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62화
그렇게 말한 순간, 백사현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반응했다.
등 뒤에 메고 있던 바스타드 소드를 뽑아 드는 대신 허공에서 나타난 단검을 오른손으로 잡아챘다.
한두 번 휘둘러본 솜씨가 아니었다. 단검은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곧장 휘둘러졌다.
그나마 급소는 피해서 공격하네.
물론 당해 줄 생각은 없었기에, 나는 검을 들어 백사현이 든 단검을 쳐 냈다.
“윽!”
내 힘을 이기지 못한 백사현의 손목이 꺾이며 단검이 허공으로 날아가 호수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백사현은 단검이 빠져 물방울이 튀어 오르기도 전에 허공에서 다음 검을 꺼내 들어 내 쪽으로 던졌다.
그건 확실히 검사가 보일 법한 움직임이 아니었다. 이번엔 어쌔신이라도 된 건가.
나는 혀를 찼다.
“네 장난에 어울려 줄 시간이 없는데, 내 말부터 좀 들어 보지?”
하지만 백사현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이를 꽉 깨물고서 이번엔 정말로 등에 메고 있던 바스타드 소드를 뽑아 들었다.
“차아앗!”
양손으로 검 자루를 쥐고서 거대한 검을 내려치는 기세가 사뭇 그림 같았다.
이것만 보았다면, 훌륭한 검사는 아니라는 이우연의 안목을 의심할 정도로 그 기세는 완벽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해 줄 수는 없었다.
나는 내디딘 발에 힘을 주었다.
이대로 내려쳐지는 대검을 고스란히 받는 대신, 검을 피한 뒤, 백사현이 검을 회수하기 전에 목을 친다.
그 길이 뻔히 보였다.
하지만 나는 자리를 비키지 않고, 굳이 백사현이 내리치는 검을 고스란히 받았다.
깡!
청명한 검음에 백사현의 눈이 커졌다. 위에서 내려치는 대검은 내 검에 막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백사현이 이를 악물었다.
“이익……!”
직접 검을 받아 보니 알겠다. 생각보다 제대로 단련한 몸이었다.
다만 나를 상대하려면 이대로는 부족하지.
나는 팔에 힘을 주어 백사현의 검을 올려쳤다.
버텼다면 재미있었겠지만, 내가 올려치는 힘을 견디지 못한 백사현이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섰다.
그 틈으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백사현의 눈동자가 커지기도 전에 나는 검의 방향을 돌리고 팔꿈치를 뻗었다.
뻐억!
피부 속 뼈가 어그러지는 감촉과 함께 굉장한 소리가 났다.
내 팔꿈치에 뱃가죽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백사현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서다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 바스타드 소드가 땅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이런…….”
나는 손을 뻗어 백사현의 멱살을 잡아 그가 쓰러지는 걸 막았다.
딱히 쓰러질 만큼 패려고 했던 건 아니다. 꼰대란 소리를 들은 만큼 속이 시원하다는 걸 부정하지는 못하겠다만.
문제는 상대의 반응이었다. 내게 멱살을 잡힌 백사현의 눈이 빛났다.
아, 이 자식. 그만둘 생각이 없군.
그걸 직감하고 발을 빼려 했지만 이미 가까워져 피할 수 없는 거리였다.
백사현이 내 머리통을 제 머리로 가격했다.
“윽!”
정통으로 가격당해 시야가 핑 돌았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시야가 흔들리자 순간적으로 머리에 열이 확 올랐다.
백사현의 멱살을 잡은 손은 아직 놓지 않았다.
“이 자식이……!”
슬쩍 시선을 돌리니, 백사현의 손에 다시 새파란 날이 빛나는 단검이 들려 있었다.
“그만 좀 해라.”
그래도 근성 하나만큼은 봐줄 만했다. 그렇다고 맞아 줄 생각은 없었기에 이번엔 그의 손목을 검 자루 밑동으로 세게 가격했다.
정말 제대로 들어갔는지, 백사현의 얼굴에 처음으로 드러나게 고통이 스쳤다.
“악!”
손목의 뼈가 부러지는 감각이 느껴지며 단검이 발밑으로 소리를 내고는 떨어졌다. 뭐, 포션 하나만 있어도 쉽게 나을 가벼운 부상이니 유의미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이럴 때가 아니라고.”
슬쩍 섬 쪽을 확인하니 다행히 아직 사상자는 나오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슬슬 고블린이 튀어나오는 기세가 빨라지고 있었다.
빠르게 해결을 봐야 했다.
“그런 말이 나와?”
하지만 무릎을 꿇은 백사현이 핏발 선 눈으로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보았다.
“대체 어떻게 안 거지? 이제까지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나는 백사현의 말에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군. 한국에서는 아직 배우 클래스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이우연 같은 눈치 빠른 놈도 알아차리지 못한 거로군.
백사현 본인이 자신의 클래스를 검사라고만 밝혔다고 했으니까.
그 여우가 위화감을 느낄 만도 했다.
스킬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영혼에 감응하여 개화하는 것.
그런데 바스타드 소드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검사가 광역 도발처럼 체력이 받쳐 줘야만 하는 스킬을 개방했다니, 경험 있는 헌터라면 당연히 위화감을 느낄 만한 부분이었다.
다만 이우연은 ‘배우’ 클래스의 존재를 몰랐고, 나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 먼저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냥 알았어. 바스타드 소드를 쓰는 것치고 위화감이 들기도 했고.”
그렇다고 너 말고 더 괜찮은 배우를 안다, 고 이야기했다간 더 귀찮아질 것 같아서 대충 대답했다.
일정 부분 사실이기도 했다.
백사현은 바스타드 소드 같은 둔중한 검을 양손으로 쓰는 것치고 오른팔과 왼팔의 균형이 맞지 않았다. 거기에 보폭도 좁고 발걸음이 가볍다.
이우연이 말한 대로 실제 검술 실력은 대단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백사현은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겨우 그딴 걸로 알아차렸다고?”
“겨우 그딴 게 아니지. 너, 내가 널 공격했을 때도 대검을 소환하지 않았잖아.”
내 지적에 백사현이 허를 찔린 얼굴을 했다.
실제로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은 다짜고짜 그를 공격한 내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는데도 딱히 반격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일부러 검을 잡을 시간까지 줬는데도 말이다.
백사현은 검을 드는 대신 제 속내까지 드러내며 대화로 풀어 나가려고 했다.
그는 아마 대화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백사현 본인이 가장 유리할 ‘클래스’를 고르고 있었을 것이다.
나를 ‘암살자’로서 습격했던 것처럼.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가 중요한가? 솔직히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는걸.”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이 개자식아!”
욕설을 내뱉는 표정이 자못 흉악했다.
나는 그 얼굴을 내려다보며 약간 감탄했다.
“이게 본성인가 보네.”
아까 내게 번호를 따려다가 까인 후 민망해하는 표정보다 훨씬 더 생생한 감정이 실려 있었다.
백사현이 이를 갈았다.
“지금 사람 놀려? 이게 뭐 하자는 짓거리야!”
“그러니까,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는 거야?”
역시 이해가 가지 않았다.
클래스가 밝혀지면 약점도 함께 드러나는 셈이기는 하다. 어느 정도의 반발도 예상했고.
하지만 이렇게 냅다 달려들 정도인지는 몰랐다.
실제로 내가 아는 ‘배우’ 클래스의 용병은 본인의 클래스를 숨길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검사로서 검을 휘둘렀지만, 때로는 암살자가 될 수도 있었고, 또 어떨 때는 몬스터 무리에 섞인 몬스터가 될 수도 있었다.
본인이 이해도를 끌어올린 상대라면 무엇이든 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완전히 다른 무언가의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배우 클래스의 고유 스킬이었다.
거기에 상대가 배우 클래스인 걸 안다고 해서 이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지는 정보도 아니었다.
클래스의 변화는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제멋대로 바꿀 수도 없는데, 그에 비해 배우 클래스는 적에 맞추어 자신의 클래스를 멋대로 바꿀 수 있지 않은가.
물론 시간제한은 있는 것 같았지만 솔직히 부럽기 짝이 없었다. 몸을 어느 정도 이상으로만 단련시켜 놓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효율적으로 대처 가능한 클래스니까.
하지만 백사현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너도 내가 사기꾼이라고 생각할 거 아니야!”
뜻밖의 단어에 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사기꾼이라니?”
“그래! 구국의 영웅 행세를 하는 걸 보면서 비웃었을 것 아니야! 이제 언론에 팔아넘기기라도 할 테지!”
그의 얼굴은 하얗게 남은 부분 하나 없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거의 불쌍할 정도로.
그 얼굴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었다.
“아, 그렇구나.”
저 녀석, 스스로 본인을 사기꾼이라 생각하고 있군.
여태까지 이 녀석이 보인 행동에 가졌었던 의문점이 한번에 풀렸다.
어쩐지 자신의 이미지니, 연예인 병 같은 말에 과도하게 집착하더라니.
“그, 그렇구나?!”
백사현은 내 대답을 어떻게 해석한 건지 본인이 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비를 쫄딱 맞은 강아지 같은 모습이었다.
“이제 본색을 드러내는 거야? 다 팔아넘겨라, 그래!”
백사현은 눈에 핏발이 선 채로 나를 향해 외쳤다.
“솔직히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난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연기한 것뿐이잖아?!”
아니, 나를 향해 하는 말이 아니었다. 이건 스스로에게 되뇌는 말이다.
“난 잘못한 거 없어! 이제까지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나는 그렇게 외치는 백사현을 떨떠름하게 응시했다.
그러니까, 대체 왜 저렇게 열을 올리는지 모르겠다.
“그래, 맞아.”
백사현의 말이 옳지 않은가.
내가 순순히 수긍하자 백사현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보는 거지? 나는 진심인데.
“연기하는 게 나쁜 건가?”
사실 나도 백사현과 별다를 바가 없다.
나 또한 오랫동안 연기를 해 왔다. 어쩌다 보니 내 클래스가 용사가 되었던 그때부터.
용사라는 클래스에 걸맞은 사고방식을 가져 본 적이 없지만, 용사다운 행동을 하면 보상이 따랐다.
그래서 연기했다.
실제로는 내가 용사 따위에 어울리는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때때로 내가 만들어 낸 그 연기에 내가 잡아먹힌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그게 나쁜 건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남들 말 따위 알 게 뭐야. 그럼 너희들이 직접 해 보라고 해.”
이것도 진심이었다.
백사현이 실제로는 검사가 아니라고 해서 그가 이제껏 목숨을 걸고 해 온 일이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한 일 아닌가?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네가 이제껏 쌓아 온 업적치는 진짜야. 너는 이 나라에서 38번째로 많은 공을 세웠어.”
시스템창을 여는 것은 던전에 들어가기만 하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창을 열고 능력치를 쌓아 올리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그러니 이건 백사현이 쌓아 올려 정당히 쟁취한 결과다.
백사현의 손을 잡고 그를 일으켰지만, 그는 멍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멍청한 표정이 썩 귀엽기에, 나는 씩 웃었다.
귓가에 들리는 고블린들의 아우성이 슬슬 커져 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는 제대로 연기해. 끝까지.”
배우가 개막에 늦어서는 안 되지.
* * *
- 퀘스트 수행을 수락하였습니다.
- 시스템 관리자가 당신의 퀘스트 수행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끔찍한 소리 하고 있군.
나는 시스템창을 치워 버린 후 백사현을 돌아보았다.
그는 불퉁한 얼굴로 팔짱을 낀 채 멀찍이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백사현이 멍한 상태일 때 내가 필요한 부분만을 빠르게 설명했는데, 그걸 들은 후의 그는 쭉 저런 상태였다.
내가 다가가자 백사현은 움찔거리며 한 걸음 더 뒤로 물러섰다.
“못 할 것 같으면 지금이라도 이야기해.”
“못 할 것 같으면 안 해도 되는 거야?”
“아니, 줘 패서라도 하게 만들어야지.”
“그럼 대체 그게 무슨 소용…… 됐다.”
손가락을 꼬물거리고 있는 게 아무래도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고개를 갸웃하자 백사현은 한참 뜸을 들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곧 알게 되겠지.”
그리고 백사현은 입을 다물었다.
말할 생각 없으면 굳이 들어 볼 생각은 없었기에 나도 내 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깝게 보이는 인공 섬에는 여전히 희뿌연 결계가 쳐져 있었다.
결계에 온통 달라붙은 고블린들의 형상이 보였다. 결계가 깨지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지만, 아직은 버티고 있었다.
- 해당 지시 사항은 전달했습니다. 5분 후 결계 해제됩니다.
백사현에게서 빌린 블루투스 이어폰에서는 전화로 연결된 최민혁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백사현과 이야기가 끝난 후 나는 최민혁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사항을 전달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최민혁은 금세 내 말을 지시로 바꾸어 정부 소속 헌터에게 전달했다.
- 아무래도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송구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죠.”
참고로 이쪽에 추가 지원은 없을 예정이라는 소식도 함께 들었다. 여의도 쪽에서 무슨 일이 터져서 지원 가능한 인원이 그쪽으로 다 빠졌다고.
그것도 나한테 나쁜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가면을 착용했다고는 해도 앞으로 할 일은 사람들의 기억에 깊게 남을 테니까.
나는 검을 들고 호수 앞에 섰다.
희뿌연 결계에, 음식물에 앉은 파리처럼 엉겨 붙은 고블린들의 모습이 보였다.
고블린은 길 잃은 인간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걸 좋아해서 걸리면 꽤 골치가 아프다.
즉,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같은 하급 몬스터라도 지능 없이 생존 본능만 있는 슬라임과는 결이 다르다.
심지어 지금 저쪽에 출현한 고블린의 등에 작은 날개가 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시스템상으로는 같은 고블린으로 분류되겠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저건 그렘린이다.
기동력도 얕볼 수 없다.
게다가 고블린의 경우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에 무리를 이끄는 대장이 존재한다.
이제까지의 경험상 던전 브레이크의 대상 몬스터가 고블린이었던 경우, 오래 방치하면 고블린 왕이 생성된다. 그렇게 되면 아주 골치가 아프다.
구심점 하나 없는 오합지졸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과, 누군가의 지시를 따라 움직이는 수백 마리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
재수 없는 경우, 저 섬은 고블린들의 자생지가 될 수도 있다.
타르토스 대륙의 숱한 장소가 그랬듯이.
그러니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숫자를 처리해야 했다.
그래서 백사현이 필요한 것이다.
- 그런데, 정말 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자칫하면 민간 습격으로 이어질 텐데요.
블루투스 이어폰 너머로 최민혁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은 결계가 깨어지는 순간 고블린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도심 곳곳으로 흩어지는 것이다.
작은 몬스터라지만 제대로 능력치를 쌓지 못한 일반인이 상대했다간 금세 찢겨 죽고 말 것이다.
실수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걸 알고 있기에 나는 씩 웃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다만, 고블린에게도 약점은 있다.
타락하고, 사악한 생물이자, 잔꾀를 부리는 요정.
무리 생활을 할 만큼의 지능은 갖추고 있지만, 결국은 몬스터다.
그러다 보니 살육의 충동에는 이길 수 없다. 눈앞에 약하고 찢어발길 것이 있으면 달려들어 물어뜯으려는 것이 몬스터의 생리다.
그러니까, 눈앞에 먹잇감이 나타난다면.
그것도 아주 군침 도는 먹잇감이 나타난다면 본능이 몬스터들을 한 점으로 이끌 것이다.
내가 노리는 것은 그때다.
나는 백사현을 돌아보았다.
“자, 끝내주는 미끼가 될 준비는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