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0 3부 우리는 누구인가 (타임리더님 쿠폰 20장 감사드립니다) =========================================================================
강남에는 사설 카지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강원랜드로 촉발된 카지노붐에 힘입어 하우스로 재력을 축적한 도박사들이 강남지역 이곳 저곳에 사설 카지노를 개장한 것이다. 물론 사설 카지노를 설립하려면 정치권과 검경의 비호가 필수적 이었다. 당연히 초기 투자금액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사설 카지노는 노다지 판이나 마판가지였던지라 명동 사채업자 조직 등등의 자금을 지원받아 성업에 성업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논현동에 자리잡은 칠성 카지노는 그런 강남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사설 카지노였다. 지하에 마련된 천여평의 넓은 스테이지와 든든한 자금력 등등으로 말미암아 서울과 경기도 인천의 재력가들을 불나방처럼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만큼 신용과 안전성이 철두철미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 칠성 카지노에는 불나방들이 자주 출몰하고 있었다. 삥을 뜯으려는 조폭들과 양아치들이 소문을 듣고 벌떼처럼 몰려든 것이다. 물론 칠성 카지노는 강남지역 유흥가를 장악한 조직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한마디로 자체적인 경비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무지막지한 명성을 지닌 전국구 조폭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칠성 카지노의 사장 오태식은 오래전부터 명성과 실력을 겸전한 전국구 조폭을 수배하고 있었다. 그런 판국에 이대수가 홀연히 서울에 등장한 것이다. 그리하여 오태식은 강남 조폭 출신인 칠성 카지노의 주용석 실장을 사장실로 긴급 호출했다.
"이대수가 정말 그렇게 엄청난 주먹이냐?"
"왜 갑자기 이대수 얘기를 하시는 겁니까?"
"그놈이 서울에 있다."
"그 말씀이 정말 이십니까?"
주용석이 경악성을 내질렀다.
"이대수를 보필하는 팔병신이 얼마전에 이곳을 찾아왔다. 일자리를 알아보더군."
"그 팔병신 이름이 뭡니까?"
"김명석이라고 하더군."
주용석이 맹렬히 고개를 내저었다.
"이상합니다. 그 김명석이란 놈은 예전에 이대수를 배신했습니다. 그 결과 오른손목이 잘린 겁니다."
"정말이냐?"
"사실입니다. 사장님."
"음.. 그렇단 말이지."
"혹 그 팔병신 새끼가 사장님에게 구라를 친 것이 아닐런지요?"
"그건 나중에 보면 알테고. 아무튼 이대수에 대해서 말해봐라."
잠시후 주용석은 이대수의 신화적인 핵주먹을 열과 성을 다해 나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물론 오태식은 그 말을 믿지않았다. 중무기로 무장한 조폭 수백여 명을 단신으로 작살냈다는 주용석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이대수의 주먹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주용석은 헛튼 말을 할 위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좋아. 주실장이 이대수를 한번 만나봐. 그 인간이 진짜 이대수인지 확인해 보라고."
"염려마십시오. 예전에 먼 발치에서 이대수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대수가 확실하다면 연봉 오억을 제시해."
"알겠습니다. 사장님."
서울시내의 한적한 카페
이대수와 주용석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정말 이사장님이 맞으시군요. 반갑습니다."
주용석이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이대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냉막한 인상하며 단단하기 그지없는 강인한 체격 등등..
"용건이 뭐요?"
그러나 이대수는 예의 무미건조한 태도를 유지했다.
"저희 사장님이 이대수 사장님을 칠성 카지노의 매니저로 영입하고 싶어 하십니다. 거기다 연봉을 5억이나 챙겨주시겠다고 합니다."
이대수는 무심한 안광을 발했다. 그러자 주용석은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이대수의 눈빛에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파워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좋습니다. 생각을 해봅시다."
"감사합니다. 이사장님."
"단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저기 앉아있는 김명석도 같이 고용해 주십시오."
이대수가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팔병신 김명석을 가리켰다. 그러자 주용석이 김명석을 향해 경멸하는 눈빛을 발했다.
"이사장님. 저놈은 예전에 사장님에게 반기를 들었던 놈이 아닙니까?"
"그건 신경쓰지 마시오. 아무튼 저놈을 같이 고용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윗선에 청을 넣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실장."
한달후..
이대수는 요즘 칠성 카지노의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었다. 더불어 김명석 역시 이대수 밑에서 부매니저로 일을 보고 있었다. 연봉 1억의 조건으로.
부매니저 김명석은 칠성 카지노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홀덤포커와 바카라를 하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린 것이다. 그러나 김명석은 부매니저였다. 이대수를 성실히 보좌해야 할 책무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김명석이 미치도록 손이 근질거릴 무렵 그의 두 눈에 이채가 발했다. 매우 낯익은 사내가 장내에 나타난 것이다. 그는 바로 영등포 역전파의 보스로 명성이 자자한 채홍우란 사내였다. 채홍우는 지금 두명의 깍두기를 대동한채 바카라 테이블로 향하고 있었다.
'저 시발새끼가 무슨 깽판을 치려고 이곳에 나타난거지.'
잠시후 김명석은 채홍우의 면전으로 득달같이 달려갔다. 그러자 채홍우가 만면가득 비소를 발했다.
"팔병신 오랜만이군. 후후.."
"고자새끼야. 아가리 조심해라."
김명석은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의 뒤에는 핵주먹 이대수가 있는 것이다.
"팔병신 새끼가 아주 간뎅이가 부었구나."
채홍우를 가드하던 덩치가 산만한 깍두기들이 김명석을 맹렬히 노려봤다. 그러나 김명석은 태연자약했다.
"우리 형님이 오시기 전에 어서 꺼져라. 채홍우 씨팔놈아."
영등포를 쥐락 펴락하는 채홍우는 김명석의 욕짓꺼리에도 불구하고 침중한 안색을 발했다.
"정말 이대수가 이곳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거냐?"
"개새끼야. 형님의 존함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마라."
"이 호로새끼가 말끝마다 큰형님에게 불경을 저지르는구만."
채홍우의 깍두기들이 그렇게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할 즈음 장내에 훤칠한 이대수가 나타났다. 그러자 채홍우의 안색이 똥마려운 강아지로 환골탈태 하기 시작했다. 기실 채홍우는 이대수가 칠성 카지노에서 매니저로 일한다는 소문을 듣고 확인차 내방한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 이대수가 면전에 나타나자 오금이 저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역시 이대수의 무지막지한 핵주먹을 귀가 따갑게 들어본 것이다.
"넌 누구길래 남의 업장에서 이리 소란을 부리는 것이냐?"
이대수는 그리 말하며 채홍우를 무심한 눈빛으로 직시했다. 그러자 채홍우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소문대로 이대수는 보통 놈이 아닌 것이다. 눈빛 하나만으로 자신을 송두리째 제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채홍우는 수백여 명의 수하들을 거느린 영등포의 제왕이었다. 그런 이유로 채홍우는 덜덜 떨려오는 내심을 억지로 부여잡은채 이대수를 향해 씹어뱉듯이 외쳤다.
"영등포의.. 채홍우다..!"
"채홍우라.. 아무튼 좋다. 우리 업장에서 조용히 사라져 준다면 오늘의 소란을 용서해 주겠다. 그러나 만약 끝까지 내 명령을 거부한다면 네놈의 대갈통을 터트려주마."
이대수의 무식한 발언이 끝나자 마자 채홍우의 깍두기 두마리들이 욕설을 남발하며 이대수를 향해 사시미를 갑작스럽게 들이밀었다. 순간 이대수의 번개같은 핵펀치가 깍두기들의 두개골을 산산이 아작내버렸다.
-아아아악...
-크아아악...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장내에 가득한 사람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나 이대수는 여전히 무표정한 안색으로 채홍우를 직시할 뿐이었다.
"십초 주겠다. 열을 셀때까지 내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네놈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골통을 박살내 버리겠다."
이대수의 최후통첩이 끝나자 마자 채홍우가 꽁지가 빠지게 장내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대수의 가공할 핵펀치에 부하들과 자존심을 헌신짝 버리듯 냎챙개친 것이다. 그러자 장내에 가득한 신사숙녀 카지노 쟁이들이 이대수를 향해 열렬한 환호를 발했다.
-이 매니저. 멋있다.
-이 매니저. 주먹이 장난이 아니구만.
-이 매니저 끝내줍니다. 하하..
이대수는 카지노쟁이들의 찬사에 가벼운 목례로 답례한 후 면전에 나뒹굴고 있는 깍두기들을 손짓했다.
"병원에 옮겨."
그러자 카지노 경비원들이 영등포 깍두기들을 짐짝처럼 둘러멘채 장내에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칠성 카지노 사장실
오태식 사장과 주용석 실장이 대화면 스크린을 감탄한 얼굴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장내에서 벌어진 이대수와 깍두기들의 일장박투를 흥미진진하게 시청한 것이다.
"정말 이대수의 주먹은 엄청나구만. 보이지가 않아. 주실장."
"맞습니다. 이대수는 파워와 스피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돕니다. 그러니 핵주먹으로 불리는 겁니다."
"저 커다란 덩치들을 눈 한번 깜빡할 새에 조져버리다니.. 정말 대단해."
"아무튼 영등포의 채홍우 꼴이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이제 그 인간 우리 카지노에 얼씬도 못할겁니다."
"저런 병신이 영등포 보스입네. 전국구 조폭입네. 생쇼를 하다니.."
"전국구 조폭들이 대다수 저렇습니다. 주먹은 드럽게 약하면서 스폰과 돈질로 달건이들을 부리는 겁니다."
"나도 그리 생각하네. 주실장.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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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후..
이대수는 지난 일년 동안 칠성 카지노에서 매니저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대수가 하루하루를 착실히 살아가고 있을 무렵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최강타자로 명성이 자자한 파탄잘리 이대성은 드디어 잭팟을 터트리게 되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포스팅비용 2천만불 4년 연봉 3천만불 등등.. 총액 5천만불에 달하는 초대형 빅팟을 터트린 것이다. 당연히 그런 이유로 대한민국의 뉴스와 신문은 이대성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서울 강남 초고층 아파트
파탄잘리 이대성과 임택이 승리의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
"이대성. 축하한다. 드디어 네가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에 입성하는구나."
임택과 이대성은 요즘들어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서로 편하게 말을 놓는 것이다. 더불어 임택은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를 창업했다. 그리고 당연히 이대성은 임택의 가장 큰 고객이었다.
"고맙다. 너의 도움이 컸다."
"알면 됐다. 이자식아."
"아무튼 이제 조만간 보스턴에 살집을 마련해야 겠다. 네놈이 나대신 집을 알아봐라."
"오케이. 그건 염려마라. 그런데 대성아. 요즘 들리는 소문에 큰형님이 강남에 나타낫다고 하더라."
파탄잘리 이대성은 화들짝 놀랐다.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이대수가 서울 바닥에 나타난 것이다.
"그 말이 참말이냐?"
"얼마전에 예전에 알고 지냈던 달건이를 만났는데 그놈이 그러더라. 칠성 카지노에서 요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더만."
"이상하군. 형님 계좌에는 물경 천억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있을텐데.."
"나도 그점이 이상하더라. 아무튼 조만간에 형님을 찾아뵈야겠다."
파탄잘리 이대성은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인간 괴물 이대수가 너무 꺼려지는 것이다.
"네 마음대로 해라."
"넌 만날 생각 없냐? 너의 친형님 아니냐?"
"나중에. 지금은 메이저 입성 준비에 전념해야 할때다. 그리고 네놈도 이제 나를 따라서 미국으로 가야할 형편이니 형을 만나도 인사만 하고 와라."
임택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놈 말이 맞다. 너나 나나 할일이 있다. 형님을 만나더라도 간단히 인사 정도만 할 생각이다. 그리고 제주도 별장 매각대금을 돌려 드리자."
파탄잘리는 이대수의 제주도 별장 매각대금을 자기 혼자 꿀꺽한 것이다. 이대수의 친동생이란 명분하에.
"그건 내가 알아서 한다. 임택."
"알겠다. 그럼 일단 나 혼자 큰형님을 만나러 가봐야겠다."
"마음대로 해라. 그럼 이만 가봐라."
"오케이. 나중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