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125화
바다가 갈수록 더욱더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다.
“말세다, 말세.”
그 광경을 바라보며 김하현은 혀를 찼다.
그럴 만도 했다.
- 보스 몬스터와 조우하였습니다.
- S급 몬스터 : 거만의 왕
드넓은 바다의 절반은 가득 채울 것 같은 바다뱀이 나타난 것이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분명 보스 몬스터이기는 하지만, 이쯤 되면 해치워야 할 몬스터라기보다는 휩쓸릴 수밖에 없는 자연재해처럼 보인다.
“어쩐지 오늘 별자리 운세가 12위더라니.”
게다가 오늘 김하현의 운수 나쁨은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선의 지시에 따라 해안가로 와서 류세연을 찾기는 했는데, 그 후 작은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 필드 : 해안가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 경고! 플레이어는 현재 자신이 속한 필드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필드 이동 제한이었다.
이렇게 필드가 나누어져 있는 던전이라면 가끔 일어나는 일이기는 했다. 몬스터의 공격 페이즈가 한 번 지나가기 전까지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속한 필드에서 벗어날 수 없다.
김하현은 한숨을 푹 쉬었다.
“역시 오늘의 운세는 과학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배탈이라도 났다고 하고 집에서 나오지 말 걸 그랬다.
잠시 생각한 김하현은 류세연에게로 고개를 돌려 한 가지 사안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일단 우리 필드 제한 걸린 건 전달하지 않을게. 지금 우리만 여기에 떨어져 있거든.”
어차피 이선이 이 상황을 알게 된다고 해도 해결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알려 보았자 괜히 공략 방향을 결정하는 데 차질만 생길 뿐이다.
김하현의 말을 들은 류세연이 불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텔레파시는 너랑 이선만 할 수 있는데 나한테 뭐 그런 걸 묻냐? 알아서 해.”
“이렇게 전달하면 이제 공략대에서 해안가를 포함해 보스 몬스터를 날리자는 결정이 내려져도 무르지 못하는 거니까, 너한테 물어는 봐야지.”
시스템과 던전이 생겨난 지 5년 남짓. 이런 상황은 비일비재했고, 남의 발목을 잡는 건 사양이었다.
류세연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으나 곧 동의했다.
“그렇게 되면 나는 꼭 너랑 다른 곳에 묻어 달라고 전해 줘라.”
미운 소리를 한마디 덧붙이긴 했지만.
김하현은 이선에게 짧게 메시지를 전달한 후 바다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보스 몬스터는 빠른 속도로 이쪽을 향해 접근해 오고 있었다.
그에 비해 이쪽의 전력은 둘뿐. 물론 둘 다 어디 가서 빠지는 헌터들은 아니었기에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절벽 쪽에서 선행 조건을 풀었으니 일단 저쪽으로 접근할 거야. 그렇지?”
“뻔한 소리를 왜 해?”
“그럼 공격해서 이쪽으로 주의를 돌려 볼까, 아니면 일단 실드부터 펼쳐 봐?”
“겨우 둘이 공격하는 것 가지고 어그로가 잘도 끌리겠다.”
“그러면 실드 펼치고 첫 페이즈는 버텨 볼까?”
“나 실드 마법 잘 못하는 거 알잖아.”
김하현이 드디어 들고 있던 완드를 해변에 던져 버리고 주먹을 쥐었다.
“그럼 어쩌라고, 이 자식아!”
“악!”
“그럼, 네가, 먼저, 제안을, 하든가! 왜, 하나하나, 태클이야!”
“악, 윽, 아, 아프다고!”
“우리 둘이 여기 고립된 게 다 누구 탓인데! 네 탓 아니야!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이선과 함께 언제나 근력 운동에 진심인 만큼 김하현의 주먹은 제법 매웠다. 조금 전까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태클을 걸었지만 류세연도 이번만큼은 군소리 없이 얻어맞았다.
하지만 그것도 그럴 것이, 이번 건만큼은 류세연도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헌터들을 막기는커녕 별 볼 일 없는 마법에 당해 일행에서 고립되고, 심지어 자력으로 탈출하지도 못하고 김하현이 자신을 구하러 오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해안가 필드에 고립되기까지 하고 말았다.
물론 류세연에게도 할 말은 있었다.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랬냐? 이선이 내 완드를 차 버려서 그런 거 아니야!?”
그래, 사실 상황이 이렇게 굴러간 것에는 이선의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적어도 류세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걔가 1위를 감싸지만 않았어도!”
떠올려 보니 새삼스럽게 열이 받기 시작했다. 류세연의 로브가 주인의 감정에 따라 흘러나온 마력으로 둥둥 떠올랐다. 폭발의 전조였다.
어지간한 헌터들은 이 시점에서 이미 백 보 밖으로 도망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친구는 겨우 그 정도로는 꿈쩍도 않았다. 김하현은 오히려 주먹을 더 높게 들었다.
“입이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해야지. 네가 진입하자마자 방구한테 시비 걸어서 그런 거잖아!”
이곳에 강예나가 있었다면 현실에서 처음으로 들은 그 명칭에 뒷목을 잡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강예나는 이곳에 없었고, 류세연은 그 명칭에 아무런 유감이 없었기에 다른 것에 집중했다.
“시비가 아니라 정당한 의문이었거든?!”
처음으로 던전이 나타난 5년 전이라면 모를까, 최근에는 정부의 까다로운 입장 등록 절차를 거쳐야만 던전 입장을 할 수 있었다.
던전 내에서 벌어지는 헌터들 간의 내분을 막겠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왜 랭킹 1위만 그 규칙에서 예외란 말인가?
“정당한 의문 좋아하고 있네. 사사건건 걸고넘어지니까 일이 전혀 진행이 안 됐잖아. 내가 대장이면 넌 진작 잘랐어!”
끽, 김하현이 엄지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남의 시선이 있는 곳에서는 둘의 소속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라도 사회적 예의를 차려 말하는 편이었지만, 행인지 불행인지 지금 이 해안가에는 둘 외의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둘 다 말투가 평소처럼 돌아와 있었다.
목을 그어 보이는 동작 때문에 류세연이 주춤한 사이, 김하현은 더욱 잔소리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1위가 의심되면 애초에 오질 말든가!”
“아, 마석 광산이 파괴될지도 모른다는데 내가 어떻게 빠져! 이럴 때 참여해서 이름을 알려야 우리 길드가 메이저로 올라갈 거 아냐!”
“웃기고 있네. 너는 너희 길드에 사람이 오지 않는 게 네 탓은 없다고 생각하니? 아까 네가 그러는 꼴 보고 잘도 사람이 오겠다.”
이번에도 묵직한 팩트 폭격이었다.
아까 마법에 당해 해변가에 엎어졌을 때보다 훨씬 치명타였기에, 류세연은 막 찾은 완드를 들고 쭈그러졌다.
그 꼴을 보고 겨우 속이 시원해진 김하현이 코웃음을 쳤다.
“너 진짜 이번에는 반성 좀 해라. 1위 신원이야 김숙자 교수님이 어련히 알아서 보증하셨을까. 사람마다 다 사정이 있는 법이야. 너도 남이 네 사정 파헤치는 건 싫을 거 아냐.”
류세연도 얼굴의 커다란 상처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터였다. 그걸 질색하는 류세연이 얼굴을 확 찌푸렸다.
“……그거랑 이게 같아?”
“다를 게 없지. 누구나 말하기 싫은 사정 하나둘쯤은 있는 거라고.”
“아이고, 천사 나셨네. 너는 빡치지도 않냐? 갑자기 튀어나와서 혼자 1위를 먹었는데?”
잠깐 쭈그러든 류세연은 어느새 흥분해 있었다. 아무래도 속에 쌓아 둔 것이 많은 듯했다.
“이제껏 국내 레이드에서 얼굴도 못 본 여자가 랭킹 1위가 된 것도 어이가 없는데, 랭킹 보상까지 받았을 거 아냐!”
그래, 문제는 저거였다.
시스템은 랭킹 순위에 따라 차등을 두어 아이템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는데, 그 아이템의 지급 순위가 10위까지였던 것이다.
그리고 류세연은 11위였다.
“그리고 그 인터뷰는 또 뭐고! 내가 본 적이 없다는데, 뭐? 잘 찾아보면 자기 이름이 있을 거라고? 이거 완전 어그로꾼이잖아!”
“어그로꾼…….”
하기야, 기사만 보았을 때 류세연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만도 했다.
사실 류세연뿐만 아니라 이제껏 성실하게 한국 내의 레이드에 참여해 왔던 헌터들은 인터뷰를 보고 대동소이한 감상을 느꼈을 것이다.
역대 클리어 목록에서 ‘방랑하는 구도자’라는 이름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걸 보지 못한 헌터들이 이상한 거라고 말해 버렸으니.
솔직히 반감을 가지지 않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뭐, 나도 아주 좋게만 생각했던 건 아니지만.”
김하현 또한 이 던전 공략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소위 그 랭킹 1위에 대한 인상이 좋지는 않았다.
물론 못마땅했던 이유는 류세연이나 다른 헌터들과 다르기는 했다만…… 김하현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느낌은 아니던데.”
랭킹 1위, ‘방랑하는 구도자’와 실제로 만나 본 인상은 달랐다.
물론 정체 모를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었기에 얼굴은 볼 수 없었고, 그쪽에서 먼저 말을 거는 게 아니라면 인지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어쨌거나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필요한 말만 딱 하고, 방침이 결정되면 시원시원하고. 난 그런 사람이랑 일하는 게 편하더라.”
‘방랑하는 구도자’ 같은 이름을 사용하길래 허세에 가득 찬 사람일 거란 편견이 싹 걷혔다.
그러자 류세연이 입을 삐죽였다.
“……아, 그래? 그럼 함께 많~ 이 일해라. 아주 천사 나셨네. 그거 조한율한테 옮은 거지?”
류세연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름에 김하현은 인상을 사정없이 구겼다. 이것도 두 사람이 자주 싸우는 화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김하현은 이를 득득 갈며 말했다.
“조한율 선배라고 부르라고 했지.”
“선배는 무슨. 나랑 같은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헌터 일을 좀 더 빠르게 시작한 것뿐인데 내가 왜 그렇게 부르냐?”
정말이지, 김하현은 미운 소리만 골라 하는 이 10년지기 친구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김하현은 참지 않고 다시 주먹을 들었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님이니까, 그렇게, 부르라고, 했지!”
“아, 아파! 그만 때……!”
그만 때리라고 말하려는 순간, 김하현이 갑자기 류세연을 때리던 팔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절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얼굴이 하도 심각하게 굳어 있어 류세연도 따라서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는…… 헉.”
절로 헛숨이 들이켜졌다.
그것도 그럴 것이,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해안가 필드와는 다르게 절벽 쪽에서는 완전히 아비규환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친, 언제 저렇게 접근한 거야?”
둘이서 싸우느라 정신을 팔고 있었던 사이 보스 몬스터는 이미 절벽 쪽으로 접근해 있었다.
절벽이 부서지며 돌덩이가 우수수 쏟아져 내리고, 헌터들이 갸날파 보이는 로프에 의지해 절벽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프를 잡은 헌터를 보고 김하현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맙소사.”
“뭐야. 이선 미쳤어?”
류세연도 경악했다. 그렇지 않아도 위험한데 심지어 이선은 등에 누군가를 업고 있었던 것이다.
김하현이 이를 악물었다.
“태원이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양태원은 클래스의 특수성 때문에 조사단에 편성됐으나 체근민 수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급 상황에서 차라리 업고 올라가자는 판단을 한 게 틀림없다.
류세연이 안타깝게 소리쳤다.
“그냥 부유 마법이든 진언이든 쓰지! 왜 저러고 있는 거야?”
“그랬다간 공격 때 사용할 마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나 보지. 심지어 나도 없고…….”
이선을 보조했어야 할 김하현의 부재에 큰 일조를 한 류세연이 제 머리를 쥐어뜯었다.
“에라이, 젠장! 내가 잘못했네!”
“지금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야. 어떻게든 필드를 벗어나서 도우러 가야…… 헉!”
김하현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이 믿어지지 않았던 탓이다.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다.
어느새 가까이 접근한 보스 몬스터의 기다란 꼬리가 절벽을 향해 휘둘러졌고, 그 바람에 깎여 나간 절벽의 돌들이 해안가를 향해 날아왔으며……
이선이 잡고 있던 로프가 끊어졌다.
이선의 등에 매달려 있던 양태원이 허공으로 떨어지고, 이선이 완드를 드는 것이 보였으며…….
“이리로 와!”
류세연이 완드를 휘둘러 실드를 시전함과 동시에, 절벽이 폭발했다.
콰콰쾅!
절벽에서 튀어나온 돌이 아슬아슬하게 완성된 실드에 맞고 바다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김하현은 방금 자신의 목숨이 위험했다는 것도 제쳐 두고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이해하는 데 주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말도 안 되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으니까.
절벽이 부서진 것을 인식한 순간 김하현을 보호하며 실드를 시전했던 류세연도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입을 쩍, 벌렸다.
“사람?”
그랬다.
절벽 안에서부터 사람이 튀어나왔다. 그것도, 절벽을 부수면서.
가히 폭발처럼 화려한 등장이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 던전 안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특정성이 된다.
“흐아아압!”
그리고, 기합 소리와 함께 휘둘러진 검.
마치 하늘 끝까지 닿을 것처럼 길어진 검의 날이 거대한 바다뱀의 머리를 후려쳤다.
콰아아앙!
자연재해처럼 보이던 바다뱀의 머리가 바다 위로 처박혔다.
“저게…… 뭐야?!”
한발 늦게, 류세연이 옆에서 경악하는 소리가 들렸다.
김하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어라, 방금 전에…….’
바다가 반사하는 빛이 눈부셨기 때문일까?
얼굴을 인식할 수 없는 어떤 여자의 등 뒤에 순간적으로 나부끼는 흰 망토가 보인 것 같았는데, 착각이었을까?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긴 하지.
김하현은 방금 전 ‘방랑하는 구도자’가 바다뱀의 머리를 후려치는 장면이 모두의 뇌리 속에 매우 인상 깊게 박혔으리라는 것을 쉬이 짐작했다.
저런 건 쉽게 잊을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그 이후로도 랭킹 1위는 바다뱀을 공격하는 손을 늦추지 않았다. 매서운 연격이 쏟아졌다.
“와…….”
그 모습에, 류세연의 입에서조차 순수한 감탄이 흘러나왔다. 그 경탄을 듣고 김하현은 이윽고 씩 웃었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류세연.”
여전히 입을 쩍 벌리고 있던 류세연이 김하현에게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표정에 민망함이 스쳤다. 방금 전까지 핏대를 올리며 깠던 1위의 실력을 목격하니 그런 모양이었다.
그런 류세연에게 김하현은 막타를 날려 주었다.
“1위 할 만해서 했네.”
그 말을 들은 류세연의 얼굴이 썩어 들어갔다. 그걸 보면서 김하현은 한 번 더 키득댔다.
“아, 건방질만 했다. 인정. 아니지, 저런 실력이라면 저건 건방이 아니라 자존심이지. 다들 방랑하는 구도자 이름을 보지 못한 게 맞네. 한국 헌터들 눈이 동태눈인 게 맞았어!”
충격이 가시고 나자 점점 흥분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검사나 무투사 같은 물공 타입이 부족한 현재 대한민국에서, 그 비밀스러운 랭킹 1위가 사실은 검사였다.
그것도 S급 보스 몬스터의 대가리를 저렇게 쉽게 후려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이건 정말로 굉장한 사건이었다.
‘대한민국 던전 공략의 판도가 바뀔 거라고!’
반면, 전율하는 김하현과는 다르게 류세연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래. ‘방랑하는 구도자’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다만…….
“그 동태 눈깔에 너도 포함이란 거 알지?”
“아니, 사실 난 1위를 실력으로 땄다는 것만큼은 진작 알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하도 칭찬하길래 어디 어느 정도 실력인지 보자고 벼르고 있었는데, 그럴 급이 아니었다.
김하현이 제 핸드폰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한율 선배가 말해 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