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47화 >신께서 속삭이시길,운동 좀 해라
성 엘플레다 기사단.교단이 지닌 톞개의 성기사단중하나.
수는 그리 많지 않으나뛰어난 검술과 굳건한 믿음으로 교단을 지켜왔다.
제국도 그런 성기사단의 신앙심을 인정하여 교단만의 성기사 작위를 인정 했다.
다른 두 개의 성기사단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소속되 어 있는 단원들의 숫자나 그 수준이 전부 엇비슷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기사단’을 떠올리라하면 항상 성 엘플레다 기 사단을 언급한다.
그 이유는, 성 엘플레다 기사단의 단장이 바로 제국 10강의 일원이기 때문이었다.
“단장님. 소식 들으셨습니까?”
단원들 상태를 점검하고 있던 성 엘플레다 기사단장, 프리실라 프란츠.
敢황녀인 율리카 다음으로 어린 제국 10강의 일원. 이명 ‘푸른 달’.
그녀는 부단장의 말에 잠시 단원들을 뒤로 하고 살짝 뒤로 물러섰다.
“갑자기 왜 그러죠?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이번에 성녀님이 손님을모시고온다고하지 않았습니까.”
“추기경 예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긴 했죠.그런데요?”
“그런데 그 손님이, ‘그곳’ 사람이랍니다.”
“그곳이요?”
“존 나센 남작가 말입니다!”
순간 프리실라의 눈동자에 이채가 서렸다.
잠깐 침묵하던 그녀는 전보다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말인가요? 정말로 존 나센의 사람이 온다고?”
“예! 심지어 직계랍니다. 존 나센 남작가의 차남이 라고요.”
존 나센 남작가에 대한 이야기는꽤나 유명하다.
굳이 아카데미를 반파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해도, 이미 그 전부터 전해지 던 게 있다.
제국과 虩년을 넘게 싸운, 전투에는 이골이 나다못 해 타의 추종을 불어하 는 자들.
누구는 과장되 었다고 하고, 또 누구는 황실이 일부러 부풀린 거라고 하지 만.
몇몇은 그 모든 말들이 틀림없는 사실임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몇몇 중에는, 프리실라 또한 끼어 있었다.
‘할아버님께 처음이자 마지막 패배를 안겼던 자들.’
프리실라의 조부는 제국의 정복 사업이 한창이던 시절, 쾌속의 검사로서 그 이름을 드높이던 강자였다.
꺾은 실력자만 해도 두 자릿수, 제국의 실력자를 꼽으라면 항상 들어가는 인물.
덕분에 변변찮은 가문 출신의 서자임에도 어엿한 가문을 새로 일구기까 지 했다.
하지만그 쾌속의 검사도, 북쪽의 괴물들을 꺾지는못했다.
— 할아버지….—
당시 고작세 살에 불과했던 프리실라는, 엉엉 울었다.
그리도 강하던 제 조부가 패배했다는 게 너무 분하고 슬퍼서.
자신이 그렇게도 닮고 싶었던 이가 초췌해진 모습으로 돌아와서.
마치 세상이 망하기라도 한 듯, 프리실라는 그렇게 대성통곡을 했다.
하지 만 정 작 그녀의 조부는 허허 , 웃을 뿐이 었다.
- 괜찮다. 아가야. 울지 마렴. 오히려 후련하다. 그래, 이 할애 비는 아주 후 련해.-
후련하다. 프리실라는 그게 그저 자신을 위한 위로인 줄 알았다.
어찌 후련할 수가 있는가. 검사로서 패배는 항상 치욕일 뿐인데.
북쪽 야만족들에게 패했다고 벌써부터 수군거리는 자들이 생겨나는데.
도대체 어떻게 후련할수 있냐고, 할아버지가 너무나도불쌍했다.
그러나 그녀의 조부는 그 패배를 치욕이나 원한으로 여기지 않았다.
언젠가 기회 가 된다면 또 겨루어보고 싶다고, 투쟁심을 태울 뿐이 었다.
남들의 손가락질과 비웃음에도 오히려 당당했다.
다만, 이후 제국 밑으로 들어오며 존 나센 남작가로 바뀌 었고.
세월 때문에 생긴 병환으로 인해, 그녀의 조부는 결투 기회를 얻지 못 했 다.
다행히도 병환에 차도가 있어 요즘은 검도 잡는다고 하셨던가.
‘왜 할아버님께서 그렇게 후련한 얼굴을하셨을까.도대체 어떤 싸움이었 기에, 그 강한 할아버님께서는 그리도 쉽 게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 나셨던 걸 까.’
나이를 먹고, 철이 들면서, 그리고 동경하던 조부처럼 뛰어난 검사가 된 이 후로도.
프리실라는 그 부분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그 과정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일까?
아니 면 존 나센과의 전투 과정에 서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큰 가르침을 얻으신 걸까?
조부에 게 물어보면 바로 해결될 일이 었으나, 프리실라는 굳이 묻지 않았 다.
스스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게 제 조부의 뒤를 따르는 거라 여겨 서였다.
그런 마음을 지니고서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 마침내 기사단장의 자리에 올랐다.
더해서 제국 10강이라는, 조부조차 얻지 못했던 자리도취했다.
더없이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나 프리실라는 여전히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 각했다.
과연 자신의 조부를 뛰 어넘은 것일까. 만약그렇다면, 이 감정은 대체 무엇 일까.
그 고민들을 안고서 기사단장의 자리에 있었던 것도 1년.
마침내 프리실라는 존 나센의 사람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간청 드리겠습니다, 추기경 예하.”
“어려울 것이야 없는 일입니다, 프리실라 기사단장. 하지만 의외군요. 딱히 강자와의 싸움에는 관심이 없는 분 아니셨습니 까? 공명심도 적은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존 나센을 꺾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그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습 니다. 그것만확인한다면, 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오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실라가 제국 10강에 있다고는 하나 그 소속은 교단의 성기사다.
그녀의 무력이 강해지면 교단에도 당연히 이득이 될 터.
당연히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하여 바오로 추기 경은 존 나센의 손님 이 오면 기별을 주겠다고 했다.
대신에 너무 과한 부딪침은 절대 금물이 라고 못 박았다.
혹여나 손님 이 다치 면 그거 대로 문제 이고, 프리 실라가 다쳐도 그거대 로 문제이니까.
교단 본부의 내정을 책 임지는 바오로 추기 경으로서는 당연한 부분이 었다
•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다가왔다.
“단장님. 성녀님께서 오셨습니다.”
단원의 보고를 들은 후, 정좌를 취하고 있던 프리실라가몸을 일으켰다.
이후 몸을 깨끗이 씻으며 몸과 마음을 전부 경건히 했다.
자신이 그토록동경하던 조부를 꺾은, 존 나센의 직계다.
그런 이를 만나는데 허투루 하고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건 존나센에 대한모욕이고,더 나아가제 조부에 대한모욕이다.
준비를 마친 프리실라는 마침내 걸음을 옮겼다.
“추기경 예하. 성聖 엘플레다기사단장입니다.”
널
“들어오세요, 기사단장.”
성 엘플레다 기사단장? 이것도 전혀 모르는 이 야기인데 ?
아니, 이거 아카데미물 아니었어? 교단내부에 대한설정도 있었던 거야?!
카일은 속으로 그리 비명을 지르며 눈치를 살폈다.
일 단 바오로 추기 경 . 갑작스레 손님 이 왔는데 도 놀란 모양새 가 아니 다.
허면 지금의 이 방문을 추기경은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게 아니면 방문을 주도한 것이 추기경일 수도 있고.
“예하? 갑자기 단장님은 왜 오신 건가요?”
추기경의 덤덤한 반응에 비해 성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거 기 까지 파악한 카일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 였다.
기사단장이 라는 사람의 방문은, 성녀는 모르는 상황 속에서 기획된 것임
“추기경 예하. 성녀님.”
안으로 들어선 여 인은 먼저 바오로 추기 경과 성녀 에 게 인사를 했다.
이후 그녀는 카일과 정확하게 시선을 주고받게 되었다.
‘이 여자….’
‘이 청년….’
불과 몇 초에 불과한 시 선 이 었다.
하지 만 그 짧은 몇 초 사이 에, 둘은 파악을 끝냈다.
‘ 강하다.’ ‘엄청 강해.’
그리고 마침 타이밍 좋게 바오로 추기경이 슬쩍 나선다.
“카일 형제. 이 분은 우리 교단의 세 검 중 하나인 성 엘플레다 기사단을 이 끄는 프리 실라 프란츠 단장입 니 다. 그리고 제 국 10강으로서 그 이름을 떨친 분이기도 하지요.”
제국 10강. 어쩐지, 전에 만났던 율리카와 거의 비슷한 기세를 지녔다 했 다.
거기에 철저한 실전용 압축 근육들이 곳곳에 자리를 하고 있다.
언뜻 보면 그냥 건강미 넘치는 미녀 같지만 실상은 숙련된 전투 기계 다, 이 소리다.
아무튼 소개를 받았으니 이 제 인사를 나누어 야 할 차례 다.
“처음 뵙겠습니다,프리실라단장님.존 나센의 카일입니다.”
“교단을 방문하신 걸 환영합니다. 카일 형제님.”
꾸욱—.
두 남녀의 손이 허공에서 맞물려 악수를 나눈다.
그러면서 그 둘은 다시 한 번, 상대방의 무력에 대해 확신할수 있었다.
“카일 형제님.”
추기경의 부름에 카일은 손을 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바로 전에 말씀드렸지요. 우리 교단의 한분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느냐고.”
“분명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카일의 대답에 바오로 추기경은 프리실라를 가리켰다.
“바로 이 분께 시간을 내 어드리면 됩니 다.”
“기사단장… 님한테 말이죠.”
“예.실은 단장께서 형제님과잠깐어울리고싶다하셔서 말이지요.”
“그렇습니까….”
설마 제국 10강이 어디 앉아서 수다나 떨자고 어울리자는 말을 하지는 않 을 테고.
심지어 그 상대방이 어느 평범한 가문의 자제도 아니고, 존 나센의 사람이 다.
그것만으로도 이 여기사가 무슨 말을 할지, 어째 대충 예상이 되는 것 같 다.
“성녀님. 성녀님의 손님이란걸 알고 있으나부득이 무례를범하려 합니다.
”
“무례라니요? 단장님, 갑자기 그게 무슨…?”
“한명의 검사로서, 제 수준이 어디까지 닿았는지 알고싶어서 그렇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프리실라의 말에 성녀도 뭔가 눈치를 챈 모양이다.
‘그런! 손님께 그럴 수는 없어요!’ 라고 말하다가프리실라의 눈을 보고서 는 입술을 깨문다.
敢황녀 율리카와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터라 강자들의 마음을 보다 잘 이 해하는 것이다.
바로 앞에 강자가 있다면, 겨루지 않고서는 못 배길 그런 마음 말이다.
“•••너무피곤하시게 만들지는 마세요.제 손님이에요.”
“명심하겠습니다.”
성녀에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 프리실라.
그리고는 카일에게로 몸을 돌리더니 경건한 자세로 입을 연다.
“존 나센 남작가의 카일 형제. 가능하시 다면, 저와 한 번 겨루어주실 수 있 겠습니까?”
“그러죠.”
“손님 분께 무례한 짓임은 알고 있으나… 예?”
“그러자고요.단장님이 원하는대로,한번 가볍게 겨뤄보죠.”
얼마 전만 해도 황녀라는 여자가 와서는 다짜고짜 주먹을 날렸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교단은 양반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선전포고는 하고 싸우는 거잖아. 이 얼마나 마음씨 넓은 일이냐고.
‘그리고교단에 와서 처음마주한,아주건강한사람이거든.’
과연 교단의 검이라는 자의 전투력은 어떠할까.
존 나센 의 지 가 또 다시 불타오르는 순간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