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181화
이상한 일이었다.
이우연은 핸드폰 화면을 보며 고개를 슬쩍 옆으로 기울였다.
제 몫으로 시킨 생과일주스를 마시며 이우연이 뭘 하건 말건 제 핸드폰 화면에나 몰두하고 있던 양태원이,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이우연을 건너다보았다.
“왜 그래?”
“흠…… 양태원, 네 핸드폰 좀 줘 봐.”
“어엉? 여기.”
양태원의 핸드폰을 건네받은 이우연은 다시 한번 같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보았다.
역시 받지 않는다.
“정말 안 받네.”
양태원이 이우연에게 물었다.
“지금 내 전화로 예나 누나한테 전화한 거야?”
“그래.”
이우연 자신이라면 모를까, 양태원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는데도 받지 않는 거라면 단순한 무시는 아니라는 뜻이다.
강예나 성격에 양태원 전화는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싶어서라도 바로 받을 테니까.
하여간 약자한테는 엄청나게 무른 성격이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이우연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하지만 기다리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모이기로 약속했던 시간은 2시.
그리고 오늘은 이틀 전, 셋이서 따로 점심이라도 먹으러 가자고 약속을 했던 날이었다.
양태원도 그제야 시간을 확인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어, 벌써 20분 지났네. 누나 성격에 늦잠 잤을 것 같지는 않고. 설마 이 며칠 사이 또 던전 들어간 건 아니지?”
“그랬으면 약속을 취소한다고 연락이라도 해 줬겠지.”
“그럼 설마 진짜 무슨 일이라도 있나? 뭐 아는 거 없어, 형?”
“내가 어떻게 알아? 무당은 너잖아. 점이라도 쳐 봐.”
“음, 꽃점이라도 쳐 볼까?”
양태원이 생과일주스에 장식으로 꽂혀 있던 꽃을 주워들었다. 여러모로 태평한 모습이었다.
“온다, 안 온다…….”
“전문성이라고는 전혀 없군.”
“어쩔 수 없잖아. 청룡 님…… 내가 모시는 신께서 예나 누나와 관련된 건 안 알려 주신단 말이야.”
“그래서, 네가 직접 친 꽃점 결과는 어떤데?”
“안 온대. 진짜 무슨 일 있나?”
영양가라고는 전혀 없는 점 결과였다.
이우연은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은 생과일주스를 쭉쭉 빨아 마시고 있던 양태원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더 안 기다려 보고 가려고?”
“네가 안 온다며.”
“아니, 진지하게 친 건 아닌데…… 형, 정말 가는 거야?! 화났어? 조금만 더 기다려 보지!”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가 버리는 이우연을 보고 당황한 양태원이 뒤를 졸래졸래 따라왔다.
이우연은 무심히 중얼거렸다.
“여기서 기다려 봤자 뭐 해. 시간 낭비야.”
쓸모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
이우연이 제일 싫어하는 일이었다.
……
…
“그래서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거야?!”
그리고 양태원은 황당해졌다.
화가 난 것처럼 자리를 박차고 나가나 싶더니만, 결국 차를 몰아서 온 곳이 강예나가 살고 있는 집 앞이었기 때문이다.
이우연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무슨 일이 생겨서 못 오는 것 같은데 체크는 해 봐야지.”
어지간한 트러블 정도라면 강예나 본인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겠지만…… 혹시라는 경우가 있으니.
이우연은 차를 멈춰 세운 채 일단 근처의 기류를 한번 살펴보았다.
‘별다른 기척은…… 없군.’
혹시 돌발성 던전 브레이크가 터졌다거나, 강예나의 신원을 알아낸 헌터들이 급습했다거나 하는 등의 사고가 일어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짜고짜 집으로 찾아가는 건 좀…….”
그리고 조수석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양태원이 태평한 소리를 해 댔다.
이우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정말…… 주위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 쓸 생각이 없어?”
“뭐, 뭐가?!”
양태원이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이우연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감히 잡히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런 걸 키우겠다고…… 쯧.’
이우연은 내심 혀를 찼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쨌든 이우연은 양태원의 잠재 가능성을 상당히 크게 보고 있었다.
무당이라는 특수 클래스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그만큼 대단했다. 본인에게 닥쳐올 일을 예감할 수 있는 예지 능력부터, 마(魔) 속성을 가진 몬스터와 상성이 좋다거나, 또 부적을 통해 일종의 실드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도.
그래서 던전 공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그 가능성 하나를 보고 자주 공략에도 데리고 다니고, 나름대로 후배로 보며 이것저것 가르쳤던 건데…….
‘이거 진짜 헌터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려나.’
이우연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너무 답답해할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이 녀석은 이제 갓 성인이 되었으니, 상황 파악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몰랐다.
‘문제라면…… 현실은 어리다고 봐주지 않는다는 거지만.’
5년 전, 스무 살이던 때 던전이 터져 몸소 그걸 겪었던 이우연은 핸들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어쨌건 설명이 필요할 듯싶었다.
“너, 저번 마석 던전 일 기억하지?”
“으, 응.”
“강예나가 김성연 길드장을 냅다 걷어찬 것도 기억하고?”
“당연하지. 그런데 그거, 조사받고 끝난 거 아니었어?”
“그래, 조사야 끝났지.”
던전 내에서 헌터들끼리 마찰을 일으킨다고 한들, 살인이나 그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정부가 끼어들지는 않는다.
특히나 강예나, 김성연처럼 개개인의 무력이 강한 경우는 더더욱.
“그렇지만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야.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지.”
현재 헌터 바닥에서 김성연의 입지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헌터 협회를 만들고 세월이 지나자 영향력은 점점 더 공고해졌고.
물론 세상일이란 게 그렇듯, 그러한 흐름을 탐탁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없었던 건 김성연의 존재감에 맞설 수 있는, 즉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없었던 탓이다.
이우연은 속사정이야 어쨌건 김성연이 길드장인 영원 길드 소속이고, 김숙자 교수는 정부와 협력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김성연과 반목할 성향의 인물도 아니었다.
공무원의 본분에 충실한 이선은 물론이고.
그런데 여기서 방랑하는 구도자, 강예나라는 인물이 등장한 것이다.
심지어 김성연과 똑같이 검을 다루면서 랭킹도, 실제 실력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난 사람이.
일전에 강예나가 대놓고 김성연과 대립각을 세운 후, 헌터들 사이에서는 점점 이런 여론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 김성연 길드장이 자꾸 헌터들을 대표해서 뭘 하려고 하는데…… 솔직히 본인 길드 좋은 일만 하는 거잖아?
- 사실 헌협이 중소 길드 길원 입장에서는 딱히 좋을 것도 없다고. 자꾸 정부랑 반목만 하고.
거기에 장작을 더 넣은 건, 얼마 전 대한민국에 실시간으로 공개된 ‘방랑하는 구도자’의 공략 현장이었다.
사람들은 새롭게 드러난 랭킹 1위, ‘방랑하는 구도자’에게 열광했고 헌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또 공교로운 것이, 김성연이 이무기 퇴치 건으로 정부와 밀당을 하던 와중에 강예나가 끼어들어 해결을 해 버린 상황.
제 가치를 높이려던 김성연만 낙동강 오리알이 된 신세라, 아무래도 꼴이 사나워진 셈이다.
- 어차피 랭킹을 매길 거라면 저런 상황에서 나서 주는 사람이 위에 있는 게 낫지.
- 김성연처럼 자기 길드만 챙기는 것도 아니고.
이러한 흐름으로 소위 김성연을 지지하지 않는 헌터들의 속이 뻥 뚫린 것이다.
물론 그들이 정말 강예나를 좋아해서 그런다기보다는, 강예나가 전면에 나서서 김성연 위주로 흘러가는 이 헌터 업계의 흐름을 바꿔 주길 바라는 것뿐이겠지만.
반대로 김성연 헌터 쪽에 붙은 이들은 당연하게도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을 테고.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리라고 땅 파먹고 사냐? 정당한 대가로 받을 건 받아내야 할 거 아니야.
- 그래도 헌터들 입장 챙겨 주는 건 김성연 헌터밖에 없다고.
지금이야 아직은 수면 밑의 흐름이지만, 어떤 계기라도 있다면 이 갈등이 뻥 터질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 주축은 강예나와 김성연이 될 테고.
그야 강예나는 이런 싸움 따위에 전혀 관심이 없을 테지만, 주위에서 억지로 왕관을 씌워 주는 꼴이 될 테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설명하자 양태원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 그래도 누나는 아직 신원을 밝힌 건 아니잖아. 다들 누나가 어디 사는지는 모르지 않아?”
“정부에서 알고 있으니 완전히 비밀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아직 대외적으로 강예나의 신원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말해 정부 측에서 강예나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부터 신원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어디에나 입이 가벼운 사람이 있기 마련이니까.
드디어 이우연이 왜 집 앞까지 쫓아온 것인지 파악한 양태원은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 쥐며 소리 없이 절규했다.
명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럼 누나 어떡해? 자다가 갑자기 칼 맞는 거 아니야?”
양태원의 걱정은 이우연의 예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일반적으로 할 만한 발상은 아니었지만 던전 내에서 몬스터를 잡는 것이 헌터들의 일상이다 보니, 5년쯤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다들 사고방식이 일반인과는 좀 달라진 상태라는 게 문제였다.
“괜히 나 때문에 누나가……!”
“본인도 예상하고 한 짓일걸.”
강예나가 어디서 뭘 하고 지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전설 속 용사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위험한 일에 앞장서는 것과 달리 이런 권력 싸움에 완전히 무지한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나섰던 건, 양태원이 다짜고짜 김성연을 치받게 내버려 두느니 이게 낫다고 생각한 거겠지.
그야 강예나 본인이 시선을 모으면 김성연이 양태원 같은 송사리한테까지 신경 쓸 구석이야 없어지겠다만…….
‘대체 왜 그렇게 이 녀석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지…….’
그야 사람들 간의 감정이란 것이 이성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니 차라리 단순한 개인적인 호감이라면 이해하겠는데, 그냥 호감이라고 치기에도 강예나의 태도는 과했다.
무슨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보듯 하지 않는가.
태도가 워낙 무덤덤해서 그렇지, 하는 것만 보면 다섯 살짜리 어린아이를 돌보는 과잉 보호자 같다.
뭐, 강예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거야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이우연이 한숨을 쉬는데, 여전히 옆에서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던 양태원은 갑자기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그, 그럼 형은 어떻게 할 건데?”
“뭘?”
“누나랑 김성연 헌터랑 완전히 틀어지면 형은 누구 편 들 거냐고.”
이우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동네 패싸움이야? 누구 편 들 거냐고 묻게.”
“아니, 생각해 보니까 그렇잖아. 누나랑 친하긴 하지만 어쨌든 형은 영원 길드 간판이고, 김성연 헌터가 길드장이니까…… 형이 그냥 친분으로 움직이는 성격도 아니고, 따질 거 따져서 어느 쪽에 붙는 게 이득인지 생각하고 움직일 거잖아. 내 말이 틀렸어?”
이우연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너도 생각이란 걸 하긴 하는구나?”
당연히 형은 누나 편에 설 거지? 하고 속 편한 소리나 할 줄 알았더니.
“아니, 그러니까 대답을…… 어?”
그때였다.
양태원이 계속 쥐고 있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진동이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핸드폰 화면에 뜬 이름은…… 강예나였다.
“누나! 괜찮아여?!”
양태원이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이우연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 괜찮다니. 뭐가?
“아니, 무슨 일 없어요? 약속했는데 나오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고!”
- 아, 미안…… 방금 일어났어.
그리고 들리는 기침 소리.
게다가 전화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도 정상은 아니었다. 평소보다 훨씬 낮고 기운도 없었다.
이우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감기 몸살?”
“헉, 누나 아파요? 저랑 이우연 지금 누나 집 앞인데 약이라도 사다 줄까요?”
- 아냐, 괜찮…….
그렇지만 이어지는 기침 소리가 어딜 봐도 괜찮은 것 같지 않았다.
이우연은 한숨을 쉬며 양태원에게서 전화기를 넘겨받았다.
“안 괜찮은 것 같은데, 강예나. 차 가지고 왔는데 그냥 병원 갈래?”
구급차를 부를 정도는 아닌 것 같은 데다, 어차피 강예나 정도로 강한 플레이어라면 헌터 전용 병원에 가서 필요한 조치를 받는 게 더 나았다.
전화 건너편에서 낮은 기침 소리가 또 들렸다.
- 이런 걸로 무슨 병원이야…… 좀 자면 나아.
“내일이 약속한 공략 회의인 건 알지? 정말 나을 수 있다고 자신해?”
- …….
“봐. 장담도 못 하면서. 지금 올라갈게. 문은 열 수 있지?”
- 누굴 어린애로 알아…….
“지금 올라갈게. 끊어.”
전화를 끊고 양태원에게 다시 건네주니 미묘한 표정으로 받아 든다.
“난 형이 이럴 때마다 너무 낯설고 무섭고 오글거려…….”
별 쓸데없는 소리라 무시를 선택한 이우연은 곧장 차에서 내렸다. 이미 몇 번 와 본 터라 익숙하게 엘리베이터를 탔다.
양태원이 뒤를 졸졸 따라왔다.
“근데 왜 아파트 공동 현관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거야? 아니다, 대답하지 마. 알고 싶지 않다, 진짜.”
아직도 사춘기에서 못 벗어난 건가, 별 쓸데없는 상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 앞에 선 이우연은 벨을 눌렀다.
딩동, 딩동.
벨을 두 번쯤 눌렀을 때 집 안에서 느릿느릿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나 걸렸을까, 생각보다 긴 시간 후에 겨우 현관문이 철컥, 하고 힘없이 열렸다.
“어, 어……!”
양태원이 깜짝 놀라 앞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바로 문 앞에 서 있었던 이우연이 더 빨랐다.
문고리를 잡은 채로도 거의 앞으로 고꾸라질 뻔한 강예나를 부축한 이우연은, 재빨리 상태를 살피고 눈살을 찌푸렸다.
“보통 심각한 게 아닌데?”
후끈한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몸이 뜨거웠다. 심지어 이우연이 팔과 어깨를 부축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할 정도로 비척대고 있었다.
누가 봐도 정상은 아니었다.
물론 강예나도 거의 5일간 연속으로 던전을 공략하긴 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상처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회복할 시간이 이틀이나 있었는데 대체 왜 이런 상태가 된 거지?
“왜 아직도 집에 있어? 빨리 병원을 가야지.”
“……병원 갈 일 아니라니까.”
강예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열로 붉어진 얼굴을 한 팔로 가리며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다.
“됐어. 빨리 내려가자. 혹시 물건 챙길 거 있으면 미리 말해.”
“아, 병원 안 간다고. 좀 쉬면 나을 거야. 안 그래도 약 먹으려고.”
“당신이 이렇게 아플 정도면 약으로 될 리가…….”
“됐어. 그냥 내버려 둬.
이우연은 슬슬 짜증이 나는 것을 느꼈다.
“이게 대체 무슨 고집이야? 빨리 차나 타.”
“진짜 그런 거 아니라니까. 병원 가도 소용없어. 잠을 못 자서 컨디션이 저조한 것뿐이야…… 하여튼 약속 어겨서 미안. 이대로 서서 이야기하기도 뭐하니까, 들어와서 좀 앉아. 딱히 대접할 건 없지만.”
“아니, 누나! 지금 약속이 문제예요?! 병원 가요, 병원!”
양태원이 비척대며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는 환자를 졸졸 따라가 설득했지만, 강예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뭐라도 마실래? 사실 있는 건 없는데…….”
“…….”
이우연은 아주 잠깐 저걸 그냥 기절시켜서 병원에 데려다 놓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결국 후환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정말 의외로 손이 많이 간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