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 3
(11/11)
후일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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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3
졸업 전시회를 끝으로 백수 생활을 맞이한 강선과 달리 지예준은 다시 교사가 될 준비에 한창이었다. 오늘도 그는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다 올 것이다.
지예준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면서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외로움을 하나하나 청소해 나갔다. 이젠 집에 들어가도 혼자가 아니었다. 혼자 있다 해도 곧 돌아와 저를 안아 줄 이가 있으니 불안하지 않았다.
꿈에 대해선 이렇다 할 과학적 근거가 적으니 평생을 생각해 보아도 시원한 답을 얻진 못할 테지만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는 불안감과 소리 없이 사라져도 알아줄 이 하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갓 서너 살 먹은 아이의 몸에 새겨진 건 분명했다. 자면서도 계속 제 기억 중 가장 강렬한 기억들만 끄집어낸 것도 누구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무의식이 자극을 준 게 아닐까.
차라리 부모님과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무한 게 다행이었다. 조금이라도 흔적이 남았다면 자신은 분명……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했을 테니까.
“어, 여보세요?”
-강선아, 나 지금 끝났어. 빨리 갈게.
“밖에 눈 오더라. 괜히 미끄러지지 말고 천천히 와.”
-응. 알겠어. 빨리 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아니, 천천히 오라니까.”
-……아, 맞다. 그랬지.
머쓱하게 하하, 웃는 소리에 강선의 입꼬리가 둥글게 올라갔다.
11월과 12월 사이에 걸친 시간. 제 생일 케이크를 들고 나타날 이를 기다리며 작은 트리에 노란 종을 매달았다.
강선은 이제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