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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255화 (256/323)

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255화

나는 손에 얼굴을 묻고 있는 루카스를 향해 말했다.

“너도 참 가족 복이 없다, 야.”

루카스의 가족 사정이야 함께 대륙을 여행하고 다닐 때 직간접적으로 들은 적이 꽤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일반적인 가족 관계와는 상당히 멀었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르는 공략을, 그것도 성녀를 제외하면 신분이 불분명한 파티와 함께하고 있는데도 딱히 말리지 않았으니까.

“형님 입장에서는 내가 죽어 주는 게 속이 편할 것이다.”

루카스는 가끔 그렇게 말하곤 했다.

평범한 가정에서도 재산 가지고 싸우다가 틀어지면 절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지어 왕위 계승권을 두고 다투는 사이라면 사실상 원수보다도 못한 사이라고 봐야 한다.

“내가 왕위에 관심이 없다고 한들 살아 있는 한 형님의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실제로도 루카스는 내가 보았던 미래에서 그 가족의 손에 철저히 짓밟혔다.

“…….”

루카스가 침중한 얼굴로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우울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아서, 나는 이어 말했다.

“근데 그래도 알리시아의 일은…… 네 탓 아니야.”

그 말에 루카스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저었다.

“레나, 너는 상황을 모르니까…….”

“내가 뭘 몰라. 이것만 들어도 대충 무슨 이야긴지 각이 나오는데.”

알리시아를 납치한 것이 루카스의 형님이라는 것.

그것만 듣고도 상황은 능히 짐작이 갔다.

신전과 루카스의 형님인 황제, 아니, 현재 시점에서는 황제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두 세력 모두 최후의 던전을 공략한 공략원들의 진실이 알려지고 명예가 드높아질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니 두 세력이 서로 손을 잡고 판을 짠 것이다.

신전은 알리시아와 일리아스를, 황제는 루카스를 공격한 것.

권력을 잡은 인간들의 행태란 언제나 비슷한지라 굳이 더 듣지 않아도 쉽게 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인간이란 어쩜 이렇게 뻔한 생물일까.

자기 걸 지킬 수만 있다면 남을 해하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하는 작자들은 언제나 존재하는 모양이다.

시대와 관계없이, 심지어 세계가 달라지더라도.

그래서 악마란 인간이 사는 이상 영원불멸의 존재인 것이겠지.

“그래도 역시 네 탓은 아니야.”

……다만.

나는 루카스의 맑은, 파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솔직히 웃을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웃어 주었다.

루카스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니만큼 알리시아의 실종도 모두 제 책임이라며 자책해 왔을 것이 뻔했다.

그리고 일리아스의 심정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일리아스도 머리로야 루카스의 책임이 아니란 걸 알고 있겠지만, 가족이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감정이 쉽게 분리될까.

게다가 어릴 때부터 신분 높은 권력자들에게 휩쓸려 온 만큼 루카스 자체보다도 이 상황, 이런 운명 자체를 원망하는 건 당연했다.

“너는 최선을 다했잖아.”

그럼에도 나는 두 사람의 모두의 친구니까, 루카스는 위로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대부분 뻔한 생물일지도 모르지만, 역시 루카스 같은 녀석도 있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남들을 깔아뭉개기 쉬운 위치로 태어났음에도 오히려 스스로를 엄격히 다루고, 타인의 죄를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 처한 인과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역시 이 세상을 포기할 생각이 도통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내 위로를 듣고도 루카스의 얼굴은 그리 밝아지지 않았다.

책임감이란 사슬에 강하게 얽매인 왕자가 어둡게 말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최선이 무슨 소용이냐.”

“결과야 앞으로 내면 되지. 알리시아의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그렇다면 살아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거야. 그렇지?”

그 말에 겨우 루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근거 없는 희망인 것만은 아니다. 내 형님의 성격상 알리시아를 잡았다면 바로 죽이기보단 어떻게든 끝까지 써먹고, 시체는 내게 보내 날 도발할 작자야.”

끔찍한 이야기였으되 합리적인 이야기였다. 유령성의 양민들을 모두 학살한 것만 보아도 황제는 상당히 잔인한 성정이었으니까.

“그래서 마지막으로 알리시아의 흔적이 끊긴 곳에 엘리사 경을 파견했다.”

“……엘리사 경이라.”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웃음이 나왔다.

듣기 좋은 울림이었다.

“내가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했던 말을 잘 지켜 줬네. 고맙다.”

숲속의 감옥에서 발견한 아이들.

알버트처럼도, 알리시아처럼도 될 수 있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길을 훌륭하게 개척해 냈다.

솔직히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루카스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딱히 네 부탁이라서 그 애들을 지킨 건 아니다. 그건 내 의무였고, 무엇보다 페트라 경과 엘리사 경은 훌륭한 인재야. 그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기사가 된 것뿐이다.”

그냥 내게 생색을 내도 될 텐데 굳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말하는 것이 정말이지 루카스다웠다.

사람이란 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의 표본같다.

십수 년이 지나서 얼굴이야 나이를 먹었다지만, 솔직히 별로 달라진 것도 잘 모르겠다.

내가 루카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니 루카스가 갑자기 손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뭐, 뭐지?”

“그러는 너는 뭐야? 왜 얼굴을 가리고 그래?”

루카스는 미묘하게 시선을 비켜 가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라. 어색해서 그런 것뿐이니까.”

“뭐가 어색해? 오랜만에 만나서? 아니면 내가 지금 페트라의 몸을 빌리고 있어서?”

“그래. 어딜 보나 어색할 만한 요소만 있지 않나.”

그건 그랬다.

나 같아도 반대 입장이 되면 좀 어색할 것 같긴 했다.

게다가 생각해 보면 루카스는 제 외모를 꽤 신경 쓰는 타입이었다. 여행 다닐 때도 맑은 물을 발견하면 혼자 새벽같이 나가서 씻고 오곤 했으니까. 그런 성격이니 자기만 훅 늙은 것 같아서 미묘한 심정인지도 몰랐다.

“그래도 너는 잘생겼으니까 괜찮지 않아?”

외형의 미추만 놓고 따지자면 루카스는 그야말로 백마 탄 왕자님하면 떠올리기 마련인 모습, 그 자체였다. 지금도 십여 년의 세월이 무색했다.

잘생긴 놈은 나이를 먹어도 잘생겼다.

그러자 루카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것치고 기분은 좀 나아 보였지만.

“……딱히 그런 걸 신경 쓴 것도 아니고, 그게 문제도 아니다만…… 됐다. 어차피 레나 네가 이해하리라곤 생각도 하지 않았어. 마법도 깨우치지 못하는데.”

“아, 그놈의 마법 타령!”

나라고 마법을 싫어해서 배우지 않는 게 아니었다.

솔직히 광범위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법사 클래스, 아니, 다 떠나서 마법을 쓰기 싫어하는 한국인이 어디 있겠냐고.

하지만 나는 마법에 끔찍하게 재능이 없었다.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도 그 흔한 파이어볼 하나 만들어 내지 못했던 것이다!

“넌 섬세함이 부족해.”

대륙 최강의 마검사인 루카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법은 사람의 바람과 의지가 이루어 내는 기적이지. 하지만 너는 무언가를 타자에게 바라기 전에 네 손으로 직접 해치워 버리니까, 마법과는 적성이 맞지 않는 거야.”

“……그거 내 성질이 급하단 소리지?”

“급할뿐더러 우악스럽지. 섬세한 예술인 마법과는 도통 맞지 않아.”

아, 이 새끼 진짜 재수없네.

이러고 있자니 내가 왜 맨날 루카스와 아옹다옹했는지 기억이 솔솔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카스에게 꿀밤을 먹이기 직전에 눈이 마주쳤다.

세월에 따라 깊어진 눈매에 고인 그리움과 반가움을 보니 옅은 짜증마저도 사라졌다.

‘하기야 내가 엄청 반갑겠지.’

아리아드네는 소식불통, 알리시아는 생사 불명, 일리아스와는 사이가 껄끄러워졌다.

이렇게 맘 편하게 서로를 디스할 친구도, 여유도 없이 몇 년을 보냈을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루카스가 못내 안쓰러워서 나는 관대히 넘어가 주기로 했다.

“조용히 해라, 이 마법도 검술도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어중간한 마검사 왕자님아.”

……여기까지가 으레 정해진 대화의 레퍼토리인 것뿐이다. 딱히 울컥한 게 아니었다.

루카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레나, 너는 어떻게 지냈지? 그리고 아까 일리아스가 말한 것도 신경 쓰이는데. 내가 죽고 이 성이 짓밟히는 미래를 보았다고?”

“음, 그게…….”

파지직!

내가 채 입을 열기도 전에 시스템의 경고 메시지가 떴다.

입을 열려다 침묵한 모습에 루카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네 모습을 보니 운영자라는 존재가 있다는 일리아스의 추측이 맞은 것 같군. 시스템 제한이 걸린 거지?”

“응, 맞아.”

“그런데도 일리아스는 사정을 아는 걸 보니…… 운영자의 개입을 차단하는 마법진이 잘 먹힌 모양이고.”

“네가 눈치 빨라서 참 좋다, 루카스.”

“네가 둔한 거다.”

하여간 한마디도 안 진다.

“시스템 운영자라…….”

한편 루카스는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그만한 힘을 가진 자가 존재하다니 너무 위험하군. 그것도 정말 우리 추측대로 신전 측의 인물이라면 형님과 손을 잡고 무슨 일을 벌일지…… 게다가 신전은 정면으로 대항하기엔 너무 위험해.”

“그래, 일단 신전 상대로 싸운다는 것 자체가 거부감이 크니까.”

종교를 떠나 결국 돈과 권력을 쥔 조직은 언젠가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생각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견해일 뿐이다.

시스템을 통해 발휘하는 성력에 휩싸인 신관이란 일반적으로 보기에 선인 그 자체라, 아무래도 거기에 맞서는 쪽이 악인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루카스 휘하의 기사들이야 원체 충성심이 깊어 흔들리지 않은 것 같지만, 포로가 된 성기사들을 보며 경악에 휩싸인 성민들의 모습이 이 대륙의 일반적인 정서이리라.

“그래도 다행인 건 아무리 운영자라고 해도 아무렇게나 힘을 휘두를 수는 없고, 나름대로 반대급부도 있긴 해.”

“그런 정보는 어떻게 얻은 거지?”

“아는 운영자가 좀 생겨서.”

그렇게 말하던 나는 문득 그 아는 운영자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조한율에게서 오는 메시지가 끊긴 지 시간이 꽤 흘렀다.

‘좀 이상하네.’

물론 더 이상 돕지 말라고 하고 메시지를 끊어 버리기는 했다. 그래서 내 말에 심기가 상해 조한율이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이후 내가 겪은 일을 생각해 보면 이 침묵은 이상했다.

그도 그럴 게, 무려 타르토스의 운영자와 직접 접촉한 상태가 아닌가.

그러니 적어도 내가 깨어난 다음에는 궁금해서라도 무언가 연락을 해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감감무소식이라니.

‘설마 한국 쪽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그건 그것대로 불안해진다. 나 대신 운명의 씨앗을 구하러 간 이우연이 다쳤다거나, 그런 일이 벌어진 건 아닐까 싶어서.

설마 그 녀석이 실수를 할 리야 없겠지만…….

“그럼 레나, 네 생각에 운영자는…….”

루카스가 막 말을 하려던 때였다.

문밖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루카스 왕자 전하, 데이먼 오닐입니다.”

“들어와라.”

“전하, 큰일 났습……!”

응접실에 들어온 데이먼 오닐은 곧장 루카스를 향해 보고하려다가 나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루카스가 손짓했다.

“괜찮다. 말해라.”

“그, 성문 앞에서 신관들이 항의를 하러 왔습니다. 성주님을 뵙겠다며 막무가내로…….”

“뭐라고?”

나는 뜻밖의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 새끼들이 무슨 항의를 해?”

반면에 루카스는 예상한 일인 듯 평온한 표정이었다.

“포로로 잡은 성기사를 풀어 달라고 온 모양이로군. 성안에 들어올 때 포로로 끌려오는 모습을 보았을 테니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대답하는 데이먼 오닐의 얼굴이 어두웠다.

“성기사를 포함한 신전 병사들의 신변을 넘겨 달라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시다시피 현재 이 성에 계신 신관이…….”

“추기경 요하임이지.”

루카스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추기경이라고?”

나는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게 보통 추기경쯤 되는 고위 신관은 중앙 대신전이나 혹은 본인의 교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고위 신관이 이런 변방의 영지에 내려와 있다니.

그쯤 되는 신분의 신관이 성 앞에서 버팅기고 있다면 기사들이 당황하며 루카스를 부를 법도 했다.

추기경쯤 되는 작자의 요구를 거절하면 신전과는 완전히 적대하게 될 뿐만 아니라 여론도 좋지 않을 테니.

“내가 직접 나갈 테니 기다리라고 전하거라.”

“예!”

데이먼 오닐이 경례를 붙이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루카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그들의 죄상을 소상히 밝히고 제대로 된 재판을 해야지.”

“하지만 네게 성기사의 재판권은 없지 않아?”

루카스는 성주인 만큼 성민들을 재판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성기사의 경우는 달랐다. 신전에 소속되어 있는 몸은 성주나 왕에게는 재판권이 없고, 그들의 종교 재판으로만 처벌받았다.

그렇기에 은의 기사 정도 되는 성기사에다가, 네크로맨서를 추살하려다가 잡힌 상황이라면 처벌은커녕 그냥 방면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그러고 보면 법이란 참 이상하지.

분명히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려고 만든 것일 텐데, 여기나 한국이나 굴러가는 꼬락서니를 보자면 항상 강자에게 유리하다.

“네가 직접 나서면 신전과 완전히 적대하는 셈이 될 텐데.”

나는 경고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제 나는 그 유령성의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신전과 황제의 합작이었고, 루카스와 성민들은 힘없이 짓밟혔다.

그야 언젠가는 내가 황제도, 신전도 쳐부수긴 하겠지만 지금 루카스가 나서면 그 전면전이 더욱 빨라질 수도 있었다.

당장 부딪히기엔 이르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러나 왕자님께서는 당당하게 선언했다.

“옳은 일을 하는 데 이유는 필요 없어. 일리아스는 죽을 만한 죄를 짓지 않았고, 성기사는 사익을 위해 일반 시민을 죽이려 했다. 그 죄는 처벌받아야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성기사는 본인이 하는 일이 정의라고 생각했을 테고, 어쩌면 세상 사람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고, 시스템조차 성기사의 힘을 신성한 것이라 분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령 세상이 신전을 선이고 일리아스가 악이라고 정의하더라도,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단순히 선악이라는 두 가지 면으로 정의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인간의 세상에서, 나는 내 의지를 관철할 뿐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괜히 루카스가 전면에 나섰다간 역시 분쟁이 커질 우려가 있으니…….

“야, 루카스.”

여기선 내가 나서는 게 맞다.

“뭐지?”

나는 주먹의 관절을 뚜둑, 꺾었다.

“너는 지금부터 괴한의 습격을 받아 잠시 기절한 거다.”

“무슨…… 윽!”

뻐억!

설마 내가 갑자기 본인을 때릴 거라곤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인지 복부에 주먹을 맞은 루카스가 소파 위로 쓰러졌다.

타격감이 아주 좋은걸.

근데 반응 속도가 영 시원치 않은데…… 이 녀석, 나이 먹고 녹슬었나?

하여간 루카스는 기절했으니 됐다.

“전하, 무슨 일……!”

그리고 소란을 들은 데이먼 오닐이 응접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 타이밍을 노려서.

와장창!

나는 미리 봐 둔 응접실의 창문을 깨고 밖으로 튀어 나갔다.

데이먼 오닐이 경악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전하! 정신 차리십시오! 침입자다! 전하가 침입자의 습격을 받았다!”

그래그래.

더 큰 소리로 외치도록 해라.

그 침입자는 왕자님을 잠재운 사이에 추기경을 죽도록 패러 갈 예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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