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120화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며 탐색을 진행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우리가 처음 진입해 히든 루트 메시지가 발생했던 곳만 넓었을 뿐, 막상 이어지는 또 다른 굴은 사람이 걸어서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았던 것이다.
이우연이 굴의 천장을 손으로 매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건 아니지만…… 우리가 있던 동굴하고 생성 시기가 다른 것 같아. 저거 봐.”
이우연이 또 다른 통로 위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부터 벽의 색깔도 다르고, 생성물도 달라.”
“흠.”
그의 말대로였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던 공동(空洞)과 달리, 넓은 공간에서 이어지는 좁은 굴의 천장에는 삐죽삐죽한 종유관이 매달려 있었으며, 경사도 무척이나 가팔랐다.
긁힌 자국을 살피니 무언가가 지나다닌 흔적이 보였다.
다만, 이렇게 되면 덩치 큰 몬스터 한두 마리가 존재할 거란 추측은 어긋나게 된다. 저렇게 좁은 굴로 다닐 수는 없을 테니까.
“몬스터 종류가 두 가지일 수도 있겠네.”
“아니면 요람이라고 했으니 몬스터 새끼가 다니는 길일지도.”
“그런데 그러려면 새끼랑 같이 다니는 부모가 다니는 길도 있어야 하잖아?”
의견을 나누면서 굴 안에 손을 집어넣어 보니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다. 느껴지는 공기가 확연히 달랐다.
“물소리도 들린다.”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서서히 희미한 파도 소리까지 잡히기 시작했다.
하기야 절벽과 동굴, 그리고 우리가 떨어져 내린 공동의 크기를 감안할 때 위치상 바다에 가까워야 정상이기는 했다.
“역시 갈수록 해양 몬스터일 확률이 커지는 것 같은데, 이거 내 기분 탓이야?”
“무서운 소리 하지 마. 나 수영 못 한단 말이야.”
이우연이 진저리를 쳤다. 얼마나 못 하길래 저렇게 얼굴이 퍼렇게 질릴 정도인지 모르겠다.
하여간 나도 내키지 않기는 했지만, 이 동굴에서 이어지는 통로는 그 좁은 굴 외에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줄 지어서 굴을 통과해 보기로 했다. 안쪽이 워낙 어두워 불을 좀 더 섬세히 컨트롤할 수 있도록 이우연이 앞장서기로 했다.
“나를 따르라~.”
“장난 그만 치고 긴장 좀 해라.”
“네, 네. 알겠습니다.”
어딜 보나 놀고 있다.
물론 그런 장난스러운 어조와 다르게 이우연은 신중하게 굴 안을 나아가기 시작했다.
밖에서 보는 것만큼 칠흑처럼 어두웠으며, 이상한 곳에서 방향이 꺾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위로 솟구치거나 아래로 꺼지기도 했다.
아이템이나 날개 등을 활용할 수 없을 만큼 좁은 길이었으므로 우리 둘 다 몇 번이나 머리나 사지를 제법 부딪쳐야 했다.
특히나 이우연은 덩치가 커서 더욱 그랬다. 어깨를 한껏 움츠린 이우연이 결국 성질을 냈다.
“뭐 이딴 길이 있어?”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였다.
“적어도 사족 보행하는 동물은 아닌 것 같다. 뱀 종류 아닐까?”
역시 바실리스크 같은 게 아닐까. 물론 바실리스크는 해안가가 아니라 보통 깊은 숲에 사는 것 같긴 했다만.
그렇게 가끔 이우연과 시시한 농담이나 주고받으며, 때때로 식은땀을 훔쳐 가며 좁고 길이 험한 굴 안을 나아가기를 이십여 분.
이번에는 이우연이 거의 90도에 가까운 경사의 굴을 팔로 버티며 내려가다가 갑자기 우뚝 멈추었다.
뒤를 따라서 굴을 내려가고 있던 나도 멈춰야만 했다.
“뭐야, 뭐 있어?”
“여기부터 갑자기 아래로 떨어지는 길인 것 같아. 얼마나 깊은 굴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내가 먼저 갈 테니까, 신호하면 내려와.”
이우연은 그렇게 말한 후 내가 대답할 새도 없이 날개를 펼치더니, 지탱하고 있던 팔을 떼고 밑으로 뚝 떨어져 내렸다. 비행이라기보다는 미끄럼틀을 타는 것에 가까웠다.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간 이우연이 얼마 있지 않아 소리를 질렀다.
“우와, 뭐야 이거?!”
……설마 저게 신호인가?
어쨌거나 저렇게 소리치는 걸 보니 아주 위험한 건 아닌 것 같고, 그래도 상황이 궁금하기는 해서 나도 곧바로 팔로 몸을 지탱하는 것을 멈추고 아래로 떨어졌다.
울퉁불퉁한 돌벽이 등을 엄청나게 긁어 대기를 잠시.
좁은 굴이 끝나고, 다시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막 날개를 수납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던 이우연의 등짝 위로 착지했다.
두 발로.
“악!”
이우연은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악, 악, 악…… 동굴 안에 이우연의 비명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아, 미안.”
아프기는 진짜 아프겠다.
내가 비켜 주자 이우연은 등이 얼마나 아픈 건지 당장 포션부터 찾아 들이켜더니,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켈록거렸다.
“이거 진짜 뼈가 부러진 것 같은데?”
“그러게 잘 피하지 그랬어.”
누가 마검사 아니랄까 봐 굼뜨기는.
이우연의 시선이 한껏 비딱해졌다.
“그게 당신이 동료를 대하는 태도야? 그래, 잘 알겠어.”
“어어, 정말 아프겠다. 어디 보자. 멍든 거 아니야?”
“그렇게 영혼 없이 말하기야? 당연히 보나 마나 멍들었겠지. 나는 진달래꽃이 아니라고…… 듣고 있어, 강예나?”
안 듣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시시한 농담보다 더 농담 같은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우연도 곧 상황을 파악한 후 조용해졌다.
우리는 둘 다 조용히 발밑을 바라보았다.
“음…….”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질색하며 다시 날개를 꺼낸 이우연이 바닥에서 한 치쯤 날아올랐다. 옆에서 퍼덕이는 건 정신 사납기는 했지만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의 발밑에 있었던 건, 거대한 시체였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이 ‘히든 루트’에 진입한 지 대략 한 시간 만에 이 시체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몬스터…… 겠지.”
동물의 뼈처럼 보이기는 했으나 일단 크기부터가 어마어마했다. 남아 있는 뼈를 보면 길이만 20미터는 족히 넘어 보인다.
죽은 후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건지 다 삭아 없어져 본래의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뼈로 추측해 보건대 아마도 네 발로 걷는 짐승 형태의 몬스터인 듯했다.
바실리스크니 어류종이니 하는 추측이 다 틀린 셈이다.
이건 이것대로 드문 일인데.
“코끼리 같기도 하고.”
시체를 살피던 이우연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바닷가에 가까운 동굴에 코끼리라는 동물의 이름을 말하는 것은 웃기지만, 이우연의 말이 옳았다.
나로서도 그 외에 짐작 가는 것이 없었다.
왜냐하면 뼈 외에 남은 흔적이라곤…… 거대한 뿔 두 개뿐이었으니까.
그것은 아무리 보아도 코끼리의 상아처럼 보였다. 사람 몸보다 크고 긴 상아를 들어 살피자 확연한 무게감과 강도가 느껴졌다.
나는 시험 삼아 검을 들어 상아를 내리쳐 보았다.
깡!
마력을 담지 않은 순수한 근력으로만 내려치기는 했지만 광검은 상아를 가르는 대신 그대로 튕겼다.
- 에이펙스의 광검이 불만을 표시합니다.
성질은.
하여간, 검을 튕겨 내는 걸 보면 역시 평범한 상아는 아니었다. 심지어 가만히 손을 대고 집중해 보면 희미한 마력의 흐름까지 느껴졌다.
몬스터에게 마력이 깃드는 거야 드문 일도 아니지만, 죽은 시체의 잔해에까지 마력이 남아 있는 것은 무척이나 드문 일이다.
아니, 드문 정도가 아니라 처음 겪는 케이스였다.
게다가 이렇게 형체도 남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대체 어느 정도 급의 몬스터였던 거지?
“그런데 입 부분은 코끼리보다는…… 다른 동물 같기도 하고.”
날개로 날아 위쪽에서 시체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던 이우연이 그런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몬스터의 종류를 알아보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이우연, 여기로 와 봐.”
“왜, 거기에 뭐가 있어?”
주위를 날아다니며 시체를 살피던 이우연이 단번에 날아왔다.
나는 내 발밑을 가리켰다.
대번에 경악하는 소리가 터졌다.
“이, 이게 뭐야?”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나도 이런 건 처음 보니까.
“왜 여기가 마석 동굴이 된 건지 알겠네.”
정체 모를 시체의 뼈가 부스러져 뼛가루가 동굴 바닥에 스며든 부분을 자세히 보면, 다른 면보다 미묘하게 융기된 것이 보였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빛에 둔탁하게 빛나는 광택 또한 볼 수 있었다.
그 광택은 뼈가 흩어진 자리를 따라 생겨나 주변으로 서서히 스며들어 있었다. 이우연이 동굴의 벽면에 불을 들이대자 벽면 전체에 광택이 도는 것이 보였다.
즉, 이 동굴의 마석은 모두 정체 모를 몬스터의 뼈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마석이란 건 결국 마력이 스며든 돌이긴 하지…… 그런데 설마 몬스터 사체에서 나온 마력으로 생긴 거였다니.”
“놀랍긴 하네. 뭐, 이렇게 이 던전이 생긴 원인을 파헤치게 된 건 좋은데…….”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선행 조건은 떠오르지 않네.”
시스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참고로 이 던전에 들어온 후 진입한 공간이 바뀌거나 무언가 그럴싸한 게 보일 때마다 ‘던전 클리어 조건 상세 조회’를 외치고 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보통은 이런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알아서 무슨 메시지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이우연이 한숨을 쉬며 바닥을 걷어찼다.
마석이 발길질에 걷어차여 깎여 나가는 게 간도 크다 싶었다. 저렇게 커다란 마석은 엄청나게 비쌀 텐데.
“이래서야 공략대까지 꾸려서 들어온 보람이 없네. 도대체 뭘 숨기고 있길래 이렇게 조건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지?”
나도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히든 루트까지 뚫었는데 나온 정보는 ‘숨겨진 요람’이라는 필드명과 거대한 시체뿐이고, 메시지는 아직 떠오르지 않는다.
여기서 선행 조건에 대한 힌트를 뽑아낼 수 있을까?
몇 가지 생각나는 키워드가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 정보밖에 없어서야 소설을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나는 곧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면 선행 조건 자체가 이 필드에 없는 걸지도 몰라. 이를테면 해안가라든가.”
하지만 이우연은 내 의견에 부정적이었다.
“아니야, 동굴 안쪽에서 살기가 흘러나왔던 걸 잊었어? 몬스터는 분명히 이 안에 있다니까.”
그 말을 듣고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이우연이 말한 내용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다. 그 의견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었다.
다만, 어쩐지 그 어조가 신경질적으로 느껴졌던 탓이다.
“일단 저쪽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올게.”
심지어 이우연은 그렇게 내뱉자마자 곧바로 날개를 다시 편 후, 시체를 다시 살펴보러 휙 동굴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나는 그런 이우연이 날아다니는 걸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묘하게 날이 서 있네.’
이우연이 짜증을 낸 게 의외라는 건 아니다. 원래도 내 앞에서만 내숭을 떠는 거야 알고 있었으니까. 저 자식도 어지간한 성질머리지.
다만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야 물론 현재 공략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얼마 전에 같이 겪었던 강남 돌발성 던브 때나 유령의 성 던전 때보다 훨씬 안전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우연은 그때보다 지금 훨씬 더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미공략 던전이라고 해도 당장 포화도가 나타나지 않은 이상, 솔직히 이번에 실패한다고 해도 다시 공략대를 꾸려서 들어와도 될 일이고.
시스템의 서브 퀘스트 때문에 마음이 급한 나조차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우연이 저렇게 급하게 구는 이유가 뭘까.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애초에 이 던전 공략 자체도 이우연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던 거였다.
그만큼 여기에 중요한 뭔가가 있다는 건가?
그야 물론 단순하게 생각하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이니 잘 풀리지 않아 짜증을 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 좀 봐, 강예나!”
이우연이 갑자기 동굴 저편에서 소리를 쳤다.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내 귀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이우연은 무언가를 손에 쥔 채 나를 향해 들어 올려 보였다.
그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얼핏 엿보였다.
“알껍데기야! 이래서 숨겨진 요람이었나 봐.”
그 말대로, 이우연의 발치에는 나머지 부분을 구성했을 다른 알껍데기들이 가루가 되어 흩어져 있었다. 뼛가루 사이에 섞여 있어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어떻게 발견해 낸 모양이다.
나는 이우연의 곁으로 걸어가 그가 발견한 알껍데기를 집어 관찰했다.
안에 체액이나 다른 흔적 따윈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말라 있었고, 가루가 되기 직전이다.
이미 새끼가 부화한 것은 확실해 보였다. 얼마나 오래전이었든 간에.
“그럼…… 이 알에 있던 새끼는 부화해서 이 동굴 어딘가에 있다는 거네.”
“그래, 그리고 제 어미의 시체에서 흘러나온 마력으로 생성된 마석을 인간이 갈취해 갔다고 생각해서 살기를 내뿜은 거고.”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기는 했다.
커다란 동굴과 너무 좁은 굴, 생성 시기가 달랐던 것, 마석을 지닌 자에게만 느껴지는 살기.
그 모든 게 어미와 새끼 몬스터가 존재했던 것이라면 모두 다 들어맞았다.
처음에 진입했던 곳은 본래 새끼를 낳은 어미가 쓰던 동굴이고, 어미가 죽은 이후 새끼 몬스터가 이 산 안을 누비려고 굴을 팠던 것이겠지.
나와 이우연은 동시에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럼 그 새끼 몬스터와 조우하는 게 선행 조건이겠군.”
“맞아. 그렇다면 이제까지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던 것도 설명이 돼.”
“그래, 아직도 성장하지 못한 상태라면 이 동굴 속에서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도망쳐 다녔을 테니까.”
몬스터와의 조우가 선행 조건이라면 생각보다 평범한 조건이었지만, 몬스터 쪽이 사람을 피한다면 성립되기 힘든 일이기도 했다.
이제껏 헌터들은 마석을 캐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이렇게 작정하고 굴속을 모두 헤집지는 않았을 테니 더더욱.
어쨌거나 드디어 뭔가 풀려 가는 느낌이었다. 이우연도 드디어 속이 시원해졌는지 얼굴이 밝아졌다.
“그럼 굴속을 전부 뒤지면…….”
그때였다.
- 던전 클리어를 위한 선행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어?”
“뭐야?”
이우연과 내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본 순간, 그다음 메시지가 떠올랐다.
- 선행 조건 : ‘해당 필드 내 몬스터’와 조우 혹은 처치
그 메시지에 반사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역시나 몬스터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즉, 저 선행 조건을 충족시킨 것은 우리가 아니다.
아니, 그런데 잠시만.
“조우가 아니고 처치라고?”
“지켜보지도 않고 곧바로 처치한 건가? 아니, 왜 그렇게 경솔하게…….”
그러나 가장 놀랄 만한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선행 조건 : ‘해당 필드 내 몬스터’를 처치하였으므로 클리어 조건이 변경됩니다.
해당 던전 클리어 조건 : ‘거만한 왕’의 처치
경고! 곧 S급 몬스터, ‘거만한 왕’이 출현합니다.
“…….”
“…….”
나와 이우연은 서로를 마주 본 채였기 때문에, 그 전체 공지를 본 순간 상대의 얼굴에 어떤 표정이 떠오르는지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어떤 표정이었냐고? 뻔하지.
우리는 동시에 내뱉었다.
“망했다.”
“X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