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114화 嗲 노력이 부족하다! 부족해!!
“결국 그 놈들 다 못 잡았다는 겁 니까? 그 망할 약쟁 이들을?”
장난하나? 말이 돼? 고작 그 따위 이유로, 약속을 어겨 嘗
분노가 차오른다. 그 어떤 이성적 이유로도 억누를 수 없는, 거대한 불길이 타오른다.
이곳이 황궁이라는 사실, 황제의 바로 옆이라는 사실도 태워버린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방금 전 마티유가 말한, ‘그놈들’을 놓쳤다는 점 뿐이다.
터벅터벅-.
“카, 카일 학생?”
조금 전까지 마티유와 연합을 향해 성토를 토해내던 장관들이 당황한다.
카일이 정해진 자리를 벗어나자급히 대기하고 있던 황실 기사들이 움직인 다.
그러나 그들은 곧 황제의 손짓에 제지당하고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그사이, 카일은순식간에 마티유 앞에 도달하게 되었다.
!
“다시 말해보세요, 마티유님. 그러니까 고작 몬스터 따위 때문에 그 인 간들을 놓쳤다.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예? 그게 진짜에요?”
“에? 아… 네네. 카일.그러니까….”
“다시 물을게요.진심으로,뭐 핑계 따위가아니라.진짜로몬스터 따위 때 문에, 놓쳤다고요?”
네 , 라고 대 답하려 던 마티 유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카일의 눈동자에서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불길을 마주한 것이다.
‘분노’ 라는 감정을 대하는 게 처음이 아니다.수도 없이 겪었다.
하지만 지금 타오르고 있는 이 분노는, 여태까지의 것들과 격을 달리했다.
닿는 순간 그대 로 타오르는 듯 하다가 바로 재 가 되 어버 릴 것이 다.
그 정도로 마티유가 마주한 분노는,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었다.
“죄,죄송합니다.”
“죄송해요? 뭐가죄송한데요.”
“그, 그러니까그증폭제와관련자들을 놓친 걸….”
“죄송할 짓을 왜 하셨어요? 제 가, 젠장. 내 가 이 러라고 놓아준 줄 압니 까? 고작 몬스터 따위한테 쫄아서, 거기에 막혀서 못 잡았다는 걸 말이 라고 하는 거예요, 지금?”
이전에 마티유가봤던,존나센의 예의바른 청년은 없었다.
대 신 그 자리 에 는 포효하는 거 대 한 괴 물만이 남아있을 뿐이 었다.
“그,그것이.”
본능적인 두려움에, 마티유는 저도모르게 급히 이유를 덧붙였다.
무엇이든 추가적으로 말을 해야만 한다는, 그런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보통몬스터들이 아니었습니다.트롤부터 시작해서 오우거까지 생포해 두었습니다. 기사들을 밀어붙인다면 모를까, 일반 병사들로는 한계가 명확 하여….”
“기사나 병사나, 다 똑같은 사람 아닌가요? 왜 기사는 하고 병사는 못 해 요.”
카일의 물음에 마티유는 말문이 콱 막히고 말았다.
너무 당연해서. 마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사들과는 다르게.
병사들은 그러지 못 하니 결국 약할 수밖에 없어서!
하지 만 카일의 눈을 보고 있자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말을 했다간 뭔 가 무시무시한 답을 들을 것 같다는, 그런 직 감이 들어 서였다.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당연히 죄송해야죠. 약속을 어겼는데. 당연히 마티유님 불찰이죠. 당신이 책임자인데.”
“•••정말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든….”
“어쩔 건데요, 도망쳤다면서요. 연합을 뜬 거 아닌가요? 그런데 뭘 해요.”
카일의 압박에 마티유는 답조차하지 못 하고 입을 다물어야만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청년에게 중년 남성이 꼼짝도 못하는, 매우 이상한그 림.
« ” …-
침 묵하고 있던 장관들이 슬그머 니 황제를 바라본다.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어찌 되었든 타국의 사절이자 대표인데.
너무몰아붙이면 연합 내 온건파들까지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다.
그러 나 황제 는 아무 제 지 도 하지 않았다.
되 레 입 가에 미소까지 띤 채 마티유를 압박하는 카일을 바라본다.
상대 가 타국의 사절이 니 , 고강한 실력자이 니 , 저 청년에 겐 아무 것도 상관 이 없었다.
존 나센에게는 약속을 어긴 것이, 신성한 단련을 망치는 놈들을 놓친 것이 중요할뿐이다.
내가 직접 나서 연합을 압박하면 문제가될 수도 있지.헌데 저 청년, 카일 이 알아서 저리 찍어 누르니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절로 연합이 쩔쩔 맬 수밖 에 없다.’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다. 보기엔 악역을 자처하는 충성스러운 신하다.
비록 속은, 이유는 그게 아니라고 해도 어찌 되었든 좋은 일이 아닌가.
“카일 존 나센. 약속을 깬 것에 대한그대의 분노는 이해하네. 다만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봐야하지 않겠나.”
오히려 이런 식으로 중재자의 모습까지 내보일 수 있다.
카일이 저렇게 나서주는 것으로 황제 본인이 얻을 수 있는 게 참 많았다.
“마티유필리베르 경.”
“에,예. 폐하!”
“허면 몬스터들을 미끼삼아 탈출한 그 자들은, 어디로 향했는가? 목적지 조차 모르는가?”
“아닙니다. 다행히도 놈들의 항로를 발견하여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아 냈습니다.”
“그곳이 어디인가.”
“남쪽입니다.”
남쪽. 그 말에 장관들이 다시 한 번 웅성거린다.
연합에 이어 이번에는남쪽독립 영주들이라니.
정복하자니 너무 귀찮고, 또 얻는 것도 없는 수많은 섬 지 역이다.
해서 적당하게 알아서들 하라고 하며 놓아둔 것인데, 연합 강경파가 그리 로 향했다?
“무언가 있군.”
황제의 말대로, 무언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 야, 남쪽으로 향할 수가 없다.
연합 정리에 이어 이제는 남쪽으로 향해야 할 시기가오는듯 했다.
“좋지 않은 소식들을 들고 와서 이리 알려준 점, 정말 고맙네. 마티유 필리베르 경.”
“황공합니다.”
“국경 부근에서 몬스터들이, 그것도 인위적인 행태로준동하고 있다. 참으
로 우려스러워.”
잠깐 고민하던 황제 가 전쟁 성 장관을 부른다.
“혹 몬스터 놈들이 국경 인근을, 혹은 그 너머로 들어오면 큰일 아니겠는
가?”
“그렇습니다, 폐하. 몬스터들이 넘어온다면 국경 인근은물론이고 일대가 완전히 마비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국경 인근의 병력을 증강시켜야겠군. 유사시에 연합을 도울 수 도 있으니 말일세.”
“참으로옳으신 말씀입니다.그리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국경 인근의 병력을 증강시킨다. 연합으로서는 절대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 병력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돌변할지 누가 안단 말인가.
원래라면 연합 내부 분위기를 고려해서라도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이번 일은 연합으로 인해 벌어진 것, 뭐라제지할 명분이 없다.
오히려 ‘유사시 연합을 돕는다.’ 라는 이유를 내세우니 더더욱그러하다.
대놓고 국경에 제국군을 두고서 압박을 가해도 뭐라 하기는커녕 바라만 봐야 한다.
“혹시 이 결정에 연합이 불편하겠는가? 내 경청하지.”
“•••아닙니다, 폐하.본국의 일로 자칫 제국까지 상하면 일이 커질 터, 그러 시는 게 맞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나서봤자 얻을 수 있는 건 명분 없는 자의 반항일 뿐이 다.
그럴 바에 차라리, 깨끗하게 인정하고받아들이는 게 낫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군. 덕분에 그대나 연합의 남은 이들이, 그들을 매우 적극적으로 제압하려고 했음을 확신할 수 있겠어. 이후의 일들은 우리와 함 께 논의하여 처리하게. 준동하는 몬스터 무리도 그렇고, 남쪽으로 향했다는 연합의 사람들도 그렇고.”
“알겠습니다, 황제 폐하.”
연합의 사절을 맞이하는 자리가 파랜해진다.
쉴 곳을 받은 마티유가 궁내성 쪽 인원들의 안내를 받아 먼저 자리를 뜬다 •
이후 장관들도 하나둘씩 자리 에 서 일어 나 황명을 받들어 제 자리로 돌아 간다.
남은 건 황제와, 따로 명을 받지 않은 카일이 전부였다.
“카일 존 나센.”
“예,폐하.
“유감이 야. 자네 가 그리 약속을 받았는데,제대로 이루어지 지 못 하다니. 짐이 더 신경을 써 야 했다. 참으로 미안하게 되 었어.”
황제의 입에서 미안하다,라는말은쉽게 나올수 있는게 아니다.
스스로 권위를 깎으며 본인의 잘못을 드러내는 일이니 당연하다.
그럼에도 황제는 ‘미 안하다.’ 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 보다 더 큰 것을 얻었 기에.
« ” …-
다시 한 번 짜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다.
믿고서 자신은 아카데 미로 돌아가고, 형과 누나는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
그까짓 몬스터한테 막혔다고 그 인간들을 놓치다니.
‘몬스터 그거, 그냥 이렇게 잡아찢고 저렇게 메다꽂으면 되는 거잖아.’
답답해서 속이 터지는 것 같으나, 뭐 어쩌겠는가.
이 미 놈들은 남쪽으로 도망쳤다고 하는데. 놓친 건 놓친 거다.
“아닙니다, 폐하. 불가항력 이었다니 어쩔 수 없지요.”
“그리 말해주니 고맙군.”
그리 말한 후, 황제 가 묘한 눈빛으로 카일을 바라본다.
거기서 무언가를 눈치 챈 카일은 속으로 아하, 하고 탄성을 흘렸다.
“제 고향에는 알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음?
존 나센을 통해 서쪽의 성가시던 왕국 연합을 정리하였다.
그 기세를 몰아 이번에는 남쪽 독립 영주들도 모두 무릎을 꿇게 하고 싶다
황제로서 어찌 그런 원대한 계획을 품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국의 지존으로서, 제국의 경영자로서, 응당 할수 있는 생각이다.
문제는, 존 나센이 뜻대로움직일 만큼 멍청한 곳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기껏 믿고 맡겼는데 이런 식으로 일이 꼬였다는소식을 듣는다면, 겉으로 만 노력하는 척 하고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안 한 것이냐고 오해를 할 수 있습 니다. 그리고 그 오해를 스스로 풀기 위해 연합으로 갈수도 있고, 또는 제국 으로 올 수도 있습니 다.”
폐하,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사냥감을 쫓는 개 마냥 남쪽으로 가지 않을 겁 니다.
설령 간다고 해도, 그 전에 일을 제대로 처리 못 한 연합과 제국부터 방 문하겠지요.
그리고그방문이 절대, 절대 절대 좋게 끝나지는못할 것입니다.
“…카일.”
“예,폐하.”
“고맙네. 정말로 고마워.”
살짝 협박성이 들어간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진심으로 감사했 다.
순간적으로 판단 미스를 내 어 큰일을 낼 뻔 했는데 카일이 막아주었다.
제국이 먼저 나서서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그게 우호적 관계에 좋을 듯 하다고.
이보다더한충신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이보다 더 좋은 막내 사윗감도 없겠구나.’
제 딸이,도저히 이해를할수가 없는 자신의 막내딸이.
그래도 남자만큼은 정말 제대로 골랐다는 생각이 든 황제였다.
‘나 혼자 처리해 야지. 집 에 알려지면 큰일이다, 시발.’
카일의 진짜 속내를 알았다면 또 달랐을 테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