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9 6부 우리는 우리인 것인가 (백수귀족님 쿠폰 4장 감사드립니다) =========================================================================
청와대 집무실
주광일 수상과 이만섭 노동부장관이 담소를 즐기고 있었다.
"그 친구는 정말 화통한 친구다. 그런식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다니.."
"원체 돈이 억수로 많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환경미화원들 역시 일반직원들과 똑같은 연봉을 받는다면서?"
"맞습니다. 대수제약에서 일하는 30여명의 환경미화원들은 일반 사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정말 잘난 친구야. 이회장은."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이번에 대수제약에 지원한 사람들의 숫자가 무려 천만명에 달한다면서?"
"그렇습니다. 직장인들과 공무원 자영업자들도 대규모로 입사를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긴, 어차피 로또와 마찬가지로 신입사원을 선발하니.. 혹시나 하고 지원한 친구들이 엄청나겠구만."
"맞습니다. 각하."
서울시내 허름한 고시원
30대 중반의 김기범은 일용직 노동자였다. 지방잡대를 졸업한 후 서울로 상경한 그는 수많은 알바와 일터를 전전하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었다. 당연히 그런 이유로 변변한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였다.
물론 그 역시 대학시절에 사겼던 아리따운 여친이 있었지만 그녀는 전도유망한 부잣집 아들내미에게 시집을 간지 이미 오래였다.
김기범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힘겹게 연명하는 수많은 청년 막장 중의 한명이었다. 당연히 김기범 역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대수제약에 입사를 지원하였다.
'신이시여. 제발 저에게 축복을 내려주소서.'
그렇게 김기범은 대수제약에 합격하게 해달라고 허구한날 신에게 기도를 드렸다. 당연히 신이란 존재는 김기범을 결코 외면하지 아니하였다. 그에게 대수제약 신입사원이란 호화찬란한 선물을 안겨다 준 것이다.
이렇게 별볼일 없던 일용직 근로자 김기범은 하루아침에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상암동 초고층 호텔 대연회장
대수제약의 제비뽑기에 당당히 합격한 운발 하나는 기가 막힌 2백여 명의 신입사원들이 좋아죽는 표정으로 산해진미를 격렬히 탐닉하고 있었다. 캐비어 푸아그라 킹크랩 불도장 오향장육 신선로 등등의 고급 음식들을 걸신들린 아귀처럼 열불나게 흡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대수제약의 신입사원들이 호사스런 점심식사를 미친듯이 즐길 무렵 위풍당당한 대수가 장내에 홀연히 등장했다. 동시에 대수의 우렁찬 목소리가 대연회장을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다.
"본인은 대수제약의 회장인 이대수다. 더불어 6천 4백조의 재산을 지니고 있는 불세출의 억만장자다. 당연히 그런 이유로 너희들에게 최고의 연봉과 완벽한 복리후생을 제공할 생각이다. 그러나 본인은 하라는 일은 안하고 허구한날 농땡이를 까는 쓰레기들을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한다. 한마디로 근무시간에는 오로지 근무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수의 위풍당당한 발언에 신입사원들이 긴장한 안색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본인은 휴식 시간 또한 철저히 엄수하는 에프엠 경영자다. 본인은 그대들에게 주 5일 근무제를 약속한다. 또한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하루 10시간의 짧은 노동시간을 보장한다. 더불어 1시간 근무 후 15분간의 휴식 시간 역시 철저히 준수할 생각이다. 이렇게 본인은 대자대비한 훌륭한 경영자다."
대수는 자화자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내에 가득한 2백여 명의 신입사원들이 대수를 향해 뜨거운 존경의 념을 격렬히 발했다.
"그대들은 이곳 상암동 호텔 스위트룸에서 오늘부터 1주일 동안 편하게 휴식을 취해라. 가족들과 친지 연인들을 불러도 좋다. 당연히 모든 비용은 우리 대수제약이 부담한다."
대수의 그같은 확언에 대수제약의 신입사원들이 맹렬한 환호를 거세게 내지르기 시작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회장님. 절대충성 하겠습니다.
-회장님. 화이팅 입니다.
-회장님. 사랑해요. 호호..
대수는 통큰 행보를 만천하에 과시하며 장내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
1년후..
대수제약의 블루 라이프 매출이 드디어 년간 2천조 원을 돌파했다. 그런 이유로 대수제약의 사내유보금은 상상을 불허하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나 있었다. 무려 2천 5백조란 어마어마한 자금이 대수제약에 쌓이게 된 것이다. 더불어 대수제약의 주가총액은 무려 16조 달러(한화 1경 6천조)를 돌파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대수제약은 전세계 최고의 절대 공룡기업으로 만천하에 우뚝 솟아오른 것이다. 더불어 대수의 개인재산 역시 무려 11조 달러(한화 1경 1천조)를 돌파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대수는 여전히 심드렁 했다. 필생의 숙적인 라스차일드 가문의 백조달러(한화 10경)에 비하면 아직도 조족지혈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여유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미국 워싱턴 백악관 중앙관저
길버트 그레이엄 대통령과 cia 국장 존 테리가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블루 라이프의 원재료는 이회장만이 알고 있습니다. 블루 라이프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이회장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납치라도 하겠다는 말이오? 존 국장."
"필요하다면 그리해야 합니다. 각하."
"결국 당신 말은 이회장을 납치해서 정보를 알아내겠다는 말인데.."
"그렇습니다. 각하."
"존. 나는 이회장과 친분이 있소. 그런 형편에 납치를 어찌 명할수 있겠소?"
"각하께서는 미국의 발전과 번영에 최선을 다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이회장과 친분이 있더라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냉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셔야 합니다."
"그랬다가 만약 그 친구가 죽는다면 어찌할거요?"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함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각하."
"당신은 이미 이회장을 죽이기로 마음 먹은거요? 전세계 최고의 억만장자를..?"
"별수 없습니다. 각하. 그자에게 블루 라이프의 정보를 얻어낸 후 자연사로 위장해서 암살해야 합니다. 그래야 뒷탈이 없습니다. 각하."
길버트 그레이프 대통령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국익과 우정사이에서 격렬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를 얼마후 길버트 그레이프는 전자를 선택했다. 그에게 최우선적인 과제는 미국의 국익이었던 것이다.
"좋소. 화이트 헤드 작전을 허가하겠소."
"감사합니다. 각하."
"그 친구를 고통없이 죽여주시오."
"알겠습니다. 각하."
서울의 이름모를 선술집
오늘도 수많은 술꾼들은 전세계 최고 재벌인 대수를 술안주 삼고 있었다.
-이대수의 재산이 무려 1경을 돌파했다고 하더라.
-시발. 1경이라면 9천조 보다 더 많은 돈이냐?
-당연하지. 자식아. 9999조 다음에 1경이란 단위가 나오는거다.
-정말 돌겠다. 이건 뭐 도저히 상상이 안돼는 돈을 갖고 있구나.
-그래도 뭐 그 대다수는 대수제약의 유가증권 이잖냐?
-임마. 그 인간은 대수제약 외에도 페이북과 얄리바바의 최대주주다.
-누가 그걸 모르냐? 그래도 실제 사용할수 있는 현금은 얼마 안돼잖냐?
-이 쪼다 같은놈아. 대수제약의 사내유보금이 2천 5백조가 넘는다. 당연히 그 돈은 이대수의 쌈짓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거냐?
-그래. 임마.
-아. 시발. 그건 그렇고 대수제약에서 신입사원 다시 안뽑나?
-임마. 대수제약은 총사원 규모를 천명으로 제한해서 운영한다. 쓸데없는 인력을 절대 안뽑는 회사다.
-야. 그건 그렇고 대수제약의 환경미화원들 연봉도 16억이 넘는다면서..?
-맞다.
-시발. 나도 거기 환경미화원으로 들어갈수 없냐?
-자리가 나야 들어가지. 그리고 그런 로또 보직을 어느 인간이 비워두겠냐? 절대 퇴사 안하지.
한강 고수부지를 대수와 오태구 경호실장이 나란히 거닐고 있었다.
"오태구. 너. 연봉에 불만있냐?"
"아닙니다. 회장님. 일년에 36억이란 고액 연봉을 받는 제가 뭐가 불만이 있겠습니까?"
"그럼 임마. 주변에 얼쩡되는 수상한 새끼들을 왜 가만히 내버려 두는거냐?"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임마. 전방 백미터 지점에 위치한 벤치를 눈여겨봐라. 뭐가 보이냐?"
대수의 명령에 오태구가 즉답을 해왔다.
"트레이닝복 차림의 사내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 후방 백미터 지점을 살펴봐라. 뭐가 보이냐?"
이번에도 역시 오태구는 즉답을 해왔다.
"평상복 차림의 일반인이 한강변의 이곳 저곳을 사진 찍고 있습니다."
"이제 감이 잡히냐?"
그제서야 오태구가 흠칫한 표정을 발했다.
"설마 저들이.. 회장님을..?"
"맞다. 수개월 전부터 내 주변에 얼쩡되던 놈들이다. 내 행적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한 놈들이지."
"회장님. 저들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나 보다는 네놈이 더 잘 알것 같은데..?"
"설마 회장님은 저들을 정보기관의 요원이라고 생각 하시는 겁니까?"
"그럴 확률이 99.99프로다."
"회장님. 저들은 절대 안기부 요원들이 아닙니다."
"자식아. 안기부에만 정보원들이 있냐?"
"그럼 설마 CIA를 염두에 두고 계신겁니까?"
"맞다. 지금 당장 조아라와 용석이를 집중 경호해라. 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 회장님을 누가 경호 합니까?"
"자식아. 나는 절대초인이다. 하하.."
"회장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 이십니까?"
"너희들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단 말이다. 지금 당장 대수제약의 모든 경호인력을 조아라와 용석이 주변에 집중 배치해라. 그리고 더불어서 조아라와 용석이는 한동안 외출금지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늦은밤..
한강고수부지
대수는 요즘 허구하날 한강변을 나홀로 거닐고 있었다. 당연히 대수를 노리는 CIA 요원들 역시 한강변에 삼삼오오 모여든채 이제나 저제나하며 대수의 납치 타임을 포착하기 위해 맹렬하게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태원 CIA 안가
이대수 납치 총책임자인 세인트가 위성전화를 발하고 있었다.
[화이트의 경호인력은?]
[전혀 안보입니다.]
[확실한가?]
[넵.}
[좋다. 그럼 지금 당장 화이트 헤드를 사냥한다.]
잠시후 CIA 현장 요원들이 한강변을 나홀로 거니는 대수를 향해 벌떼처럼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후 CIA 요원들은 순식간에 전신이 처참하게 산산조각으로 갈려나가기 시작했다. 대수의 무시무시한 무형강살(無形剛殺)에 한줌의 육편조각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한 것이다.
잠시후..
대수의 장대한 신형이 태평양을 향해 맹렬히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새벽 무렵..
백악관 대통령 침소
길버트 그레이프는 알수없는 오싹한 한기를 느끼며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치뜨기 시작했다. 직후 그의 귓전으로 대수의 장중한 목소리가 거칠게 파고들었다.
"길버트 오랜만이다."
"헉.. 너는...대수...!"
"놀라지마라. 길버트. 너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타났다."
"어떻게...이곳...에....들어..온...거냐?"
길버트 그레이프는 만면가득 경악한 표정을 떠올렸다. 삼중사중의 막강한 경호로 유명한 백악관 대통령 침소를 대수가 아무렇지 않게 침범한 것이다.
"길버트. 솔직히 말해주마. 난 절대초인이다. 내가 마음먹으면 이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당연히 너를 죽이는건 누워서 식은죽 먹기다. 길버트."
길버트 그레이프는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단 한마디라도 말 실수를 했다간 대수에게 개죽음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뼈져리게 자각한 것이다.
"샌디는 건들지 말아다오."
나름대로 침착함을 되찾은 길버트가 침상에서 곤함 잠을 즐기고 있는 퍼스트 레이디 샌디를 안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염려마라. 그녀를 죽일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왜 CIA를 시켜서 나를 죽이려 했느냐? 블루 라이프의 원재료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냐?"
길버트 그레이프는 순순히 시인했다.
"맞다."
"우리들의 친분 보다 미국의 국익이 먼저라는 말인가?"
"미안하지만 그렇다."
대수는 지금 몹시도 갈등 중이었다. 길버트를 죽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매우 혼란 스러웠던 것이다.
"지금 만약 내가 너를 죽인다면 앞으로 어떻게 사태가 흘러갈까? 길버트."
"나를 잇는 신임 대통령 또한 블루 라이프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또 다시 너를 노릴 것이다. 그리고 종국에는 너의 가족들에게도 크나큰 위협이 되겠지."
"그런건가? 길버트."
"미안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좋다. 길버트. 너를 살려주겠다. 대신 CIA를 내 주변에서 전면적으로 철수시켜라."
"그 말이 정말이냐?"
"그렇다. 길버트. 그러나 만약 네놈이 약속을 어기고 또 다시 CIA 를 내 주변에 보낸다면 그때는 결코 너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길버트."
"알겠다. 약속을 지키겠다."
"좋다. 길버트. 너를 한번 믿어 보겠다."
대수는 그말을 끝으로 장내에서 유령처럼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