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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34화 (134/318)

熲 134화 嗲 왜들 이래요 진정하세요

카일이 기억하기로 이 소설의 장르는 로맨스이면서 판타지이기도하다.

그리고 판타지라 하면 대부분 중세 시대를 근본으로 삼는다.

중세이기에 황제가 있고 귀족이 있고 또 평민이 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중세에 수영복이?’

온몸을 칭칭 감아놓고 ‘이거 수영복임!’하고우기는옷이 아니다.

과하게 노출하지는 않아도몸의 여러 부분이 훤히 드러난복장이다.

“너무 깊은 곳으로만 가지 않으면 됩 니다. 다들 숙지했습니까?”

인솔교수의 말에 아카데미 신입생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평소에는 체 면을 지 키 기 위해서 라도 말끔한 옷을 입고 다니 지 만.

이곳에서는 그런 옷을 입었다간되레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카일은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그래. 어차피 작가마음대로인데 수영복이 문제일까.

세 계관 따위 그냥 수정하면 그만이 다. 걸고 넘 어져봤자 피곤할 뿐이 다.

‘쟤네들도 좋아하는것 같고.’

다들 한창일 시기 이니만큼 스스로를 뽐내고 싶어 할 것이다.

남학생은 여학생에게, 여학생은 남학생에게, 자신만의 매력을 보이는 것.

나쁜 게 아니다. 이상한 일도 아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라고 생각하며, 카일은 계속 하던 푸쉬 업에 집중했다.

아,횟수 잊어먹었네. 일단 톞백 번까지 했던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 처음부터 다시 하]'자. 톞백 번이 뭐 어렵다고.

“카일.”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푸쉬 업을 멈추고 고개를 위로 든다.

그곳에는 티샤가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예상이 간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슬쩍 바다를 쳐다본 다.

“다들 수영하러 가는데. 카일은 안 들어가나요?”

“나중에요. 지금은 딱히.”

“그러지 말고 같이 가요. 그보다, 카일. 왜 저를 안 보고 다른 데를 보는 걸 까요?”

티샤가 카일의 앞에 불쑥 얼굴을 들이 민다.

“저 이상해요?”

“ 아뇨.”

“그러면요?”

“예쁘죠.”

“그런데 왜 자꾸 저를 피하는 건가요?”

그 물음에 카일이 끄응, 하고 침음을 흘린다.

사실 조금 전 티샤가 수영복 차림으로 나타났을 때 ‘억.’ 하고 탄성을 흘렸 다.

수영복이 라고 해봤자 그냥 원 피 스 하나 입 고 을 거 라고 여 겼다.

이유는 알다시피 , 그 치 렁치 렁한 드레스를 일상처 럼 입고 다니는 세 상이 니까.

애당초 수영복이 있다는 것부터 가능한 일인가? 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짜잔. 천 면적이 좀 넓기는해도. 상의를 걸쳤어도 어찌 되었든 비 키니네요?’

슬며시 보이는 검은색 수영복을 본 순간 박수가 절로 나왔다.

저번에 봤던 검은 드레스도 굉장히 잘 어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확실히 티샤는 블랙의 드레스 코드가 가장 나은 것 같다.

마녀여서 그런가. 아, 이거 차별적인 발언 아니다. 정말이다.

“저 보기 부끄러워서 그래요?”

“그렇다고 해둘게요.”

“해둔다니. 무슨소리에요?”

“그런 게 있어요.”

사실 카일이 신경을 쓰는 건 티샤의 수영복이 아니다.

그녀에게 시선을 한 번 줄 때마다 이쪽을 노려보는 엘가의 시선이 느껴져 서.

그것 때문에 되도록 시선을 주려고 하지 않는 중이 었다.

‘설마티샤가 이렇게 과감한복장을 할줄은몰랐겠지.’

대공가의 영애라서 그런 걸까. 엘가의 복장은 너무 얌전했다.

수영복이라고 보기도 모호하다. 그냥 평소 입는 원피스 같다.

차라리 저번에 봤던 그 붉은 드레스가 더 수영복 같을 지경.

해변에 오면서 저런 복장이라니.물에 들어갈생각이 없는 건가?

엘 가도 그런 제 복장과 티샤의 복장이 비교가 된 다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 다.

자꾸 자신과 티 샤를 번갈아가며 쳐 다보는 게 무슨 생 각을 하는지 다 보일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 티샤에게 자꾸 시선을 주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가요, 카일. 이런 아름다운해변에까지 왔는데 물에 안들어갈 거예요?”

저기, 티샤. 며칠 전에 원 없이 수영하고왔어요.

한 번도 안쉬고 바다를 가로질러 섬까지 다녀왔다니까요?

여 기 수영은 수영 축에도 못 끼는 물장구에요.

그런 카일의 속내를 알수가 없는 티샤는 연신 그를 재촉한다.

“얼른요. 저 운동도 진짜 열심히 하는데, 이 정도 부탁은 들어줄 수 있잖아 요.”

“다른 동기들이랑 같이….”

“자꾸 그러면 저 운동 안 할 거예요. 과식도 할 거고, 야식도 엄청 먹을 거예 요.”

트레 이 너 앞에 서 만 할 수 있는 회 원 님 의 귀 여운 협 박이 었다.

대체 본인 몸무게와 체지방률을 협박으로 삼는 이가 어디 있는지.

카일의 입에서 기가 막힌 탄식이 나왔으나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저 균형 잡힌 몸매를 인질 삼아운동을 안하겠다느니, 야식을 먹겠다느니.

그런 잔인한 짓을 내 거는데 어찌 움직 이 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네,네. 알겠습니다. 알겠으니까운동 빼먹지 말아요. 야식도 너무 먹는 거 참아주고요.”

당연하죠, 라고 답하며 슬쩍 팔짱을 끼는 티샤.

이럴 줄 미처 몰랐는데 꽤나 적극적으로 대시 중이지 않은가.

리드를 하는 게 아니라 당하고 있는 상황인데, 썩 나쁘지는 않다.

어쩌면 원작에서도 이런 식으로 상대를 대해서 마녀라는 이명이 붙은 게 아닐까?

“아오! 저것들은 여기까지 와서 저래야하는 거야?!”

“그만좀해!모래 날린다고!”

어디선가 학생들의 비명이 들려온다. 그보다 모래가 날린다고 저러다니.

해변에서는 무엇을 하든 어쩔 수 없이 모래가 날리는 게 정상 아닌가?

잠시 후, 한 광경을 목도한 카일은 이 마를 짚어야만 했다.

그리고 왜 학생들이 그만 좀 하라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했다.

‘야 이 화상들아.’

해변에까지 와서 검술 대련을 하고 있는 이안과 넬이 었다.

덤으로 레토는 그 근처에 앉아서 심판을 보고 있었고 말이다.

대체 왜 여기까지 와서… 모래밭이라움직이기도힘들텐데.’

카일의 이 생각을 다른 이들이 알았다면 이리 말했을지도 모른다.

해변에서 푸쉬업 삼백 개를 하고 있던 당신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그보다, 전혀 안 어울리는 셋인데 또은근히 잘 어울려 다니네. 저게 바로 운동으로 맺어진 일종의 전우애 같은 건가.’

이렇게 보니 이안도 레토도, 넬이 여자라는 건 전혀 모르는눈치다.

넬이 나름철저하게 제 정체를숨기고있다지만그래도 가까이 지내면 알 것도 같은데.

슬쩍 이 안과 레토를 살펴보니 꿈에도 상상하지 못 한 것 같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로판속 남주들의 특징이 그대로 나오고 있었다

남들은 다 아는 거 본인들은 말 할 때까지 죽어도 눈치 못 채 기 말이다.

“꺄앗!”

옆에서 들려온 새된 비명소리에 고개를돌린다.

파도가 들어서는 곳까지 다가간 티샤가 시 야에 들어온다.

“아,미안해요. 너무 차가워서.”

어째 말하는 모양새를 보니 정말 차가워서 소리를 냈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뜻으로 일부러 비명을 지른 것 같다.

처음봤던 때와 비교해서, 확실히 긍정적인 요망함이 늘었다, 늘었어.

« ” …-

한편, 해변가에 혼자 남은 엘가가 속으로 침음을 흘린다.

수영복을 입은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은 채였다.

‘정보 부족이 었어. 설마 저런 수영복을 입고 오다니.’

설마저런 공격적인 수영복을 입고 올 줄이야. 너무 안일했다.

가장 먼저 넘어야 할 경쟁 상대가 바로 티샤였는데 또 밀린 셈이다.

사실은 엘가도 저런 수영복을 고려하긴 했었다.

일상에서는 입으면 크게 문제가되겠지만, 해변에서는 다르다.

연회장에서 드레스를 입는 것처럼, 해변에서는 수영복을 입는 게 맞으니

까.

심지어 자신의 머리색에 맞는붉은수영복까지 열 벌 넘게 사기도했다.

‘그런데….’

그런데,하필이면 엘가의 한부분이 발목을붙잡고 말았다.

‘왜 수영을 못 해서 진짜! 이럴 줄 알았으면 배워두는 건데!!’

그랬다. 엘 가는 수영을 전혀 할 줄 몰랐다.

해봤자 발목까지 오는 물에 발을 담가본 게 전부다.

엘가에게 저 새파란 바다는 아름다우면서도 또 다가갈 수 없는 곳이다.

해서 그리도 사고 또 샀던, 고르고 골랐던 수영복을 입지 못 했다.

수영복을 입으면 분명 물에 들어가자고손을 잡아끌 것 같아서.

그런 카일 앞에서 ‘나수영 못해요.’ 라고말하기가조금은부끄러웠다.

무엇보다 옆에 티샤도 있을 텐데, 거기까지 생각하면 자존심이 너무 상한 다.

‘너무 자신만만했던 거야.’

충분하다고 여겼다. 원피스만 걸쳐도 카일의 눈길을 잡아끌 자신이 있었 다.

해변에 가자고 한 이유도 바로 그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 만 이곳은 연회 장이 아니 었고, 몸을 싸맨 옷은 완벽한 실책 이 었다.

‘바보야…! 이래가지고 대공은 될 수 있겠어?! 수영도 못 하는데 嘗!’

갑자기 대공위와 수영이 무슨 관계인가 싶겠지만, 엘가에게는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수영을 못 해서, 그래서 바닷물에 들어가지도 못 하는 자신이 가장 바보스럽고 한심하고, 또 너무나 미운 엘가였다.

“짜증나….”

어떻게 하지.대체 어떻게 해야할까.그런 생각들이 가득해질 무렵.

한 가지 계획이 팟! 하고 엘가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잠깐만?’

자리에서 후다닥 일어난 엘가가 급히 바다를 살핀다.

환하게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는 티 샤가 거슬렸지 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 다.

그 옆에서 능숙하게 물살을 가르는 카일.그래, 그의 수영 실력이다.

‘…응. 잘 해. 딱 봐도 잘 해. 깊은 곳까지 스스럼 없이 들어 가고 있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신체 능력 최강인 존 나센이 수영을 못 할 리가 없 잖은가.

자신과는 다르게 너무나 능숙한 모습. 마치 평지를 걷는 느낌까지 든다.

바로 그 부분에서 엘가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수영 또한 결국 몸을 움직 이는 일의 일환이 다.

그리고 카일은 그 몸을 움직 이는 일에 대해 누구보다 진심 이 다.

누군가그에 대해 도움을 청한다면 절대 거부하지 않는다.

덤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누구보다 더 기뻐한다.

.

‘이번 기회에, 수영을 배우겠다고 나서면, 수영도 배우고 카일과도 더 많 은 시간을!’

남들에게 보여주기는 조금 부끄러웠던 수영복들도, 카일 앞에서는 괜찮 다.

개인적으로 부탁을 하면, 남들에게 알려질까 부끄럽다는 말까지 덧붙인 다면.

카일의 성격 상 남들 다보는 곳이 아닌 조용한곳에서 수영을 가르쳐줄 것 이다.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서, 카일과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유.

그 정도면 수영 못 한다는 걸 카일에게 말해도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 려 좋았다! 그리고 다행이다! 자신이 수영을 못 해서, 정말 다행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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