선에서 타협이 가능하기에, 바로 두 잔을 사든다.
“티 샤.”
“네 嘗 아,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반사적으로 컵을 받아든 티샤는 문득, 카일이 사온 음료가 오렌지 임을 알 아차렸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다만 지내던 곳이 북쪽이라 도시로 내려가서 과일 상점에 이 야기를 해야 겨우 한 번 먹어볼까 하는 게 현실이 었다.
이번에 아카데미에 와서 원 없이 오렌지 좀 먹어보겠다고 다짐까지 했다.
그런 자신 앞에 새콤한오렌지 향이 가득 맴도는음료를 내어주다니.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더욱붕 뜨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진짜 이 남자… 좋다….’
허면 카일은 어떻게 알고 오렌지 음료를 받아왔을까.
빙의 자라서,그래서 캐 릭터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걸까? 는 개뿔.
무료 분만 먹고 나왔는데 본문 부분에 나온 걸 어찌 알겠는가.
카일 입장에서는 그냥 바로 앞에 있는 거 달라고 한 게 전부였다.
그렇다. 우리는 이걸 ‘운빨’ 이라고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