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안씨 도련님
의외로 영감님에게 허락은 쉽게 떨어졌다. 바로 성 영감의 집 사랑방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들려드리니, 그 성 영감이 웬일로 웃으며 허락을 해준 것이다. 예상과는 너무 다른 반응에 어안이 벙벙했다.
“저하의 명이라면 어쩔 수 있나. 지금까지 칭병하고 쉰 적도 없으니, 며칠 정도야 봐줄 수 있네. 단…….”
“감사합니다, 영감!”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등청하지 않는 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 알겠는가?”
성 영감의 엄지가 목을 가로질렀다. 저 생략된 뒷말에는 많은 협박이 담겨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렇게 핑계대고 홍문관을 쉬었는데도 얻은 것이 없다면, 하루 이틀 입번으로는 턱도 없을 정도로 갈릴 것이 분명했다.
모골이 송연했다.
그냥 충신에게 조사를 떠맡길 걸 그랬나. 약간의 후회가 몰려왔다.
허나 이미 성 영감에게 말을 꺼낸 상태이니 어쩌겠는가. 결론은 낙장불입인 것을.
“야, 왜 이리 표정이 썩어 있어? 오랜만에 등청 안 하고 농땡이 치는 중 아니냐? 너도 높으신 어르신들처럼 일중독에라도 걸린 거냐?”
“사형은 좋겠습니다. 위에서 타박할 윗사람이 없어서. 등청도 안 해도 되고.”
“없긴, 인마. 장사 처음 시작했던 시절에 아버님에게서 자금을 융통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그리고, 니들이 죽어라 공부해서 관직 받았지, 내가 받았냐?”
“사형도 어쨌건 급제는 하지 않았습니까? 대과 보기 전까지 부제학 영감님께 같이 갈린 처지끼리 이러지 맙시다.”
“니들 같은 훌륭하신 갑과 급제자분들이랑 어디 병과 끄트머리 턱걸이랑 같냐? 나는 죽어도 관직 생활 못한다. 대과 공부한 것도 니들이랑 동방 되고 싶어서였지 다른 생각은 없었고.”
하지만 사모에 관복 대신 갓과 도포를 차려입고 충신과 한양 거리를 누비고 있자니, 성 영감의 협박은 점차 잊혀지고 마치 성균관에 다니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이래서 어릴 적 친구가 평생 간다는 건가.
허나 그런 기분은 정말 잠깐이었다. 사태가 장기전으로 흘러갈 낌새가 보이자 뜻 모를 불안감이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공납품을 사재기하는 놈의 꼬랑지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서였다.
‘육의전에도 물량이 없는데, 저희 같은 조그만 장사치들이 물건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요?’
‘말도 마십쇼. 제가 아는 양반 댁도 전번 제사상에 과일을 못 올렸다 하던뎁쇼.’
‘곶감, 밤, 대추. 구하시거든 제게도 어디서 구했는지 꼭 말 좀 해주십쇼. 마포로 들어오는 얼마 안 되는 물량도 전부 왕실로 들어가니, 주위에서 과일 좀 구해 달라 아주 난리라고요.’
육의전과 운종가(雲從街)뿐만 아니라 각 나루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강상인들도 곶감을 구경한 지가 오래인 듯했다. 양화나루에서도 헛다리를 짚자 충신이 아는 난전까지 돌아다녀 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구만. 도대체 어느 놈이 이런 짓거리를 하는 거지? 상도덕도 모르는 놈 같으니라고.”
“한강 상류에도 나루터는 있지 않습니까? 그곳도 이쪽과 다를 바가 없을까요?”
“어느 미친놈이 서해를 거슬러 와서 가까운 나루를 놔두고 더 먼 나루를 이용한단 말이냐. 혹시 매점매석한 것을 육로로 옮기는 건가? 들키지 않으려고?”
허탕을 거듭하고 다시 마포나루로 돌아온 충신은 약이 바짝 올라 있었다. 한양 바닥과 청나라까지 주무르는 거상이 되었다 자부하던 그의 자존심을 이번 일이 크게 건드린 모양이었다.
운 나쁜 행수 하나는 충신의 명으로 그 자리에서 수하들을 끌고 경기도의 끝자락, 안성까지 쫓겨 내려가야 했다. 삼남의 물류가 모여 올라오는 육로의 길목이니 분명 단서가 있으리란 막무가내 예측이었다.
“화를 좀 가라앉히십시오. 그러다 얼굴 터지겠습니다, 사형.”
“후우…… 후우…… 그래, 지금 열을 올려봐야 사태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좋아, 열을 가라앉히게 해줄 사람을 만나러 가야겠다.”
“그건 또 누구 얘기입니까? 또 한양에 통정(通情)하는 사람이라도 생겼습니까?”
“그놈이랑 정을 통해? 미쳤냐?”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어젖힌 충신은 나를 이끌고 익숙한 길로 향했다.
몇 년 전까지 매일같이 걷던 그 길이었다.
***
“성근? 이 시간에 성균관에는 어인 일인가? 오늘은 등청하지 않은 겐가?”
“자세한 건 사형에게 묻게. 난 휩쓸린 것에 불과하니까.”
마침 타이밍 좋게 수업을 마치고 명륜당 밖으로 나오는 좌명과 마주쳤다. 우리를 기억하고 있던 수복이 성균관 문을 열어주어 통과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놈의 수업을 들은 유생 놈들이 전부 죽을상을 하는 것을 보면 이놈도 어지간히 스파르타로 가르치는 모양이었다. 수업 동안 혼이 빠진 것이 분명한 유생들이 나와 충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그렇게 지금은 교관이 된 좌명을 끌고 관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인 정록청으로 향했다. 녀석이 다음 수업이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재밌는 일이 생겼는데, 좌명이 너도 한 몫 끼게 해주려고 여기 온 거다. 어떠냐? 너도 한수처럼 칭병하고 우리에게 합류하는 건?”
“부제학 영감께서 잘도 허락해주셨나 봅니다? 헌데 우리 대사성 영감은 그분과 달리 다소 꽉 막히신 분이라 조금 힘들지 싶습니다.”
“뭐? 인마, 예전처럼 셋이 한양 거리를 누비고 다닐 기회가 아니냐. 그 기회를 차버리겠다고?”
“선진, 지금은 예전 성균관 유생 시절이 아니잖습니까. 자유로운 선진이면 몰라도 저과 성근은 나라에 묶인 몸입니다. 함부로 그렇게 말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좌명의 눈 아래에도 그늘이 져 있었다. 녀석도 강도는 다르지만 성균관에서 갈리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아니면 방금 녀석이 헐레벌떡 숨긴 웬 종이가 그 원인이기라도 한 걸까.
진짜 턱걸이로 합격한 충신이 상팔자가 아닐까 조금 고민되는 순간이었다.
“에잇, 그럴 줄 알았다. 답답한 놈 같으니라고, 농담도 안 받아주고 말이야.”
“그래서 재밌는 일이라는 건 대체 뭡니까? 성근이 홍문관 등청도 안 하고 수행해야 하는 임무라면 보통 중한 일이 아닐 텐데요.”
팔짱을 끼고 선진의 공격을 느물거리며 전부 받아친 좌명이 곧바로 핵심을 찔러왔다. 녀석도 매일같이 집─직장─집─직장을 반복하다 보니 지루한 일상을 흔들어줄 이런 일에 흥미가 돋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강빈에게서 의뢰받은 일을 좌명에게 전했다. 뭐, 이 눈치 없는 샌님이 직장을 땡땡이치고 우리를 도울 거라는 생각은 한 톨도 들지 않지만, 적어도 뭐라도 도움은 주려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의외로 한양의 곶감 품귀 사태를 들은 좌명은 무언가 짚이는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설명을 마치자마자 녀석의 손이 짝 하고 가벼운 파열음을 냈으니.
“성근, 우리가 여기 유생으로 있던 시절 소소하게 교류를 나누던 제관을 기억하는가?”
“녹봉이 줄었다고 울상 짓던 그 친구 말이지? 동장의를 의심하게 된 시발점이었지. 그런데 왜?”
“성균관에 박사로 돌아오고 나서도 그 제관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네. 헌데 최근에 그 친구가 제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평하던 기억이 떠올라서 말이야.”
“허어, 성균관에도 곶감이 돌지 않는 겐가? 그럼 대성전에 모신 성현들께 올릴 제사는 어찌하고?”
“그러고 보니 이상하구만. 문묘제례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턱을 쓰다듬으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좌명이었다. 나는 막연히 왕실로 들어간 얼마 안 되는 물건이 성균관에도 풀렸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일로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던 충신은 무언가 촉이 온 모양이었다.
“이거, 냄새가 난다. 그 제관, 어디 있냐? 지금 시간이면 향관청에 있겠지?”
“아마 그렇겠지요. 수복더러 정록청으로 제관을 불러오라 할까요?”
“아니, 쇠뿔도 단김에 뽑아야지. 우리가 직접 향관청으로 가는 게 좋겠다. 갑자기 낯선 이들이 불러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검은 속내가 있는 자라면 도망칠 수도 있지 않겠냐.”
“에이, 설마요. 그 제관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잠시 후, 제관들이 거처하는 향관청에 도착한 우리는 좌명이 말한 제관을 마주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손님들의 방문에 당황했는지, 제관의 눈은 뚱그렇게 떠져 있었다.
그러나 충신의 말대로 그가 도망치거나 당황한 표정을 짓는 일은 없었다. 담담히 오랜만에 보는 전 성균관 유생들을 맞아주었을 뿐이었다.
“곶감 말씀이십니까? 그게…… 안 유생, 아니 안 교리님 말씀대로 나라에서 나온 물건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한 것이오? 요새 한양에서 곶감이란 물건은 여기 있는 삼개나루의 중도아도 못 구하는 귀물(貴物)이거늘.”
“저도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문묘에 곧 제사를 올려야 하는데 제수를 구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가 이를 데 없었지요. 헌데 그 소문을 어디서 듣기라도 한 건지, 반촌 사람 하나가 곶감을 구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반촌 사람이? 그 부분을 자세히 말해 보시오.”
성균관은 다른 말로 반궁(泮宮)이라 불린다. 그리고 그 성균관 주변에 형성된 마을을 가리키는 말이 반촌(泮村)이었다. 반촌의 주민들은 성균관에 딸린 반(半)노비 역할을 하며 성균관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었다.
성균관에서 생활하던 시절 허드렛일을 맡아 해주던 수복과 비복들도 반촌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유생들이 먹는 고기도 반촌에서 도살한 것이었고, 동서재에 기숙하지 못하는 유생들은 반촌에서 하숙하기도 했다.
그런 특수한 곳이기에 일종의 치외법권이 형성된 곳이기도 했다. 반촌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던 유생들이 급제해 권력자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 뒤를 봐주기 때문이었다. 도성 내에선 도살, 양조, 벌채를 금하고 있지만, 그 명령은 반촌에선 효력이 없었다.
“이 사람 말대로 반민(泮民)이 곶감을 구해준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선진 말대로 꼬리가 잡히지 않았던 것이 설명이 되는구만. 안 그런가, 성근?”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된 공간, 관리조차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구역. 무언가 몰래 일을 도모하기엔 최적이긴 하네. 사형 생각은 어떻습니까?”
“흠…… 그럼 삼개나루 근방, 그러니까 한강 하류의 나루터에 곶감의 단서가 없는 것도 설명이 된다. 반촌에 접근하려면 뚝섬처럼 더 상류로 거슬러 가 하역하는 게 편하지. 육로로 접근해도 송파나루에서 물을 건널 테니…….”
단순히 좌명을 일탈에 끼우기 위해 찾아왔던 성균관에서 의외의 대어를 낚은 듯했다. 방금까지 갑갑해 죽으려 하던 충신의 표정이 되살아난 것을 보니 그의 생각도 같지 싶었다.
***
곶감의 출처에 대해 협조를 구하자 난색을 표하던 제관은, 결국 나랏일이라는 말까지 꺼내자 차마 이겨내지 못하고 우리를 따라왔다.
성균관에 곶감을 공급해준 자는 원래도 반촌에 외부 물건을 자주 들이는 자라고 했다.
제관을 따라 성균관을 나서 하마비를 지나, 반촌의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헤매 도착한 곳은 웬 초가집이었다. 싸리울 너머로 왕방울 눈을 한 사내가 마당을 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이, 변 서방! 잠깐 시간 있는가?”
제관에게 변 서방이라 불린 자가 이쪽을 돌아보더니 표정을 굳혔다. 누가 보아도 낯선 이들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충신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그자의 어깨를 찍어 누를 기세였기에, 조용히 그의 소매를 붙들고 진정시켜야만 했다.
“이 시간에 웬일…… 이야? 뒤에 선 낯선 양반들은 누구시고?”
“아, 몇 년 전에 성균관에 계시던 분들인데 지금은 급제해서 나가신 분들. 제사에 쓰실 곶감이 필요하시다길래 변 서방이 생각나서 말이야.”
“유생님들이셨구만. 난 또 웬 모르는 놈들이 반촌에 기어들어 온 줄 알았잖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여전히 변 서방의 눈동자는 우리 셋의 얼굴을 떠돌고 있었다. 수상한 점이라도 찾으려는 걸까. 경계를 거둔 그의 말투와는 상반된 행동이었다.
좌명이 충신에게 무언가 수상하다 속삭이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이 사람의 말이 맞네. 우린 제수로 쓸 물건을 구하러 왔을 뿐이야. 일단 앉아서 얘기할까.”
“아니, 아닙니다요. 저는 서서 이야기하는 것이 편합니다요. 감히 양반님네들 앞에 앉을 수는…….”
좌명의 귓속말 때문인가. 놈의 경계심이 확 올라간 것이 느껴졌다. 싸리비를 든 놈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어허, 양반이 하는 말에 거역할 셈인가? 아니, 양반은 집어치우고 나도 유생이었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네.”
“알, 알겠습니다요. 하긴 어디서 뵈었던 분 같기도 하고…… 그럼 명하시는 대로…….”
변 서방이라 불린 자를 쪽마루로 몰고 갔다. 충신과 좌명은 놈의 퇴로라도 막을 생각인지 울타리 입구를 지키고 서 있었으나, 이런 초라하고 낮은 울타리는 웬만한 사내라면 발 한 번 구르면 넘을 수 있을 것이었다.
여전히 눈알을 굴리며 나를 경계하는 변 서방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한 방울 맺힌 것이 보였다. 옆구리라도 쿡 찌르면 곧 살 길을 찾아 튀어나갈 기세였다.
“나는 정말로 제수를 구하러 왔을 뿐이네. 내 정체를 몰라서 경계하는 것이라면, 홍문관에 근무하는 관리라 알아두면 될 것이네. 이제 좀 의문이 풀렸는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변 서방은 내가 한양의 치안을 담당하는 포도청이나 정초군과는 관계없는 문관임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제서야 경계가 조금 내려간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티를 못 내 안달인 것을 보면 거물은 아닌 듯싶었다. 하지만 피라미라도 그 끝은 가물치에게까지 연결되어 있을 터.
유일한 단서를 놓칠 수는 없었다.
“참말로 곶감이 필요하셔서 쇤네를 찾은 것이 맞으시지요?”
“어허, 자네 속고만 살았는가? 한양 바닥에 내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더 적을 것인데, 이토록 의심을 받는 일도 참으로 오랜만이구만.”
“그렇게 훌륭한 분이십니까요? 저, 혹시 조금만 더 자세히 알려주시면…….”
“변 서방! 이분이 그 안 선비님이셔! 반촌에도 그 이야기는 유행 중이지 않아?”
여전히 지지부진한 변 서방이 갑갑했는지, 제관이 내 정체에 대해 일갈을 날렸다. 그 말을 듣고는 가슴이나 쓸어내릴 줄 알았는데, 변 서방이 취한 행동은 전혀 뜻밖의 것이었다.
“안 씨 성을 쓰시는 선비님이라면 마누라가 난리 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긴 한데…… 혹시 오래된 조상님 중에 향(珦)자를 성명으로 쓰시는 분이 계십니까요?”
“향자를 쓰시는 어른이라면 문성공(文成公) 어른을 일컫는 건가? 본관이 갈라지기 이전 조상님이긴 하네만.”
그때였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변 서방이 마루에서 내려서서 흙바닥에 넙죽 엎드린 것은.
그의 커다란 왕방울 눈이 더 커다랗게 변해 있었다.
“아이고,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왜 성균관 시절에는 반촌에 왕림하시지 않으셨던 겁니까! 이제야 문안드립니다요!”
엥? 사태가 이상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갑작스런 반응에 머릿속이 하얘져 충신과 좌명 쪽을 돌아보니, 그 둘도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는 이쪽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웬 도련님? 난 이런 하인 둔 적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