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화. 맞선
“오늘 이 자리에서는 하란타어를 쓰는 것을 엄히 금한다. 공녀도 그 이유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몇 번이고 감사를 드려야 할 일이옵니다. 소녀가 어찌 전하께 불평을 꺼내겠사옵니까.”
번장이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헨리에트 공녀의 입에서 유창한 조선말이 흘러나왔다. 배에서, 그리고 조선에서 수 년 동안 시간을 보냈다 한들 놀라울 정도로 유창한 조선말이었다.
“놀랍구나, 나는 공녀가 이 정도로 조선에 적응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바마마, 소자도 하란타 말을 배울 때 같은 경험을 했었사옵니다. 그리 이상한 일은…….”
“세자, 오늘 이 자리에서는 내가 허락할 때까지 발언을 금한다 했을 텐데. 그 이유는 너도 알고 있을 터.”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녀를 대면하고 들떴던 모양인지, 대화에 끼어들었던 세자는 바로 철퇴를 얻어맞고 말았다. 임금이 바로 둘 사이를 인정이라도 해 줄 거라고 속단했던 건가.
하지만 지금부터 오갈 이야기는 꽤나 중요한 이야기였다. 나는 한껏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는 임금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꺼낼 것인지 이미 대강 알고 있었다.
“일단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 겉모습만 다를 뿐이지 훌륭한 조선 규수의 자태가 아니냐.”
“황공하옵니다, 전하.”
“여기서 조선 의복까지 차려입고 나를 맞이할 줄은 몰랐다. 누가 알려주기라도 한 것이냐?”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전하. 시집갈 나라의 풍습을 체득해야 하는 것은 하란타의 신부들도 마찬가지이옵니다. 게다가 시아버지가 될 분을 맞이하는데 정성을 아니 보일 수 있겠사옵니까.”
호오. 임금의 입에서 경탄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저 정도까지 조선에 적응하느라 헨리에트가 쏟아야 했던 노력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사랑을 찾아 지구 반대편까지 온 공녀가 가엽고 대견하다며 제 일처럼 발 벗고 나섰던 요안의 오지랖 역시 짐작이 가고 있었다.
요안은 공녀를 반드시 세자빈으로 만들어 보이겠다며 온갖 일들을 벌이고 다녔다. 한 달의 반 정도는 헨리에트를 별채에 머물게 하며 하연과 함께 궁중 예절과 언어를 가르치질 않나, 나와 하연 때처럼 여론을 바꾸겠다며 국제 로맨스 소설을 집필하질 않나.
그나마 늘 그랬듯 세책점 신간을 체크하던 궁녀가 요안의 신작을 발견한 것이 다행이었다. 중전 마마께서 순식간에 은을 풀어 모든 책을 회수하고 인쇄소의 입까지 막아버렸으니까. 요안이 강 여사님의 심복이 아니었다면 아마 큰 벌을 받았을지도.
“좋다. 공녀 또한 내가 이곳까지 행차한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슬슬 왕실이 치르던 삼년상이 끝날 때가 되어간다. 이 나라에서 삼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느냐?”
“소녀가 조선에 도착하기 전 선왕께서 붕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공자께서는 자식이 태어나 삼 년은 지나야 부모 품에서 벗어날 수 있듯, 무릇 부모가 돌아가시면 삼 년 동안 슬퍼하는 것이 천하의 상례라 하셨지요.”
헨리에트의 대답에 임금은 당황한 기색을 순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흔들리는 임금의 눈동자가 일순간 나를 향했던 것이다.
외국인에게 기대할 만한 수준의 대답이 아니었다. 그러나 헨리에트는 한문만 아직 배우지 못했을 뿐이지 한글로 집필된 여성용 교양서인 내훈(內訓)은 이미 뗀지 오래였으며, 유교 경전 중 내용이 적은 편인 논어도 옛날이야기를 듣듯 배우는 중이었다.
물론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공녀가 오늘도 코피를 쏟았다며 하연이 걱정스레 말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내 첫 번째 제자는 나를 닮아 가르치는 일에 대해서는 한없이 진지한 사람이기도 했고.
“놀랍구나. 그런 대답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주 흡족하구나.”
“전하께서 흡족하시다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런 표현까지 쓸 줄 아는 게냐, 허허. 그렇다면 공녀는 내가 탈상(脫喪)한 후 가장 먼저 명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
“그것까지는 모르겠사옵니다, 전하.”
“지금까지 시기가 계속해서 어긋나는 바람에 미뤄왔던 일 하나를 시행하려 했느니. 그렇지 않았다면 네가 조선에 올 일도 없었겠지만, 운이 좋았구나.”
이윽고 임금의 입에서 단어 하나가 튀어나왔다.
금혼령.
세자빈이 정해질 때까지 모든 백성이 혼인하는 것을 막는 명령.
사실 세자는 지금 당장 혼인한다 해도 꽤나 성혼이 늦은 편이였다. 궁중의 관습상 세자의 국혼은 10대 중반이 되기 전에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세자는 네덜란드에 다녀온 데다 돌아온 후에는 상왕의 사망으로 국상을 치러야 했으니까.
네덜란드 방문으로 세자의 국혼이 미뤄지고, 뒤이어 치른 국상 탓에 금혼령을 내리지 못한 것은 임금의 말대로 공녀에게는 천운이었다. 헨리에트가 조선에 제대로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면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러나 헨리에트는 그 단어를 듣고도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이 막힌 채 옆에 앉아있는 세자만 안절부절못해 안달이 나 있었다. 조용히 세자의 옆구리를 향해 내 검지가 날아갔다.
“간택이란 단어를 모르지는 않겠지. 공녀 네가 조선까지 온 이유가 그것일 테니까.”
“그렇사옵니다, 전하. 소녀의 의지는 이미 중전마마와 함께 처음 용안을 뵈었던 자리에서 말씀드렸다 생각하옵니다.”
“막 조선에 도착해 대궐로 불려왔을 때에 비하면 사람이 달라진 듯하구나. 어쨌건, 금혼령을 내린 후에는 봉단령 역시 내릴 것이다. 그것 또한 알고 있느냐.”
“세자빈의 적임자를 가진 집에서 스스로 사주단자를 내라는 명령 말씀이시옵니까? 그렇다면…….”
“그래, 오늘은 그날이 왔을 때 네 사주단자를 받아들일 것인지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결과는, 내 질문에 공녀가 어찌 대답하는지에 달려있을 것이니.”
임금이 내린 보상이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헨리에트의 입가에는 미소가 서렸다. 고작 세자빈 선발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준 것이 그리도 기쁜 것인가.
“내려주신 질문에 성심을 다해 답하겠사옵니다, 전하.”
“좋다. 그러면 공녀는 내 질문에 답하도록 하라.”
“…….”
“너는 어찌하여 멀고 먼 조선으로 올 결심을 한 것이더냐. 세자와 공녀 사이에서 오고간 감정이 예사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겠다. 허나 그동안 살아온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로 영원히 떠날 각오를 다지기에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터.”
“…….”
“나는 공녀의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노라. 일국의 세자빈 자리는 곧 미래의 국모가 될 자리기 때문이고, 이 자리는 이유 없이 타국 사람에게 부여하기엔 가볍지 않느니.”
잠시 대답을 고민할 시간을 달라 요청한 헨리에트는 잠시 눈을 내리감고 생각을 정리했다. 임금은 그런 공녀의 모습마저도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와서 이런 무거운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임금도 이제 헨리에트를 세자빈으로 진지하게 고려하는 건가. 내가 처음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명백히 거부감을 보이던 양반이.
“전하, 소녀가 본 이야기를 올리기 앞서, 사소한 이야기를 하나 말씀드릴까 하는데, 괜찮겠사옵니까.”
“오늘은 다행히 시간이 있다. 계속 하거라.”
“소녀에게는 열 살 연상의 언니가 하나 있사옵니다. 루이즈라는 이름을 가진 언니는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음에도, 브란덴부르크의 제후에게 팔려가듯 시집을 갔어야 했사옵니다.”
“안타까운 사연이로구나. 허나 그것은 고귀한 신분의 사람이라면 감수해야 되는 의무니라.”
“헌데, 루이즈가 시집가기 전날 밤, 제게 남긴 말이 있었나이다. ‘헨리에트, 너는 나처럼 되지 말거라. 차라리 내가 농부의 딸이었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질 수 있었을 텐데.’라고요.”
조용히 열린 헨리에트의 갈색 눈동자에서는 묘한 힘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세자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 말 때문인지, 소녀는 두 가지 작은 꿈을 갖게 되었사옵니다, 전하.”
“두 가지 꿈이라?”
“일단 루이즈의 영향 때문인지,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맺어지는 것을 꿈꾸게 되었사옵니다. 그리고…….”
“…….”
“소녀는 어머니로부터 귀족가의 안주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나이다. 그리고 귀족가의 안주인의 가장 큰 덕목은 남편을 내조하는 것과, 가문의 영지를 발전시키는 것.”
임금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중전이 좋아할 만한 발언이라니, 벌써 넘어가신 것 아닙니까, 전하?
“그리고, 조선 사절단을 접견하던 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저하는, 제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뤄줄 수 있는 사내였나이다.”
“우리 세자가?”
“제 오라버니인 하란타 공작과 처음 대면한 자리부터, 저하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꿈을 내비치셨사옵니다. 훗날 보위에 오르시거든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조선을 더 부강하게 만들고 싶다 하시더군요. 그것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사옵니다.”
세자의 얼굴이 슬슬 발갛게 물드는 것이 보였다.
나는 저 발언의 전말을 대충 알고 있다. 헤이그에 내리자마자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운하를 보고 감동을 받아 뱉은 말이었을 텐데.
그나마 조선에 운하를 뚫겠단 이야기는 그 이후로 안 하고 있으니 다행인가.
“그래서, 세자의 아내가 되어 조선이라는 나라를 발전시키고 싶어졌다?”
“그렇사옵니다, 전하. 이번에 하란타에서 대규모 인원을 데려올 수 있었던 것도, 오라버니에게 평소에 이런 제 뜻을 수차례 전했기 때문이기도 하옵니다.”
“이번에 공녀가 데려온 하란타 사람들은 분명 조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언제나 모자란 장인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해서는 아니 되옵니다, 전하.”
“만족해서는 아니 된다?”
“이것은 첫 걸음에 불과할 것이옵니다. 조선과 하란타는 앞으로 긴밀한 친선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발전을 추구해야 할 터, 소녀는 앞으로 이어질 이러한 기나긴 과정 동안 조선에 계속해서 도움이 되고 싶사옵니다.”
헨리에트가 말을 마치기 무섭게, 임금의 귀 주변이 움찔거렸다.
저 반응, 알고 있다.
무언가가 마음에 들었을 때 임금이 보이는 반응 중 하나다.
그걸 보자마자 이미 오늘 맞선 자리의 결과는 대충 정해졌다 싶었다.
세자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허벅지를 꼬집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 세자는 터져 나오는 환호성을 속으로 삭이느라 꽤나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좋다. 공녀에게 세자빈 간택에 참가할 기회를 허락하기에는 충분한 대답이었다. 다만.”
하지만 기뻐하기는 이르다. 임금은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분명 헨리에트가 간택에 참여하게 되고, 세자빈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면 무수한 신료들의 반대가 이어질 터, 임금이 아무런 이득 없이 이런 것을 감수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너를 세자빈으로 바로 맞아들이겠다는 소리는 아니니라.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느냐.”
“전하께서는 소녀에게 간택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을 뿐, 다른 특혜는 하사하시지 않겠다 알아들었사옵니다. 소녀의 짧은 식견이 옳사옵니까?”
“그렇다. 옆에 앉아있는 세자 녀석도 김칫국을 들이키기 전에 그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결국 3차에 걸친 간택을 뚫는 일은 헨리에트 스스로에게 달렸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그녀가 차기 국모로 삼아도 될 정도의 인재라면, 조정의 반발을 감수하겠다는 의미기도 했다.
“그리고 간택에 참가하기 전에 앞서, 공녀에게 다짐을 받아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무엇이옵니까, 전하?”
“네가 만약 간택에서 살아남아 세자빈이 된다면, 우리 왕실에는 하란타 공의 핏줄이 섞이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 네 고향에서 핏줄을 명분 삼아 영향력을 끼치려 든다면 어찌 행동하겠느냐.”
전례가 없는 일 탓에 신하들에게서 일어날 반발은 둘째 치고, 임금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것이었다.
수백 년 전, 원나라에서 고려로 공주를 왜 시집보냈겠는가.
“그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나이다, 전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녀는 이미 먼 길을 떠나오면서 조선 사람이 될 것을 각오하고 이 자리까지 왔사옵니다. 아무리 고향이라지만 타국이 조선에 간섭하려 드는 것을 어찌 용납하겠사옵니까.”
“…….”
“출가외인이라는 말처럼, 저는 조선의 법도를 따르겠나이다. 제가 낳을 아이들 역시 온전한 조선 사람으로 커나갈 것이옵니다. 박 판관과 그의 가족이 그러했듯이요.”
마치 칼로 자르는 듯한 기백이 전해질 정도로 헨리에트의 의지는 굳었다. 임금에게도 그녀의 굳은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게다가, 외국 출신의 왕비가 오히려 외세를 몰아내려는 남편을 지지하고 개혁을 도운 사례도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전조의 왕비지만 그것을 인정받아 종묘에도 모셔졌다지요?”
“종묘에? 처음 듣는 이야기로다.”
“전하, 종묘에 전조의 임금 중 공민왕을 모신 신당이 있사옵니다. 외진 곳에 위치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사오나, 공녀의 말대로 몽골 출신 왕비와 함께 모셔져 있는 것은 사실이옵니다.”
“허……. 한수야, 그 말이 사실이더냐? 하란타에서 온 공녀가 나도 모르는 것을 알고 있었다니.”
잘도 공부해왔군. 자신이 세자의 노국대장공주가 되겠다?
임금의 입은 어느새 감탄으로 벌어져 있었다. 아무리 임금이라지만 이런 대답까지 나왔는데 더 의문을 표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아마 임금도 이 정도면 신하들에게 일어날 반발을 무마해 볼 가치가 있다 판단했을 것이다. 뒤이어 왕의 입에서 나온 발언은, 이러한 내 추측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좋다. 내 걱정은 기우였지 싶구나. 공녀가 간택에 참가하는 것을 허락하도록 하겠다. 허나.”
“황공하옵니다, 전하. 하온데 또 질문이 있으신 것이옵니까?”
“그렇다. 아직 대답하지 않은 것이 남아있지 않느냐. 공녀가 말한 두 가지 꿈 중, 한 가지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임금의 표정이 순간 짓궂게 변했다가 원래대로 돌아갔다.
아니 잠깐, 며느리가 될지도 모르는 소녀를 벌써부터 놀려먹을 생각이십니까, 전하?
“해명되지 않은 것이 있다 하심은…….”
“공녀가 왕실에 시집와 조선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히 전해졌다. 허나,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고 싶다는 꿈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이 모자라지 싶구나.”
“전하, 그 말씀은…….”
방금까지 자신 있게 대답을 이어가던 헨리에트가 말꼬리를 흐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도 세자처럼 열꽃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타국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우리 세자의 어떤 점이 좋았더냐? 이것은 순수한 아비의 궁금증이니라.”
이 양반이 진짜.
※ 작가의 말
헨리에트의 언니, 루이즈가 남긴 말은 실제로 그녀가 남긴 편지에 적혀 있는 내용입니다.
‘그의 재산과 땅을 얻기 위해 불행한 내가 팔려가야 하다니, 유감입니다.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아니면 내가 농부의 딸이었다면 죄를 짓더라도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할 수 있었을까요.’
그녀는 프랑스의 라 트르무알 공작 앙리 샤를과 연인이었으나, 딸을 왕실에 시집보내고 싶어 했던 어머니의 반대로 브란덴부르크로 강제로 시집을 가게 되었거든요.
다만 그녀가 브란덴부르크의 선제후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 중 하나가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1세가 되고, 그 손자가 예전에 언급했던 위대한 계몽군주이자 감자 대왕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프리드리히 2세가 되니, 어머니의 선택은 옳았다 볼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