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93화 > 오오 존 나센! 제국의 영웅!
“내일 다들 알고 있겠죠. 여러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중간고사입니다.
“우우우!!”
기 다리 기는 개뿔이 ! 악마 교수는 물러 가라! ! 라는 말들이 학생들의 입 가 에 아른거린다.
귀족이든 평민이든, 신입생이든 졸업반이든 가리지 않고 시험은 싫은 법이 다.
정말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서는 말이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중간점검.’
책을 한 아름 든 채로 티샤가 주먹을 꼭 쥔다.
변경백의 추천장으로 아카데미에 오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안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시험은 가장 좋은 증명 방법이다.
덤으로, 이제야 겨우 1학년의 반의 반정도가지났는데 모은돈도많이 썼 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높은 성적을 받아야만 한다.
그래 야만 평 민임 에도 귀 족 앞에 서 당당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꿈인, 주술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할 수 있다.
언젠가는 마법 외에도 좋은 것들이 많다는 걸 모든 제국 사람들이 인정하 게만들것이다!
“또 도서관이라도 가는 건가요, 티샤? 열심히네요.”
“그러 다 몸 상하겠습니 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 는 것도 좋습니 다.”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도록 노력할게요.”
티샤에게 말을 거는 이들은 그녀와 같은 평민 학생들이 아니다.
그들의 정체는 귀족 학생들. 그것도 꽤나 이름이 있는 가문의 자제, 영 애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티샤를 주술에 미친 이상한 평민 학생.
또는 ‘마녀’ 라고 부르던 이들이 갑작스레 돌변한 이유는 간단하다.
티 샤가 리토리 오 대공가와 접 점 이 생 겼기 에 . 바로 그것이 었다.
덕분에 마녀라는 별명도 사라지고, 주술에 대한 관심도 조금 늘었다.
오죽하면 몇몇 학생들이 티샤와 함께 주술 동아리를 만들었을까.
물론 아직까지는 평민’ 학생들만이 전부다. 귀족들은 눈치를 보고 있다.
괜히 다른 귀족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게 싫으니 당연한수순이었다.
“시험준비는 잘되어가나요?”
오늘도 엘가와의 티타임을 가지게 된 티샤.
저번에 있었던 아카데미 습격 사건에서 우연히 그녀를 지킨 후.
지금처럼 엘가와보내는 고정 시간이 생겨났을 정도였다.
“네.잘되어가고 있어요.”
“티샤는 워낙 뛰 어난 인재니까요. 주술도 주술이지 만 원체 머리 가 좋잖아
요?”
“칭찬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보다 머리가 좋은 이들은 얼마든지 있어요. 저는 다만 노력하고 또 노력할 뿐이 랍니 다.”
카일과 가까운 여 자이 기 도 하고, 본인 자체도 굉 장히 뛰 어 난 사람이 다.
지금은 아니어도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노력하는 천재는 항상 옳은 법이 지, 라고 생 각하며 엘가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오늘 티샤를불러낸 이유에 대해서 천천히 꺼내놓기 시작했다.
.
“궁금하지 않아요?”
“예 ?”
“어제 소식을 전달 받았어요. 서쪽 전선 상황.”
그 순간, 티샤의 두 눈동자에 확! 하고 불꽃이 치솟는다.
갑작스레 사라진 카일이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유일하게 들은 소식은 그가 서쪽의 전선으로 이동했다는 것.
처 음에 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 는 소리 인 가 싶 었다.
카일이 병사나 기사도 아니고, 귀족 가문의 자제 다.
평민이 징집되는 일은 들었어도 귀족이 징집되는 일은 듣도 보도 못 했다.
“듣자하니 카일의 형님과 누님이 데려가신 모양이에요.”“내가 예상하기 로, 존 나센과 황실 사이에 어떤 거래 가 오고 간 것 같아요.”
자신을 불러내어 친절히 정보를 넘겨주던 엘가를 아직도 기억한다.
그녀가 갑작스레 호의를 보이니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어찌 하든 좋았 다.
카일의 소식을 들었고, 또 그의 출석 문제도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기 에.
“어,어떻다고 하던가요?!”
“이겼대요.”
“저, 정말요!? 제국이 이겼다고요!”
“네. 연합은 항복하고, 제국은 그 항복을 받아들였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중요한 건, 그 항복을 이끌어낸 게 바로 존 나센의 남매들이라는 점이에요.”
이어진 엘가의 말은 가히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렇다 할 전투도 없이, 오직 카일과 다른 두 존 나센이 상황을 정리했단다 •
제국 10강과 필적한다는 삼걸을 제압하여 연합의 저항의지를 완전히 분 쇄, 그로 인해 결국 연합이 패배를 인정하고 항복을 했다는 것이었다.
“엄청난… 일인 거죠?”
“엄청나다뿐이겠어요? 이건 전무후무한일이에요.과거 제국이 대전쟁을 벌이던 시절에도 이런 일은 없었어요.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드니 적당히 싸 우고, 적당히 물려주고, 이후에는 서로의 군대가부딪쳐 승패를 가르는 방식 이죠. 간혹 군 상태가좋지 않을 경우에 한해 강자들끼리 겨루어서 그날의 승패를 결정하는, 뭐 그런 적은 있다고 해도 말이죠.”
카일이 엄청 세긴 세구나. 티샤는 그리 생각하며 찻잔을 만지 작거렸다.
왜 이안이 요즘실내 연무장에서 살다시피 하는지 이해가갔다.
가끔 마주치면 하는 말이 ‘카일은 언제 돌아오냐.’ 라는 것이었으니까.
이안이 신입생 중에서는 첫손에 꼽히는 실력자라고, 교수들이 평하는 걸 들었다.
검술로는 4학년 선배들과도 능히 겨룰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던가.
그런 이안이, 어떻게든 카일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고 미친 듯이 단련 중이 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 지금 수훈식을 준비 중이라고 해요.”
“수훈식이라면… 황실에서 공을 세운 자에게 훈장을 내리는 거 아닌가요 ?”
“네 . 심 지 어 황실의 높은 분께서 직 접 훈장을 내 려 준다고 하네 요. 대 상자 는 당연하게도 존 나센이고요. 과거 큰 공을 세운 대공가나 받을 법한 영광 이에요.”
슈렐리츠 대공이 지휘관이라고는 하지만, 원래 커다란 상은 높은 이가 받 는것이라지만.
그 또한 인정할 것이다, 오히 려 자신 이 받으면 모양새 가 좋지 않음을 알 것 이다.
소규모 교전 한 번 없이 전쟁이 끝났다. 연합이 머리를 쳐박고 항복했다.
이런 엄청난 일에 괜히 욕심을 부릴 생각 따위 추호도 없을 게 분명하다.
“정말대단하네요….”
“그렇죠? 정말 대 단해요, 그 카일이 라는 남자. 원래도 대 단한 사람이 란 건 알았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존 나센이라는 이름에 붙은 거부감을 이렇게 떼 버릴 줄이야.”
실상은 그냥 로이더들 심판하겠다고형과 누나를 따라나선 것이 전부다.
그 사실을 모르는 엘가로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카일이 선택 했다고 생각할뿐.
‘갓성인이 된 남자들은하나 같이 눈치도 없고 심계도 얕다는데… 카일, 그는 진짜배기야.’
어쩌면 몇 년 동안바뀌지 않았던 10강의 자리가바뀔 지도모르겠다고.
엘가는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꽤나 흥분해서는 계속 이야기들을 늘 어놓았다.
덕분에 티샤는 엘가의 말을 듣는둥 마는 둥 하며 멍하니 생각했다.
‘정말대단한 사람이구나. 카일은….’
항상 노력하고, 항상 부지런하고, 그러면서도 절대 자만하지 않는다.
그런 엄 청 난 힘 을 지 녔음에 도 남을 무시 하거 나 으스대 지 도 않는다.
오히려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같이 노력하자고 손을 내밀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 자신을 조금은 더 특별히 챙 겨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 다.
‘•••나도.더, 더 노력해야해.더 열심히 해야해!’
카일이 그렇게나 대단해졌는데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
더 노력해서, 더 대단한 성과를 거두어서, 카일의 옆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 어야 한다.
그래야 카일이 평민과친구라는, 주술에 미친 마녀와 가깝다는, 그런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곁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 어 야 해 . 그러 기 위 해서는, 나도 최 고가 되 고 말 거야!’
성공에 대한 의지를 활활 불태우며, 가장 먼저 중간고사 1등을 노리는 티 샤였다.
널
“… 잠깐만, 잠깐만요. 형님, 그리고 누님 ? 지금 뭐라고….”
황당하다는 목소리로 재차 묻는 카일.
그 앞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한 채, 리어가 답한다.
“황도에는 가지 않을 거다.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바로 돌아갈 계획 이다.”
“그러면 수훈식은요? 황실에서 직접 훈장을 걸어주러 온다는데요.”
“나랑오라버니는돌아가고, 카일 너 혼자받으면 되는 거 아닐까? 어차피 우리 셋이 다 가서 받는 거나, 너 혼자 가서 받는 거나. 다를 게 없을 것 같은데 嘗 존 나센이 받는거니까.”
물론 그렇기는 하다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기껏 황실이 생각해서 직접 존 나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건데.
귀환하던 이들이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 버리면 모양새 가 굉장히 이상하 다.
“형님, 그리고 누님. 그냥 같이 가시죠. 가서 훈장만 받고, 고생했다는 말에 감사 인사 한 번 하고, 그러고 바로 가셔도 충분합니다. 힘들 거 없잖아요?”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무척 힘든일이다. 막내야.”
“오라버니 말이 맞아. 벌써 근손실 엄청 오고 있어. 몸이 굳는 것 같다고.”
아니, 그놈의 근손실! 신나게 치고 박고 싸우면서 몸풀었다면서요!
근손실이 물론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번 건 진짜 아니라 고요!
무조건 참석하는 게 존 나센에 가장 이로운 길이라니까 그러네 !!
제국이 정복 전쟁을 마무리하고 30년 가까이 침묵했었다.
당연히 그에 따라 수훈식 또한 그 사이에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수십 년 만에 열린 수훈식인데 대상자가둘이나 사라졌다 ?
황실 자존심 도 문제 고 수훈식 이 라는 자리 자체 도 굉 장히 난감해 질 것이 다.
“다시 한 번만 생각해주시면 안 될 까요, 형님. 누님. 막내가 부탁 좀 드리겠 습니다.”
두 손 꼭 모으고 거의 빌다시피 하는 카일이었다.
하지만 막내의 눈물 어린 부탁보다, 이들에게는근손실이 더 중요했다.
“네 가 다 받아라. 막내 야. 너는 그럴 자격 이 충분하다.”
“어차피 우리는 제국에 더 있을 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카일, 너는 앞으로 못 해도 톞년은 더 있을 테고. 그러면 그런 자리에 혼자 빛나는 게 더 좋을 거
야!”
“형님이랑 누님 몫까지 제가 차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 당한 몫이 다. 나나 누이는 그냥 약에 쩔 어 버 린 짐승 둘을 잡은 것에 불
과하다.”
“반대로 카일, 너는 진정한 강자와 진정한 싸움을 벌여 승리했고 말이야.”
10강급의 강자가 마나증폭에 폭주까지 한걸 짐승이라부를수 있다니.
새삼 다시 한 번 제 형과 누나의 무지 막지한 괴 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었 다.
“그러면 슈렐리 츠 대공에 게는 또 뭐 라고 말을….”
“이미내가 말했다.”
“형님이요? 직접요?”
“그래.
“그래서요?”
“고향에 가겠다 말하니 바로 알겠다고 하던데. 이유도 묻지 않고 말이다.
진지하게 말해서 들어준 것 같구나.”
리 어의 진지한 표정, 진지한 표정 이라. 잠깐 그 얼굴을 상상해본다.
‘•••거기서 어떻게 안된다고 하겠어.’
분명히 정말 착하고 좋은 형인데 , 인상이 워낙 험해 오해를 많이 받곤 한다
당장 존 나센 영지에서도 혹 햇빛을 많이 받아 리어가 얼굴을 찡그리고 있 으면.
다른 영지 사람들이 혹 일이 생길까조심스럽게 옆을 지나가겠는가.
그런 리 어가 진지한 표정을 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거기서 부정적인 답변을 할 수 있다면 그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눈이 멀었거 나, 아니 면 미 쳤거 나. 그리고 대공은 그 둘 모두 해당 사항에 없었다.
‘아니. 차라리 잘 된 건가. 형님 이 나 누님 이 랑 그 율리 카 황녀 가 부딪치 기 라도 하면….’
수훈식 자리에서 대뜸 싸우면, 그건 그거대로 망했어요! 다.
그리고 율리 카도, 리 어도, 그러고도 남을 인간들이 라는 게 문제 다.
거 기까지 생 각이 닿으니 슬슬 헛갈리 기 시 작하는 카일이 었다.
분명 문제가 될 것 같기는 한데, 이렇게 보면 또 다행인 것 같고.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이 있으니 콕 짚기도 모호했다.
“부탁하마, 막내야.”
“가서 잘 해. 알겠지 ? 부모님 께는 잘 이 야기해둘게!”
그런 동생 속도 모르고, 얼른 집 에 가서 운동 할 생 각에 부푼 존 나센 남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