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95화 > 오오 존 나센! 제국의 영웅!
“마무리까지 잘 부탁하마. 막내야. 즐거운 아카데미 생활이 되기를 바라 마.”
그 마무리 좀 잘짓게 도와주시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형님.
걱정만해주시는게 다가 아니란 말입니다. 좀같이 가주시지.
“잘 지내, 카일!! 운동 열심히 하고 단 거 너무 많이 먹지 말고!! 방학 되면 꼭 집에와야한다?!”
누님도 너무하십니다! 운동 감시 할 거면 더 있다 가시던가!
동생 혼자 큰일 처리하게 만들고 운동하러 도망가시 다니요!
라는 속내들은 차마 바깥으로 드러내지 못 한 채.
깊은 한숨을 한 번 내뱉으며 잘 가라고 손만 흔드는 카일이 었다.
근손실이 오셔서 더는 있을 수가 없다는데 어떻게 붙잡고 있겠는가.
더 붙잡았다가는 자칫 수훈식에서 운동하겠다고할 위인들이다.
아니면 등에 봉이 랑 원판 메고서 나타날 수도 있고 말이 다.
그렇게 황도 도착을 며칠 앞두고, 카일은 형과누나를 보내게 되었다.
“수훈식이 얼마나큰 영광인데, 그걸 마다하고 떠나다니.”
점점 멀어지는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데 슈렐리츠 대공이 슬그머니 입 을 연다.
“카일.혹 그대의 고향에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것인가?”
“예 ?”
“저번에 나를 찾아와서 그만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진중하고또 무거워 보이는지 순간이었지만숨조차쉴 수가 없었다네. 정말 큰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말이 야. 혹 가까운 분의 부고가 전해진 거라면 심심 한 위로를 전하고 싶네만.”
저쪽은 근손실이 이유인데, 여기서는 누구의 부고라도 전해졌다고 착각 하고 있다.
아니, 사실 착각이라하기엔 제 형의 진지한모습이 너무진지하긴 했다.
솔직히 카일 본인도 리 어 가 그런 표정을 지으면 바로 눈 깔고 바닥만 보니 까말이다.
“그, 부고는 아닙니다. 집에 급한일이 생기긴… 어, 음. 생겼죠. 네. 생 겼을 겁니다. 거기에 더해서, 삼걸과의 싸움에 대한 여파로조금 피곤해서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아아. 그런가. 하기 야 그놈들이 마나 증폭제도 모자라서 그 폭주제 까지 사용했다고 했었지. 10강들도 고전을 면치 못 했을 상대들을 꺾 었으니 피곤 하긴 하겠군.”
존 나센도 결국 사람이긴 하구나. 하]•하하! 하고 웃어버리는 슈렐리츠 대공
•
정작리어와 레아는 피곤하기는커녕 얼른 가서 운동할 생각에 싱글벙글이 었지만 말이다.
“허면 카일.그대도고향에 가봐야하는 것 아닌가?”
!
.
“아, 그게 … 그렇긴 합니 다만 저까지 가면 황제 폐하를 볼 낯이 없지 않습 니까. 敢황녀 저하께서 직접 나오시고 수십 년 만의 수훈식인데 대상자들이 다 없으면 말들이 많을 겁니다.”
사실 리어와레아가 간 것만해도 이런저런 말들이 충분히 나올수 있다.
그나마 카일이 가장 먼저 싸웠고, 삼걸 중 으뜸이라는 마티유를 꺾 기까지 했기에.
수훈식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면 꿰차지, 상관도 없는 이 가 대신 받는 것도 아니기에.
터져 나올 말들을 전부는 아니어도 대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와중에 또 은근히 황실을 끼워 넣으며 그곳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다.
존 나센이 면서도 존 나센이 아닌 카일의 특기가 여지없이 발현되는 순간 이었다.
‘슈렐리츠 대공을 보니까 투철한 애국자야. 황실에 대한 충성심도 꽤 높고 . 이런 사람 앞에서는 황실 면 생각해주는 모습보여주는 게 이득이지.’
이 거대한 제국에 단 셋만이 전부라는 ‘대공’ 이다.
반역 이 라도 저 지 르지 않는 한 그 대 공가라는 자리 는 영원 할 것 이 다.
때문에 그 대공가와 연을 쌓아두는 건 어느 부분으로 보나 이득이 될 터.
어떤 식으로든오늘의 이 연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소할 수도 있고, 혹은 아주 클 수도 있고, 어떻게 되든 말이 다.
원래 사람이란 게 몇 번 마주친 사람의 도움에 약한 법이다.
“흠.
그리 고 카일의 예 상대 로, 슈렐 리 츠 대공은 속으로 호오, 하고 감탄을 홀 리는 중이었다.
‘황실의 면을 생각해주고 있는 것인가.’
여태 까지 전해 들었던 존 나센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다.
과하게 꼿꼿하거 나 자신을 드러내 지 않는다. 오히 려 스스로 낮춘다.
그럴 필요가 없는 곳이기에 카일의 행동들이 신기하면서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존 나센도 결국 변화하고 있다는 뜻 아닌가. 그것도 긍정적 인 방향으로.
언젠가는 제국에 속해 황실에 충성을 바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니 제국의 미래가 참으로밝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서둘러야겠군.”
“예 ?”
“수훈식에 늦으면 안되지 않겠는가. 형님과누님이 카일, 그대에게 가장 빛나는 자리까지 양보한 것인데, 그 주인공이 늦으면 되겠는가?”
가볍게 카일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슈렐리츠 대공이었다.
널
와아아아아!!!—
마침내 황도에 도착하니, 소식을 듣고 모여든 이들이 일제히 환호를 보낸 다.
수천은 훨씬 넘는 이들이 일거에 소리를 지르니 그 기세가 대단하다.
이 런 개선을 처음 맞이 하는 젊은 병사들이 나 기 사들은 그런 군중에 압도 되기까지 했다.
바짝 긴장을 해서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게 눈에 다 보인다.
그럴 만도 하다. 그게 당연하다. 라고 생 각하던 슈렐리츠 대공.
하지만 옆에 선 카일이 너무나무덤덤한 모습을 보이니 괜히 멋쩍어진다.
역시 존 나센은 무엇을 하고 또 마주하든 우리와는 다르구나, 라는 생각 도든다.
‘이런 소리 존 나센에서 많이 들었어.’
언제였더라.그래, 새벽부터 뭐에 홀린 것처럼 달릴 때.
그 때 존 나센 사람들은 전력질주를 하면서 고함을 내지르곤 했다.
달리는 도중에 는 몇 마디 말만 해도 힘든데 소리를 지르고 있다니 .
기 절초풍할 일이 었지만 곧 카일 본인도 금방 적응하고 말았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카일은 황도에 입성하여 단상에 오르는 그 순간까지.
조금도 움츠러들거나 긴장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평온한모습에 오히려 다른 이들이 당황하기까지 했다.
오히려 카일이 놀란 이유는 다른곳에 있었다.
“다시 뵙네요, 카일 형제님 !”
“성녀님? 성녀님도오신 겁니까?!”
성녀의 등장에 화들짝놀란 카일이 급히 인사를올린다.
그 예의 바른 모습에 카일의 모습을 보아왔던 검의 형제 기사들이 놀란다.
덤으로 교단 사람들은 이번 수훈식의 주인공이 성녀를 귀히 대하는 모습 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말이 다.
“이번에 카일 형제님의 활약을 전해 들었어요. 그에 대한 수훈식이 있다고 해서 저도축하의 뜻을 전하고 싶었어요.그래서 이렇게 오게 되었답니다.”
“그런 ••• 뭐라 감사의 뜻을 드려 야 할지 모르겠습니 다.”
“카일 형제님에 비하면 별 거 아닌 걸요. 전원 불살꽒殺로 승리를 이끄셨 다고 들었는데.”
“아, 네.운이 좋았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운이 좋아서 그럴 수 있었다.
만에 하나 일이 꼬였다면 리어나 레아가 삼걸 머리통을 으깨버렸을 터.
다행히도 놈들 수준이 한계를 보였기에 그 둘도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마티유야 애당초 도핑을 안 했으니 분노를 감당할 이유는 없었고 말이다.
겸손 따위 떨지 않은, 분명한 사실만을 말한 카일.
하지만그의 대답에 성녀부터 시작해서 교단의 사람들하며.
심지어는 주변에 서있던 제국의 기사들까지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역시 카일 형제님. 이리 대단하시면서도 겸손하실 수 있다니.’
‘그런 엄청난 일을 했으니 아주 조금은 본인을 뽐내도 괜찮은데. 한 번을 절대 오만하게 굴지 않는구나. 참으로 대단한 분이지 않은가.’
‘저런 모습이 바로 기사의 참된 모습이지.왜 대공 각하께서 가까이 여기는 지알 것 같군.’
작은 오해 가 쌓여 가는 걸 모르는 카일은, 그냥 성녀 손잡아서 좋을 뿐이 었 다.
성녀도 카일이 제 손을 붙잡고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은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교단 사람들의 입 가에도 미소가 만개 한다.
“아, 내정신좀 봐. 자세한이야기는 나중에 해요. 카일 형제님.”
“그러시도록 하죠. 아카데미 에서 제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 다.”
잠깐의 인사를 마치고 카일은 단상뒤편에서 제 순서를 기다렸다.
바깥에서는 이번 제국의 승리를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있었다.
그리고 특별히 교단에서도 축하를 하기 위해 성녀가 왔다니 환호성이 극 에 달한다.
‘역시 성녀님이 최고시지! 암, 암!’
다른 이들이 본인의 최애캐를 좋아하는 것보다 뿌듯한 일이 어디 있겠는 가.
속으로 박수를 치 며 저들과 같이 성녀님 ! 하고 외치던 찰나.
슬슬 준비하라는 신호에 카일은 옷매무새를 점검하고 바깥으로 나섰다.
“우와아아아아!!”
사람 많구나. 함성 소리도 크네. 그런데 존 나센 사람들보다는 확실히 작 네?
셀 수도 없이 많은 군중들 앞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은 카일이다.
덕 분에 단상 위 에 서 바라보고 있던 율리 카는 저 도 모르게 미 소를 지 었다.
‘하아.’
단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는 카일을 보고 있자니 다리에 힘 이 풀린다.
안 그래도 풍겨지는 강자의 기운이 오늘따라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그냥 확 끌어 안고서 손을 붙잡고 연무장으로 가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아낸 다.
어차피 그런 일들이 야 부부가 되 면 얼마든지 계속 할 수 있다.
괜한 짓으로 카일이 자신을 또 밀어내면 오히려 그게 아쉬울 일이다.
황제의 축사 대독代讀, 그리고 이 어지는 훈장 수여.
율리 카는 카일의 가슴에 훈장을 달아주면서 은근슬쩍 그의 가슴께를 만 져보았다.
탄탄하다, 따위의 말로는 부족하다 못 해 아예 닿지도 못 할 지 경이다.
삼걸 중 으뜸이라는 마티유 필리베르조차 격침시킨 카일이니 당연할 일이 다.
그런 모습에 저도 모르게 ‘꼴깍!’ 하고 침 이 넘어가는 율리 카였다.
“앞으로도 제국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랍니다. 카일 존 나센.”
“영광입니다, 황녀 저하:
소유하고 싶어, 소유 당하고 싶어, 뭐든 좋으니 뭐든 하고 싶어! 하는 황 녀와.
제발 덤비지 마라, 제발 덤비지 마라, 열심히 빌고 있는 카일.
그리고 사방에서 환호와 박수로 수훈자를 축하하는 군중들.
마침내 수훈식이 끝나자다시 한번 군중들이 갈채를보낸다.
오늘만큼은 북쪽의 야만족이 라는 말도, 황실의 업적 부풀리 기 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저들에게 있어 카일과존나센은오랜만에 제국을빛내준영웅이라할수 있었다.
“카일 형제님!!”
가장 앞쪽에서 방실방실 웃으며 손을 흔드는 성녀가 보인다.
카일도 성녀를 발견하곤 두 손을 번쩍 들고서는 그에 화답했다.
자신을 위해 굳이 이런 자리에까지 찾아왔으니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얼른수훈식 마무리하고성녀님이랑조금더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으로 그동안 못 했던 상체며 하체도 조져야 하고… 할 거 많구나.’
라고 생각하며 카일이 재빠르게 단상 아래로 내려가려는 찰나.
“카일.”
불쑥 찾아온 여인의 억센 손길이 카일의 손목을 낚아챈다.
“잠깐 이야기 좀할까?”
아, 왜 또.
“황녀님. 제 가 오늘은 조금 바쁘고 또 피곤해서 ….”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어째 느낌이 영 좋지가 않다.
이 야기를 하자고 해놓고 갑자기 덤빌 수도 있고, 아니면 주제가 결혼일 수 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반가운 일은 절대 아닌지라 애써 거절하려는….
“나 피하면, 지금 여기서 확 청혼해버리는 수가 있다? 저 많은 제국 사람들 앞에서.”
“가시죠,황녀님.무슨 이야기든 이 카일이 정성껏 경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