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125화 嗲우리는 이것을 재앙이라부르기로 했어요
저 기 가 파르달 섬 이 구나. 상상하던 것보다 훨 씬 크네 ?
섬이라 하기에 조그마한 면적을 생각했는데 아니구나.
보자. 그런데 항구가 어디 니. 아무 곳에나 올라갈 수는 없는데.
배도 아니고 사람이면서 계속 수영을 하며 항구를 찾는 카일.
이유는 간단하다. 내 가 여 기 왔다고 알리 기 에 항구가 적격 이 기 때문이 다.
몰래 해안가에 상륙해서 들이닥치면 존 나센의 이름이 운다.
부모님의 아들로서, 형과 누나의 동생으로서 그럴 수는 없다.
마땅히 정체를 밝히고, 저들이 대비할 시간을 주고, 그리고 싸우는 거다!
‘오.찾았다.’
배들이 오고 다니는 곳을 발견한 카일은 그곳으로 헤엄을 쳤다.
얼마나 빠른지 어지간한 배는 금방 따라잡을 정도였다.
“…嘗”
“뭐 야?
입항하거나 출항하던 뱃사람들이 카일의 모습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사람이 빠진 줄 알고 구조를 하려 했으나 곧 마음을 접는다.
능숙하게 수영을하고 있기도하고, 이미 항구 안에 들어왔으니 뭍에 오를 수 있기에.
이 근처에서 수영을 하던 누군가 항구로 온 게 아닐까 생각도 했고 말이다
물론 카일은 엎어지면 코 닿을 섬이 아닌, 제국 항구서부터 수영을 한 것이 지만.
“얼른 올라오세요.”
항구에 다다르니 뭍에서 기다리고 있던 병사 중 하나가 손을 내민다.
그의 손을 붙잡고 드디어 뭍에 오른 카일은 ‘후우!’ 하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진짜 간만에 제대로 과부하들어간 것 같네.’
북쪽과는다르게 물이 따뜻해서 걱정이 좀되었다.
이 러다가 그냥 물장구만 좀 치고 마는 건 아닐까.
다행히도 거리가 꽤 멀어서 생각했던 것만큼의 운동은 했다.
좋다고 미소를 짓는 카일을 병사들은 멍하니 쳐다보았다.
물에 빠졌다가 겨우 올라온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걸까?
“•••처음 보는 얼굴인데. 여기 분이 아니죠?”
“네. 제가 좀 멀리서 왔습니다. 그러니까, 제국에서요.”
그 답을 들은 순간 병사들 사이에서 어이가 없다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제국에서 이곳 파르달 섬까지는 쾌속선을 타도 반나절이 걸린다.
그런데 그 거리를, 육지에서 이곳 파르달까지 수영을 해서 왔다고? 거짓말도 좀 성의 가 있어야 넘어가주는 법이다. 이건 선을 넘었다. 차라리 오는 길에 저 앞에서 바다에 빠져 헤엄을 쳤다면 또 모를까. “농담은 되었습니다. 어느 섬에서 오셨는지 말씀 좀해주시죠.”
“정말로 제국에서 왔는데요.”
이리 진지하게 대답하니 설마? 하는 마음이 잠깐들기도한다.
하지만 제국에서 왔다는 인간이 왜 수영을 하고 있단 말인가.
본인들이 알기로 제국에서 오는 배도 이틀 후에나 출항하는 것으로 아는 데.
배에서 떨어진 조난자라고 볼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이보세요. 자꾸 이러면 굉장히 곤란한….”
“제국분이시라고요.”
병사 중 선임으로 보이는 자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낸다.
아마제국에 대해 영 좋지 않은 시선을 지닌 쪽인 모양.
파르달섬의 역사자체가 제국에 패한 왕국의 피난민들로 시작되었다.
당연히 제국에 대한이들의 인식은최악은 아니어도 아주좋지도 않다.
“제국 분이 통행증도 없이 파르달 섬에 들어오시면 어찌 되는지 아십니까 ?”
“죄송합니다. 잘모르겠네요.”
“조사를 하여 불순한의도로 들어왔을 시 이곳의 규칙대로….”
“불순한 의 도로 왔습니 다. 그러 니 까 규칙 대 로 해 주시 죠.”
그러면서 마치 얼른 체포하라는 듯 손까지 내민다.
카일의 그 행동에 병사들은 전부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인간뭐지? 미친놈인가? 누가 이런 걸 본인 입으로 떠들어?
“•••이거 아무래도 영주성에 보고를해야겠는데 말입니다.”
“그러자. 이거 보통 미친놈이 아닌 것 같다.”
제국에서 정체불명의 사람이 들어왔는데, 스스로 불순한 의도를 품었답 니다.
라고 보고를 하면 과연 어떤 답이 돌아올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널
“•••지금 뭐라고?”
한창 점심 식사를 하던 파르달 섬 영주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앉아 오붓한 식사를 하는 중인데 .
갑자기 전해진 소식은불쾌함을 넘어서서 어이가 없는것이었다.
“수상한 자가 섬에 들어왔는데, 제국에서 왔다고 한다?”
“그렇습니다, 영주님.”
“제국에서 오는 정 기 통행선은 아무리 빨라도 이틀 후에나 출항일 텐데 ?”
“해서 혹 제국에서 보낸 간자間者가 아닐까생각중입니다만….”
대체 세상 어느 간자가 본인이 불순한 의도를 품었다고 말을 할까 싶다.
심지어 어두운 밤에 들어온 것도 아니고, 인적이 아예 없는해안가로온 것 도아니란다.
백주대낮에,그것도수백 개의 눈이 지켜보는항구로, 당당히 수영을해서 왔단다.
‘이건 또 뭐야, 도대체.’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대던 영주의 머릿속에 ‘혹시?’ 라는 생각이 떠오른 다.
얼마 전 조난자라고 해서 구한 이들, 서쪽 왕국 연합의 강경파들.
제국에 붙잡히기 전에 도망을 쳤다는데 일단 섬에 숨겨주고 있긴 하다.
서쪽의 연합, 동쪽의 유목 부족, 그리고 남쪽의 독립 영주들.
이들이 비록 연락은 취하지 않아도 서로 존재하는 것으로 도움이 된다.
제국이 어느 한곳에 전력을 집중하지 못 하게 해주니까.
그런데 연합이 완전히 붕괴되고 친親제국파가득세했단다.
이렇게 되면 서쪽에 취해지던 제국의 힘이 다른 곳으로쏠릴 수 있다.
바로 그 부분을 경계하여, 파르달 섬 영주는 강경파들을 은밀히 돕기로 했 다.
이들이 다시 연합으로 돌아가 제국을 계속 견제했으면 했다.
‘…제국이 알아차린 건가?’
영원히 비밀로 계속 둘 수는 없을 거라 여겼다.
해서 잠깐 동안 이곳에 머무르게 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시 킬 심산이 었다.
제국에는 단순한 조난자 구조였다, 정체를 몰랐다, 그리 둘러대면 되 었다.
바다에 서 조난자 구조는 적과 아군을 막론하고 행하는, 도의 적 인 부분이 니까.
하지만너무 빠르다. 정보가들어갔다고해도, 움직이는게 과하게 빠르다
서쪽 연합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제압했다던데 그걸 그대로 남쪽으로 돌리려는 걸까?
당장 해군력은 이쪽 독립 영주들도 뒤지지 않는 상황에서 ?
‘자세한 건, 그 제국에서 왔다는 이를 직접 만나보고 알아봐야겠군.’
정신이 나가버린 제국의 미친 손님 일지. 아니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귀빈 일지.
다른 누구도 아닌 영주 본인의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게 옳다 싶었다
•
해서 그 제국에서 온 청년을 데리고 오라고 지시했다.
당연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손에는 묵직한 수갑을 채워둔 상태로.
“영주님 . 지시 하신 대로 그 청년을 데 리고 왔습니 다.”
“안으로 들이게.”
살펴서 정말 간자면 처단하면 되고, 그냥 안타깝게도 머리가 좀 아픈 이라 면….
음. 그런 경우라면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라고 영주가 중얼거리는 순간이었다.
‘어….’
제국의 간자. 머릿속에서 점점 사라진다.
안타깝게 머리가좀아픈 청년.그것도 바스러져 없어진다.
눈앞에서 다가오고 있는 저 청년은, 그 두 가지 경우와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대흉근이 반갑다며 제 존재감을 드러낸다. 승모근이 뭘 보냐며 눈을 부라 린다.
삼각근은 문 더럽게 좁다며 투덜거리고 복직근은 옷 너머로 수줍게 인사 를 한다.
‘저,저게 무슨 간자란 말인가.’
이 렇게 생 겨먹은 간자는 듣도 보도 못 했다.
저 런 몸이 라면 어디를 가도 눈에 확 들어올 것이 다.
은밀함이 생명인 간자들에겐 전혀 반갑지 못 하다.
무엇보다 언뜻 느껴지는, 확연한 강자의 기운.
이 기운은 흡사 파르달 섬의 파도잡이를 보는 것 같았다.
“파르달 영주님되십니까?”
말을 더듬거나, 예의를모르는 것도 아니다.
공손한 어조로 질문을 건네 니 파르달 섬 영주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 였다.
“아아.다행이네요.높으신 분께 간다고 해서 일개 항구 책임자나보러 가 는 줄알았는데.”
도통 이해하지 못 할 말을 하던 청년이 앞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갑자기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처음뵙 겠습니다. 카일 존 나센이라고 합니다.”
일단 내민 손을 붙잡는다. 붙잡았는데, 뭔가 이상하다.
분명히 이 청년, 들어올 때 수갑을 차고 있었다.
두 손을 붙여둔 형태라손을 마음대로 쓸 수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악수를하고 있는거지?’
머 지 않아 영주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청년의 손목에서 덜렁거리고 있는 강철 팔찌, 아니 수갑을 발견한 것이다.
“어.아이고. 끊어졌네요. 다시 할까요? 이게 더 안심이 되신다면.”
다행히도 수갑이 끊어진 걸 알아챈 병사들이 다시 수갑을 채운다.
수갑이 불량이 었다거나, 아니면 노후 되 어서 망가지 기 직전이 었던 모양.
“자.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팅—. 투툭—.
바로 전까지 손목을 구속하고 있던 수갑이, 바닥을 나뒹군다.
분명히 새 수갑을 채웠는데 어째서 또끊어진 거지?
다시 병사들이 달려오지만 영주는 그들을 물리쳤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수갑을 몇 개나 채우든, 소용이 없을 거라고.
쇠 사슬로 묶어도 이 청년은 웃으면서 다 부러트릴 것 같다고 말이다.
‘그보다… 분명, 존나센이라고 했다.’
제국과 아주 멀리 떨어진 남쪽바다,그바다에 떠있는 섬이라고해도.
들려오는 소식에 둔하지는 않다. 오히려 아주 민감한편이다.
존 나센 남작가라면 이미 몇 번이나 들어보았다.
오래 전에는 제국이 기어코굴복시키지 못한최후의 전사들로.
이 후로 아카데 미를 반파시 키고 온갖 풍문에 시 달리는 곳으로.
최근에는 제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청산하고 완전히 협력하는 귀족으 로서.
‘연합을 무너트린 것도, 삼걸을 꺾은 것도. 전부 존 나센이 었어.’
파르달 섬 영주는 카일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확실히 강해보이기는한다. 하지만, 진짜존나센이라는확신은 아직 없다.
“제국에서 왔다고.”
“예.참고로제국의 일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일입니다.오해는마시고
이미 제국을 위해 전장에까지 나섰으면서 무슨 소리인지.
순간 불쾌함이 치솟았으나 영주는 애써 입을 다물었다.
“영주님.그 얼마전 구한조난자들 있지 않습니까?”
“그렇네만.”
“그들이 연합에서 도망친 강경파들의 일부라는 건 알고 있으신가요?”
“•••나는 모르는 일일세.”
“다행이 네요. 모르시는 일이라서. 그러면 그 조난자들, 제 가 좀 인계 받고 싶은데.”
그러자 영주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진다.
이곳은제국의 바다가 아니다.독립 영주들의 바다이다.
제국의 그 무엇도 이곳에서는 그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조난자를 제 마음대로 인계 받는다느니,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단 말이다.
“자네, 제정신이 아니군.”
“글쎄요.”
카일이 영주 앞으로 슬그머니 다가온다.
딱두 걸음. 그것만 내딛었을 뿐인데 영주가뒤로 물러선다.
그만큼 느껴 지는 기운이 거대하고 또 두려웠다.
“표정 피세요. 보기 불편하네요.”
움찔, 몸을 떤 영주가 천천히 인상을 되돌린다.
자존심이 상하는데,몸은 아주 착실히 카일의 요구에.
아니,괴물의 협박에 얌전히 따르고 있는중이었다.
“영주님.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민 카일이 나긋한 어조로 속삭인다.
“이거, 부탁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