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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267화 (268/323)

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267화

“……내가 뭘 어쩐다고?”

- …….

하지만 재차 물어도 청룡은 속 시원한 대답을 해 주는 대신 다시 조용히 눈을 감고 똬리를 틀 뿐이었다.

마치 자신이 해 줄 말은 그게 다라는 것처럼.

“…….”

그리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청룡 나름대로는 조언이라고 해 준 것 같기는 하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로 도움이 안 되는군.’

걱정하지 말라니, 오히려 청룡의 말을 듣고 나니 걱정이 더욱 태산이 되었다.

“뭐, 뭐, 뭐야?”

이우연이 내 팔을 잡았다.

“지금 당신 누구랑 이야기한 건데?”

아닌 척하고는 있지만 약간 하얗게 질린 얼굴이었다.

하기야 청룡이 보이지 않으니만큼 이우연 눈에는 내가 갑자기 허공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걸로 보였을 것이다.

“알고 보니 당신도 귀신을 볼 수 있다, 뭐 그런 거 아니지?”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니야!”

그러자 벌써 두 번째 파르페를 떠먹고 있던 양태원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누나, 형. 둘 다 그렇게 겁먹으면 귀신들이 오히려 좋아해요.”

“…….”

“…….”

“어, 음…… 특이한 스킬이라도 있으신가 봐요?”

나와 이우연이 침묵한 사이.

모르는 게 약이라고, 솔방울이 어색하게 침묵에 끼어들었다.

양태원이 씩 웃었다.

“네, 제가 이래 봬도 아주 용한 무당이거든요. 올해 운세부터 신점, 액막이 부적, 제사까지 모두 가능하니 필요하시면 명함 하나 드릴까요? 주변에도 알려 주시면 더 감사하고요.”

영업용 미소였구나.

솔방울이 떨떠름하게 명함을 받아 들었다.

“그, 그러시군요. 그런데 주소가 제주도……?”

“제 신당은요. 근데 제가 헌터이기도 해서 요새는 서울에 더 오래 있는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내 집에 있지. 너 내 집에서 신점 손님 받지 마라.”

약간 혈색이 돌아온 이우연이 핀잔을 주자 양태원이 입을 삐죽였다.

“아, 요새 집에 잘 오지도 않으면서 쩨쩨하게. 어제도 집에 안 왔잖아!”

“태원아, 그만.”

“넵.”

자잘하게 떠들던 태원이를 조용히 시킨 후 나는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예전에 청룡이 말한 바로는, 청룡이 정보를 말해 준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인간의 그릇이 합당하지 않다면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 저번처럼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확실하게 걱정하지 말라, 고 이야기해 주는 것을 보면 청룡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추측할 수 있는 게 없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시스템상으로 기억을 왜곡시켜 버릴 정도의 강력한 제약.

또 이제껏 침묵하던 청룡이 굳이 입을 열어 조언해 준 이유.

‘시간대가 꼬인 건가.’

예전, 한라산 백록담 던전을 통해 과거로 갔던 때처럼.

그리고 만일 일이 그렇게 된 것이라면…….

“확실히, 지금 걱정해 봤자 소용은 없겠네.”

언젠가의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면 지금 걱정해 봤자 소용없는 일이기는 했다.

‘일단 소지창을 꽉꽉 채워 놔야겠네…….’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린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나를 이우연과 솔방울이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나도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 것처럼 보였을 테다.

어쨌든 이 둘도 당사자라 어느 정도 상황 설명은 필요했기에 나는 적당히 설명하기로 했다.

“여기 태원이가 모시는 청룡…… 신이 방금 답을 줬는데, 미리 사서 걱정하지 말래.”

“아…… 진짜요?”

“당신까지 무섭게 왜 그러는데!”

하지만 돌아온 것은 영혼이 사라진 답변과 겁에 질린 얼굴뿐이었다.

괜히 알려 줬군.

“휴, 이것이 무당이 짊어진 업이죠.”

양태원이 오묘한 표정으로 잘난 척을 했다. 그래 봤자 입에는 크로플 가루를 잔뜩 묻힌 채라 아무런 신빙성도 없었지만.

“음, 어쨌든…… 예나 씨가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솔방울이 실없는 미소와 함께 말했다.

내가 말한 건 전혀 믿지 않는 눈치다.

하기야 솔방울은 전투계가 아니니, 시스템 제약이니 뭐니 해도 그리 실감이 나지 않을 법도 했다. 나와 우연히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약이 풀릴 일도 없었을 테니 평생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터.

“그럼 저는 먼저 일어나 볼게요. 사실 약속이 있어서 가던 길이었거든요.”

“아, 네. 혹시 제가 붙잡아서 늦은 건가요?”

“그런 건 아니에요. 게다가 저도 예나 씨, 한 번은 뵙고 싶었고…….”

그렇게 말한 솔방울이 어쩐지 약간 수줍게 웃었다.

“그럼, 다음에 또 뵐게요. 몸조심하세요.”

그리고 솔방울이 자리를 떠난 후.

양태원과 이우연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저 형 혹시 누나를 좋……?”

“솔방울, 얌전하고 스킬도 괜찮은 녀석이야.”

양태원이 해괴한 걸 다 본다는 식으로 이우연을 쳐다보았다.

“뭐야. 왜 이래?”

“넌 눈치를 어디다 팔아먹었냐.”

이우연은 오히려 그런 양태원을 타박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사람인 거, 나도 알아. 딱히 걱정은 안 해.”

“뭐예요? 왜 둘만 아는 얘기하고 있는 건데요?!”

“멍청아. 솔방울이 강예나 이름을 알고 있잖아.”

“그래서 뭐!”

영 감을 잡지 못하는 양태원을 위해 결국 내가 설명을 붙여 주었다.

“솔방울 간호사는 내가 랭킹 1위란 걸 안다고.”

나와 이우연이 같이 있는 걸 본 순간,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뜨거운 감자인 랭킹 1위 강예나가 나란 걸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둘의 친분은 제법 알려져 있었으니까.

당장 너튜브만 들어가 보아도 각종 렉카 너튜버들이 신상을 파헤치고 있는 와중이다. 이미 이름은 밝혀졌으니 만약 솔방울이 어디 제보라도 하면 그대로 신상이 드러날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충분히 궁금해할 만한 사항이기도 하고.

‘본인이 5년간 돌본, 눈도 뜨지 못한 환자가 랭킹 1위였으니.’

하지만 솔방울은 내 정체를 캐묻거나 떠보기는커녕 건강히 지내라는 말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암암리에 비밀을 지켜 주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실 밝혀져도 상관은 없지만…….”

“던전 공략 말고 귀찮은 일이 늘어나는 건 피하는 게 좋지.”

그건 그랬다.

“두 사람 진짜 짝짜꿍이 잘 맞네여…….”

짝짜꿍은 무슨.

초콜렛 음료를 호로록 빨아들이는 양태원을 무시하고 나는 이우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나저나, 난 사실 일산 호수 공원 던전 이야길 듣고 이우연 네가 뭘 꾸미고 있는 줄 알았어.”

“허어?”

이우연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내가 뭘 꾸며?”

“그거야 모르지. 그냥 어딜 봐도 수상해 보이던데.”

솔방울은 나를 보았다고 하는데, 막상 의뭉스럽게 친근히 구는 이우연은 나를 모른 척하고 있으니 의심스러운 것도 당연했다.

“으음…… 부정하긴 어렵네.”

본인도 인정하는 바인지 이우연은 순순히 긍정했다.

하기야 서로 선을 그어 두고 경계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으니.

여하튼 따로 검은 꿍꿍이속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니 된 거다.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하지만 꺼림칙하게 남아 있던 문제 하나가 풀렸고.

동시에 머리 아픈 문제가 새로 생겼다.

* * *

다음 날 아침.

청룡이 말해 준 정보를 조한율에게 전하자 조한율은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던전을 통해 과거의 한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다니……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내가 백록담 던전 공략한 거, 알고 있지 않았어?”

“그건 알고 있긴 했는데, 던전 내용까진 몰라요.”

말을 들어 보니 당시에는 내가 던전을 공략중이어도 일일이 지켜보고 있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예나 씨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을 때라서. 3개월 내내 거의 밤샘했더니 예나 씨를 떠올리기만 해도 열만 받았고.”

“……그럴 만도 하지.”

솔직히 운영자 입장에서야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다만 조한율이 세운 운영자이자 인간으로서의 철칙이 있기에 대놓고 날 배제하지 않았을 뿐.

“내가 미안.”

그러자 요거트를 뒤적이던 조한율이 핫, 하고 숨을 들이켰다.

“물론 지금은 아니에요! 예나 씨는 최고예요! 우리 서버 최강의 용사! 내 최애 플레이어!”

“그렇게 억지로 칭찬하지 않아도 되는데…….”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요?!”

“아침부터 시끄럽네.”

이우연이 하품을 하며 식탁에 앉았다.

어쩐지 이렇게 셋이 모여 아침을 먹는 게 일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참고로 오늘의 당번은 나였다.

그래 봤자 요리를 잘하는 건 아니라 토스트에 요거트가 전부기는 했지만.

나는 식탁에 앉은 이우연에게 물었다.

“오늘은 어떻게 할래?”

“그거 말인데, 내가 놀자고 말했는데 미안하지만…… 오늘은 안 되겠어. 호출이 왔네.”

“호출?”

“응, 영원 길드에서. 뭐, 심각한 건 아닌데 정부에 내야 하는 서류 작업 몇 가지 할 게 있나 봐.”

그렇군.

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우연의 위치상 바쁘지 않은 게 더 이상했다. 게다가 내가 없는 동안 던전 공략도 많았으니.

“어쩔 수 없지. 잘 다녀와.”

“헉, 그럼 예나 씨 오늘 하루 프리?”

옆에서 대화를 듣던 조한율이 눈을 반짝였다.

“그럼 오늘은 저랑 데이트해요!”

“나야 상관없지만…… 바쁘지 않아?”

“바, 바쁘지만! 점심 식사 전 두 시간 정도라면 어떻게든!”

“웃기고 있네.”

식빵을 베어 물던 이우연이 코웃음을 쳤다.

“그래 봤자 길드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갈 거 아니야. 운영자 일도 있고.”

조한율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아마 사실인 모양이다.

“그,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나도 예나 씨랑 놀고 싶은데……!”

얼마나 분한 건지 부르르 떠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운 나머지, 결국 나는 먼저 제안을 했다.

“그럼 길드 좀 구경해도 돼?

“네?!”

“선율 공방. 그렇지 않아도 어떤 곳인지 궁금했었거든.”

조한율이 이끄는 선율 공방.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장인들이 모두 모인 곳 아닌가. 당연히 호기심은 있었다.

게다가 장비를 개발하는 곳이니만큼 무언가 쓸 만한 것이 있다면 조한율에게 이야기해서 곧장 수급할 수도 있을 테고.

한도 없는 블랙카드도 받았는데 설마 거절하진 않겠지.

아니나 다를까, 조한율이 반색했다.

“무, 물론이죠! 완전 환영이에요!”

“그럼 밥 먹고 같이 내려가자.”

“와, 같이 출근하다니 너무 좋아요!”

“오버하긴. 하여튼 잘 갔다 와. 그래도 저녁은 같이 먹자.”

이우연이 힘없이 손을 흔들었다.

그렇게 오늘의 일정이 정해졌다.

* * *

조한율의 집 자체가 선율 공방이 통째로 쓰고 있는 건물의 펜트하우스였으므로 출근까지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출근길이라기에도 민망한 거리였다.

“이러면 일과 휴식의 구분이 아예 안 되지 않아?”

“어차피 그런 인생인걸요…… 아, 안녕하세요.”

“길드장님! 출근하셨군요.”

“좋은 아침입니다!”

직원들이 지나치며 자유롭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조한율도 가볍게 고개를 숙여 답했다.

그래도 나름 거대한 자본을 굴리는 길드장인데 권위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복장 등도 규정이 없는 건지 자유분방했다.

기합이 바짝 들어 있던 전투계 플레이어 위주의 영원 길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내가 신기해하는 기색이자 조한율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제작 클래스 위주인 데다 제가 이래 봬도 개발자잖아요.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산다고, 저도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편해요.”

하긴 조한율도 머리를 무지개 색으로 염색한 채였다. 일반적인 회사원과는 한참 동떨어진 모습이지만, 잘 어울리긴 했다.

“그럼 어디부터 구경하실래요?”

“뭐든 좋아.”

현재 한국이 어느 정도의 단계에 돌입했는지가 궁금했다.

물론 타르토스를 구하는 것이 현재 내 1순위 목표지만, 곧 닥쳐올 위기에 대비해 한국 플레이어들의 레벨을 올리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어느 쪽이든 구하고 싶으니까.

……일주일을 쉰다고는 했지만 던전 공략하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충분히 휴식의 범주겠지.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내가 참여한 검술 VR 교본? 그거 어떻게 됐어?”

“아, 참. 그렇지 않아도 정부 아카데미에서 1차 보고서를 받았어요. 성과가 나쁘지 않던걸요?”

그렇다면 다행이었다.

검사로 클래스로 개화할 경우 기본적인 검술은 시스템에서도 튜토리얼을 제공해 주지만 어느 지점부터는 스스로 배워 나가야 하는데, 그럴 때 중요한 것이 더 수준 높은 검사와의 대결이었다.

물론 일대일로 가르치는 게 더 좋겠지만 여건상 그럴 수는 없으니, 이 정도면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한 한국에서나 가능한 방법이었다.

“정부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한국의 검사 플레이어들에게는 모두 한 번씩 경험시켜 볼 생각이에요.”

“그래, 잘 생각했어.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말하고.”

“예나 씨가 대인배라서 너무너무 다행이다.”

조한율이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으로 두 손을 모았다.

“사실 다른 검사들한테도 이런 체험형 VR 영상 제작에 참여해 달라고 했었는데 다 까였거든요. 아무래도 자기 밥줄이라 그런지, 비기(祕技)를 탈취당하는 무협 고수처럼 반응하더라고요.”

“원래 민감한 문제기는 해.”

나야 ‘그’ 알리시아에게 배웠고 대륙을 돌아다니며 실전 경험으로 익힌 검술이라 그 정도로 민감하지는 않지만, 보통 세간에서 알아주는 검술 같은 기예는 최소 몇 세대에 걸쳐 쌓아 올려야만 하는 기술이자 학문이었다.

그렇기에 흔히 말하는 비인부전이니 문외불출이니 하는 것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혈통 같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일반인이 타르토스에서 제대로 된 검술을 배우려면, 국가 소속 기사단에 입단하거나 몇 대에 걸쳐 내려온 가문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렇게 몇 년에 걸쳐 평가를 받아야지만 비로소 검술을 배울 수 있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절기는 몇 대에 걸쳐 충성심을 보여야 전수받을 수 있었다.

그건 아마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한율이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았다.

“어, 그, 그런가요? 그럼 혹시 예나 씨도 싫은데 억지로 하신 거예요……?”

“그건 아냐. 서버 통합 전에 검사들이 실력을 키우지 않으면 곤란한걸.”

“그렇지만…….”

“그리고 어차피 누가 내 검술을 배우든 간에 내가 이길 자신 있고.”

한 이십 년쯤 후라면 모를까, 그 전까지는 날 이길 만한 인재가 나올 것 같진 않았다.

조한율이 두 손을 모으고 부담스러운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역시 내 최애……!”

……그나저나 저 최애란 건 대체 뭔지 모르겠군.

나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그럼, 어디부터 구경시켜 줄 거야?”

“신소재 개발부로 가시죠!”

그렇게 말하며 조한율이 잽싸게 팔짱을 꼈다.

“마음에 드는 건 다 가져가셔도 돼요!”

“그러다 밑천 다 털린다. 나 아이템 욕심 많아.”

“예나 씨라면 등골을 빼 먹혀도 좋아요.”

무서운 소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그렇다면 사양할 것 없지.

나는 운영자이자 길드장의 호의를 업고 당당하게 신소재 개발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럼 허락도 받았겠다, 제대로 등골을 빼 볼까. 괜찮은 장비가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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