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62 9부 또 다른 세상 MLB (민석아빠님 쿠폰 10장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한달 후..
커다란 범선에 수많은 은자와 백미가 산더미처럼 실리고 있었다. 대수는 당연히 그같은 장면을 흐믓한 눈길로 감상하고 있었다.
'은자 백만냥 정도면 영국놈들을 내 마음대로 구워삶을만한 충분한 금액이다. 저 은자를 발판으로 대한신국을 기필코 부국강병한 동양의 대영제국으로 만들것이다.'
대수의 두눈에서 횃불같은 신광이 줄기줄기 폭사됐다.
'이제 대한신국을 21세기 한국의 시스템으로 완벽하게 뜯어고쳐야 한다. 쾌도난마처럼 순식간에 해내야 한다. 일본이 메이지유신 삼십년 만에 아시아의 대영제국으로 발돋음 했듯이. 더불어서 기독교 성서를 바탕으로 치우 천황교의 이론적 토대를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신국의 신민들이 더욱 더 나를 믿고 따르게 될것이다. 나를 향한 절대적인 충성을 자연스럽게 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살아있는 생신(生神)이 되기로 작정한 이상, 철저하고 완벽하게 대한신국의 신민들에게 군림 해야한다. 나를 거부하는 자들에겐 지옥의 철퇴를 내리고, 나를 따르는 자들에겐 지상천국의 삶을 맛보게 해주겠노라!'
대한신국의 제물포 항에 커다란 범선 두척이 입항하고 있었다. 대수 또한 그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박일. 백미 십만섬과 납탄 오십만 발이다. 그리고 은량 백만냥도 이번에 함께 왔다."
"정말이십니까? 천황 폐하."
박일이 경악한 낯빛을 발했다. 상상을 불허는 천문학적인 재물이었던 것이다.
"안믿기나? 박일."
"솔직히 그렇사옵니다. 폐하. 조선의 일년 세수가 기껏해봤자 은 1만냥이 될까말까한데, 백만냥의 은자라니..."
"박일. 본좌의 대도회가 아편 밀매로 일년에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인지 아느냐?"
"잘 모르옵니다. 폐하."
"대도회가 일년에 벌어들이는 아편 밀매 수입이 무려 오십만냥에 달한다."
"정말 대단하시옵니다. 폐하."
"그런 이유로 본좌가 대한신국의 천황이면서도 대도회의 회주 자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도회는 우리 대한신국의 생명줄 역할을 하는 조직이니라!"
"천황폐하의 혜안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알면 됐다. 박일."
그날밤..
창경궁 숭덕전
대수는 중국어로 된 마태복음을 수정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출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이적을 기록한 복음서다. 예수라는 글자를 치우 천황으로 대체하면 완벽한 치우 천황교의 이론서로 활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대한신국의 역법을 서양의 역법과 동일하게 맞출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대수는 마태복음을 치우천황 복음으로 개조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기 시작했다.
삼일 후..
창경국 숭덕전
대수는 언문으로 된 서책을 박일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천황 폐하. 이 서책이 무엇이옵니까?"
"치우천황 복음서다. 짐의 탄생과 성장 과정이 적힌 귀중한 서책이니라."
"폐하. 이 서책을 대한신국의 신민들에게 널리 알리실 생각 이옵니까?"
"그렇다. 국무총리는 어서 빨리 그 서책을 필사하여 대한신국 신민들의 집집 마다 배포하라. 이른 시일안에!"
"어명을 받자옵니다. 천황 폐하."
"그리고 이 서책도 받거라."
대수는 노란색 서책을 박일에게 건네주었다.
"대한신국의 군사제도와 행정제도 그리고 각종 사회제도를 새롭게 정비한 서책이니라. 경은 그 서책을 바탕으로 최단시간 내에 대한신국의 모든것을 뜯어고쳐라!"
"천황 폐하의 하늘같은 황명을 받들겠나이다!"
박일이 장내에서 사라지자 마자 이번에는 국방부장관 박이와 동중악이 대수의 면전에 등장했다.
"서로 인사는 나누었느냐?"
"그렇습니다. 천황 폐하."
박이의 대답이었다.
"잘했다. 앞으로 동중악을 국방부차관에 임명할 것이다. 그런고로 박이는 동중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
대수와 박이의 한국어에 중국어 밖에 할줄 모르는 동중악이 멀뚱멀뚱한 눈빛을 한가득 발했다.
"미안하다. 동중악. 하하....."
대수의 화려한 북경어가 발현되자 그제서야 동중악이 입을 열었다.
"폐하. 앞으로 최단시간 내에 고려어를 배우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다. 앞으로 동중악은 국방부장관 박이와 힘을 합쳐 윈체스터 라이플의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각골 명심 하겠나이다. 천황 폐하."
대수의 북경어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박이. 동중악. 광산부장관과 협의하여 광맥 주변에 거대한 병기 제련소를 건설하라."
"성은을 받드옵니다. 폐하."
"동중악 역시 성심을 다하겠나이다."
일주일 후..
창경궁 숭덕전에서 대한신국의 국무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대수: 짐이 이번에 청국에서 은 백만냥과 백미 십만섬 그리고 납탄 오십만발을 갖고 왔다. 경들은 본좌가 대한신국에 가져온 귀중한 자원을 소중히 아껴야 하느니라.
국무총리: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천황 폐하.
대수: 짐은 언제나 경들을 믿느니라.
경제부장관: 감사하옵니다. 폐하.
대수: 짐은 이시간 이후로 대한신국의 모든 제도를 새롭게 뜯어고칠 생각이다. 경들은 짐의 그같은 계획에 견마지로를 다해주기 바란다.
국방부장관: 폐하의 말씀을 깊이 따를것을 맹세하는 바이옵니다.
대수: 국무총리. 짐의 탄생과 성장 과정이 담긴 치우천황 복음서의 필사작업은 어느정도 진행 되었나?
국무총리: 지금 현재 약 십만부의 필사본 작업이 완료 되었습니다. 천황 폐하.
대수: 더욱 더 빨리 필사작업에 매진하도록!
국무총리: 성심을 다하겠나이다. 천황 폐하.
대수: 광업부장관은 듣거라. 그대는 전국의 광산 기술자들을 불러모아 하루빨리 광맥과 탄광 개발에 박차를 가하라. 국고에서 은 일만냥을 지원해 주겠다.
광업부장관: 황명을 받드옵니다. 천황 폐하.
대수: 국방부장관은 동중악과 힘을 합쳐 윈체스터 라이플의 복제총기 개발에 총력을 다하라!
국방부장관: 황명을 받드옵니다. 천황 폐하.
대수: 교육부장관. 영어에 능통한 선교사들을 얼마까지 모집하였느냐?
교육부장관: 영어에 능통한 양놈 선교사들을 약 백여명 정도 모집 하였습니다.
대수: 그들이 대한신국 정부의 영어교사 직을 순순히 수락했느냐?
교육부장관: 천주교의 포교를 허락해 주었습니다. 천황폐하.
대수: 잘했다. 그정도는 얼마든지 허용해도 되느니라.
국무총리: 폐하. 천주학은 좀 위험한 종교라 사료 되옵니다. 그들이 우리 대한신국의 신민들을 들쑤실 가능성이 크옵니다.
대수: 염려마라. 우리에겐 치우 천황교가 있느니라.
국무총리: 천황 폐하의 하해와 같은 성은을 받자옵니다.
대수: 경들은 오늘부터 대한신국의 모든 관공서에 짐이 대영제국에서 가져온 서양시계를 내걸도록 하라!
***
대한신국 전역에 산업혁명의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다.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했던 것이다.
한양의 모든 도로가 사통팔달로 보기좋게 정비되기 시작했으며 더불어 잘 정비된 도성의 시가지를 멋드러진 사두마차들이 쌩쌩 내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의 이씨 조선에서는 꿈도 못꿀 천지가 개벽할 낯선 광경이었던 것이다.
허구한날 양반들과 관리들이 가마 놀이를 벌였던 더럽기 그지없던 한양의 길거리가 보기좋게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대한신국의 관공서들이 조선팔도 곳곳에 멋드러지게 들어서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수없었던 석조양식의 건축물들이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신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신하기 시작했다. 메이지 유신후의 일본 제국처럼 말이다!
***
대한신국의 이름 모를 가정집
단란한 한쌍의 피붙이들이 거실 난로에 둘러앉은채 회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것이 치우천황 폐하의 출생과 성장사가 담긴 치우천황 복음서라는 책이야. 학교선생님이 온가족이랑 둘러보라고 나한테 준거야.
-우리 꼬맹이가 좋은 책을 받아왔구나.
-욘석아. 그책에 정말 치우 천황님의 탄생과 성장사가 담겨있느냐?
-응. 아빠. 이책에 다 나와있어. 일단 치우천황님은 지금으로부터 1837년전에 태어나셨대. 한마디로 치우천황님의 나이는 1837살이래!
-말도 안돼. 인간이 어찌 그리 오래 살수있니?
-누나. 치우 천황님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야. 누나 그런 불경스런 말. 어디가서 함부로 하지마. 돌팔매에 맞아죽어!
-맞다. 그렇게 싸가지없이 천황 폐하에 대해 씨부리면 제명에 못죽는다.
-미안해. 아빠. 다음부터 조심할게.
-치우천황 폐하는 우리같은 인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신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말거라.
-응. 아빠. 미안.
-치우 천황님은 1837년 하늘나라에서 출생하신 후에 온세상을 둘러보셨대. 그러다가 자신의 핏줄인 한민족이, 이씨 조선과 양반들의 학정에 시달리는 모습에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지상으로 강림하신 거래!
-치우천황 폐하는 진짜로 신이 맞나 보다!
-마누라. 그걸 이제 알았남. 치우천황 폐하가 이 조선땅에 강림하신후로, 우리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보란 말여. 흰쌀밥에 고깃국으로 밥먹는 사람들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아나. 거기다 신분제 철폐로 인해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던 악마같은 양반 개놈들이 전부 사라졌어. 이제 우리 대한신국은 자기가 열심히 일을 하면, 흰쌀밥에 고깃국을 얼마든지 먹을수 있는 지상천국으로 변한거야.
-당신의 말이 모두 맞아요. 호호..
-맞아요. 아빠. 말이 모두 옳아.
-그래. 우리 아빠 최고...!
이렇게 대수는 1837살 먹은 치우 천황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사통팔달한 개성시내의 관도를 수만여 명에 달하는 대한신국의 신민들이 한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대수를 태운 화려하기 그지없는 한대의 사두마차가 보무도 당당히 등장했다.
대수는 대한신국의 팔도를 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그런 대수의 실물을 영접하기 위해 개성의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수는 대한신국의 신민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박일. 강제로 동원한 군중이냐?"
"아니옵니다. 천황 폐하. 자발적으로 나온 대한신국의 신민들 이옵니다."
"참말이냐?"
"그렇사옵니다. 폐하."
"번거롭군. 짐은 단촐하게 새로 건설된 개성시청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폐하. 그렇다면 저들을 지금 전부 물리오리까?"
"됐다. 짐을 보려고 나온 신민들이다."
"존명을 받자옵니다. 폐하."
오층으로 증축된 거대한 개경 시청에 대수를 태운 호화스런 사두마차가 나타났다. 잠시후 위풍당당한 사두마차에서 치우천황으로 환골탈태한 대수와 국무총리 박일이 내려섰다. 그러자 개경 시청 앞을 가득 메우고 있던 관료들과 신민들이 대수를 향해 오체복지를 발하며 이구동성을 하늘이 떠나가라 외치기 시작했다.
-치우 천황 폐하를 영접하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대수는 만면가득 흡족한 미소를 발했다. 개경의 신민들과 관료들이 자신을 신처럼 떠받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수는 그들에게 대자대비한 치우천황의 면모를 열렬히 과시하기 시작했다.
-짐의 신민들과 관료들은 이만 고개를 들라!
대수의 위엄가득한 하명에 대한신국의 신민들과 관료들이 호기심 그득한 얼굴로 대수의 용안을 열불나게 훔쳐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수는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개경 시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경의 이름은 무엇이냐?"
"박팔오 이옵니다. 백두산채 출신 이옵니다."
"아.. 기억난다. 경이 백두산에서 산채의 살림살이를 맡았던 그 친군가?"
"감읍하옵니다. 천황 폐하. 저를 기억해 주시다니..."
"이 친구야. 백두산채의 친구들을 짐이 어찌 잊겠는가. 하하....!"
"황공하옵니다. 천황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