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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40화 (40/318)

熲 40화 > 참으로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야!

깊은 밤이었다. 제국의 변두리에도, 제국의 심장인 황성에도, 똑같은 어둠 이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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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둠 아래서, 한 남자가 잠을 이루지 못 하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여인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 한 사내일까? 중요한 거래를 앞두고 있는 상인일까?

아니다. 이 어둠 아래서, 이 야심한시간속에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 남자는.

“폐 하.”

바로 제국의 황제였다.

“그만 침소로 드시지요.”

시 종장의 말에 황제는 대 답 대 신 하늘을 올려 다보았다.

상황을 알 수가 없으니 퍽 답답하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마음 같아서는 사람을 다시 한 번 보내고 싶으나, 그건 최악의 수가 될 것 이다.

‘녀석이 잘하고 있을는지.’

왜 다른 이도 아니고 敢황녀를. 황실의 직계를 사자로 보내는 짓을 했는가.

그건 敢황녀, 율리카가 누구보다 존 나센의 사람들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 었다.

당장그녀의 아카데미 재학시절에 그나마 가까웠던 이는다름 아닌 리어 존나센이었다.

듣자하니 둘이 아주 신나게 치고박는, 대련을 가장한 쌈박질을 했다고 했 던가.

물론 항상 승리는 존 나센의 것이 었다. 어쩌면 그쪽이 적당히 해준 것일 지도 모른다.

율리 카가 항상 덤벼들어도 리어는 하하! 웃으면서 맞이했다고 했으니까 말이다.

일단확실한건 리어와율리카의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녀 관계 가 아니 라 무를 겨루는 전사로서 말이 다.

그래서 그위험한곳에 굳이 율리카를보낸 것이다.

아무리 존 나센 이 라고 해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대 하는 건 다를 테니까.

듣자하니 차기 남작으로 리어 존 나센이 결정되었다는데, 그러면 조금 더 희망이 있다.

‘존 나센과다시 전투를 벌인다.존 나센과다시 전투….’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제국으로 발돋움하던 시절부터 시작된 수차례의 정복 사업.

내로라하는 왕국들을 무너트렸고 날고 기는 실력자들도 꺾 었다.

제국이 진짜제국이 되고, 어느 누구도 거기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그렇게 달리고 또 달려 북쪽 끝자락에 닿았던 순간.

제국은 꿈에서 나올까 두려운, 말 그대로 미친 인간들을 마주하게 되 었다.

숫자로는 상대가 안된다. 제국의 일개 군단보다도 더 적은수다.

헌데 그들과 부딪치는 순간 알았다. 그 어 떤 강자도 수로 밀어붙이는 게 최고라지만.

때로는그런 것이 전혀 통하지 않는. 말그대로 ‘괴물’ 들이 존재함을.

‘만약 그때 나서서 존 나센을 회유하지 않았다면.’

장담하건데 제국의 모든 전력을 북쪽으로 돌려야 했을 거다.

그렇게 되었다면 동쪽의 유목민족들, 그리고 서쪽의 왕국들이 기회를 놓 치지 않았을 테고.

종국에는 사방에서 공격을 당하며 기껏 점령한 땅을 다시 내어주어야 했 을지도 모른다.

사실 존 나센을 회유하는 방법은, 너무나도 쉬웠다.

온갖 재물도, 넓은 땅도, 광이 나는 병장기도, 그들은 바라지 않았다.

- 우리를 귀찮게 하지 마시오. 우리는 우리들의 방식대로 살다 사라질 테 니.—

- 제국은 그래도 여유가 있으니, 그리고 본인들이 스스로 노력하여 강해 질 줄 아는 자들이니. 우리를귀찮게 하지 않을 거라 믿고 제시하는 거요. 그 에 비해 왕국이라는 약자들은 매번 찾아와서 귀찮게 하지. 싸워 달라. 도와달 라. 노력도 하지 않는 약골들에겐 관심 없소. 다시 말하겠소. 귀찮게 하지 마 시오. 우리들의 단련을 방해하지 마시오. -

내 운동에 남이 관여하는 건 죽어도 싫은 게 당연한법이다.

존 나센은 바로 그 부분 때문에, 제국의 회 담 제 안에 응한 것이 었다.

- 그리고 한 가지 더. 가끔 가다가 강자들 좀 보내주면 좋고. -

- 해하지는 않을 거요. 다만, 조금 다칠 수는 있겠지. 원래 그런 거요. 무를 겨루다보면. -

제국은 모든 제의를 수용했다. 솔직히, 하등해가 될 게 하나도 없었다.

일단 저들이 살고 있는 곳은 북쪽 끝자락이다. 제국이 원하는 그 무엇도 없다.

땅덩이조차 한줌에 불과하다. 여기를 차지하기 위해 더 많은 피를 흘린다 嘗 말도안 된다.

거기에 강자를 보내면 자연스레 그들의 수준도 올라갈 것이다.

혹 고이기 전에 더 넓고 깊은 바다가 있음을 알려주어 자극을 받게 하는 거 다.

반대로 저들이 원한 건 본인들의 자율권. 그리고 강자와의 대련. 그게 전 부다.

그것만 수용하면 虩년이 나 제국을 괴롭힌 괴물들을 아군으로 둘 수 있다.

설령 아군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적으로는 더 둘 이유가 없다!

‘해서 제국에서는존 나센에 사람을 보내게 되면, 실력이 보장되는 이들을 보냈지.’

이번에 급히 보낸 敢황녀 율리카나로건 스테판도그런 경우다.

워낙 급하니 10강이라는 타이틀을 쥔 이들을 보낸다.

그러면 존 나센으로서는 두 손 들면서 바로 환영할 것이 다.

물론 그 둘은 조금은 고통스러운 시 간을 보내 야 하겠지 만 말이 다.

“폐 하.”

이때,뒤에서 다시 한번 시종장의 목소리가들려왔다.

걱 정스러운 기운이 묻어 나는 조금 전의 목소리 와는 달리 , 살짝 급한 기운 이 머무른다.

그에 황제는 시종장이 무슨 소식을 들고 왔는지 직 감했다.

“돌아왔더냐?”

“예. 방금 막 이동마법진을 통해 귀환했다고 합니다.”

“어서들라고 해라.”

평소의 황제답지 않은, 약간의 조급함이 담긴 말이 었다.

그에 시종장은 급히 뒤로 물러섰고, 잠시 후 율리 카가 들어섰다.

“폐 하.”

떠나기 전에는 굉장히 말끔한 행색이었는데, 지금의 율리카는 달랐다. 거의 넝마가 다 된 옷에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서는 피딱지까지 생겨났다. 지 금은 황녀 가 아니 라, 그냥 어 디 격투장에 서 구르다 온 싸움꾼이 었다.

제국의 황녀 가 저 런 꼴이 라니 . 당장 제국 전체 가 들고 일어서도 될 일이 다. 심지어 그녀가 사자使者로 갔던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큰 문제다.

“왔느냐.,,

하지만 황제는 그리 크게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한다는말이 ‘사지 멀쩡하게 왔으니 되었다.’ 였으니 말다한셈.

율리카도황제 앞에서 제 몰골이 이런 걸 전혀 개의치 않는듯 했다.

“뭐라고 하더냐.”

괜히 다른 말들로 시간을 끌지는 않는다.

보낸 목적이 있고, 순순히 따른 이유가 있다.

피차 다 아는데 굳이 다른 말들로 뜸을 들일 필요가 없다.

“존 나센은제국의 울타리 안에 잔류할것입니다.”

율리카의 입에서 마침내 그 말이 나온순간.

“•••다행이구나.”

황제는 처음으로 얼굴에 감정이란 것을 드러냈다.

“또한 제국의 선물 또한 기쁘게 받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선물이란, 당연히 강자와의 싸움이다.

그래서 율리카와로건, 제국 10강이 굳이 사자로 떠난것이다.

이 둘은 단순히 사자만의 목적이 아닌 일종의 회유 선물이기도했던 거다.

“참으로다행이다.

황제의 말에서 똑같은 말이 한 번 더 나왔다.

그 정도로 현재 그가 느끼는 안도감이 굉 장하다는 것.

그럴 만도 하다. 당장 왕국, 서쪽 연합과 다시금 전쟁을 벌어야 할 판이다.

이런 때에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그중하나가존 나센이라면?

장담하는데 제국 전력의 반 이상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심 지 어 그 동원한 반도 태 반 이 상이 사라지 는 결과를 맞이 할 테고 말이 다.

“•••괜찮은것이냐.”

북쪽으로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황제는 제 딸의 상태 를 물었다.

한 눈에 봐도 정상은 아니다. 꽤나 많은 고생을 했다는 티가 역력하다.

심 지 어 돌아오자마자 바로 보고를 하러 온 상태 다.

옷을 갈아입 거나 상처를 돌볼 여유도 없이 왔다는 증거.

아무리 반쯤 포기한 딸이라고해도, 마음 한곳이 불편할수밖에 없다.

“예. 괜찮습니다. 오히려 좋습니다. 너무 즐겁습니다.”

저 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 다. 황제 를 안심 시 키 려는 위 로 따위 가 아니 다.

저 얼굴에 그려진 미소를봐라. 저게 어디를봐서 연기라는 말인가.

율리카는 지금 정말로 즐거운 거다. 신분도, 출신도, 나이도, 성별도 무의 미한 곳.

그저 무武만이 전부인 강자존에서 한바탕 뒹굴고 오니 무척 흥분한 것이 다.

이 래서 황제 가 율리 카 황녀를 존 나센 남작가로 보낸 것이 다.

무력도 무력 이 지 만 마음가짐 도 다른 이 들과는 다르기 에.

그곳에 가서 움츠러들면 자칫 존나센이 이상한생각을 할수도 있으니.

그 강자존에 가서도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날뛸 수 있는 그녀를 보낸 거다

‘어쩌다저런 아이가나온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황제는 슬쩍 질문을 던졌다.

“혹 이유는 알겠더냐.”

“무슨이유 말씀이십니까?”

“존 나센이 회유에 넘어가지 않은 이유 말이다.”

“아. 실은 한 가지 예상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무척 이 나 당당한 목소리 로, 율리 카 황녀 가 말을 잇는다.

“아마도 카일 때문인 것 같습니 다.”

“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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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국 아카데미에 재학중인 존 나센의 차남. 가문의 막내입니다.”

“•••기억이 나는 것 같구나. 그래. 북부 변경백의 추천장으로 입학한 이 였 지.”

“제가보기에는그 카일이 아카데미에 있어서,그래서 남은것 같습니다.”

그러자 황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율리카의 말은, 그러니까 카일이 다칠까봐. 인질로 잡힐까봐.

그래서 존 나센이 한 번 사린 것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존 나센의 사람을.그것도 직계를 걱정한다고? 그럴 리가.’

아마도 율리 카 또한 황제 와 똑같은 생 각을 한 모양이 다.

“물론 인질이 될 수 있다고 여겨 그러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막내의 아카데미 생활을 지켜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리 확신하는 이유가무엇이냐.”

“리 어 존 나센과 약간의 대화를 나누었습니 다.”

약간의 대화라고 해봤자 또 싸우기 전 잠깐 안부나 주고받은 게 끝이다.

물론 율리 카에 겐 그마저도 대화라고 생 각이 되 는 모양이 었지 만 말이 다.

“그가 말하더군요. 카일 존 나센은 잘 지내고 있냐고.”

“호오?”

“카일의 신변을 걱정할 일은 없으니, 잘 지내냐는 뜻은 재미있게 잘 있느 냐.그걸 물어보는 거라생각합니다. 허면 이건, 존 나센이 카일 존 나센의 아 카데미 생활을 나름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완전히 그렇다고 보기엔….”

황제는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존 나센이 아무리 괴물이라고 하지만, 결국 사람이 다.

그리고 사람이 기 에, 또한 사람의 마음을 지 니고 있을 것이 다.

막내 는 어느 부모에 게 나 너 무나 예 쁘고 귀 엽 다고 했다.

이러면 존나센 남작도,그밑의 다른 이들도,그리 여길 가능성이 있다.

‘아예 가능성이 없는 가설은 아니구나.’

황제가고개를 끄덕이자율리카는 거기에 한술 더 떴다.

“폐하. 저는 그를 남편으로 삼고 싶습니다.”

“더 자세히 말해 보거라.”

율리카 입장에선 강한 남자를, 황제 입장에선 존 나센과의 접점을.

둘의 이해관계 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순간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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