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45화 >신께서 속삭이시길,운동 좀 해라
시간은 흘러 흘러, 마침내 주말이 다가왔다.
그동안 기대 반,그리고 걱정 반이 어우러진 기다림이 이어졌었다.
기대는 성녀의 초대로 인해, 그리고 걱정은 교단 내부 상황 때문에.
‘그래도성녀보다야낫겠지.설마더 심한 인간들이 있을까.’
신의 목소리를듣기 위해 수행하는게 꽤나고되다고하지 않은가.
사제들은 어떤 고행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냥우리 성녀님이 너무 귀한분이라그리 된 것이라고, 카일은 생각했다.
“준비는 다되신 건가요!? 카일 형제님?”
얼굴 가득 만개한 미소가 무척 이 나 아름다운 성녀다.
저 리 웃는 이유, 귀 한 손님을 교단에 데 리고 갈 수 있어 무척 이 나 기 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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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귀한 손님이라는 부분은 카일 본인도 고개를 갸웃하지만.
성 녀 가 그렇다니 그런 거 아니 겠느냐, 하고 대충 결론을 지 었다.
“네. 준비야 다되었죠.그런데 정말로 제가 가도 되는 건가요?”
“걱정 마세요.교단사람이 아니라고해서 배척하지는 않는답니다.”
성녀는 카일이 걱정하는 바를 살짝 잘못 이해한 모양이다.
교단 사람이 아닌데, 신도가 아닌데 정말들어가도 되냐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카일이 걱정하는 부분은 그게 아니다.
교단사람이 아니라서,신도가아니라서,그런 부분이 아닌.
바로 카일 본인이 ‘존나센’ 이라는것이 걱정이었다.
‘아카데 미 가 황실 직할령 이 라고는 하지 만, 어찌 되 었든 황제 가 진짜 기 거 하는 곳은 아니 니 어떻게 넘 어간다고 쳐. 하지 만 지금 성녀 가 가자고 하는 교단이라하면….’
교단 본부. 그래, 오직 그곳 하나 밖에 없다.
설마 성녀가 지부에 있을 리도 없고, 아카데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에 본부가 있다.
그곳에 어떤 분들이 계시느냐.교황이 있다.추기경들이 있다.교단의 중요 인물이 다 있다!
그런 곳에 아카데미를 반파시킨 전적이 있는 가문의 차남을 데리고 온다?
아무리 안전이 보장된 , 정 말 착하고 마음씨 고운 놈이 라고 해도 특별 경 계 대상이다.
솔직히 블랙 리 스트에 등록 안 한 걸로 다행 이 라고 해 야 할 수준.
아무래도 교단 측에서는 영 찝찝한 반응을 보였을 텐데 .
다른 이도 아니고 성녀가 나서서 손님 이라고 하니 수락한 것은 아닐까.
카일은 그리 생각하며 마차가 기다리고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요, 카일 형제님.”
“네.말씀하시죠, 성녀님.”
“정말로그렇게 강하세요?”
“예 ?”
“교단에 카일 형제님의 방문을 알리는 서신을 전달했었어요. 그리고 어제 허락한다는 서신이 왔는데, 거기에 주의 사항이라고 몇 개를보냈더라고요.”
그러면서 성녀는 그 주의 사항이 적힌 서신을 카일에게 건넸다.
뭐가적혀있기에 갑자기 강하다는 말이 나온것일까.
- 첫 번째 사항. 절대 흥분하지 말 것.
- 두 번째 사항. 불쾌하다고 부수거나 파손하지 말 것.
- 세 번째 사항. 뛰거나그 외 과격한행위 금지.
- 네 번째 사항. 깨지기 쉬운 유리 근처 접근 지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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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 무슨 비 글이 냐? 뇌 까지 근육이 니 ? ! 부수고 망가트리 고 깨트리 고, 뭐 그러게?!
뭐 사고라도 치려고 가는 줄 알아? 초대 받아서 가는 거라고. 초대를 받아 서!
어 이 가 없어 서 그냥 보고만 있으니 성 녀 가 헤헤 , 난감한 웃음을 짓는다.
“조금 이상하죠? 저도 보고 조금 어이가 없긴 했는데 … 아무래도 카일 형 제님의 가문이나, 얼마 전 있었던 형제님의 결투 때문에 교단분들이 괜히 민 감하게 반응하신 것 같아요.”
성녀의 말에 카일은 쩝, 하고 입맛을 다시고 말았다.
솔직히 자신이 생각해도 맨손으로 검을 때려 부순 건 좀 무리수이긴 했다.
그래도 최대한힘을 빼서 딱 검만 깬 건데, 누가보면 사람도 같이 깬 줄 알 겠다.
“저는 제가그렇게 강하다고 생각 안합니다.”
“설마요! 전에 敢황녀님이랑대련도했다면서요!”
그게 대련이었나? 그냥 일방적인 시비에 불과했던 거 같은데?
“5황녀님.그러니까율리카님이 제국 10강인 건 알고계시죠?”
“당연히 •••알고 있었죠. 네, 알고 있습니 다.”
실은 부딪친 그 날 처음 알았지 만, 그건 조용히 넘어가도록 하]•자.
“제 가 敢황녀님 이랑 조금 가까운 사이 라서요. 그날도 敢황녀님을 만났는데 , 평소에는 항상 지루하고 또 뚱한 표정만 짓는 분이, 카일 형제님과 겨루었 다는 그 날 만큼은 다른 표정을 짓고 계셨어요. 굉 장히 만족스럽고 또 상쾌 하다는 표정이요.”
« ” …-
당연히 그래야지. 본인은 아주 실컷 공격만했으니까.
이쪽은 영문도 모른 채 공격 막는다고, 혹시나 사고 칠까 반격도 못 했는 데!
“제 가 보기 엔 말이죠, 성녀님. 제 가 강해 서 가 아니 라 제 누님 때문에 그러 는것 같습니다.”
“갑자기 누님 분은 왜요?”
“성녀님도 아실 텐데요? 제 누님이 아카데미를 반파시켰던 그 사건 말입 니다.”
“그거랑 지금 카일 형제님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요?”
“상관이 있죠. 어찌 되었든저도존 나센이니까요.”
카일의 말에 성녀가아아! 하고 탄식을흘린다.
황실 직할령인 아카데미조차 때려 부수는 게 바로 존 나센인데.
그 미친 전투종족이 교단 본부라고 조심 할까? 그럴 리 가 있나.
아마 그런 이유로 교단 사람들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던 건 아닐까 싶었 다.
하지만 성녀는 곧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천천히 입을 연다.
“교단은 달라요. 괜한 말로 형제 자매 님들을 공격하지 않아요.”
레아가 아카데미를 때려 부쉈음에도황실이 묵인한이유.
그 전부터 이미 몇몇 미친놈들이 그녀를 계속 도발했음이 밝혀졌다.
존 나센의 명성이 과장된 것이라고 여겼던 놈들, 혹은 본인의 만용을 용기 라 믿었던 놈들.
심 지 어 그들 사이 에는 리토리오 대공가의 차남도 끼 어 있었다.
그들은 결국 존 나센이 절대 용인할 수 없는 금기까지 범했다.
황제는, 그리고 황실은 그 부분을 참작하여 레아만 방출하는 것으로 사건 을 마무리했다.
‘내가보기엔 단순히 황제의 자비만보여준게 아닌 것 같단말이지.’
일단 존 나센은 황제 가 직접 나서 설득한 곳이 다.
단신의 힘으로 제 국과 싸우던 미 친놈들을 황제 가 제국의 울타리 안으로 들였다.
존 나센은 영토 확장 사업에 있어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 한 황제만의 업 적이다.
거기에 한가지 더. 카일은 황제가은근히 대공가를견제하고 있다고 여겼 다.
그러 니 대 공가의 차남이 부상을 입 었음에 도 조용히 넘 어 가라고 하지 .
덕분에 리토리 오 대공가는 후계 중 하나가 다쳤음에 도 침묵했고 말이 다.
아무튼, 성녀는 지금 당시와 지금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교단 사람들은 당시의 아카데미 학생들처럼 결례를 범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존 나센이라고 해서 그때처럼 날뛸 이유도 없을 거라고.
“아마 교단 분들도 카일 형제님을 보면 마음을 놓으실 거예요! 얼른 가요! ”
카일의 손을 붙잡고 열심히 마차로 끌고 가는 성녀였다.
“엘가님.
99
잠시 산책을 나왔다가벤치에 앉아쉬던 엘가는.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레토의 목소리에 살짝고개를 돌렸다.
“네,레토. 왜그러죠?”
“정말로 괜찮으십니까?”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후계자 자리를 두고 본격적으로 싸우고자 하시는 건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 말에 엘가는 가만히 레토를 쳐다보았다.
“이미 당신은 내 뜻을 알고 있을 텐데요.”
“알고 있습니 다. 하여 걱정스러워 서 그럽니다. 이러다가 자칫 내분이라도 일어나면….”
“그걸 왜 당신이 신경 쓰나요? 그건 나와 내 오라비가 걱정해야 할 일이죠.
“그게….
“당신은 이리 말하겠죠. 위 험하다고. 그러면 내 가 대공위를 포기하면 안전 해지나요? 아무리 봐도오히려 후계 자리에서 밀려나는 게 더 위험해 보이는 데. 내말이 틀리나요?”
엘가의 말에 레토는 대답이 없었다. 그저 침묵을 지켰다.
예전이었다면 엘가는 한 마디를 던졌을 것이다. 당신은 내 사람이지 않 냐고.
하지만 이제는 포기했다. 단념했다. 그는, 다만 한 명의 수하일 뿐이다.
충심 그 이상의 무언가. 새로운 길을 알려줄, 그런 존재는될 수 없다.
“슬슬 일어나죠.”
레토에게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선 엘가는 걸음을 옮겼다.
주말을 맞이한 아카데 미는 굉 장히 한산한 분위 기를 내고 있었다.
몇몇은 주말을 이용해 본가로 가기도 하고, 또 몇몇은 주변에 마련된 도시 로 마실을 나간다.
누군가는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방에서 휴식을 취한 다.
아카데미의 주말은 원래 이렇다. 얼마 전에는 전승절이니 해서 시끄러웠 지만.
‘•••응?’
그러다 문득, 저 앞쪽에서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하게 되 었다.
‘저 남자… 카일?’
엘 가가 고개를 갸웃거리 는 이유. 카일의 복장이 한 눈에 봐도 외 출복이 기 때문이었다.
주말에 갑자기 어디를 가는 것일까, 매번 운동만 하던 것 같은데.
그리 생각하니 마음 깊은곳에서 갑작스레 호기심이 인다.
카일의 옆에는 후드를 뒤집어쓴 누군가가 있는데, 일단 티샤는 아니다.
티샤라고 보기엔 상대방의 키가 너무 작았으니까.
‘누구지?’
그런 궁금증이 일자 저도 모르게 걸음걸이에 속도가 붙는다.
레토가 뒤에서 자신을 불러도, 엘가는 멈추지 않았다.
“카일.”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돌리는 이는, 역시나 카일이 었다.
갑작스러운 엘가의 등장에 놀란 건지 표정에는 약간의 당황이 서려있다.
“엘가님?”
“외출하나 보네요?”
“네.잠시 다녀올 곳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렇군요. 옆에 계시는분은….”
순간 엘가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전혀 상상하지도못했던 인물이, 카일의 옆에 서있었던 것이다.
‘성녀? 저 여자가 왜 카일 옆에 있어?’
미처 제대로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카일이 다시 한 번 그녀를충격으로 밀어 넣는다.
“성녀님이세요. 실은 이분께 교단으로의 초대를 받았거든요.”
“초대를… 받았다고요. 교단으로요.”
카일이 고개를 끄덕이자 엘가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 었다.
티샤는, 그래. 아무리 가까워보여도, 약간의 질투심이 전부였다.
어차피 정말로 카일을 두고 다툰다면 자신의 승리를 점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교단은 다르다, 성녀는 다르다. 본인조차도 힘든 상대다.
이 건 단순한 질투심 따위 가 아니 었다. 위 기 감. 그래 , 이 건 위 기 감이 었다.
‘어째서, 왜?! 왜 성녀랑 같이 교단으로 가는 건데?!’
입 술을 깨문 채 , 애꿎은 성녀 만 노려보는 엘 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