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재 멸망 n% 진행중-151화 (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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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 투자... 흑선 1(전 근력>검체)/암흑회로1(전 반사신경>뇌속)/짙은 그림자1(전 체력>기심)/어둠샘1(전 마력>감염된 푸른 피)>

<강태석>

> 레벨 : 14(21.55%)

> 직업 : 전마강갑 지주(등급-?)

> 스킬 : 전마강갑 장착*해방(?)/영뇌수(D+)/무량검기(D+)/그림자칼-지(D++)

> 스탯 : 흑선(D+)10/암흑 회로(D+)10/짙은 그림자(D+)10/어둠샘(C+)10/이상 상념(D+)8.

> 무장 : 전마강갑(?)/여의(S?)/칠채영창(B?)/오시리스(C-잠항 중)/알레고리아(B)/NO. 111(C+)

어둠 속, 모두가 숨을 고르던 중 조용히 스탯을 투자한 강태석이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모두가 마력을 회복시키느라 바빴지만, 자신은 예외였다.

어둠샘의 스탯이 오히려 그들 이상으로 자신의 마력을 빠르게 채워줬으니까.

현재 궁금한 건 자신의 상태.

그리고 결과는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14를 넘어선 경험치바가 거진 1/5이나 차올라있었기 때문이다.

상당히 강한 놈들을 해치우며 왔다는 걸 감안해도 기대 이상의 성과다.

이대로라면 자신도 곧 있으면 선검기를 넘어 면검기의 경지에 올라서고, 그때가 되면 훨씬 더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가며 싸울 수 있다.

물론 걸리는 게 없는 건 아니지만.

"..."

자신을 노골적으로 빤히 바라보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성큼 다가오려는 사내의 모습에 강태석이 콧김을 흥 내뿜으며 마주 움직이려던 그때.

우아아악...

!!!

바깥에서 들려온 다급한 비명.

이에 다가오던 사내가 멈칫하더니 곧바로 입구 쪽으로 달려 나갔다.

“우어어어어!”

분노에 가득 찬 함성에 강태석이 미간을 꿈틀거렸다.

**

콰르르르르르릉!

콰득!

아까 전처럼 머리가 없는 이들이 아니다.

생기 없는 피부와 한없이 무표정한 얼굴을 하긴 했지만, 분명 사지 육신이 멀쩡한 사내가 칼에 검은 검기를 두른 채 거침없이 동굴 안을 휘몰아쳐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료였던 이와 리더였던 사내를 향해.

콰드드드드득!

"이 미친 녀석아! 정신 차려라!"

콰아아앙!

분노한 사내가 칼을 휘둘러 이를 쳐내어 버렸지만 상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들어 화려한 검기를 토해냈다.

이성이 없는 듀라한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고 아름답게.

쿠르르릉!

따라 나와 온 동굴을 뒤흔들며 싸우고 있는 그 모든 광경을 본 강태석이 눈매를 좁혔다.

데스나이트.

살아 생전보다 훨씬 더 강해지는 죽음의 기사.

당장 원래는 사내에게 상대도 안 되었을 자가 죽어서는 제법 대등하게 버티고 있다.

물론 그래도 차이는 있었지만.

콰드드득!

이를 끄득 악문 사내가 더이상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걸 깨닫고 본격적으로 휘몰아치기 시작하자 상대하던 죽음의 기사가 본격적으로 전신이 요동치며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부러져 나가는 검, 베여 나가는 팔다리.

고통을 느끼진 못하겠지만, 사지가 잘려 나가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서거거걱!

동굴을 좌우로 가르는 차가운 일격.

이에 덤벼들던 죽음의 기사의 목이 툭 떨어져 나가며 멈칫했다.

그리고 그 위로 아까 전 좀비들을 갈아버리던 죽음의 방벽이 작렬했다.

콰드드드드드득!

흔적도 없이, 조각조각 잘려 나가 거의 먼지 수준으로 흩어져버린 죽음의 기사를 보며 강태석은 사내가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죽음의 기사는 목을 날려도 죽지 않는다.

그렇게 방심하는 순간 듀라한으로서 활동하여 한 번 더 자신을 몰아붙이는 상대를 베어내는 것이다.

처음 상대해 볼 텐데 저렇게 빈틈없이 마무리한다는 게 사내의 전투 경험이 풍부하다는 걸 입증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 쉴 틈이 없네."

저 너머, 동굴에서 재차 느껴지기 시작하는 기척들에 강태석이 전마강갑을 휘감아 둘렀다.

데스나이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건 어찌 보면 좋은 징조다.

이제 기사단장, 에르트를 상대하기 바로 직전의 단계까지 왔다는 증거이니까.

물론 그녀를 마주하는 건 지금의 공격들을 이겨내고 살아남았을 때의 이야기다.

잠시 후.

"산산조각내라! 전 동료라고 생각 마라! 너희도 저 꼴 되기 싫다면!"

어둠 속에서 등장한 십여 명의 남녀들을 보며 버럭 외치는 사내의 뒤로 살아남은 서른의 남녀들이 검기를 휘감으며 정렬했다.

**

깊은 곳.

!!!!!

“아아아악!”

눈을 감고 있던 에르트가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권속들을 통해 보이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온 사방, 온 지하, 온 지상.

사방에서 일어난 시체들이 훌륭하게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하며 착실히 세력을 늘려나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흥미가 가는 것은 몬트라나 키갈 같은, 이 구역의 거대한 괴물들.

확실히 당장 죽이기는 힘들어 보여도 함정을 파고 천천히 감염 시켜 나간다면, 후에 자신의 기사단에 큰 도움이 될 것처럼 보였다.

물론 당장은 기사단의 확충에 신경 써야겠지만 말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매력적인 녀석들이 많구나."

푸직.

꿈질... 꿈질...

만들어지고 있는 죽음의 기사, 그중 한 여인의 머릿속 뇌에 손을 쑤셔 박은 에르트가 그 기억을 주욱 훑으며 웃었다.

비록 이 떠다니는 강철의 관이 시왕님께는 작은 대지지만, 그에 비해 또 제법 괜찮은 녀석들이 많았다.

원래 격축과 투쟁, 갈등 속에서 강자들이 피어나는 법.

궁극적으론 그런 매력적인 녀석들이야말로 자신의 기사단에 남을 자격이 있다.

급조한 이 동굴의 범죄자 녀석들 따위로 만든 잡스러운 수행기사놈들 따위가 아닌, 오롯한 명예와 혈통 품성 신념을 가진 그런 이들 말이다.

그렇기에 에르트는 지금 흘러가고 있는 모든 상황들이 만족스러웠다.

지상에서 퍼지는 죽음도.

지하, 몰아붙여 지고 있는 서른 명의 생존자들도 말이다.

<더더 몰아붙여라. 단 최대한 사로잡아라.>

이곳에 모여있던 범죄자 녀석들.

사로잡은 서른 중에서도 영 욕망에만 충실했던 형편없던 녀석들.

이를 뒤섞어 만들어 보낸 잡기사들의 시선을 통해 에르트가 조용히 메세지를 흘려보냈다.

지금 당장은 상대가 잘 싸우는 듯 보이지만 그뿐.

죽음의 기사의 진가는 싸울 때가 아닌, 본신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기사로 재탄생 되는 동안, 육체를 강화시키기 위해 주입된 온갖 전염병들과 시액.

그리고 영혼을 타락시키기 위해 퍼부어지다시피 한 다양한 종류의 저주.

그 모든 것들이 죽는 순간 사방으로 터져 나가며 주변, 생자들의 육신과 영혼을 감염시킨다.

지금 당장은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죽음의 기사들이 죽어 나가면 죽어 나갈수록 상대는 피폐해지고 육신이 녹아내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살려달라고 자신에게 와 비는 녀석들도 생길 정도일 것이다.

부르르...

에르트가 오싹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권속들의 시야로 동굴 너머를 바라보려던 그때.

쿠릉...

쿠르르릉...

"?"

시야 너머를 살피던 에르트가 저도 모르게 감은 눈을 찌푸렸다.

어둠과 청광만이 그득해야 할 동굴 전체가 번쩍이는 무언가로 가득 들어차고 있었다.

찬연하기 그지없지만 보기만 해도 불쾌한, 그런 무언가.

이에 에르트가 뭐라 말을 하기도 전.

콰르르르르르르르르릉!

검푸른 섬광이 번쩍이며 터져 나온 번개의 파도가 온 시야를 가로지르며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불태웠다.

그리고 이를 본 순간.

"뇌전!"

죽음의 상극.

에르트가 이를 벅벅 갈며 자리에서 번쩍 일어났다.

**

콰르르르르릉!

강태석의 몸을 중심으로 한껏 끌어모았던 뇌전이 폭발한 순간, 그 번개가 구형으로 타고 나가며 범위 안의 모든 것을 휩쓸었다.

주변을 그득 메운 검은 시기도.

끊임없이 달려들던 기사들의 뇌와 신경계, 영혼도.

심지어 전염병과 저주에 착실히 잠식되어가던 스피어 인원들의 육체마저도!

파지지지지지직!

"끄아아악!"

"허억...!"

졸지에 전신이 전기에 감염된 서른 가량의 남녀들 입에서 쌍욕에 가까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경지가 높다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번개의 품격이 얼마나 높은지 방어격자나 검기들을 무시하고 단번에 몸 내부, 구석구석으로 타고들 정도.

당연히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이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며 뒤, 이 번개를 불러들인 카트란을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짓이냐!"

"다 죽이려고 환장했어?"

하지만 강태석은 굳이 부연 설명을 하지 않고 그들의 몸 주변을 가리켰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몸 주변으로 불타올라 새어 나온 온갖 사념의 찌꺼기들과 전염병의 흔적들을.

쿠르륵...

눈, 코, 귀, 입.

심지어 땀구멍까지 몸에 난 구멍이란 구멍으로 가리지 않고 전염병에 감염되어 검게 변한 체액과 피들이 왈칵 쏟아져 나온다.

거기에 타버려 증발한 저주의 증기들까지도.

얼핏 보면 사람이 죽기 직전의 모습처럼 죽은 피를 토하고 있는 꼴이었지만, 모인 이들의 컨디션은 그렇지 않았다.

어느 정도였냐면 강태석이 말하기 전까진 자신들이 그렇게 체액을 토해내고 있던 것도 몰랐을 정도다.

심지어 체내 컨디션은 순식간에 훨씬 더 좋아졌다!

"...!"

콰드드드드드득!

콰지지직!

분노한 와중에도 거의 반사적으로 주변, 휘청이는 죽음의 기사들을 향해 칼을 휘둘러 대던 이들이 그제서야 자신의 몸 변화를 깨닫고 흠칫하며 손발을 내려다보았다.

그냥 오래된 전투로 인한 피로가 축적된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검은 체액이 빠져나간 순간, 마치 온몸을 씻어내린 것처럼 전신에 활력이 돌고 마력이 질주했다.

심지어 왠지 모르게 뿌옇던 머릿속마저도 맑아지는 느낌.

그 변화를 본 순간 모인 이들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자신들이 천천히 적의 죽음에 절여져 가고 있었다는 걸.

콰드득!

"..."

그들이 당황하던 사이 마지막 기사를 후려쳐 처리한 강태석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가지요. 아직 대비가 덜 되었을 때."

뇌전은 죽음의 상극.

하지만 투쟁이란 진화와 같아 시간을 주면 아무리 상극이라 할지라도 기어이 극복할만한 수를 준비하게 만든다.

그전에 빠르게 에르트의 머리까지 쳐야 한다.

이들의 전력이 보존되어 있는 동안!

그런 강태석의 말에.

"..."

"다들 서둘러라."

침묵을 지키는 이들을 향해 사내가 명령을 내렸다.

그 말대로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내를 비롯한 모두는 굳이 걸어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저 너머, 동굴 속에서 짙은 죽음의 향기가 갑작스레 후욱 피어올랐으니까.

이어 들려오는 한마디.

"굳이 안 찾아와도 된단다. 내가 직접 왔으니."

저벅.

어둠 속에서 들려온 허스키하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 그와 들려온 발자국 소리와 함께.

잘그락.

철크럭.

나타난 여인의 뒤로 오십의 남녀가 질서 정연하게 선 채 그들의 앞으로 나타났다.

**

본진.

콰르르르르르릉...!

콰아아아앙!

<좋아! 앞으로 나가서 싸워!>

본인은 파르스가 아닌, 포식장갑을 입은 채 연구시설 입구를 지키던 군파츠가 새로이 뛰쳐나가는 두 구의 파르스를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소환이 완료되는 족족 지상을 통해 파르스를 내달려 보내고 있었다.

그 위용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시체들은 물론, 이와 싸우는 광경을 본 각 범죄자 세력들마저 기가 죽어 얌전해지고 있었을 정도다.

그렇기에 약간의 여유가 생긴 군파츠가 어느새 연구시설 근처까지 다가와 싸우고 있는 아린을 보며 물었다.

<할만하네 이제! 그런데 아너스빌이랑 있는 거 아니었어?>

"어? 아너스빌 아까 병력 끌고 동굴 쪽으로 지원 간다고 했는데. 이쪽으로 온 거 아니었어? 파르스 가지러?"

<무슨 소리야. 여기 온 적도 없는데. 새로 만든 파르스는 다 이 근처에서 굴리고 있고.>

"...?"

<??>

군파츠와 아린이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마주쳤다.

딱히 여유 병력도 없는데 파르스도 안 가지고 갔다.

그러면 대체 뭘 가지고 갔단 말인가?

콰아아아아아앙!

뒤섞이고 있는 본진 주변 전쟁터 속, 아린이 왠지 불안하다는 눈길로 그 너머 동굴 방향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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