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169화 嗲 존 나센에 온 걸 환영한다 병아리들
“여기서부터 존 나센 남작령입니다.”
앞장서서 걷고 있던 닐 영감이 몸을 돌리곤 미소를 짓는다.
그에 이안과 넬, 그리고 티샤까지 탄성을 흘리곤 주변을 살핀다.
무언가 대단한 것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잔뜩 기대한 모습.
하지 만 아무리 살펴봐도 고요한 대 지와, 끝을 알 수 없는 숲만 보일 뿐이 다.
그들이 상상하던 압도적인 존재들의 고향과는 거리가꽤나 멀었다.
특별한 건 없다. 다른 남작령들과 똑같이 고요하고 한적한 곳이다.
“표정들이 ‘상상하던 것과는 좀 다른데?’ 같은데.”
“제 가 보기 에도 그렇습니 다, 작은 도련님.”
당연히 할 법한 오해다. 존 나센에 대해서 알려진 게 거의 없으니.
듣기로 제국의 대부분 사람들이 강철로 이루어진 땅을 상상한단다.
약한 것들은 감히 발도들일 수 없는, 지옥보다 더 대단한곳이라나.
그리고 창칼로 찔러도 날이 무뎌지는 사람들이 산다고 여긴다고도 한다.
안타깝게도 존 나센 사람들도 창칼에 찔리고 베이면 상처도 나고 피도 난 다.
무적 이 었다면 애 당초 단련 같은 건 할 필요도 없었을 거다.
다만, 보통 수준은 아니 고 실력 좀 되 는 이 들이 휘 둘러 야 하겠지 만 말이 다
•
두두두두!!-
이때, 저 멀리서 먼지구름이 일면서 무언가가빠르게 접근한다.
그 모습을 보며 넬 이 나 티 샤는 영 지를 돌아다니 는 순찰병 이 라고 생 각했 다.
말을 타고 경무장을 한 채, 혹 있을지 모르는 몬스터의 습격을 방지하는 자들 말이다.
“•••에?”
“어?”
하지만 먼지구름을 뚫고 나타난 순찰병들을 본 순간.
두 여자는 황당한 기색을 숨기지 못 하고 탄성을 흘려야만 했다.
“작은 도련님 ! 돌아오신 겁니까?!”
“네. 방학이 잖아요. 집 에 돌아와야죠.”
일단 병사 복장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순찰병은 맞다.
그래, 순찰병 이 분명 맞는데. 그들이 타고 있어야 할 말은 어디 에도 보이 지 않았다.
“남작님께 들었습니다, 닐 영감님. 제국 여행은 어떠셨나요?”
“즐거웠지.아직 이 몸뚱이가쓸만할적에 맞붙었던 상대도만났고.”
“오오! 돌아가면 자세히 좀 이야기해주세요!”
“저도궁금합니다!그래서 이기셨습니까?!”
“허허허. 이보게들. 승패가중요한일인가?”
당연히 승패 가 중요한 거 아니 야? 라고 이 안이 생 각했다.
모름지기 일단 대련을 하면 일단 이겨야 자존심이 서는 게 아닌가.
하지만 존 나센 순찰병들은 닐 영감을 따라 웃더니 이리 답했다.
“하하하! 아니지요, 영감님 !”
“승패가뭐 중요합니까! 멋진 결투였다면 그걸로충분하죠!”
예상치 못한대답이어서 그럴까.이안이 ‘으응?’ 탄식을흘린다.
제국을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고 싸웠다던 존 나센이다.
그런 이들의 입에서 승패가뭐 중요하냐는 말이 나오다니?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위해서 그리 싸웠단 말인가!
“아이고. 자, 우리는 할 일이나 마저 하러 가겠습니다.”
“그래. 고생들 하게.”
“넵! 아! 작은도련님! 돌아오셔서 기쁩니다!”
“저도요. 나중에 봐요. 고생들 하고요.”
짧은 대화를 마무리하고 다시 먼지구름을 일으키 며 사라지는 두 남자.
역시 나 말은 없다. 그냥 두 다리로 달릴 뿐이 다. 그런데 속도가 무지 막지 하 다.
아무 것도 모르는 이 가 본다면 말을 타고 질주하는 모습일 터.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참대단하네요.”
“그러게 말입니다.유산소는저도좀힘든데.”
저게 유산소 운동이라고? 저게?? 저게 어떻게 유산소 운동인데?!
저 렇게 뛰 다가는 폐 고 심 장이 고 그냥 터 져 버 릴 것 같은데 嘗!
이 안과 넬, 그리고 티샤까지 화들짝 놀라서는 뒤를 돌아본다.
두두두두!!-
이미 두 개의 점이 되어 사라진 순찰병들.
저들과 비교하자면 본인들이 하던 유산소는 그냥 애들 걸음마 수준이다.
심지어 쉴 것 같지도 않다. 저러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상상이 안간다.
이후조금 더 이동을 하니 또 한무리의 병사들을 마주치게 되었다.
“오셨습니까, 작은 도련님.”
“오랜만에 보네요. 잘 지냈어요?”
“똑같습니다.수렵제가끝나니 워낙 지루해서.”
길목을 지 키는 병사로 보이는 이 가 그리 중얼거 린다.
그런 병사의 두 손에는 창이 아닌 봉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양 끝에는 섬뜩할 정도의 두께를 지닌 원판이 달려있었고 말이다.
“이두근! 이두근!!”
뒤 에서는 또 다른 병사가 한창 바벨 컬을 하며 우렁차게 외치고 있다.
그 목소리 가 어 찌 나 우렁 찬지 몬스터 가 지 레 겁을 먹 고 도망갈 것 같다.
“요즘도 경계 업무제비뽑기로해요?”
“예.근손실 오는게 서로싫다보니 하고있습니다.”
“그냥순번을 정하라니까요.그게 나을 텐데.”
“재미가 없지 않습니까. 제비뽑기는 뭔가 두근거리는 맛이 있고요.”
아무튼, 이 사람들은왜 그렇게 심장뛰는 일을 좋아하는지.
현대로 날아가서 익스트림 스포츠를 만나면 아마 미쳐 날뛰지 않을까 싶 다.
• • • 아, 아니 지 . 현대로 보냈다간 바로 폭행죄 로 끌려갈지도 모르겠다.
“처음보는분들이 있습니다만.”
“손님이에요. 정확히는제 친구들.”
“아.그렇습니까? 작은도련님의 친구분들이라고요.”
병사들이 뒤에 있던 이안과넬, 그리고 티샤를 샅샅이 훑어본다.
양아치들이 보내는 끈적한 시선이 아니다.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빛 이다.
저 번뜩이는 눈빛은 어지간한 기사조차 질겁하게 만들 것이다.
“•••음. 여기 남성분은 꽤나흥미롭군요.”
한 판 붙고 싶다는 말을 애써 돌려 말하는 중이 다.
카일도 그걸 잘 알고 있기 에 하서하! 웃으면서 손을 내저 었다.
“나중에요. 일단 아버지께 인사부터 드리고.”
“알겠습니다. 일단 참도록 하죠. 옆의 분은… 음. 좀 이상하고. 여성 분은… ”
•
한동안 티샤를 쳐다보던 병사가 흐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 걸 들여보내 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기색 이 가득하다.
운동하지 않는 자, 존 나센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이것은 아주오래 전부터 철저하게 지켜진 그들의 율법.
만에 하나 어길 경우모든존 나센이 철저히 심판할 것이다.
“작은 도련님. 여기 이 분은 조금 아슬아슬합니 다만.”
“네? 아… 음, 얼마 안되어서 그래요. 제가 몇달 전부터 직접 가르치고 있 어서.”
“흐음.
“그래도 노력한흔적이 아예 보이지 않는건 아니잖아요?”
카일의 말에 병사가천천히 고개를끄덕인다.
압도적으로 강한 것은 아니나 펑퍼짐한 몸매는 또 절대 아니다.
굉장히 체계적으로 열심히 관리를 한흔적이 짙게 남아있다.
더해서, 정말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자를 카일과 닐 영감이 데리고 오지도 않았을 터.
“아아.그래서 손님이라고모시고온 거군요.”
확실하게 이해했다는 듯 병사가 갑자기 활짝 웃는다.
압도적인 강자는 아니다.하지만 강자가되기 위해서 찾아온, 노력하는 자
존 나센에서는 그들 또한 환영이다. 언제든 찾아와도 좋다.
그들이 보기에 티샤는 아무래도 그런 손님으로 비쳐진 듯 했다.
‘실은그게 아닌데.’
어째 일이 점점 꼬여가는 느낌이다. 역시 방학은 괴로운 거다.
그냥 계속 아카데미에 있을 걸 그랬나? 아니다.그랬다간또 형과누나가 을 거다.
그리고 당장끌고 가겠지. 방학도했는데 왜 집에 안오고 있냐고.
‘•••아니, 잠깐만. 왜 둘 모두 양반은 못되는 건데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생각하자마자 바로 다가오는 두 기운 이 느껴진다.
이것은 분명히 리어와레아, 자신의 형과누나만이 지닌 기세.
얌전히 성 안의 커다란 헬스장에 서 운동이 나 하고 있어 야 할 두 사람이 다.
한데 왜 갑자기 이리로 빠르게 다가오는 것인지, 아주 조금 걱정이 된다.
혹시 형 이 랑 누나가 간 후로도 운동 열심히 안 했나?
아니면 전처럼 야식도 계속 먹고, 자극적인 음식도 흡입했었나?
곰곰이 생각해본 카일은 다행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둘 다 아 니다.
물론 야식을 아예 안 먹은 건 아니고, 설탕도 끊지는 못 했다.
여전히 자극적 인 음식은 끊을 수 없는 마약이 었고 야식은 천국의 맛이 었 다.
하지만 운동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전보다 더 열심히 했다.
그러니까 괜히 움츠러들 이유는 없다. 당당해져도 된다! 존 나센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다!
타닷!-쿠구궁!!-
콰아아앙!!-
« ” …-
슈퍼 히어로 랜딩을 하는 형과 누나를 본 카일은, 얌전히 그 생각을 접었다
•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이 뭔가 잘못을 한 것 같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 단그런것 같다.
!
!
“막내야.”
“카일!!”
“리 어 형님, 레아 누님. 오랜만… 크겍!”
목뼈와 척추가 동시에 부러지는 줄 알았다.
자신이 조금만 더 약했다면 분명 그렇게 죽었을 것이다.
“드디어 왔구나. 우리 막내”
“보고싶었어, 카일!!”
“끄어어어!! 저, 저도 보고 싶었습니다! 그, 그러니까 일단! 께엑 !”
아카데 미 에 서는 누구도 감히 건드릴 생 각조차 못 하던 카일 이 다.
그런 카일이, 지금은 무슨 다섯 살코흘리개 대접을 받고 있다.
형과누나가 어찌나 격하게 반겨주는지 납작해지다못해 터질 것 같다.
“허허허.
닐 영감은 그걸 인자한웃음을 내지으며 보고만 있었다.
카일이 제발 좀 살려달라고 외쳐도 그냥 허허허 ! 연발이 었다.
‘•••강하다.’
꿀꺽-.
이안은 마른침을 삼키며 리어와레아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었다.
카일과 몇 번의 대련을 하면서 감각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되 었다.
아카데미의 교수들과 파견을 나온 기사들은 그런 이안을 보며 천재라고 했다.
시간이 지난다면 제국 10강의 위치에 오를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예전의 나였다면 거기에 기고만장해졌을 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제는 아 니야.’
저 기 제 형과 누나 사이 에서 바동거 리고 있는 청년을 넘는 것조차 버겁 다.
하물며 그 형과 누나를 이 길 수 없는 건 당연한 사실.
그런와중에 무슨 강자이니,최고의 검사이니 말할수있겠는가.
더 노력해 야 한다. 더 피땀 흘려 야 한다. 그리고 더 강해져 야 한다.
이 안은 강하게 주먹을 쥐며 존 나센 남매를 바라보았다.
반드시 닿고 싶은, 그래서 인정받고 싶은, 언젠가 넘어보고도 싶은.
강렬한 동경심을 품게 한 존재들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멋지다!!’
한편, 넬은 이안와 비슷하게 감탄 중이었다.
다른 점은 이안만큼 기세를 읽지 못 하기에 막연하게 강하다! 라는 것만 읽는 정도.
그래도 자신이 이곳에 온 목표를 떠올리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티샤는….
‘카일의 형과누나되시는분들이구나.무조건 잘보여야해!’
미래의 아주버님과 형님 눈에 들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노력해야 한 다고.
스스로에게 그렇게 되뇌고 또 되뇌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