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판 속 전투종족-157화 (157/318)

熲 157화 嗲원래 학기말이 가장 바쁜 법

쿠궁—.

바벨을 대충 바닥에 던져둔 후 엘가를 바라본다.

방금 한 말, 리토리오 대공가에 정식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그 말.

그건 차 한 잔 하자는 여태의 제 안과는 비교도 안 될 것이었다.

“리토리오 대공가에 방문하라고요.”

“네. 아, 참고로 내 개인적인 초대가 아니라 가문의 정식 초대에요.”

개 인적 인 초대 든 가문 공식 적 인 초대 든 초대 는 초대 잖아요.

이 거 또 슬슬 머 리 가 다 지 끈거 리는 느낌 이 든다.

거절하자니 이렇다 할 이유가 없고, 가자니 사람들 시선들이 마음에 걸린

다.

하필이 면 리토리 오다. 제 누나가 짓밟은 공자의 가문 말이 다.

사실 직접 짓밟은 것도 아니고 그놈이 먼저 맞을 짓을 하기도했다.

그러나그 여파로 아카데미는 반파, 리토리오 공자는 거의 폐인.

‘존 나센이 아니 라 다른 가문이 었다면 진작 리토리 오가 사생 결단을 냈겠 지.’

제국에서 황실 다음으로 알아주는 거대한 세력이 다.

그곳의 직계를, 심지어 차기 대공으로유력하던 이를뭉개 놓았다.

대놓고 드러내지는 못 해도 분명 불편하게 여길 놈들이 있을 거다.

해서 걱정하는 것이 다. 바로 그 인간들 때문에.

살살 시비를 걸다가 제 손에 바로 두 동강이 날까봐.

잘 참다가 어느 순간 눈깔이 휙 돌아가면 큰일이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러나 엘가는 그런 카일의 속내를 전부 알고 있다는 듯 입을 열었다.

“말했잖아요? 이건 내 개인적인 초대도 아니고, 비공식적인 방문도 아닌, 리토리오의 정식 초대라고요. 대공의 뜻이에요. 당신은 불청객이 아니라 손 님 인 거죠. 이 미 존 나센과 더는 불편한 사이 가 아니 라고 진작 뜻을 밝히 기도 하셨고요.”

“•••그래도 비뚤어진 충성심을 억누르지 못 하는 놈이 있다면….”

“주인의 뜻을곡해하거나과대 해석하는 이 따위 아버지께 필요하지 않아 요. 그리고 그런 이들은 나 또한 필요하지 않죠.”

처음에는 과연 후계자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지녔던 엘가.

하지만요 근래 계속해서 실적을 내며 자신감이 붙은모양이다.

이제는 대놓고 자신이 대공가의 후계 자라고 칭하고 있지 않은가.

남은 건 카일의 대답뿐이 다. 수락하느냐, 아니면 거 절하느냐.

솔직히 귀찮다. 가기 싫다. 그냥운동 좀 하다가 집으로 가고 싶다.

하지만 차례를 생각해보면 이번에는 엘가의 턴이 확실했다.

남쪽으로 내려갔을 때는 황녀, 그보다 전에는 티샤.

그리고 이번에 서쪽에 다녀오고 교단에 가서는 성녀까지.

엘가를 제외하고 전부 자신과 상당히 괜찮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던가.

딱봐도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대강 견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나중에 괜한 건수 잡힐 일은 안 하는 게 상책 이다.

공평함을 지니고 있어야만 나중에 뒷말이 나오지 않는 법.

‘왜 나한테만 기회를 안 줬냐고 하면 할 말이 없잖아.’

그리고 솔직히,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대공가에 가보고 싶다.

황실을 제외하면 제국 최고 명문가라는 곳은 과연 어떨까.

다른 귀족 놈들은 살이 제대로 쪄서 기름기가 좔좔 흐르던데.

대공가는 다르지 않을까? 존 나센만큼은 아니어도 자기 관리에 철저하지 않을까?

어쩌 면 미래의 처 가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는 곳이 다.

황실 다녀왔고, 교단 다녀왔고, 티샤의 집이야북쪽으로 가는 길에 가볼 테고.

그렇다면 남은 곳은 이제 리토리오 대공가 하나뿐이다.

처가 방문도 공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제 가 안 간다고 하면 엘 가님 이 순순히 받아들일까요?”

“아마도 그러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렇군요. 그리고 기껏 초대를 한 대공께서도 난처하실 테고.”

“많이 속상해하시겠죠.오랜만에 손님을부르는 건데.”

그 오랜만에 부르는 손님 이 아들 멘탈 깨부순 여자의 동생 인 건 알죠?

아무튼,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단 말이야.

다른 평범한 부모, 혹은 되 다 만 귀 족들이 라면 어 딜 오냐고 게 거품을 물 텐데.

하기야, 후계자 자리 놓고 싸우라고 등을 민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엘가와그오빠가 다투는 이유 중하나는.

현 대 공이 자 두 남매 의 아버 지 인 아이 아스 멘타인 데 리토리오가 원해 서 라고.

“제 가 가서 뭘 해드리 면 되 는 겁니 까? 취 해 야 할 액션이 라도 있나요?”

그러니까, 엘가 당신이 후계자로 지목되기 위해 내가 필요한 거냐, 라는 뜻.

처음은 그런 목적을 지 닌 만남, 그리고 어울림 이 었다.

엘가도, 그리고 카일 본인도 그걸 인정하고 또 인지하고 있었다.

“ 아뇨.”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그것만을 위한 게 아니었다.

카일은 몰라도 최 소한 엘 가에 게 는 그러했다.

“그냥 정말로 정식 초대에요. 제국의 신성, 카일 존 나센에 대한초대요.”

낯 뜨거운 말이긴 한데, 따지면 틀린 말도 아니다.

연합과의 부딪침 직전 10강에 준한다는 삼걸 중 하나를 꺾어버리고.

다음 남쪽으로 내려가서는 역시나 10강 급인 파도잡이를 박살냈다.

‘거기에 다시 서쪽으로 가서 몬스터들 다 지웠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비공식 적 인 활동이 긴 했지만, 대공가라면 얼추 알고 있을거다.

무엇보다 리토리오는 외교, 즉 정보를 다루는 데에 도가 튼 가문.

아마도 본인이 한 일에 대해서는 얼추 파악을 완료했을 터.

대공이 직접 나서 초대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엘가 스스로 정치적인 목적이 있어 그러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녀의 자존심을 생각하면 거짓말이 아니라사실일 거다.

“알겠습니다. 엘가님. 리토리오 대공가의 그초대, 흔쾌히 받아들이겠습 니다.”

카일의 대 답에 엘 가가 활짝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는 잘 생각했다며, 얼른 준비해서 오후에 당장 출발하잔다.

“잠시 만요, 엘가님. 하던 루틴만 마저 돌리고요.”

아직 시작 안 한 운동 잠시 미루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이 미 시 작한 운동을 도중에 끊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

천지개벽 수준의 자연재해가 아니라면 모든 존 나센에 통용되는 부분이 었다.

“알겠어요.그러면 옆에서 기다려도되죠?”

“기다리는 것도좋지만, 이왕 옆에 계실 거 엘가님도운동좀하고 가시죠.”

먼저 나가서 준비해라, 내지는 기다려라따위 존 나센에 존재하지 않는다.

운동하는 걸 왜 구경만하고 있어. 이왕 여기까지 온 거 같이 하면 되지.

시간 내서 운동하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날때마다하는게 역시 최고다.

“후우.”

조금 전 하던 바벨 스쿼트를 마저 이 어나가는 카일.

평소에는 조용히 잠들어있던 근육들이 존재감을 과시한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전투용 실전 근육들이다.

‘열심이네.’

보고만 있어도 섬뜩한 수준의 원판이 달린 봉.

그걸 짊 어지고서 스쿼트를 하는 카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무언가에 열중하는 남자의 모습이 큰 매력으로 느껴진다고 했던가.

자신에게 연심을 속삭이는 게 아닌데도 엘가는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리 철저하고 완벽한 남자가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이라.

상상만해도 짜릿하다. 미친 듯이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 상대가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자신에게만’ 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사이에 본인도 있었으면 하는, 조심스레 그런 마음을품을 뿐이었다.

‘•••아니야. 아니야! 조심스럽게는 무슨! 당당하게! 첫 번째도 내가 될 수 있어! 더 노력하고! 더 다가가서! 카일의 마음만 돌릴 수 있다면! 해낼 수 있 어!!’

이미 착한 여자 타이틀은 티샤와 성녀라는 넘을 수 없는 산이 있다.

그렇다고 강한 여자를 꿈꾸자니 황녀와는 비교 자체 가 불가능하다.

남은 건 나쁜 여자. 그래, 나쁜 여자다!

여 자가 나쁜 남자에 게 끌리듯이 남자도 나쁜 여자한테 끌릴 거 야!

아마저 생각을 카일이 읽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거다.

어느 곳도 나쁜 여자’를 전혀 연상시 키지 못 하는데요?

그냥 조금은 계산적인 것 같으면서, 또 보면 순수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애정에 목이 마른, 지극히 평범한 영애라고 말이다.

*

“각하. 정녕… 그 청년을 대공가에 초대하실 요량이십니까?”

리토리오 대공가의 집사장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다.

여태껏 단 한 번도 제 주인의 의견에 다른 말을 달지 않았던 노인이다.

하지 만 오늘만큼은 퍽 염 려스럽 다는 기 운을 숨기 지 못 한다.

“그대가 이렇게 걱정하는 모습은 처음이군.”

“이제 겨우 작은 도련님께서 방을 나서시고 사람들과도 만나고 계십니다. 그런데….”

“기껏 그런 담력으로 어떻게 이 대공가를 이끌수 있겠나.”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다고 하지 만, 진짜 죽을 고비는 아니 었다.

애 당초 정말 해할 생 각이 었다면 제 작은 아들은 살아남지 못 했을 거 다.

운이 좋아서 경상에 그친 게 아니다.다만존나센이 그리 결정했을뿐이다

자극했고, 도발했으며, 그에 따른 마땅한 벌을 받아야 했지만.

전투 능력도, 수행 의지도 전혀 없는 이를 해할 수는 없었기에.

해서 분노 한 번 드러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은 거다.

그 결과가 아카데 미 반파일 줄은 누구도 몰랐을 테 지 만.

“하지만… 각하. 작은 도련님입니다. 각하의 아드님 이십니다. 걱정이 되실 것 아닙니까.”

천륜이 라고 했다. 부모와 자식은 결코 뗄 수 없는 관계다.

평소에는 자식들에 게 애 정 따위 없는 것처럼 보이지 만.

리 토리오 대공도 결국 사람이 다. 자식을 셋 이 나 둔 아비 다.

어찌 안타까운 마음이 없을까. 어찌 걱정스러움이 없을까.

“가신들 반응은 어떠한가.”

리토리오 대공은 대답 대신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에 집사장은 침음을 흘리곤 그에 답했다.

“조금은혼란스러워 하는눈치입니다. 작은도련님께서 저리 되신 게 존 나센 때문인데. 아가씨께서 가까이 지내는 것부터 각하의 공식 초대까지. 이 리 되니 다들 눈치를 보며 차기 후계자로 아가씨를 거의 확정한 것 같습니다. ”

“더더욱 몸이 달은 놈들도 있겠군.”

“그렇기는 합니 다만 어쩌 겠습니 까. 상대는 이 전의 존 나센도 아니고, 황실 에서 정식으로 치하를 한 인물인데 말입니다.”

그렇지, 라고중얼거리며 리토리오 대공은 생각에 잠겼다.

카일을 굳이 대공가로 초대하는 것은 단순히 엘가 때문만이 아니다.

이 것은 제 아들에 게도 내 어주는, 말 그대로 마지 막 기 회 다.

두려움을 직 시 하고 더 성 장하는 그런 계 기 가 되 었으면 한다.

대공가의 차기 가주라면 제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를 할 줄 알아야 한다.

해서 제 아들이 모든 걸 이겨내고 한 걸음 더 성장한다면.

대공은 다시 한 번 기회라는 것을 주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과연 그 아이가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리 토리 오 대 공은 고개 를 돌려 창 바깥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서 존 나센 폭풍이 밀려 들고 있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