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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멸망 n% 진행중-78화 (78/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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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들의 반응에 멈칫한 무마드가 금빛 초승달, 집중하던 화면 그너머 아래를 바라보았다.

"뭔 일이길래..."

변한건 없어보인다.

여전히 멈춰선 배, 버글거리는 짐승들.

청월을 내던져 통째로 구워버리면 볼만할것같은 광경.

그리고 그 사이...

쩌어어어억...

수백미터 상공에서도 보이는, 짐승들의 바다 사이로 시뻘건 피분수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질적인 푸른 선.

푸른선이 사방팔방으로 왔다갔다 할때마다 마치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듯 사방으로 시뻘건 빛이 흩뿌려진다.

그걸 본순간.

"이런 제기랄...!"

콰아아아아앙...!

쌍욕을 내뱉은 무마드가 다급하게 양손을 끌어당기듯 허공의 청월을 지상으로 내다꽃기 시작했다.

**

쩌저저저저저저적!

순식간에 사방팔방으로 휘둘러지며 낭창낭창한 선을 그린 길다란 푸른 선.

그러던중 어느새 갈고리처럼 변한 연검의 끝부분이 정확하게 오시리스의 갑판, 그중 어느 한부위에 박혔다.

원래대로라면 어지간한 공격에는 흠집도 안나야하는 타르늄 외장.

하지만 빙글빙글 사방을 훑던 푸른선이 닿은순간 마치 낚시바늘이 꽃히듯 끝부분이 정확하게 갑판을 깊숙하게 파고들었고.

콰드드드드득...

이어 유려한 둥근 선들을 그려내던 연검줄기가 순식간에 빳빳해지더니 일직선으로 변했다.

마치 아래에서 무언가가 잡아당기듯.

잠시후.

콰드드드드드득!

터어어어엉...

"... 카트란."

갑판에서 그 모든 이질적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카티가 눈앞에 나타난 피범벅의 사내를 보며 침음을 삼켰다.

카트란.

전신을 시뻘겋게 피로 물들이고 있었고 눈빛은 왠지 모르게 몽환적이었지만 단번에 알아볼수 있었다.

그런 카트란의 어깨위에 엉키고 설켜 들쳐메진 십수명의 사람들.

우르르르...

마찬가지로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는 이들을 갑판 위에 쏟아부은 카트란이 멍하니 손에 연검을 든채 자신이 빠져나왔던 짐승들의 바다쪽을 바라보았다.

이어 휘둘러지는 시퍼런 줄기.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악!

촤아아아악!

마치 낚싯줄이 바다안에 내던져지듯.

내던질때마다 물반 고기반에서 고기를 건져올리듯.

수십, 아니 이제는 거의 수백미터까지 늘어난 푸른 선이 짐승들 사이로 내질러질때마다 피분수가 일며 그 끝에서 사람이 한두명씩 걸려나왔다.

"이런... 받아! 다들!"

마치 건져낸 고기를 떨구듯 푸른선이 휘둘러질때마다 사람들이 걸려나와 갑판으로 내던져진다.

터어엉..

터어어어엉...

그런 이들을 받아내는 카티의 외침에 뒤에 있던 이들중 몇몇이 달려와 카티를 대신했고.

콰아아아아아앙!

이어 자유로워진 손으로 두손, 거태도와 기갑창을 휘둘러 기어오르려는 짐승들을 다시 한번 쓸어낸 카티가 순간 섬뜩한 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그런 카티의 눈에 들어온건...

쿠구구구구구...

어느새 내려앉기 시작한 푸른 달.

상공, 수키로미터에서 가라앉기 시작하는 청색의 구가 어찌나 선명하게 빛나고 있는지 지상에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

"아아 진짜 너무하는구만 저놈들."

도무지 쉴틈을 주지를 않는다.

더불어 살아나갈 틈도.

이를 우득 악문 카티가 숨을 고르고 아까하던걸 마저 준비하려던 순간.

스윽.

터어어어엉...

어느덧 연검을 휘둘러 건져내는걸 멈춘 강태석이 퀭한 눈으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고.

뚜두두둑...

멍한 표정을 짓던 강태석이 회수한 연검 끝자락의 조각들을 몇개 뜯어내기 시작했다.

잠시후.

파파파파파파팡...

각기 다른 속도로 연검파편조각들을 허공에 일렬로 내던진 강태석이 가볍게 땅을 박차며 가장 가까운 연검조각을 향해 뛰었다.

**

쿠구구구구...

하늘에서 천천히 내리꽃히던 푸른달이 어느새 허공에 떠있던 모르탄들을 지나 아래로 질주했다.

그들은 푸른 달의 폭발범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좀더 높이 떠오른 상태.

어느새 높이는 상공, 1km.

하지만 단순히 폭발범위때문에 위로 솟구친 것만은 아니었다.

"무마드. 아직 멀었어요? 빨리 벗어나야합니다."

"크윽... 잠깐만요. 지금 풀면 폭주한다고요."

쿠구구구...

이를 악물고 청색구체의 통제에 집중하는 무마드의 대답에 주변이들이 주먹을 꾸득 쥐었다.

원래대로였다면 회심의 기술이었을 거대한 구체.

하지만 지금은 되려 그들의 발목을 잡는 육중한 철구가 되고있었다.

쿠구구구...

지나가는 청월을 피해 둥실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 이들이 발아래 떨어져내리는 푸른 구체를 불안한듯 바라보던 그때.

파아아앙...

파아아아아아앙...

구체, 저너머 멀리서 무언가를 밟고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원래대로라면 대기의 파공음에 가려 들리지도 않아야할 소리.

하지만 도무지 무시할수가 없는 답보음이 그들의 귀로 꽃힌다.

이에 기륜등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음과 동시에.

부우우우우웅...

그들의 발아래, 직경 100m에 달하는 청구 아래에서 기나긴 푸른 선이 쫘악 솟아났다.

아래에서 옆으로.

수백미터에 달하는 기나긴 채찍같은 푸른선.

그렇게 옆으로 뻗어나간 푸른 선이 위로 쫘아아악 휘둘러진 순간.

쫘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매끄러운 소리와 함께 거대한 청구가 그대로 두쪽으로 갈라졌다.

그 크기에 비하면 더할나위없이 얇은 푸른 선이 만들어냈다고는 믿을수없는 광경.

"검기... 망할."

쩌저저적...

이를 위에서 지켜보던 모르탄이 깔끔하게 갈라진 빛의 구체를 보며 주먹을 꾸득 쥐었다.

검기.

말도 안되는 파괴의 빛.

오직 파괴를 위해 재정련된 그 빛은 섭리고 자연의 법칙이고 모조리 무시한채 가로막는 모든것을 갈라버린다.

하지만 모르탄 옆의 무마드가 버럭 소리쳤다.

"아직... 아직이야!"

그런 무마드의 말을 증명하기라고 하겠다는듯.

쿠구구구궁...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두쪽으로 갈라진 청구가 거대한 굉음을 뿜어내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청색의 달에서 뿜어져나온 푸른 빛이 순식간에 그 범위를 확장하며 주변의 대기를 집어삼키고 불타오른다!

반경 300m.

순식간에 만들어진 푸른 태양 안에서 그 무엇도 살아남을수 없을것같은 느낌!

<만월옥>.

마력과 초고염에 의해 만들어진 청색의 구체는 그 기운이 다할때까지 끊임없이 불타오르며 구체 안의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든다.

이에 높은 곳에 떠있던 이들이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발아래, 불타오르는 청빛의 대기를 바라보던 그때.

파파파팡...

파아아아아아앙...!

"개같은 진짜! 더럽게 사기네!"

<검체>

여전히 이어지는 답보음에 쌍욕을 내뱉은 적발여인이 전신을 적룡으로 휘감은 순간.

쩌어어억...

콰아아아아아아앙!

불태오르는 청색구체속에서 뻗어나온 푸른 선이 그대로 허공에 뜬 여인과 이들을 모조리 후려쳤다.

**

배, 갑판.

쿠구구구구구...

구구구구...

"..."

"......"

어느새 전투를 멈춘 이들중 몇몇이 믿기 힘들다는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인간이 내던진 파편을 내던져 상공으로 치솟고.

저 거대한 구체에 비하면 낚싯줄과도 같은 선을 휘둘러 달을 두쪽내고.

그것도 모자라 허공에 뜬채 푸른 줄기를 휘두르며 미친듯이 상대를 후려치고 있다!

아니, 자세히 보면 허공에 뜬건 아니긴 하다.

마치 줄을 휘감으며 묘기를 부리듯.

콰아아아앙...

콰아아앙...

허공에 뜬 적들을 휘감으며 붕뜨고는 그상태로 칼을 내리치고 휘두르며 싸운다.

휘말린 넷은 휘둘러지는 채찍을 피하기 급급할 정도!

믿기 힘든 광경이지만 그들은 최근 이런걸 어디선가 한번 본적이 있었다.

인간을 초월한듯한 무언가.

"카트란도 그 경지에 오른겁니까?"

"그 괴인수준은 아니지만. 발은 디딘거같은데."

"발을 디딘게 저정도라니."

어느새 카티의 옆으로 다가온 페리트란이 허공을 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카트란은 이전에도 강하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 상공의 모습을 보고있으면 비교하기가 미안할정도.

저번, 괴인을 봤을때와 느낌이 같다.

아예 인간같지가 않은 모습.

그때.

투콰콰콰콰...

어느새 쏟아부아지던 총기소리가 멈춰가는것을 본 카티와 페리트란이 빠르게 고개를 내렸다.

총기소리가 멈출리가 없는데 멈춘다고?

하지만 실제로 주변은 적막으로 들어차고 있었다.

고개를 내린 카티들의 눈에 보인건... 마치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짐승들.

쿠아아아아아앙!

쿠아아아아아아아앙!

밀물처럼 밀려나와 사방을 집어삼켰던 녀석들이 빠져나왔을 때보다, 아니 그 이상의 속도로 내달리며 자신들이 나왔던 통로로 들어가고 있었다.

어찌나 맹렬한 기세로 들어가는지 제놈들끼리 부딪치고 으깨지며 죽어가는 놈들이 생길 정도.

쿠아아아아아앙!

인간을 찣어발기는 것 외에는 관심도 없던 놈들이 사람이고 나발이고 모두 무시하고는 자신들이 나왔던 구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마치 거대한 배수구로 물이 빠지듯 말이다.

"... 카트란때문에 들어가는 걸까요?"

"그럴리가 없지."

페리트란의 말에 카티가 주먹을 꾸득 쥐었다.

분명 하늘에서 카트란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놀랍긴 하지만 저 짐승들이 모조리 겁에 질려 도망갈 정도는 아니다.

지금 저 놈들을 모조리 겁에 질려 도망가고있게 만드는건 다른 무언가.

그런 카티의 생각이 끝나기도 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끄허어억..."

"커헉... 끄아아아악..."

원형철판을 꿰뚫고 나오는 수백미터 크기의 손.

성성하게 난 털, 길쭉하게 자란 여섯개의 손톱.

얼룩덜룩한 무늬.

그렇게 뻥 뚫린 구멍너머, 폐부와 뇌리를 찢어발기는듯한 포효.

지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한 어떤 <무언가>의 그 압도적인 존재감에 갑판 위에 있던 카티와 페리트란등이 귀를 막으며 피를 토했다.

**

상공.

쿠오오오오...

"큭..."

"허억..."

아래에서 터져나오는 굉음에 허공에 떠있던 적발여인, 안트라와 기륜등이 휘청했다.

이미 그들의 몸상태는 피투성이, 만신창이.

언제나 깔끔해보이던 모르탄의 정장은 갈기갈기 찢겨나가있었고 격전속에서도 붉은 빛을 잃지 않았던 안트라의 적룡문신들은 이미 아홉마리중 일곱마리가 토막이 나 뻗어나오기전 상태로 되돌아간지 오래였다.

기륜과 무마드도 마찬가지.

자랑하던 금속창은 모조리 이가 나가있었고 두개의 초승달과 한개의 반월은 토막토막나 지상으로 흩뿌려진 상황.

후우우우웅...

"하 진짜."

그런 이들을 향해 다시 한번 날아드는 푸른 채찍에 안트라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으며 몸으로 앞을 막아서려던 그순간.

피피피피피피피핑!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어딘가에서 날아든 수십줄기의 화염들이 그대로 연검과 그너머, 푸른 빛의 상대를 후려쳤다.

어찌나 빠르고 강력했던지 순식간에 사방이 불길과 연기로 자욱해질 정도.

이에 마음의 준비를 하던 안트라와 기륜등이 멈칫했다.

익숙한 불길.

그런 이들의 뒤, 불길이 날아든 방향에서 혀를 차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얼간이들."

"로크."

부우우웅...

간신히 자세를 다잡는 이들의 말에 원형의 마법진을 휘감고 공중에 떠있던 로크가 쯧 소리를 내며 손을 휘저었다.

"가자. 도망가야하니까."

콰르르르르르르릉!

마치 살아있는것처럼 날뛰며 허공의 상대를 물어뜯으려는 청색 화염과 그 속의 사내를 바라보던 로크가 고개를 돌려 지상을 바라보았다.

봉인이 완전히 해제되었고 바깥의 결계가 풀렸다.

이제는 도망갈 때.

청염이 시간끌고 있을때 완전히 빠져나가야한다.

지상의 괴물이 아닌, 허공에 뜬 저놈으로부터!

콰아아아앙!

콰아앙!

힘빠진 상황에서도 자신이 날린 갈기갈기 청염을 찢어버리고 있는 상대를 보던 로크가 이내 몸을 돌려 자신이 날아왔던 곳, 배쪽으로 향했고.

서로를 바라보던 이들도 그제야 한숨을 쉬며 모르탄의 손짓에 따라 부웅 떠서 자리를 이탈했다.

이윽고.

후우우웅...

지탱할것이 없어진 사내가 허공의 청염과 서로를 후려치고 뜯어발기며 천천히 지상으로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

콰콰콰콰쾅...

"장벽... 장벽이 무너졌어요!"

도시 외곽을 바라보던 달리안의 외침에 카티가 주먹을 쥐었다.

좋다.

그러면 훨씬 더 수월하게 빠져나갈수있다!

그리고 위쪽도 상황종료.

"출발해! 지금! 내가 받을테니까!"

후우우웅...

떨어져내리는 카트란을 보며 카티가 버럭 소리침과 동시에.

쿠르르르르르르릉...!

멈춰있던 배가 육중한 굉음을 내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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