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69화 >감당하지 못 한다면, 네가 약한 것이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도통 구별이 안 가는 생김새. 이해할 수 있다.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여성틱한 남성, 남성틱한 여성.충분히 가능 성 있다.
생김새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E 가끔 유전으로도 설명이 안될때도 있 고.
그러나 체형과 골격은 그렇지 가 못 하다. 여성과 남성은 분명 다르다.
무슨 성 호르몬에 문제 가 있지 않는 한 티 가 다 나게 되 어 있다.
하물며 상대는육체 쪽에는 정통한존 나센의 사람, 카일이다.
곁에서 동작들을 지시하면서 눈앞의 상대가 남성 회원이 아니라 여성 회원임을 알아챘다.
‘•••뭐지. 아무리 봐도 여자인데?’
분명 아카데미에서는 남학생으로 알려져 있는 넬이다.
그 말인 즉 입학할 때부터 성별을 속여서 들어왔다는 소리가 된다.
예전에 신분을 속이고 입학한 학생이 있었다고 했는데 결과는 바로 방출.
그러면 성별을 속이고 입학한 넬은 어떻게 되려나.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일단 카일은 모르는 척을 했다.
하지만 생각에 생각을 하면서 아무래도 이건 좀 아니라는 마음이 강해졌 다.
결국 고민 끝에 적당한 순간을 노려 사실을 알고 있음을 알려주기로 했고.
“뭐요.넬, 당신이 남자가아니라 여자라는 거 알고 있냐고요?”
“어,어어…?”
“당연히 눈치 채고 있었죠. 설마 남자골격이랑 여자골격 차이도 모를까.”
혹 넬이 너무 당황할까, 최대한 덤덤한 어조로 그리 말했다.
물론 카일이 무덤덤하다고 해서 넬까지 무덤덤할수는 없겠지만.
“그, 그런… 그러면 아까부터 다 알고 계셨다는….”
“솔직히 넬, 당신이 먼저 말해주었으면 좋았겠죠. 하루 보고 안볼 것도 아 니고 앞으로 계속볼 텐데. 그 정도 가지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여긴 거면 좀 안타까운 일이고요.”
카일의 말이 끝나자마자 넬이 다급히 주변을 살핀다.
희I-희 I-
”I • —I •
어 찌 나 세 게 고개 를 돌리 는지 바람을 가르는 소리 가 다 난다.
그모습을 보고 카일이 속으로 ‘저러다 담 걸리겠다.’ 라고 할 정도.
다행히도 이 근처로 오고가는 사람은 없다. 카일이 일부러 조용한 곳으로 왔으니까.
“•••카일님.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넬은.
“부탁입니다.”
털썩-.
다짜고짜 무릎부터 꿇었다.
“제발, 부탁드리겠습니 다. 제가 성별을 속이고 들어온 건 비밀로….”
“걱정 마요. 떠벌리고 다닐 생각은 없으니까. 해서 부탁인데, 그무릎좀 꿇 지 마요. 그리고 정말로 꿇어야 할 상황이라면 그렇게 세게 꿇지도 말고요.
그러다가 무릎 다 나가겠네.”
그 와중에 넬의 무릎 관절을 걱정해주는 카일이었다.
이후 이어진 대화는 이런 흐름이라면 당연하게도 나오는 이 야기.
무슨 사정으로 성별을 속이고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되었는가, 의 주제였 다.
*
“…그러니 까. 원래는 평민이 아니라 귀족 가문이 었다고요?”
“네.그렇습니다.”
“규모가 작기는 해도 분명한 상단까지 가지고 있었고요.”
재차 확인에 넬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민인 줄 알았던 그녀는 사실 귀족 가문 출신이 란다.
문제는 그 가문이 어릴 적 완전히 파산해서 아예 공중 분해되 었다는 것.
시간도 꽤 지나서 이제는 그녀의 가문을 기억하는 이들도 거의 없다고 한 다.
“제 가문은 예전부터 상단을 운영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님께 서 한 사업에 투자를 하셨다가 큰 실패를 맛보셨고, 그게 상단에 까지 악영향 을 끼치고 말았습니다.”
아이고. 할아버님 께서 큰 실수를 하셨구나.
역시 투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도하고.
카일은 속으로 혀를 차면서 잠자코 넬의 이야기 에 집중했다.
“문제는 상단이 아니 었습니 다. 말씀드렸다시 피 말만 귀 족이 지 반은 상인 이고, 또 상단도 그리 크지 않아서 중간 상단으로서 약간의 이득을 취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할아버님의 투자 실패로 자금에 구멍이 나면서 어 떤 곳과의 거래에 구멍을 내고 말았습니다.”
“하필이면 그곳이 바이엔 대공가의 상단중하나였군요.”
제국에 존재하는 세 개의 대공, 부의 축적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문, 바이엔대공가.
그곳의 상단에 피해를 준 것은 너무나 뼈아픈 실책 이었다.
넬의 가문은 바이엔 대공가에 입힌 피해를 보상하느라 순식간에 몰락했 다.
심지어 어찌 피해금은 다 갚았다고 해도 이미 가장중요한 ‘신용’ 을 잃은 후다.
신용이 없는곳에 거래를하는 미친 인간들은 이 세상에 절대로 없다.
해서 넬의 가문은그녀가 열 살이 채 되기 전에 완전히 무너졌다.
“상단을 재 건하여 가문을 복구하겠다는 꿈은 버렸습니 다. 아무리 돈이 있 다고 해도, 신용을 잃은 상단에게 누가 거래를 맡기겠습니까.”
“해서 남은방법 두 가지. 마법, 아니면 검이었군요.그중 마법은재능이 없 으니 자연스레 탈락.그나마신체적 능력이 괜찮으니 기사가되어서 어떻게 가문을 일으켜보겠다.”
카일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었다.
취 지는 좋은데,의 지도 참 굳은데,너무 장밋빛 상상만 하고 있다.
일단 기사가 된다고 해서 가문을 복구할 수 있느냐? 불확실하다.
당장 제국이 한창 전쟁 중이어서 기사가 급히 필요한 것도 아니고.
도처에 널린 게 기사인데 기사가된다고 해서 뭐가될 거란보장이 없다.
그리고 설령 기사가 되 어서 가문을 일으킨다고 해도 문제다.
혼자만의 힘으로 그게 얼마나 갈 것 같은가. 10년은 고사하고 1년 가면 다 행이다.
귀족의 신분이 야 원래 있던 것이니 찾을 수 있다고 해도 그 이상은 무리다.
최 악의 경우 넬 한 명에게 온 가족들이 빨대를 꼽는 수가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말 기사가 될 수 있느냐. 이 부분이겠지만.’
사정을 전부 들은 카일은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 없다곤 하지 만, 이번 사연은 좀 안타깝긴 하다.
“여자임을 속인 것도 그 때문이 었습니 다. 여성 기 사보다는 남성 기 사가 조 금 더 갈곳이 많으니까요. 마침 아버지의 친구 분께서 교육성에 계셔서 정말 간곡히 부탁을 해서 ….”
“나중에 들키면 더 큰문제가될 수있다는생각은안했나요? 아버지 친 구 되시는 분은 더 큰 난처함에 빠지실 수도 있는데요? 넬?”
카일의 말에 넬은 입술을 깨물고선 고개를 숙였다.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강행한 것인 지.
감정 적으로는 이해가 되 면서도 이성 적으로 보면 참 답답한 그림 이 다.
어차피 나중에 다드러날 텐데, 이런 무모한 짓은 대체 왜 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뭐, 이러니 로판 아닐까 싶다. 조금은 무리수 설정 이지만, 말이 아예 안 되 는건 아닌거.
이러다가 나중에 또 다른 남자 캐릭터랑 얽히는 용도로 해둔 것이려나.
“제 잘못은 알고 있습니다. 이게 나중에 분명 제 목을 조르는 짓이 될 것도 알고 있습니다.”
풀썩!—
아,또.또또무릎꿇네.뭐 저리 쉬운무릎이냐고.
그리고 이왕 꿇을 거면 좀 살살 꿇어. 그러 다가 무릎 다치 면 아무 것도 못 해.
“제 가 감당하겠습니 다. 제 가 나중에 다 밝히 겠습니 다. 그러니 까E 그러 니 까 카일님.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나중에 , 나중에 무슨 수를 써 서라도 오늘의 이 빚을 다 갚겠습니 다. 그러니 까….”
“빚이 있다는 건 알고 있네요. 어떻게 갚으려고요? 이런 일을 알고도모르 는 척을 하라니, 저한테도 자칫 문제가될 수 있는 일인데.”
“그게… 당장제가가진 건 아무것도없습니다.하지만….”
어쩔 줄 몰라 하던 넬은 결국 본인 딴에는 최선이라 생각한 답을 내놓았다 •
“저,저라도 어떻게….”
“네?,,
“그러니까… 지금의 이 빚은 저, 저를 바쳐서라도….”
자신을 바친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되물을 정도로 카일은 바보가 아니었 다.
그리고 말을 곱게 들어주는 것도 거기까지 였다.
“뭐라는 거야, 이 미친 여자가!”
퍼억!—
개소리에는 역시 매가 즉효약이다.
*
“끼잉….”
“기사하겠다는 인간이 몸 아까운 줄 모르고 그런 망발을 해요? 미쳐도 아 주단단히 미쳤네.”
“하,하지만저도 이제 더는돈을 벌 수단이 … 이번에 드린 것도 겨우….”
“지금 당장 빚 독촉 하는 것도 아닌데 뭐 그리 안절부절 못 하는 건데요.”
“그게 … 가문이 그런 식으로 허물어져서….”
와. 이 걸 이 렇게 탈룰라를 해버리 네 . 가문을 들먹 이 니 카일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하E기야, 손해 배상 및 빚 때문에 상단도 망하고 가문도무너졌다들었다.
이러니 빚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병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정리해줄게요, 넬. 지금 상황에서 당신이 할 일은 단 하나에요.”
“경청하겠습니다.”
“무조건 압도적인 성적으로 기사가 되는 것. 그래서 모두의 관심을 한 몸 에 받는 것. 그를 통해서 일종의 투자를 받고 어떻게든 가문을 일으키는 거 죠.”
“투,투자는함부로하는게 아닙니다! 투자는….”
“걱정 마요. 당신이라는 투자대상이 대성공하도록도와줄 테니까.”
“정말… 그럴수 있겠습니까?”
“하라는 대로 잘만 따라온다면 결과는 보장할게 요.”
전체적인 몸은 카일 자신이 이끌어주면 존 나센 만큼은 아니어도 하위 호 환 정도는 가능하다.
거 기에 검술은 보증된 복권 이라 할 수 있는 이 안이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걱정 정말로 걱정을 안해도… 될 런지 확실히는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러 니까 넬, 당신은 다른 생 각 말고 열심히 단련이 나 할 생 각해요. 지금 은 그것만으로도 버거울 테니까. 잘 따라올 수 있을까, 저는 그게 걱정일 정도에요.”
“잘 따라갈 수 있습니다! 하라는 대로 다 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요?”
재차묻는 카일의 말에 다시금 예! 라고외치려던 넬.
그러 나 아까 전 겪었던 미친 듯한 강도의 운동을 떠올리니 ….
“그… 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어 디 가서 약속과 사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 라는 교훈을 떠올린 넬 이 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