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8화
Chapter 2. 이게 무슨 난장판이야
제목 : 랭킹 1위 닉네임 봄? (댓글 : 4213)
내용 : 랭킹 공개도 충격적이고 순위도 충격적인데 랭킹 1위 이름 보는 순간 다 잊어버림
└나도
└나도 222 ㅋㅋㅋㅋㅋㅋㅋ 플레이어명 바꿀 수 있는 건지도 몰랐음
└333 시스템 은근 불편함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싶다 매뉴얼이라도 달라고
└여보세요 거기 시스템이죠? 죽은 우리 가족 살려내 시발
└갑분숙연 ▶◀
└근데 2위도 이필연인거 보면 바꿀 수 있는 거 아는 애들은 알고 있었을지도ㅋㅋㅋ2위 누가 봐도 이Uㅜ연
└바꿔도 하필이면 필연ㅋㅋㅋ 인터넷에서 자기 별명이 모나미라는 거 아는 게 분명
└이건 또 뭔 소리임?
└검색방지하다 나온 LEE우연 별명임ㅇㅇ 포레버 길드가 목격담만 올려도 찾아와서 지우라고 해서…… Uㅜ연 아니고 필연 이야기임 했다가 그것도 고소당해서 필연 아니고 연필입니다 연필하면 모나미^^ 하게 됨ㅋㅋㅋ
└방랑하는 구도자라니…… 줄이면 방구네
└미;친놈아 당장 지워
└1위님 여기예요
└근데 지금 웃을 때가 아님…… 그래서 저 랭커 대체 누군데?
└정부는 아는데 발표 안 한다는 소문이 있음 모나미가 자존심 상했다고 찾아가서 목 딸까 봐
└모나미 성격 글케 안 좋음?
└얼굴 보면 모르냐 얼굴값 하겠지
└얼굴은 천산데
└모나미만 문제냐 겨수님도 그렇고…… 저는 랭킹 3위를 사랑합니다 겨수님은 제 마음속의 랭킹 1위 ☆
└하긴 겨수님vs모나미 거의 연고전이었는데 공식 나버렸네
└고연전임^^;
└아니 이건 3위 팬이나 하는 소리지 마검사 vs 마법사 기동력으로만 봐도 모나미 압승임
└그러니까 이렇게 순위 매기지 말라고;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들 순위 매기고 싶냐?
└시스템이 매겨 버렸는데 어쩔 ㅋ
└헌터들 목숨 걸고 일하는 만큼 다 자부심 쩔고 그렇잖아. 사실상 전 헌터 순위 매겨지면서 헌터들 간 싸움 나게 생긴거…… 시스템 진짜 인간이 멸종하길 바라는 것 같음
└이거 진짜 인정.
└여튼 랭킹 1위 정체를 정부가 안다는 건 헛소리임. 나 꽤 높은 급 헌터인데 던전 다니면서 저런 이름 가진 사람 한 번도 못 봄
└나 헌터 아니라서 그런데 남의 플레이어명은 어케 봄?
└던전 클리어하면 시스템에서 해당 던전 역대 클리어 명단 볼 수 있음. 그런데 저런 플레이어명 한 번도 못 봄. 1위 할 정도의 랭커라면 한국에 있는 S급 던전 수십번 돌았어야 정상이잖아. 근데 없다고.
└한 줄 정리 : 랭킹 발표도 충격, 모나미가 1위 아닌 것도 충격, 1위 정체 아무도 모른다는 것도 충격
└한 줄 아니네
└랭킹 1위 닉네임은 왜 뺌?
└그건 충격이 아니라 웃겨서
└1위님 여기예ㅇ
“듣고 있나, 이우연 헌터?”
한창 댓글을 작성하고 있던 이우연은 보고 있던 핸드폰 화면에서 눈을 떼고 시선을 올렸다. 김성연이 미간을 찌푸린 채 이우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일주일간 연락 안 된 이유를 물었는데.”
“저도 대답했잖아요.”
“안 했어.”
“아, 한 줄 알았지 뭡니까.”
심드렁한 말투에 김성연의 미간에 주름이 졌지만 다음 순간 이우연이 하는 말이 충격적이라 화를 내려던 것도 잊었다.
“놀러 갔는데 갑자기 돌발형 던전에 휘말렸어요.”
“뭐라고? 어디서!”
“클리어됐으니 위치는 상관없잖아요. 돌발성이라 더 이상 나타나지도 않을 거고. 고위 던전은 아니었는데 저랑 상성이 안 좋았던 바람에 오래 걸렸습니다.”
“그럼 혼자 일주일이나 던전 안에 갇혀 있었단 말이야?”
“그야 저 혼자 휘말렸고, 던전 안에서는 핸드폰이 안 되니 구출 요청도 못 하니까.”
“그, 그럼 이야기를 해야지!”
“지금 이야기했잖아요.”
그 말에 김성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도 일선에 나서는 헌터인 만큼 돌발성 던전에 휘말리는 게 얼마나 고생인지 아는 탓이다.
게다가 이우연이 일주일이나 고생하고 나서야 겨우 클리어 한 던전이라니. 분명히 엄청나게 까다로운 던전이었을 것이다.
“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고생한 사람을…….”
이우연은 김성연이 자책하는 말을 하는 것을 뻔히 들었지만, 딱히 자신이 그 돌발성 던전에 갇힌 것은 겨우 3시간밖에 안 된다고 해설해 주지는 않았다.
착각한 사람 잘못이지.
하긴 3시간 동안 고생한 것 때문에 요 일주일 간 기분 잡쳐서 이 영원 길드의 길드장을 포함한 모든 연락에 응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는 했다.
“하여간에 호출한 이유나 말씀해 주세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일주일이 지난 일이지만 랭킹 순위가 발표되었잖나.”
“아, 제가 2위고 길드장님이 10위인 그 순위?”
김성연의 눈가가 움찔거렸다.
영원 길드는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헌터 집단이 소속되어 있는 길드였다. 김성연은 5년 전 혼란스러웠던 한국에서 국내 최고위 헌터가 길드장이라는 미끼로 자신의 길드에 많은 헌터를 끌어모았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순위가 발표되었는데 10위라니.
물론 높은 순위이기는 했다.
그러나 홍보하던 만큼은 아니었고, 실제로 김성연은 그 자신의 순위를 이우연 다음 정도로 꼽고 있었을 테니 개인적으로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다.
외부의 시선도, 길드 내부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겠지.
혹시 모르지. 당장 테이블이라도 뒤엎으며 싸움을 걸지 않을까 했는데, 김성연은 이우연의 말에 기분이 상하기는 했어도 답을 듣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는지 꾹 참는 눈치였다.
이우연은 눈가를 살짝 찌푸렸다.
‘흐음, 불씨가 생겼는데도 당장 덤비지는 않는단 말이지.’
“……그래, 정부에서 연락이 왔어. 자신이 1위라고 자가 신고하길 바랐는데 아무도 연락이 없어서, 혹시 짐작 가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없어요.”
“정말…… 없나?”
이미 한 번 대답했는데도 또 묻다니. 이우연은 눈을 접어 웃어 보였다. 내심 불쾌했던 탓이다.
그리고 이우연의 그 버릇을 모를 리 없는 김성연은 속으로 혀를 찼다. 아직 스물다섯밖에 안 된 애송이가 저게 무슨 꼴인지.
“대체 무슨 의심을 하시는 거죠?”
“정부도 그렇고 나도, 그리고 사람들도 이상하게 생각해. 자네가 1위가 아니라는 점을.”
이우연이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제 얼굴에 너무 금칠을 해 주시는데…… 솔직히 한국 헌터 풀은 김성연 헌터가 더 잘 아실 텐데요. 빤하잖아요.”
“그런데도 모르겠으니 문제지.”
김성연이 혀를 찼다. 실제로 그가 모르는 고위 던전을 클리어 가능한 헌터는 한국에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숙자 교수님한테는 연락해 보셨나요?”
“그쪽은 나도 무서워서 차마 직접 연락은 못 하지. 하지만 정부 연락은 한 모양인지, 이미 모르겠다고 답변이 온 모양이야.”
“우리 교수님, 심기가 불편하신 모양이군요.”
이우연은 환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테이블에 두드렸다. 김숙자 교수도 모른다, 라.
“그야 갑자기 1위가 튀어나왔으니까.”
“교수님이 순위 따위에 집착하시는지는 몰랐는걸요.”
“사실 나도 그리 편안한 마음은 아닐세.”
김성연이 끼어들었다. 찌푸려져 있는 눈가의 주름이 그의 언짢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이우연은 순간 흥미로워졌다.
“이런, 저따위가 2위를 해서 죄송한 마음이군요.”
“놀리지 말게. 이우연 헌터의 순위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야. 자네가 근 5년간 던전을 클리어하는 데 가장 커다란 공적을 세운 건 명약관화한 사실 아닌가.”
물론 세계적으로 보면 이우연보다 더 많은 공적을 쌓은 헌터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이 발표한 랭킹은 한국을 ‘서버’라고 지칭하며 해당 랭킹이 ‘한국 서버 한정’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니 자네는 인정한다만…… 갑자기 다른 인간이 튀어나오다니.”
그 말투에서는 뾰족한 가시가 느껴졌다. 타인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할 때 보일 법한 불쾌감.
이우연의 눈이 가늘어졌다.
“한국에는 정말 짐작 가는 바가 없단 말이야…… 정말 모르는 건가, 이우연 헌터?”
이우연은 더욱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러니까아~ 대체 무슨 의심을 하는 거냐고, 묻잖아요?”
“혹시.”
김성연이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이우연은 기가 차서 하, 하고 헛웃음을 내뱉었다.
“어떻게 누군지도 모르는 랭킹 1위를 쓱싹합니까? 아, 혹시 내가 살인이라도 저질렀을까 봐 다들 날 찾아 댔던 건가요?”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만, 저는 여러분과 달리 딱히 2위라고 자존심이 상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반갑죠. 나말고도 한국 던전 안정화에 기여해 줄 만한 강한 헌터가 있다는 이야기니까.”
그러나 김성연은 그 천사의 나팔 소리처럼 들리는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처음에는 언론에서도 곧잘 찬양하곤 하는 저 외모에 속았지만, 이제 그 천사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그의 성정을 너무 잘 아는 탓이다.
“아니, 업적치를 기준으로 계산된다면 더 이상해. 업적치는 던전 클리어에 기여한 순서대로 주어지는데 그렇다면 던전에서 몇 번은 마주쳤어야 정상이지.”
“우리 모르게 홀로 던전을 클리어해 왔을 수도 있죠.”
“그게 말이 되나?”
물론 말이 되지 않았다.
먼저, 플레이어명을 바꾸려는 시도는 이우연도 이미 해 보았다. 그래서 변경 제한 시간과 횟수 또한 익히 알고 있는 바였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름을 바꿀 수는 없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S급 고정형 던전은 총 5개. 그중 서울에 3개가 몰려 있다. 그 S급 고정형 던전의 역대 클리어 목록에서 이우연이 모르는 이름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랭킹 발표 직전 갑자기 이름을 바꾸었을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이우연보다 더 업적치를 쌓았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할 만한 인물들은 이미 랭킹 10위 내에 실명으로 이름이 기재되었다.
“그러니까 클리어 목록에서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S급 고정형 던전이 아니라 돌발성 던전만을 클리어해 1위가 될 만큼의 업적치를 쌓았거나…….”
“말도 안 돼. 돌발성 던전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현상도 아니잖아. 자네는 유독 잘 휘말리는 편이긴 하다만.”
이우연은 의도적으로 따닥, 하고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김성연이 자신의 생각에 몰입하지 않고 이우연의 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도대로 김성연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 이우연은 말을 이렇게 슬쩍 흘렸다.
“혹은…… 시스템을 속일 만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걸지도 모르죠.”
“시스템을 속이는 스킬?”
김성연은 앞선 말은 모두 그저 허례에 불과하고 이것이 이우연이 내린 진짜 결론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우연은 자신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었음을 간파하고 어깨를 으쓱였다.
“길드장님 말씀대로 범위를 한국으로 한정한다면 저보다 더 많은 업적치를 쌓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그러니 결론은 하나밖에 없잖아요?”
“시스템을 속이는 스킬이 있다…… 그게 가능할까?”
“적어도 저도 모르게 한국에서 더 많은 업적치를 쌓았다는 가설보다는 신빙성이 있지 않겠어요?”
“그건 그렇지. 가설에 불과하지만…… 그 가설이 맞다면 랭킹 1위를 찾아내는 건 신중한 편이 좋겠어.”
“그렇죠. 우리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없어요. 만일 위험한 성향의 인물인데 모르고 함부로 접근했다가는…….”
이우연은 목을 휙 그었다.
김성연이 심각한 낯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우연은 자신의 가설이 영원 길드의 최종 의견으로써 정부에 전달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우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저는 다음 강남 쪽 던전 쿨 타임 돌 때까지 연락 안 받습니다.”
“또 왜?”
“길드장님도 랭킹 보상은 받으셨겠죠, 10위였으니까?”
“……그건 그러네만, 그게 왜?”
“10위니 그럭저럭 좋은 아이템을 받았을 것 같아서요.”
김성연이 그 속이 훤히 보이는 질문에 한숨을 쉬었다. 남의 아이템이 질투라도 나는 건가.
이우연은 장비 욕심이 많은 편이긴 했다.
“그래 보았자 자네에게 비할 바 있겠나. 그리고 내가 무슨 아이템을 받았는지 궁금한 거라면 빌려줄 수도 있네. 같은 길드원이니까.”
“딱히 궁금한 게 아닌데요. 대여 안 해 주셔도 됩니다.”
이우연은 그렇게 말하고 등을 돌렸다.
김성연은 그 등에 대고 웃음기가 섞인 말을 했다. 이럴 때 보면 아직 앳된 얼굴처럼 아이 같은 면이 있는 남자였다.
“참고로 내게는 자네가 뭘 받았는지는 말 안 해 줘도 되네.”
“그것참, 배려 감사합니다.”
이우연은 길드장 사무실을 나와 1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통유리로 된 엘리베이터 너머로 넓은 강남의 8차선 도로가 마치 장난감처럼 보였다.
그제야 이우연은 얼굴을 평소처럼 무표정으로 되돌렸다.
‘그러니까 길드장은 아이템을 받았단 말이지.’
역시 개인별로 다른 보상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다른 랭커들은 보상으로 무엇을 받았을까? 이우연은 궁금해졌다.
특히, 그 랭킹 1위인 구도하는 방랑자…… 아니, 방랑하는 구도자? 뭔들 어떻겠냐, 만은.
‘뭐, 내가 뭐라고 말하건 간에 어차피 랭킹 1위를 찾아내려고 들겠지.’
그 랭킹 보상이라는 게 이 상황을 막아 줄 만한 방파제이기를 빌어 주는 수밖에.
재미있고 황당한 가설을 먹이 삼아 던져 보았지만, 이우연은 딱히 자신의 말 하나에 헌터들이 정말로 랭킹 1위를 추적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김성연만 보아도 새롭게 나타난 랭킹 1위에 명백한 적의를 느끼고 있었으니까.
영원 길드는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이후 헌터 사업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번 길드였고, 그 돈으로 강남역 근처에 있는 커다란 빌딩을 사들여 더 높이 쌓아 올렸다.
빌딩의 최상층은 물론 김성연 길드장의 개인 사무실이었다.
수많은 언론과 정치인들이 아무리 만나자고 사정해도 저 사무실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일은 잘 없다고들 한다.
겨우 5년 만에, 한국에는 새로운 계층이 생겨 버렸다.
갑자기 일어난 이변에 처음에는 다들 살아남기 바빴지만, 이제 슬슬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5년 전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를 잃었고 헌터는 그런 사회에 떠오른 구세주였다. 그리고 이우연을 비롯해 이름이 알려진 헌터들은 그 구세주 가운데서도 스타나 다름이 없었다.
이제 랭킹까지 만들어졌으니 더할 것이다. 좋든 싫든 간에 현실이 그랬다.
시스템이 생긴 이유는 모른다.
시스템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우연은 시스템의 목적만큼은 알 것 같았다.
누군가는 이 비극이 벌어진 세계 속에서도 삶을 이어 가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 동경을 떠안기고, 누군가는 그 비극 속에서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안온한 삶을 누리려는 인간을 경멸한다.
이 상황 또한 그랬다.
던전 공략이 수월해지고 사회가 안정돼 가며, 사람들이 넷상에서 던전이 어떻고 헌터가 어떻고 떠들 만큼의 여유가 생긴 지금.
그리고 헌터들이 자기 목숨 보전에 급급한 단계에서 벗어나 슬슬 자기들만의 이익을 좇기 시작한 이 상황에서, 누군가 느닷없이 튀어나와 랭킹 1위가 되는 것은 결코 호재가 아니었다.
이미 안정되기 시작한 지대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그런 이우연의 생각이 맞다면…….
‘어차피 곧 만나게 되겠지.’
이우연은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씩 웃었다.
그때까지 모쪼록 살아남길 바라, 랭킹 1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