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174화
누구나 주목할 만한 화려한 등장이었다.
하지만 이미 이우연과 꽤 오랜 시간을 보낸지라 별다른 감흥이 없는 이선은 그냥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오늘도 눈에 띄네, 이우연 헌터.”
“칭찬으로 알아듣겠습니다, 이선 헌터.”
이우연이 가볍게 바닥에 내려서면서 날개를 접었다.
그리고 감흥이 없는 걸 넘어서서 슬슬 재수가 없어지는 지경에 도달한 양태원은 노골적으로 표정을 구겨 보였다.
“으…….”
스킬도 보통 적성과 클래스, 그리고 업적에 맞게 발현되기 마련인데, 왜 이우연에게는 하필 저런 스킬이 발현되었단 말인가.
천사다운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리고 왜 또 오자마자 애한테 시비는 걸고 그래. 자, 이것부터 마셔.”
오히려 이 상황을 중재해 주는 이선이 훨씬 더 천사 같았다.
반면에 양태원 기준으로 천사라기보다는 반대편에 있는 무언가에 가까운 이우연은, 이선이 건넨 커피를 받아 들기는커녕 오히려 날카롭게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이선 헌터가 직접 받아 온 건가요?”
“예에, 그러니까 마셔도 됩니다. 정 불안하면 기미 한번 해 줘?”
“아뇨, 됐습니다. 그렇다면야 사양 않고.”
양태원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화가 오간 끝에 이우연이 커피를 건네받았다.
그걸 본 다른 헌터들이 광고 같다며 수군대는 소리가 또 들려왔다.
인정하긴 싫지만, 확실히 잘나긴 했…….
“그래서, 넌 지금 쓸모도 없는데 왜 왔어?”
……다고 생각한 것을 취소하며, 양태원은 이우연을 노려보았다.
“내가 왜 쓸모가 없어? 저기 S급 몬스터 안 보여?”
“그러니까 넌 쓸모없다고. 체근민 수치나 더 키우라고 했지.”
그거야 그렇지만…….
양태원이 반박하려고 하는 찰나에 이선이 다시 한번 끼어들어 둘의 사이를 중재했다.
“애한테 너무 그러지 마. 태원이는 정부에서 직접 부른 거야. 위치가 위치다 보니 이렇게 사태 유보만 할 게 아니라 뭐든 시도해 보자는 게 윗선 의견이라.”
그러자 이우연이 코웃음을 쳤다.
물론 이번에는 양태원이 아니라 이선을 향한 것이었다.
“그럼 거기가 또 쓸모없는 짓을 한 거죠.”
사실 이런 면에서 이우연은 아주 공평했다. 상대가 누구든 할 말은 해야 하는 인간이고, 가차도 없다.
“굳이 얘를 불러 봤자 다른 곳에 돌아갈 인력을 하나 훔쳐 온 것밖에 더 됩니까? 저 녀석은 다른 곳에 파견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요.”
그리고 사실 듣기에 재수가 없다 뿐이지, 잘 들어 보면 딱히 틀린 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양태원이 여기에 온 건 헛수고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데, 하는 말 꼬락서니가 재수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으, 저걸 예나 누나가 봐야 하는데.’
저런 주제에 누나 앞에서는 한껏 내숭을 떠는 꼴을 보면 그 전날 먹은 저녁까지 올라올 것 같단 말이지.
그런 속이 훤히 드러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양태원을 보고서 이선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진짜 이렇게 보면 둘 다 영락없이 애라니까. 아니, 이우연은 나잇값을 못하는 건가? 오늘따라 더 까칠한데.’
뭐, 사실 양태원만이 아니라 이우연도 이선 입장에서 보면 한참 어린애들이기는 했다.
김숙자 교수가 자신과 류세연을 볼 때 이런 기분일까?
“자, 자. 일단 태원이는 가서 좀 쉬고 있어. 저쪽에 텐트 보이지? 간이침대 있으니까 좀 쉬고 와.”
“어, 괜찮은데…… 다들 힘드시잖아요.”
“좀 회복하면 부려 먹으려는 거니까 사양하지 말고 얼른 가. 간 김에 주먹밥이라도 하나 얻어먹고!”
기특하게도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꼬맹이 등을 억지로 떠밀어 보낸 후, 이선은 가만히 팔짱을 낀 채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이우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우연이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또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애를 보내신 거죠?”
“진짜 쉬라고 보낸 건데. 아, 할 말이 있긴 해. 감사 표시는 해야겠다.”
“뭘요?”
“초기 대응. 마침 네가 여기 있지 않았더라면 몇천 명 단위로 사상자가 나왔을 거야.”
사실이었다.
이 번화가에 S급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는데도 사상자는 0명.
이 모든 것은 이우연 덕분이었다.
처음 던전 브레이크가 터졌을 때 마침, 이우연이 우연히 근처에 있었던 것이다.
현 대한민국 헌터 랭킹 2위이자, 명실상부 최강의 마검사.
지금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이무기를 상대하는 이우연의 동영상이 조회수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흰 날개를 펼친 이우연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검을 뽑아 들고 이무기를 유인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그 덕으로 번화가 한복판에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는데도 인명 피해는 전무하다는, 기적 같은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 봤자 해치운 것도 아닌데요, 뭘.”
하지만 이우연 본인은 딱히 자신의 성과에 고취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이무기가 물리적 타격 외 수단으로는 공략 못 한다는 걸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전혀 안 먹힐 줄은.”
아니, 애초에 성과라고도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기야 이우연 입장에서는 약간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사실 이무기는 본래 A급으로 분류했던 던전 몬스터인 만큼, 처치하기 그리 어려운 몬스터는 아니었다.
하지만 던브의 영향인지 S급으로 상향 조정된 데다, 보스 몬스터 ‘이무기’의 성향이 문제였다.
하필이면 마법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는 타입이었던 것이다.
현재로서는 보스 몬스터, ‘용이 되지 못한 뱀’은 물리적 공격으로 몸속의 여의주를 부수는 것 외에는 타격을 줄 수 있는 공략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즉, 마검사 클래스인 이우연과 상성이 그다지 좋지 않은 몬스터였다.
물론 마법사가 아니라 검도 사용하는 만큼 어느 정도 상대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S급으로 상향된 이무기를 온전히 물리적 타격만으로 쓰러트리는 건 불가능했다.
“물론 진언 마법을 사용하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겠지만…….”
“응, 너나 나나 진언은 못 쓰겠지.”
이선이 한숨을 쉬었다.
“여기서 이 건물들을 다 쓸어버렸다간 우리가 한국을 떠나야 할걸.”
게다가 마법 공격 또한 제한되었다는 것도 한몫했다.
이선도, 이우연도 진언 마법을 깨우친 강대한 마법사지만 그들의 진언 마법은 모두 광역기였다. 여기가 던전 안이라면 모를까, 현실 세계인 만큼 주위에 끼칠 피해를 간과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결국 이우연은 이무기가 건물 하나에 달라붙은 틈을 타 결계로 가둔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네가 한 게 최선의 대응이었어. 결계 안에 몬스터를 가둔 동안 일반 시민들도 대피시키고, 헌터들 지원도 받을 수 있었으니까.”
진심 어린 칭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우연은 그저 어깨를 으쓱여 보일 뿐이었다.
“그래 봤자 시간 벌기에 불과하지만요.”
그것도 역시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선은 씁쓸하게 인정했다.
“그래…… 하여간, 원래 그랬던 것처럼 검사 클래스가 해치워야 한다는 게 결론이군.”
마법사 클래스로서 자존심이 상하기는 했지만, 특수 클래스인 양태원조차 두 손 두 발 다 들었으니 결국 그런 결론이다.
저 몬스터를 공략 가능한 건 현재로서는 검사 클래스밖에 없다.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김성연 길드장은 여전히 연락도 안 받고?”
주위에 다른 헌터들이 있어 이선이 목소리를 낮추어 묻자, 이우연은 피곤한 얼굴로 눈가를 짚었다.
“네, 이렇게 시간 끌다가 정부 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겨우 올 속셈인가 봐요.”
예상하긴 했지만, 그 대답에 이선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것도 진짜 미친 새끼다.”
물론 검사 클래스 플레이어 자체는 김성연이 아니라도 많다. 아마 한꺼번에 수십 명이 달려들면 공략 자체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주위의 피해를 고려해 볼 때 현재 저 몬스터 공략은 최대한 빨리, 그리고 최소한의 피해로 그쳐야만 한다.
김성연은 검사 클래스 중 수위를 달리는 플레이어. 그러니 정부에서 그에게 공략을 요청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김성연은 그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다.
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있었다.
저번 공략에서 입은 상처가 깊어 요양 중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게다가 장소가 장소다 보니, 혹시 공략에 실패할 경우 일어날 추가 피해가 부담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본인 주가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 체면을 구긴 게 아주 자존심이 상했나 봐.”
저번에 마석 던전에서 체면이 엄청나게 깎였으니 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김성연이 강예나에게 발로 냅다 차이는 영상은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았지만, 목격자들이 워낙 많다 보니 헌터 업계에는 이미 소문이 짜하게 퍼진 상태였다.
소문의 랭킹 1위를 무시하더니 외려 완전히 밟혔다, 고.
물론 이런 사건 하나로 김성연 길드장의 영향력 자체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어쨌든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강한 길드를 처음 만든 사람이고, 헌터 협회의 대표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목숨을 걸고 몬스터를 상대하는 헌터 업에서는 결국 강함이 곧 권력이다.
헌터 업계는 물론이고, 심지어 정부에서도 저 사건을 들은 후 랭킹 1위, ‘방랑하는 구도자’의 무력을 상향 평가했다.
그걸 모를 김성연이 아닐 테니, 아마 그 사건 이후로 어지간히 속을 끓이긴 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 후 계속 칩거 중이었으니까.
그런 와중에 이렇게 콕 집어 검사 클래스 플레이어가 필요한 사건이 생기니 옳다구나, 싶었겠지.
게다가 번화가인 만큼 이 던전 몬스터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든 여론의 관심이 모인 상황.
여기서 이무기를 해치운다면 언론의 관심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최대한 극적으로 보스 몬스터를 해치우겠다는 계획인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사이 다른 헌터들이 얼마나 고생하든, 일반 시민들이 불안을 겪든, 그런 건 제 알 바 아니라는 거지.
이선은 혀를 찼다.
“정말 갈수록 가관이군.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권력을 잡게 되면 그 사람의 밑바닥을 보게 된다고 했던가. 아니, 그렇게 잡은 권력을 놓칠까 두려워 변한 것일지도 몰랐다.
“저대로 놔둘 거야?”
이선은 주변에 듣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물었다.
이우연한테 물은 이유는 별거 아니었다.
사실상 영원 길드의 길드장은 김성연이지만, 이우연은 그 간판이었다. 이우연이 정말로 마음을 먹는다면 아무리 김성연이라고 해도 무시할 수 없다.
이우연은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즉답했다.
“저도 한국 사회가 정말 실력주의대로 돌아가는 곳이면 당장이라도 쳐 내겠는데…….”
그로서는 드물게도 노골적인 말이었다.
아마도 지친 모양이다.
하기야 이 며칠간 이우연도 이선만큼 강행군이었다. 기동력이 있는 터라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던전을 공략했으니까.
“제가 당장 길드장으로 나서기엔 너무 어리죠.”
“윽, 인정하긴 싫은데 맞는 말이군.”
그렇지 않아도 공무원 사회에서 제법 고생 중인 이선은 머리를 짚었다.
망할 유교 사회 같으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김성연을 따르는 사람들은 아직 많아요. 괜히 드러내 놓고 반목했다간 길드원들 이탈도 많아질 테고, 결국 던전 공략 스케줄 차질로 이어지겠죠.”
“그놈의 던전 공략 집착증. 공략이 조금 밀리기라도 하면 죽기라도 하냐?”
이우연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저만이 아니라 던브 터지면 다들 죽는 거잖아요.”
“그래, 일단 저거 못 막으면 나도 죽긴 하겠다. 이렇게 공략 하루 끌 때마다 드는 비용은 또 얼마야.”
보고서를 쓸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프다. 아마 이게 끝나더라도 당분간은 야근을 해야 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이기적인 건물주에, 잿밥에만 관심 있는 김성연, 도움이 안 되는 윗대가리들까지.
이선은 홧김에 바닥을 걷어찼다.
“에잇, 이럴 때 예나 씨가 나타나서 한 방에 처리하면 저 꼰대 코를 확 눌러 버릴 수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했다.
강예나가 랭킹 1위인 것과는 별개로 공식적인 던전 공략 기록이 단 2개뿐이다 보니, 정부 측에서는 아직 김성연 쪽이 능숙하다고 평가하며 신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선은 두 번이나 강예나의 실력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사실을 부정할 이유가 없었다.
현재 대한민국 최강의 플레이어는 강예나다. 김성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대체 어디에 있는 거람?”
그러나 문제는 바로 그 당사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
애초에 강예나와 연락이 된다면 김성연이고 뭐고, 제 주가 올리겠답시고 일부러 사양하는 놈팽이와는 상종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리 연락을 해 보아도 강예나의 소재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즉 김성연이 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추어진 셈이다.
“어디 돌발성 던브에 잘못 말려든 거 아닐까?”
그리고 김성연도 김성연이지만, 이선은 강예나도 걱정되었다.
강예나와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난리가 난 상황에서 몸을 뺄 만한 인물이 전혀 아니라는 것쯤은 알았다.
만약 그런 성격이었다면 애초에 신촌에서도 사람들을 구하겠다며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행방불명인 상태인 것 자체가 자의는 아닐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이우연도 조용히 동의를 표했다.
“네, 아마도요. 던전 공략 중이겠죠.”
“역시 그렇겠지?”
너무 고생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강예나의 빠른 귀환을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이선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에휴, 너도 걱정이겠다. 갑자기 연락도 안 되고…….”
“네?”
“어?”
이선은 깜짝 놀라 이우연을 바라보았다.
사실, 이런 대답이 돌아오리라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친한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니까, 당연히 걱정된다는 상투적인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우연은 이선을 마주 보는 대신 건물에 휘감겨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이무기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제가 뭐라고 걱정씩이나. 강예나가 알면 웃겠어요. 누가 누굴 걱정하냐고.”
이선은 불길함을 느꼈다.
말투도, 표정도 평이함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마치 폭풍 전의 고요와 같은 불길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이거, 완전 그건데……
이선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둘이 싸웠어?”
이우연은 자신이야말로 놀랐다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갸우뚱해 보였다.
가증스러운 동작이었다.
“아뇨? 전혀요. 왜 그런 생각을 하셨죠?”
저거 완전 싸웠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별반 티가 나지 않았지만, 어쨌든 이선도 이우연과 지내 온 세월이 벌써 5년이었다. 저 정도 가식은 구별해 낼 줄 알았다.
‘어쩐지 오늘 유난히 예민하더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선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건 또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었다.
그것도 제삼자로서 절대 말려들고 싶지 않은!
마법사로서 칼로 물 베기 따위의 묘기는 절대 사양하고 싶었다.
‘예나 씨, 뭔지는 몰라도 얼른 우연이한테 연락 좀 해 주세요…….’
이선은 아까보다 한층 더 간절한 마음으로 강예나의 빠른 귀환을 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