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127화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이우연이 바다로 처박혔다.
저건 제법 아프겠다.
다만 이우연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가 레비아탄의 몸체에 맞고 그대로 가라앉은 바다 표면에서 부글부글, 물방울이 끓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것만 보고도 지금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내심 혀를 내둘렀다.
와, 저 독한 새끼.
거대한 바다뱀이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철썩, 꼬리부터 시작해 바다 위로 떠오른 몸체가 요동치는 것이 보였다. 더불어 바다뱀의 몸통에 매달린 채 처박혔던 이우연 또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푸하!”
바다에서 벗어나자마자 이우연이 날개를 펼치며 날아올랐다. 방금 전까지 이우연이 달라붙었던 바다뱀의 비늘 부분이 명백하게 녹아 있었다.
제 몸을 달구어 저 비늘을 녹여 낸 것이다.
그에 그치지 않고 이우연이 날아오른 채 검을 녹인 자국 안으로 쑤셔 넣었다.
아니, 쑤셔 넣으려고 했다.
“저것도 안 먹히네.”
이우연이 자랑하는 거창한 이름의 검이 몸체를 채 뚫지 못하고 튕겨 나오는 것이 보였다.
― 외피가 이렇게까지 단단한 몬스터는 처음 봐.
아까 전부터 이우연과의 소통은 예의 그 귀걸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바다뱀의 꼬리가 휘둘러지는 것을 피해 이우연이 잽싸게 날아오르는 한편, 그의 귀에 달린 파란색의 보석이 유독 반짝였다.
“하긴, 따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으니 말이야. 그냥 몸뚱이 하나로만 S급인 값어치를 하는 거지.”
― 그건 그것대로 무섭네. 그나저나 당신은 대체 뭐 해? 왜 나 혼자만 일하고 있는 거지?
“지금 그걸 일한다고 할 수 있어? 타격을 좀 줘야 일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우연 씨?”
― 와, 나빴다. 그러는 1위 님께서도 영 힘을 못 쓰고 계십니다만?
“알아. 그러니까 일단 기다려 봐. 태원이가 할 말이 있대.”
콰아앙!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이우연이 바다뱀의 몸체에 꽂아 넣은 마력구에 다시 한번 물보라가 일었다.
그러나 여전히 효과는 미미했다.
“네? 뭐라고요?”
내가 이우연과 이야기하는 것을 자기에게 하는 말인 줄 알았는지 양태원이 멍하니 반문했다.
왜 이렇게 아까 전부터 넋을 빼고 있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무슨 방법을 쓰자는 건데?”
- A급 몬스터 : 심해의 지배자가 출현하였습니다.
- 해당 던전 클리어 조건 : ‘거만한 왕’의 처치
떠올라 있는 클리어 조건 메시지는 딱히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았지만, 태원이의 말을 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애초에 선행 조건 자체가 몬스터와의 조우 혹은 처치라는 양 갈래의 선택지였던 만큼, 클리어 조건도 더 뽑아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의 공략대로는 저 ‘거만한 왕’을 처치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있고.
나와 이우연이 저 바다뱀과 붙은 지 대략 20분 즈음.
이제까지 전투한 결과값을 뽑아 보자면…… 그냥 미미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유효타를 먹이지도 못했고, 먹지도 않았고.’
S급 몬스터치고는 중하위권이라고나 할까.
거만의 왕은 이우연이 예상한 대로 거대한 바다뱀이었다.
전설에 나오는 것만큼의 크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한 위용을 자랑할 만한 크기이기는 했다. 육지에 남아 있던 코끼리…… 그러니까 베헤모스와 비슷한 덩치로 보였다.
그리고 보다시피, 그 거대한 몸체는 이우연의 레바테인이나 내 에이펙스의 광검을 아무리 휘둘러도 뚫고 들어가지 못할 만큼 견고한 비늘로 덮여 있다.
뚫고 지나갈 틈새는 보이지 않았다.
또 마법을 튕겨 내는 걸 보니 어느 정도 항마 속성을 띤 것 같고, 그렇다고 마(魔)나 악(惡) 속성의 몬스터도 아니라 성검의 특성인 정화나 파훼도 먹히지 않는다.
성검이 아니라 일반적인 검이라면 더했다.
조금 전부터 기다란 바다뱀의 꼬리 즈음에서 분투하고 있는 김성연을 포함한 저 두 사람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부유 마법을 응용해 공중에 몸을 띄워 바다로 처박히지 않는 건 좋은데, 허공에 발을 디딜 곳이 없으니 비늘을 내려치는 검에 힘이 전혀 실리질 않는다.
해양 생물을 대상으로 나선 건 기특한 일이다만 저래서야 이우연 신경만 거슬리게 할 뿐이다.
즉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깔짝대는 수준이 아니라 공략대의 총력을 다해 화력으로 찍어 누르는 수밖에 없다.
이건 내가 ‘용사를 기리는 망토’를 착용한다면 곧바로 해결될 문제기는 한데…… 나는 흘끗, 이선 헌터 뒤에 선 헌터 하나를 보았다.
장비에 달린 주머니 속에서 언뜻 붉은 불이 비쳤다.
기계 장치의 불빛이었다.
‘아마 녹화겠지.’
기본적으로 던전 안에서는 던전 부산물로 만든 아이템이 아니면 소지가 불가능하지만, 현대 한국의 경우 던전 부산물로 만든 여러 기계가 존재했다.
헌터 전용 핸드폰도 그중 하나였다.
물론 던전 안이라 바깥처럼 통신망을 사용할 수는 없어도 핸드폰끼리 무전기처럼 기본적인 연락은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촬영이 가능한 제품이다.
만든 취지는 던전 내 공략 방법 공유고.
다만 저기에 내 본신의 능력이 모두 촬영되는 건…… 아무래도 곤란했다.
인터뷰로 어그로를 끌면서 다른 헌터들의 나에 대한 적대감이 더 강해질 거라는 건 충분히 감안하고 있었던 사항이거니와, 어쨌든 나도 비장의 한 수 정도는 남겨 두는 게 좋을 거란 판단이었다.
지금이야 정부 소속 헌터가 있어서 그런지 다짜고짜 덤벼들지는 않는다만, 다른 던전에서 만나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니.
그런 의미에서 양태원의 말을 들어 보자고 한 것이었는데.
“어, 제 말 믿어 주시는 거예요?”
양태원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뭐야, 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 같은 표정은.
‘애 말을 어지간히 무시했나 보네.’
나와 양태원 사이를 오가는 헌터들의 시선과 분위기를 보자니 대강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만했다.
이선 헌터가 있기는 했지만 이선은 정부 소속이라는 입장상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에는 위치가 애매한 감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본인의 말을 들어 주는 내가 오니까 어지간히 반가운 모양이었다.
나는 픽 웃었다.
“내가 본 게 있는데 당연하지.”
이미 나는 제 운명조차 바꾸어 버린 무당을 알고 있지 않은가. 그 피가 어딜 간다고.
그리고 나는 문득, 양태원의 몸을 감고 있는 청룡과 눈이 마주쳤다.
청룡의 눈동자가 휘어지는 것이 보였다.
- 작은 조언을 하나 해 주마.
“오?”
웬일이래.
이제까지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청룡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입을 연 것이다.
확실히 시스템보다는 훨씬 낫군. 나도 용사가 아니라 무당 클래스를 열었다면 좋았을 텐데.
- 저이의 분노는 정당한 것이다. 제 새끼를 잃지 않았느냐. 천지신명이 모두 분노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구나.
태풍이 일고 있는 바다를 담은 눈동자에 그 풍경이 거울처럼 비치고 있었다. 아마도 헌터들 중에서도 태반은 듣지 못할 목소리.
나는 듣고 있다는 의미로 고개를 까닥였다.
“계속해.”
- 다만 어린것의 죽음은 안타까울지언정 도태되는 것이 존재하는 것 또한 섭리. 게다가 애초에 신의 눈을 피해 생겨난 생명이었으니…….
청룡의 말을 듣는 양태원의 눈이 한층 더 초롱초롱해졌다.
이렇게 보면 가죽 재킷에 형광 핑크로 물들인 머리카락이 무색하게도 5살 아이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양태원이 박수를 짝 쳤다.
“청룡 님이 하시는 말씀, 무슨 소린지 알겠어요.”
“나는 모르겠는데. 뭘 어쩌라는 거야?”
“그 안타까운 죽음을 기려서 저 바다 신령들의 분노를 가라앉히라는 말씀인거죠.”
양태원의 말에 청룡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내게 동의를 구했다.
애정이 가득한 말이었다.
- 참으로 영명한 아해이지 않느냐?
“그래, 아주 똑똑하네.”
팔불출 같으니라고.
나는 이어 질문했다.
“그래서, 결국 뭘 어쩌겠다는 건데?”
알쏭달쏭하게 말하는 건 시스템이나 청룡이나 별다를 바가 없었다. 뭘 하라고 확실하게 말을 해 줬으면 좋겠다.
다만, 시스템과 달리 청룡에게는 전문 번역가가 하나 붙어 있었다.
양태원은 자신감에 넘치는 얼굴로 답을 내놓았다.
“당연히 제사죠! 제 전문 분야!”
양태원이 그렇게 말한 순간이었다.
-해당 던전의 클리어 조건 일부가 해금되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 클리어 조건을 상세 조회할 수 있습니다.
- 상세 조회 : ‘거만한 왕’의 분노를 해소할 시 클리어 조건 충족으로 판정됩니다.
“진짜 떴다!”
“와, 이게 왜 진짜야? 말이 돼?”
“나 클리어 조건 추가되는 거 처음 봐.”
메시지를 확인한 후 모든 헌터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양태원도 작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나는 나직이 휘파람을 불었다가, 부정을 탄다며 양태원에게 팔뚝을 한 대 얻어맞았다.
깃털이 스치고 지나갔나?
“역시, 그럴 줄 알았다니까! 제 말이 맞죠?”
“그래그래, 잘했다.”
“저기, 사이 좋아 보이는 1위 님과 양태원 헌터. 저한테도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설명 좀 해 주시지 않을래요?”
청룡을 보지 못하기에 쭉 대화에서 소외되어 있었던 이선이 관자놀이를 짚으며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나야말로 머리가 아파 왔다.
“그 1위라는 호칭, 어떻게 안 됩니까?”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방랑하는 구도자’ 님은 너무 길다고요. 그렇다고 줄이면 영 좋지 않은 발음이 되어 버려서…….”
망할…….
이선이 헛기침을 했다.
“클리어 조건이 추가된 건 정말 다행인 일이긴 한데,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설명해 주세요.”
거기서부터는 양태원이 설명했다.
“방금 제가 모시고 있는 신께 조언을 들었어요.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 외에, 우리가 죽였던 새끼 몬스터에 대한 예의를 다하면 또 다른 길이 보일 것 같다고요.”
“그 방법이 제사라는 거야?”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실드 너머 바로 몇십 미터 앞에서는 커다란 바다뱀과, 그에 비하자면 날아다니는 나비에 불과한 이우연이 장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쿠콰콰쾅!
아, 이번에는 절벽 저 밑으로 처박혔다. 이쯤 되면 진짜 걱정된다.
― 아직도 멀었어?!
걱정도 잠시, 곧 이우연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싸우느라 시스템 메시지도 확인하지 못한 모양이다.
죽진 않았으니 됐다.
나는 아직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실드를 눈짓하며 물었다.
“그 제사를 지내는 데 필요한 물건과 소요 시간은?”
“음, 특별한 건 없고 손수 짠 삼베나 비단이요. 이건 제 소지창에 있어요. 무당 클래스에게는 필수템이죠. 제사에 필요한 시간은…… 아주 약식으로 치를 테니 30분 정도. 다만 문제가 있는데…….”
양태원이 창백한 얼굴로 제 발밑, 그러니까 절벽 밑을 바라보았다.
“장례이니만큼 새끼 몬스터의 시체가 필요하단 거예요.”
나도 가만히 양태원이 바라보는 절벽 밑쪽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다수의 헌터들이 절벽 중간 즈음부터 나 있는 동굴에서 여기까지 기어 올라왔던 것 같은데…… 끊어진 로프가 중간 즈음에서 달랑거리고 있었다.
콰르릉!
그리고 바다뱀과 싸움을 벌이는 헌터들, 주로 이우연 때문에 절벽에 가해지는 손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바다뱀의 꼬리가 스칠 때마다 절벽이 날아가고, 그 잔해들이 여기저기로 튀었다.
절벽을 내려가다가 저 돌덩이에라도 맞으면 끝장이겠는데. 어지간한 헌터라도 저거에 맞으면 그대로 깔려서 압사할 것 같다.
게다가 해안선 저 너머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고래들이 떼로 몰려오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서 자칫하다간 공격은 고사하고 절벽 중간까지 그대로 물에 잠길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제가 공간 이동 마법으로 다녀올게요. 아까 다녀와서 좌표도 알고 있으니까요.”
이선이 굳은 얼굴로 나섰다. 진언을 깨우친 건 알고 있었지만 공간을 이동하는 마법도 가능했던 건가.
하지만 양태원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분노를 풀기 위한 의식이니만큼 과정부터 예를 다해야 하는지라…… 제가 직접 모셔야 합니다.”
제사 하나 치르는 데 뭐 이렇게 걸리적거리는 게 많아? 역시나 쉽게 가는 법이 없다.
이선이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나를 돌아보았다.
“정말로 이 노선으로 갈 건가요? 사실 시스템 메시지가 약간 애매한데요. 제사라는 키워드가 확실한 건 아니잖아요.”
더 말은 잇지 않았지만 이선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다. 제사를 치르는 대신 정석적으로 보스 몬스터를 해치우는 건 어떠냐는 것이다. 보스 몬스터의 처치도 여전히 클리어 조건 중 하나니까.
“솔직히 화력으로 찍어 누르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데.”
사실 이선의 판단도 합리적이었다.
현재 저기서 이우연이 악전고투하고 있는 바다뱀은 외피만 단단할 뿐, S급 몬스터치고 이렇다 할 공격 수단이 없었다.
즉, 외피만 뚫으면 공략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제사니 뭐니, 불확실한 클리어 조건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모두가 달려들어 보스 몹을 처치하는 쪽이 오히려 안전한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전투를 벌일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간 이 마석 광산이 다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여길 클리어해도 소용이 없잖아요.”
“음, 보존이라…… 그러네요.”
“그리고 여기가 고정형 던전이라는 것도 잊으면 안 되죠. 일반적인 방식으로 저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게 되면 어차피 일정 시기 후에 리젠될 뿐이잖아요.”
그렇게 되면 이 던전에서 정상적인 마석 채굴은 어렵게 된다고 봐야 한다. 저렇게 거대한 S급 몬스터가 날뛴다면 이 광산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테니까.
“하지만 만일 제사를 지내는 걸로 저 보스 몬스터가 화를 가라앉힌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겁니다.”
그것 또한 클리어 조건으로 인정된다면 전투 대신 주기적으로 제사를 치르면 될 일이다.
내 말을 들은 이선의 얼굴에 고뇌의 색이 어렸다.
“그런 클리어 방식은…… 전례가 없긴 한데.”
설득하지 못했나?
순간 긴장했지만, 이선이 곧 씩 웃었다.
“뭐, 그거야 저번 유령의 성 때도 그랬죠?”
“…….”
“저는 당신의 판단을 신뢰합니다. 좋아요, 이 안으로 갑시다.”
이선의 선언에 뒤에 서 있던 헌터들이 잠시 동요하는 기색을 보였다.
무슨 일이지?
하지만 그 의문을 풀 겨를도 없이 이선이 등을 돌려 다른 헌터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어렵겠지만 추가된 클리어 조건으로 가 보는 걸로 하죠. 다들 이 마석 광산을 잃고 싶진 않으실 테니.”
상황이 그 한마디로 정리되었다.
하기야 이 던전의 중요성은 나보다도 한국 헌터들이 더 절실히 알고 있을 테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선이 바쁘게 지시를 하는 뒤로, 양태원이 작게 주먹을 쥐는 것이 보였다.
“좋았어!”
아이고, 제 고생길이 열렸는데 마냥 좋단다.
한숨을 내쉬는데 문득 청룡과 시선이 마주쳤다. 청룡이 꼬리를 살랑거리며 말했다.
- 네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구나.
……혹시 독심술도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