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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어사, 조선을 뒤흔들다!-274화 (274/298)

274화. 팔리교 전투

거대한 다리 앞에 펼쳐진 평원에 전운이 감돌았다.

색색의 깃발 아래에 펼쳐진 진영에서는 수많은 군마들이 투레질을 하며 연신 입김을 뿜어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반대편 진영의 얼룩무늬 갑옷을 입은 병사들은 마른 입술에 침을 적시며 날카로운 총검이 달린 총구를 적진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감히 다이칭 구룬의 영토를 침범한 적의 괴수는 모습을 보여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 문현왕(文縣王) 아이신기오로 맹후(猛瓘)에게 항복한다면 네놈 부하들의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두 진영 사이, 벼락같은 목소리로 적을 도발하는 장수는 숙친왕 호오거의 5남, 맹후였다. 노쇠한 아버지를 보조해 전장에 나온 젊은 장수는 기세등등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이윽고, 도발을 받은 조선군 진영에서 한 필의 기마가 걸어 나왔다. 얼룩무늬 두정갑을 갖춰 입은 장수는 허리춤의 권총과 함께 여러 자루의 짧은 창으로 무장한 채였다.

“항복한다면 부하들의 목숨을 살려준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당신들이 항복한 포로들에게 저지른 참상이 먼 동방까지 전해졌소이다. 그런 제안을 누가 믿으려 하겠소이까?”

“이 뻔뻔한 자식! 타국의 경계를 함부로 범한 놈이 혓바닥은 살아 꿈틀대는구나!”

“타국의 경계를 함부로 범했다라……. 정묘년과 병자년에 압록강을 넘었던 군세는 당신네 군세가 아니었던 모양이오?”

“뭐, 뭐야?”

이미 험악해져 있던 맹후의 표정이 거칠게 구겨졌다. 그에 반해 조선군 장수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우리, 이런 형식적인 대화는 그만합시다.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당신도 나를 살려 보낼 생각은 없지 않소이까? 나 역시 당연히 항복할 마음 따위는 없고.”

“이 건방진 고려놈! 다이칭 구룬과 선대 카간께서 네놈들에게 베푼 은혜가 얼마나 많았는데……!”

“은혜라……. 타국의 강토를 유린하고 수많은 백성들을 노비로 끌고 간 것을 어찌 은혜를 베풀었다 볼 수 있겠소이까? 여기서 당신을 쓰러뜨리고 그 ‘은혜’를 베풀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닐 테고.”

“이놈이……!”

“물론, 당신 말대로 선대 카간께 개인적으로 입은 후은이 없는 것은 아니외다. 허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르가투 개인의 일. 조선의 신하 안한수는 그 일을 고려할 생각도 이유도 없소이다.”

조선군 장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만주어는 단호했다. 그것을 듣는 맹후의 얼굴은 점점 냉혹하게 변하고 있었다.

“……결국 네놈들을 전부 쓸어버릴 수밖에 없겠군. 나선 놈들을 상대로 보인 솜씨가 탐나 고려군 일부는 살려두고 쓰려 했거늘.”

“이 전장은 북경성의 목젖을 찌르는 자리. 여기까지 밀고 올라온 마당에 순순히 항복할 생각도, 이쯤에서 그만둘 생각 또한 없었소이다.”

“천하무적의 자쿤 구사를 앞에 두고도 감히 입 하나는 살아 있구나. 내 다이칭 구룬의 은혜를 잊은 배은망덕한 네놈의 입을 내 손으로 찢어주겠다.”

“천하무적이라……. 이미 오 도독이 이끄는 명나라 군대와의 싸움에서 패배를 겪은 주제에, 스스로 천하무적을 칭하기에는 부끄럽지 않소이까? 핫핫.”

때를 놓치지 않고 날아든 조롱에, 그의 얼굴이 시뻘겋게 물들기 시작했다. 방금 공격이 아픈 곳을 정확하게 찌른 모양이었다.

“그리고, 나는 조선의 신하이기 이전에 유학자인 몸.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하지만, 은혜를 갚는 것도 마찬가지라 했소이다. 내 그 격언을 따라 다이칭 구룬에서 개인적으로 입은 은혜는 이번 일을 마치자마자 따로 갚을 생각이외다. 그렇게 알아 두시길.”

“또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냐? 오호라, 네놈의 처참한 패배로 역사에 길이 교훈을 새기시겠다? 그런 식으로 은혜를 갚으려는 것이거든 내 얼마든지 도와주지.”

“상상력이 풍부하시군. 그럼 형식적인 항복 요구는 이쯤 하고, 지금부터는 서로가 원하는 것을 행하는 것이 어떻겠소이까?”

“좋다. 네놈의 자신만만한 상판을 바로 밟아 으깨주지. 조금 뒤 보자꾸나, 건방진 고려 놈아.”

대화는 길지 않았다. 곧바로 등을 돌린 두 장수는 서로의 진영을 향해 멀어져갔다.

양측 진영 사이, 텅 비어버린 전장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폭풍전야였다.

***

뿌우. 뿌우. 뿌우우우.

익숙한 나팔 소리가 세 번 울리더니, 거대한 함성과 함께 지축을 흔드는 듯한 말발굽 소리가 전방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현 동북아 최강을 자랑하는 팔기군 기마대의 돌격이었다.

“명령이 내려올 때까지 방아쇠울에 손가락을 넣지 마라!”

“옆의 동료를 믿고 무패의 명장인 영상 대감의 판단에 따라라!”

“너희가 흔들리는 순간 조선은 패배하고 병자년의 치욕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전방을 응시하라!”

길게 몇 겹으로 대형을 짜 선형진을 구축한 조총수들 사이로, 초급 지휘관들이 돌아다니며 병사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몇 배나 되는 기병이 돌격해오는 상황에서 이들이 사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마 전투를 이번에 처음 접하는 신병들은 그들의 격려가 없었다면 평정심을 잃고 제멋대로 총을 발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쐐기 진형을 이룬 채 일점을 향해 돌격해오는 적 기병의 위세는 장난이 아니었다.

“……화포군에 방포 명령을 내리게.”

“알겠습니다, 대감!”

신호용 망루에 올라가 있던 병사가 전방을 향해 누런색 깃발을 휘둘러댔다.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최전방에 자리 잡은 야포들이 굉음과 함께 불길을 토하기 시작했다.

쾅. 콰콰쾅. 콰쾅.

그동안 바다에서 조선을 지켜왔던 충무포들은 이제 육지에서 적 기병을 향해 포탄의 불바다를 쏟아 붓고 있었다. 그동안 임금과 내가 화포도감까지 세워가며 심혈을 다해 개량해온 역작, 야전식 충무포다.

“포격을 일방적으로 쏟아 부을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계속해서 방포하라.”

“옛, 대감!”

화력만 보면 미쳐 날뛰는 대한민국 육군의 기상이 아직까지 흔적처럼 내게 남아있던 모양이었다. 수군의 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워졌던 화포도감은, 청과의 마찰에 대비하던 조선군 육군의 화포에도 영향을 끼쳤다.

충무포의 포신을 개량하여 죽절은 줄이고, 포구에서 포미로 갈수록 점점 굵어지는 형태로 바꾸었다. 그렇게 개량한 포신을 발사각을 조절할 수 있는 이동식 포가(砲架)위에 얹었다.

생산되는 포의 규격은 엄격하게 통제했다. 발사거리에 따른 발사각과 장약의 양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그 내용을 교범으로 만들어 전군에 배포했다. 아마 전방에서 포를 발사중인 화포수치고 충무포 교범을 달달 외우지 못한 이는 없을 것이다.

“적의 진격이 느려지고 있습니다!”

“아직 멀었다. 따로 명을 내릴 때까지 계속해서 방포하도록.”

“알겠습니다!”

망루 위에서 휘둘러지는 깃발이 커다란 8자를 그리기를 반복했다. 전방에 세워진 충무포들은 접근하는 적을 향해 계속해서 쇳덩어리를 쏘아댔다.

쾅. 콰쾅.

“포병만으로 이렇게 기병 돌격을 억제할 수 있다니……. 대감 말씀이 옳았습니다. 적 중군의 돌격이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중군에는 대완구도 함께 배치되어 있으니까. 적 기마대 사이에서 진천뢰가 폭발하기 시작했을 것이오. 내 말이 맞소?”

“예……. 그렇습니다. 확실히 영상대감의 말씀이 옳습니다.”

망원경을 눈에서 뗀 도원수 이여발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흥분으로 떨리는 그의 뺨은 이제 기병이 제일이던 냉병기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제 다음 작전으로 넘어갈 차례군. 슬슬 조총수와 등패수 부대를 화포수 앞에 전진 배치시킬 준비를 하시오, 도원수.”

“그대로 명을 내리겠습니다. 대감.”

전투가 개시된 직후 가해진 포격은 꽤나 효과적이었다. 충무포를 총동원한 보람이 있었다.

적의 쐐기진형은 포격을 맞은 후 꽤나 망가져 있었다. 특히 선봉을 맡아 최선두를 질주하던 적 중군에 집중적으로 포격을 가한 결과, 가운데가 툭 튀어나와 있던 적의 진형은 마치 망치로 맞은 듯 예리함을 잃어버렸다.

이제 충무포는 다음 방어선에 돌격해오는 적 선봉을 저지하는 임무를 넘길 차례였다.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보병이 앞으로 나서는 사이, 충무포를 맡은 화포수들이 적 본대와 후미를 타격하기 위해 포각을 바쁘게 위로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땅에 묻어놓은 파진포(破陣砲)가 잘 작동해야 할 텐데요, 대감.”

“걱정하지 마시오. 이제 슬슬 그 결과가 나올 때가…….”

꽝!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돌격해오던 적 한가운데서 거대한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나부꼈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땅 아래에서 솟구친 폭발이었다.

***

아이신기오로 맹후는 지금 약이 바짝 오른 상태였다.

화포라는 무기는 본래 성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적을 두들길 때나 쓰는 무기다. 아니면 방진을 짜고 버티는 보병을 와해시키기 위해 쓰거나. 그마저도 만주족은 좀처럼 쓰려 들지 않아 한군팔기나 녹영병에게 화포 운용을 떠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맹후가 지휘하는 양홍기는 적의 포탄을 흠씬 얻어맞는 중이었다. 성을 지키는 도중도, 버티고 방어하는 도중도 아니었다.

저 미치광이 고려군 놈들은 돌격 중인 철기를 향해 포탄을 쏟아붓고 있었다.

“멈추지 마라! 포탄에는 눈이 달려있지 않다! 빠르게 움직인다면 맞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니루 장긴! 놈들의 포격은 이상합니…… 으악!”

하늘에서 날아드는 포탄들은 이상할 정도로 정확하게 아군을 명중시키고 있었다. 돌격 도중 일방적으로 포격을 얻어맞는 것만으로도 팔기가 자랑하는 기병의 돌파력은 한풀 꺾이고 있었는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포탄이…… 땅에 떨어진 포탄이 폭발했습니다!”

“저 이상한 포탄이 공중에서도 터졌습니다! 그리고 그 파편이 사방으로…… 으악!”

비처럼 쏟아지는 포격을 뚫고 거리를 좁히자, 고려군 진영에서는 또 이상한 무기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날렵한 승마술로 포탄을 피한 정예병들이 시간을 두고 폭발한 포탄의 파편을 맞고 전투에서 이탈하고 있었다.

땅바닥에 착탄한 포탄을 피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어느 포탄들은 날아오는 도중에 공중에서 폭발해, 그 파편을 사방으로 흩뿌려 팔기군 기병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구사 어전!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돌격을 재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웃기지도 않는 소리! 우리는 아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여기까지 왔다! 여기서 군사를 물리면 지금까지 치른 핏값은 무엇으로 보상한단 말이냐!”

“하지만 놈들의 공격은 이것이 끝이 아닐……!”

“시끄럽다! 물러서는 놈은 내가 직접 베겠다! 거리만 좁히면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아직 우리 양홍기는 건재하지 않느냐! 쓸 데 없는 소리를 할 시간에 느려지는 돌격 속도를 복구할 생각이나 해라!”

숱한 포격으로 피해가 만만치 않았음에도 맹후가 돌격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었다.

현재 양홍기를 비롯한 팔기의 병력은 적의 수배에 달하는 데다, 대다수가 기병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병이 절대 다수인 적에게 접근하기만 하면 쉽게 도륙할 수 있을 텐데, 이제 와서 돌격을 포기하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게다가 지금 적을 향해 접근하는 것은 이 자리에 있는 팔기만이 아니었다. 적의 측면을 감싸고 있는 무성한 수풀을 우회하는 병력도 지금 적을 향해 말을 달리고 있을 것이었다. 잘안 3부대로 이루어진 5천 명의 별동대가 포위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조선군은 독 안에 든 쥐와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적의 포격을 맞아 돌격 중인 팔기가 만만치 않게 상하고 있으나, 그것은 아직까지 예상 범위 안의 피해였다. 때문에 계속해서 돌격을 외치는 맹후는 지금 공격이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눈꼽만큼도 하지 않고 있었다. 헌데…….

콰쾅!

거대한 폭음과 함께 선두를 달리던 기마 몇 기가 하늘로 솟구쳐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사라진 팔기군의 육편(肉片)과 핏방울이 나머지 팔기의 머리 위로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했다.

“아, 아니? 저건 대체…….”

중군에서 돌격을 독려하던 맹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무것도 없던 땅에서 폭음이 연달아 들려왔다. 곧이어 하늘에서 검붉은 죽음의 비가 더 세차게 쏟아지는 것이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냐? 갑자기 왜 전사들이 찢겨 사라지는 것이냐!”

“지면, 지면을 보십시오! 문현왕 전하!”

급박한 누군가의 외침을 듣자마자 맹후는 황급히 시선을 땅바닥으로 돌렸다. 곧 커다랗게 패인 구덩이 여러 개가 보였지만, 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당연했다. 아직 지뢰라는 무기를 접한 적이 없는 전근대인에게는 무리인 일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놈들은 요술이라도 쓰고 있단 말이냐?”

맹후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방에서 터져 나오는 커다란 폭음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함성을 지르며 전방으로 돌격하던 팔기들은 점점 고깃조각이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게다가 적의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안전지대였던 중군과 후미에도 슬슬 적의 포탄이 날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착탄 후 폭발하는 괴상한 무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혹시 소식이 끊긴 양백기 놈들도 놈들의 요술에 당한 것인가?”

양백기를 이끄는 형, 아이신기오로 푸쇼가 맹후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선봉을 맡아 먼저 진군하라는 명이 내려간 이후, 양백기는 어느 순간부터 통째로 종적을 감추었다.

본군에 양백기의 보고가 날아들지 않았던 것도 벌써 수 일이 지났다. 아버지 호오거는 전투가 급박해 보고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라며 상황을 낙관했지만, 이제 맹후는 그들이 실종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핏.

어딘가에서 날아든 날카로운 파편이 맹후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화끈거리는 감각이 상처에서 퍼지는 것을 느끼며, 맹후는 점점 이성이 마비되어가고 있었다.

“전군 조총수! 방아쇠에 손!”

“……방아쇠에 손!”

“조준!”

“……조준!”

조선군 진영에서는 급박한 명령을 담은 외침이 계속해서 퍼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어를 모르는 맹후와 대부분의 팔기는 그것이 어떤 뜻인지 알 길이 없었다.

“조선제일 정예군의 자랑스러운 건아들아! 우리는 오늘 병자년의 원수를 갚는다!”

“전 조총수! 일제히 격발하라!”

“……격발!”

잠시 후, 돌격하는 팔기군에게 또 다른 장대비가 쏟아졌다. 방금까지 내리던 비에 비하면 더 거세고 촘촘한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본래 붉은 바탕에 하얀 줄이 가 있던 양홍기의 갑주에서는 더 이상 흰 빛을 찾을 수 없었다. 계속해서 세차게 쏟아지는 조선군의 강철비는, 팔리교 앞 벌판을 핏빛 안개로 한참을 물들이고도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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