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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75화 (75/318)

熲 75화 > 을 것이 오고야 말았… 너무 빠른데요?

마법학부가 저게 무슨 짓이냐며 기절초풍할 인체 실험을 마친 후.

“아버지랑 어머니는 잘 계시죠?”

“잘 계시지. 가끔 어머니 가 막내, 네 가 보고 싶다고 하시는 것만 빼면.” 비로소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삼남매 였다.

“저번에는 갑자기 눈물까지 흘리시더라.”

“어머니께서요?”

“응.혹시 가서 나쁜 친구들 만나운동을 멀리 하면 어쩌냐고하셨어.”

어째 눈물을 보인 이유가 조금 이상했지만 카일은 그러려니 했다.

그런 부분들도 결국 다 자식을 걱정해서 나오는 것들 아니겠는가, 하고.

운동에 너무 집중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부모님은 확실했다.

“고향은 별 일 없다. 다들그냥 잘들 지내고 있다.”

“다행이네요.”

다들 잘 지내고 있다, 라는 말이 다들 미친 듯이 쇠 질만 하고 있다, 들린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새로운 운동 기구를 만들었다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훨 씬 좋더구나. 아버 지도 좋아하시 고 어 머 니 도 굉 장히 반기 시는 눈치 다. 이 번에 방학때 돌아오면 막내, 너도 한번 해보는 게 참좋을 것 같다고생각…. ”

극도로 무뚝뚝한 리어가 유일하게 말이 많아지는 화젯거리.

운동 관련, 특히 새로운 기구 관련해서는 어린 아이가 되다시피 한다.

당장 뚝뚝 끊어지 던 말투에 서 지금은 1초도 쉬 지 않고 말하고 있지 않은 가.

“•••아무튼, 집 걱정은하지 말거라.”

걱정한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는 것이 카일의 속내.

다만 굳이 그 속내를 밝힐 필요는 없으니 고개만 끄덕 인다.

“것보다, 여기는크게 변한게 없을줄 알았는데, 건물이 많이 달라졌군.”

“오라버니가보기에도 그래요? 저도그런데.”

리 어와 레아의 말에 카일은 기가 막힌 탄식을 흘리고 말았다.

풍경이 왜 달라졌겠는가. 왜 건물들이 이전과 다르게 지어졌겠는가!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레아의 분노가 아카데미에 정통으로 내리꽂혀서다!

처음에는 장관이나 학장이 괜히 오버하는 줄 알았는데, 알아보니 이해가 갔다.

아예 손도 못 댈 수준으로 때려부순 통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거기에 하필이면 막 재무성이 예산안을 마무리하고 결재를 받으려는.

참 빌어먹게도 더러운 타이밍에 그런 일이 터졌으니 더더욱 속이 터졌을 터.

헌데 리어는 그렇다 쳐도 레아까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모습이다.

덕분에 카일은 제국 공무원들이 왜 그리도 ‘존 나센’ 하면 거품을 무는지 실감했다.

본인이 박살내놓고 ‘와! 여기 바뀌었어!’ 라고 말하면 당연히 속이 터질 것 이다.

“형님이랑누님은 언제까지 머무르실 건가요?”

“일이 끝나면 곧장 돌아갈 거다.”

“오라버니 말대로바로돌아가지 않을까해.”

“그래요? 조금은 더 오래 계실 줄 알았는데.”

그러자 리어와 레아가 거의 동시에, 그 이유를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주었 다.

“근손실 온다.”

“근손실 오거든!”

« ” • • •

아, 네. 그러시군요. 그렇구나. 카일은 그냥 고개 만 끄덕였다.

이제는 뭐 크게 놀랄 것도 안 된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솔직히 자기도 그냥 여기저기 쏘아 다닐 바에 운동 하는 게 낫겠다, 라고 생각할 것같다.

이게 바로존 나센 의지, 아니 존 나센 저주라는 것인가.

“물론.”

이때, 리 어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것도 ‘일’ 이 다끝났을 때의 일이지만.”

“예 嘗 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 형님 嘗 일이라요?”

“말 그대로야. 카일. 나랑 오라버 니가 해야할 일이 있어.”

“굳이 저 보러 여기까지 오신 게 다가 아니었군요?”

“왜 ? 혹시 우리 카일 서운한 거 야? 누나랑 형이 너 보러 온 줄 알았는데 ?” 오구오구! 하면서 갑자기 카일을 껴안고 열심히 볼을 비비적거리는 레아.

‘형 이 랑 누나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라고 외치는 건 덤이다.

덕분에 카일은 바동거리며 ‘누님, 저 숨 막혀 죽을 것 같습니다.’ 라고 외쳐 야만 했다.

농담이 아니라 안고 있는 힘이 세도 너무 세다. 이러다 진짜 질식하게 생겼 다.

그게 아니 면 목뼈 가 똑, 하고 부러져 서는 그대 로 침 입 자 놈들과 같은 꼴이 되거나.

“누님, 제발… 도, 동생 죽겠습니다.”

“레 아. 그쯤 해두거라. 막내 가 힘들어한다.”

다행히도 리어의 만류에 겨우 생존한 카일이었다.

“실은 아까 전에 황궁으로 초대를 받았다.”

콜록거리며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던 카일.

그러다가 제 형의 말에 ‘어?’ 하고 탄식을 흘리곤 말한다.

“황궁이라면… 설마, 황제께서 직접?”

“잘되었지.그렇지 않아도직접 보고서 할이야기도있었다.”

“그게 조금 전 형님이 말씀하신 그 일인 모양입 니다.”

리어는고개를끄덕인 후 ‘슬슬 가야겠다.’ 라고중얼거렸다.

덕분에 카일은 벌써 가신다고요? 라며 꽤나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거짓말 하시는 거죠?’ 라며 못 믿겠다는 반응도 보인다.

“진짜 갈 거야. 설마 나랑오라버니가 진짜로 여기 며칠 더 있을 줄 알았어 嘗,,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그럴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못 해도 내 일까지는 붙어있으면서 운동 시킬 줄 알았다, 먹는 것도 감시할 줄알았다.

아프다고 해도 굳이 붙잡아서는 운동을 시 키던 형, 리 어다.

못 하겠다고 해도 기 어코 봉이라도 들게 하던 누나, 레아다.

그런 형과 누나가 몸이 퍼졌다고 말까지 하면서도 잠깐의 만남을 끝으로 물러나겠다니.

이건 10년 동안 다이어트 실패한 인간이 ‘내일부터 진짜 다이어트 한다!’ 라는 말을 하는 것보다도 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카일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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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카일의 의심을 마치 다 알고 있다는 것처럼.

리어와레아는 다시 실내 연무장으로 가는게 아니라 아카데미 출입문으 로걸음을 옮겼다.

“•••막내야.”

저 멀리 , 초조한 기색으로 기 다리고 있는 장관과 그 휘 하들.

그들의 모습을눈에 담으며 리어가 입술을 뗀다.

“네,형님.”

“•••음. 아예 먹지 말라고는 안하마.”

“예 ?”

“짧은 시간도 아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서도 참기 힘든 게 사람이지. 다 이해한다. 아예 지나치고, 아예 모른 척 하고, 아예 배척하라는 말은하지 않겠다는 거다.”

그 말에 카일은 제 형이 무슨 뜻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 눈치 챘다.

이렇게 순순히 물러가니까, 별 다른 잔소리 없이 그냥 널 믿어줄 테니까, 조 절하라는 거다.

다행히도 운동은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으니 너무 먹지는 말라는 뜻이다.

“오라버니 말씀이 맞아. 사실 좀 힘들긴 해.운동도운동인데, 고향과는 다 르게 여기 음식들은 다하나 같이 조심해야하는것들천지거든.”

1년 밖에 있지 않았음에도 깊이 공감한다는 반응의 레아까지.

거기서 카일은문득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고 직접 물어보기로했다.

“저기, 형님? 그리고 누님? 이건 그냥 혹시? 해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아니겠지, 하는 마음과 설마? 하는 마음이 뒤섞인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그 두 의문 사이에서 승리하는 쪽은 누구일까.

“형님이랑 누님도… 그, 아카데미 에서 혹시….”

“술 좀 마셨다. 도대체 무슨 맛인가 궁금해서.”

“난 아이스크림이랑 과자. 한네 번? 먹었던것 같아.”

“아….”

“부모님께는 비밀이다.”

“알지, 카일? 특히 어머니께는 더더욱.”

다들 알게 모르게 비행을 저질렀던 삼남매 였다.

“볼일들은 다본 겁니까?”

아카데미에서 볼일 다 끝났냐, 즉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냐, 라는 뜻이 담긴 질문.

예 상보다 너무 빨리 아카데 미를 나서는 터라 교육성 장관 입 장에 선 충분 히물어볼만했다.

너무오래 있지 않았으면 했는데 또 이렇게 빨리 가는 것도 걱정을 해야한 다니.

다시 한 번 ‘존 나센’ 이라는 이름에 은은한 두려움이 맺힌다.

‘제 발 볼일 다 봤다고 해줘 . 동생 이 랑 만났으니 되 었다고 해줘 ! !’

간절히 외치는 장관의 바람을 신이 듣기라도 한 것일까.

“예.볼일다봤습니다.”

리어의 입에서 지독히도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덕분에 순간 움찔한 장관이 었으나 그 두려움은 곧 아무래도 좋다는 듯 잊 혀졌다.

“다행 • • • 아니 , 잘 되 었군요. 그러면 바로 황궁으로 가는 겁니까?”

“바로 안 가도 되는 겁니까? 황제께서 언제든 상관은 없다고 하셨다 했는 데.”

물론 말은 그렇게 했다. 하지만 어느 누가 기다리는 걸 반길까.

심지어 어디 조그마한 영지의 주인도 아니고, 이 거대한제국의 절대자가 말이다.

그 후로 장관은 웃으면서, 하지만 등에서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둘을 설득 했다.

황제 가 그런 말을 하기 는 했으나 그건 어 디 까지 나 배 려 이 다.

혹 초대를 받았음에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오지 못 하여 당신들이 곤란 할까.

일부러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준 것이라며 배려에는 배려로 응하라고 말이다.

‘•••눈물겹다, 눈물겨워.’

장관의 옆에 앉아있던 수행비서는 속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 사납고 짜증 넘치던 제 상급자가 이런 면모도 지니고 있었다니.

처음에는 놀라웠고 중간에는 통쾌했으나, 마지 막에는 참 불쌍했다.

제 아무리 한 부서의 장관이 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러는 사이 장관은 존 나센의 남매를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다.

마침내 리어의 입에서 ‘그러면 오늘 바로 갑시다.’ 라는 말이 들리자 짓는 표정이란.

그모습은 마치 한달간이어진 야근에서 벗어난 말단공무원을 보는 느낌 이었다.

사실 리어도, 레 아도, 아까 카일에 게 말했듯 해 야 할 ‘일’ 이 있다.

그것 때문에 아카데미에서 막내 얼굴도 몇 시간보지 않고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 ‘일’ 은, 반드시 황제를 만나야만 처리가 가능하기도 했다.

즉 장관이 굳이 열심히 설득이란 것을 할 필요는 없었다는 말.

“가시죠. 황궁으로.”

리어의 말에 장관은 무조건 그리 할 거라며 마차를 황성으로 몰았다.

부지런히 달린다면 딱저녁 시간 직전에 도착할수 있을 터.

« ” • • •

일이 생각보다 잘 풀려서 싱글벙글인 교육성 장관을 뒤로 한 채.

존 나센 남작가의 후계 자, 리 어 존 나센은 가만히 창 바깥을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에게 맡길까도했다.하지만 이런 일에는, 역시 너희가나서는 게 확실할 터. 믿고 맡기니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를 바라마.”

리 어와 레 아를 보내며, 존 나센 남작이자 그들의 아버지 인 다곤이 했던 말.

그의 말대로 이번 일은 직계들이 나서서 정리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다들 왔다 갔다 하는 시 간에 근손실 을까 무섭 다고 안 가려고 하 더구나.”

어째, 그부분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 같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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