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61화 (62/355)

제 11 장 출세를 위하여 (6)

홍련교 명문가의 역시 스물두명이나 성혼을 하게되니 본단은 한마디로 축제 분

위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가문에서 반대가 있었지만, 자신의 여식이라고 해도 무교에 속한 자식은

소속된 책임자의 명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백화당의 당주인 단희상의

허락이 있느니 만큼 교를 탈퇴하지 않는 이상 이 성혼을 깨기는 어려웠던 것이

다.

거기에다 교주의 허락까지 있었으니 어찌 번복할 수 있겠는가?

성혼식에 나온 신부의 모친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 사기같은 성혼에 눈물을 흘

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스물두명이나 되는 만큼 신랑 세명이 다 같이 마누라를 삼을 수 없는 일인지라

신부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따라 신랑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 선택의 시간에서 예상외의 일이 벌어지고 말았는데, 대부분의 신부가 명문가

인 은조상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가장 많은 신부를 거느린 사람은 바

로 데비드였다.

이 일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처음 이들이 인연을 맺

었던 그 은가장의 목욕탕 창문 밖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남정네의 모든 것을 봐버린 여인들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결정 된 것이 데비드가 8명의 부인을 거느리게 되었고, 은조상이 7

명의 신부를 맞이했고, 동방명언이 5명의 여인을 안게 된 것이다.

동방명언은 자신이 가장 적은 수의 아내를 거느리게 됬다는 것에 별로 불만을

품지 않고 있었는데, 나중에 들어 본 바에 따르면 자신은 능력도 안되거니와 돈

도 안되는 처지이니 당연하다고 했다고 한다.

뭐 한명의 여인만을 신부로 삼았다고 해도 동방명언의 입장에선 감지덕지였을

지 모르지만 말이다.

어쨋든 형제들 중 가장 적은 수의 부인들을 얻었다고 해도 다섯명이다 보니 그

는 홍련교에서 잘 나가는 다섯 개의 가문의 후광을 얻게 되었으니 입이 찢어질

지경인 명언이였다.

장천은 그들의 성혼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다가올 그들의 삶의 고통에 대해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쌍도문에서 나온 자신들의 사형들이나 곽무진은 한명의 부인을 가졌음에도 불

구하고 고생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는데, 그들은 어찌 하겠는가?

원래 여자쪽이 잘 나가면 남자는 힘을 못쓰는 법이였으니 데비드와 동방명언이

얼마나 죽어 살 것인가에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즐거운 장천이였다.

이렇듯 축제와 같은 성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장천은 등에서 날카로운 송곳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가져야 했다.

"젠장..."

살기와 같은 시선이 느껴짐에도 차마 뒤돌아서지 못하는 이유는 그 시선의 주

인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들은 바로 은영영과 교주의 손녀인 유능예였다.

친구들은 한순간에 잃어버린 그녀들의 원한은 상당했으니 이미 교내의 모든 규

수들에게는 장천의 세치 혓바닥을 경계하는 서신이 돌았음은 물론이요.

절대로 이 두 사람의 허락이 없으면 절대 그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도 있었

다. 물론 무단으로 경고하여 얼빠진 남자에게 시집가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잊

지 않았으니 본단의 여인들에게 장천은 만인의 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 혐의를 풀려나가기 위해선 형제 세사람과 살게 된 여인들이 만족해야 했으

니 형제들의 건투를 빌 뿐이였다.

지금 서 있는 자리 역시 써늘한 시선의 두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여인도

장천의 곁에 삼장 이상 접근하는 자가 없었으니 본단에 남아 있지 않기를 잘했

다고 생각하는 장천이였다.

일단은 그도 장가는 들고 싶은 건전한 남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일 외에 장천에게는 엄청난 업무가 들어오고 있었는데, 바로 중신아비의

업무였다.

어떠한 중신아비도 이러한 결과를 창출해낸 자가 없었으니 중신아비의 등급으

로 말하면 장천은 특급에 속하는지라 그에게 들어오는 청탁은 한시진에 스무

통 이상이였다.

사례금만해도 족히 몇 년은 먹고살아도 충분한 액수를 제시하고 있었으니 장천

은 모든 것은 때려치우고 중신아비로 전업이나 할까도 고민하고 있었다.

성대했던 성혼식은 거의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니 멀리서 여인들에게 끌려가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세형제들의 모습을 확인하며 장천은 근처에 있던 돼지

뒷다리를 하나 들고는 말 없이 본단의 연무장에 있는 참나무를 등에 대고 떨어

져가는 해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다.

'언제쯤 모든 것이 끝날까?'

기한을 알 수 없는 임무였기에 향수병이 든 장천이였던 것이다.

'엄마...아빠....'

자상하게 웃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이 생각나자 장천의 눈에선 굵은 물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그 때 한 사람이 그의 앞에서 나타나더니 말했다.

"철면피 녀석에게도 눈물이 있었네?"

"...영영이구나..."

"네 녀석에게 친근하게 불릴 이름이 아니야."

"알았으니까. 좀 앉거나 아니면 가주지 않겠어? 올려다 보려니 목이 아파서 말

이야."

"흥!"

장천의 말에 그녀는 콧방귀를 뀌더니 자리에 털퍽 주저앉아 손에 들고 있던 술

병을 들이켰다.

"어린나이에 음주는 별로 안좋은거야.."

"당신 같은 사람에게 주의를 받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 입이나 닥치고 있으라

고."

"....사랑해....."

"헉...쾍쾍..."

장천의 말을 듣는 순간 은영영 크게 놀라서는 사래가 걸려 기침을 해대기 시작

했으니 만족할 만한 성과에 미소가 지어지는 장천이였다.

"이런 말을 남자에게 듣고 싶은 나이이구나.. 영영은.."

"너 이자식!!"

은영영으로선 장천의 말에 이가 갈릴 수밖에 없었으나 오빠가 성혼하는 날에

소란을 피울 수는 없는 일이였기에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장천은 다시 저무는 해를 보려고 눈을 들었는데, 애석하게 태양은 산으로 사라

지며 붉은 노을로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얼마 지나면 어둠이 다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아는 장천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은영영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흥!"

손을 내밀며 도와주려는 장천의 손을 친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사라졌고 장천

은 말 없이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펑퍼짐한 엉덩이를 보며 애 하나는 쑥쑥 낳겠네라는 얼빠진 생각을 잠시 한 뒤,

은가장으로 향했다.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은가장으로 들어서는 장천이였는데, 그때 은가장의 문의

한 쪽에서 음침해 보이는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네가 두형인가..."

"...그렇소만 누구십니까?"

그의 말에 대답을 한 장천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는데, 그는 천천히 앞으로 다

가와서는 장천의 앞에 서서는 말했다.

"유소양(劉小陽)이라 하네."

"아.."

장천의 그의 이름을 듣고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유소양 그 이름은 홍련교에 있는 사람치고는 모르는 이가 없었는데, 그가 바로

다음대 홍련교를 이을 소교주였기 때문이다.

상당한 무공과 함께 지략에 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인물인 유소양은 홍련교 내

에서도 자신의 사설무사단을 가질 정도로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야심 가득한

인물이였다.

현 교주의 손자로 유능예의 오빠이기도 한 그를 직접 만나게 되자 장천으로선

조금 긴장감이 몰려 올 수 밖에 없었다.

"소교주님이셨군요. 다시 한번 인사드리겠습니다."

"필요없네. 오늘 온 것은 그런 인사나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니 말일세."

"그럼 무슨 일로?"

유소양의 말에 장천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물어보았다.

"자네...나의 휘하로 들어오지 않겠는가?"

"예?"

"본인은 중원통일계획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교내에서 나만의 세력을 전체 세력

의 삼분의 일 이상으로 늘일 생각이네."

"아!"

"그러기 위해선 인재들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 자네가 나의 힘이 되어준

다면 내 3년 안에 장로의 자리를 보장할 수 있는데, 어떠한가?"

그의 말에 장천은 고민에 잠길 수 밖에 없었다.

'삼년 안에 장로라....그렇다면 한가지 외에는 불가능하다.'

소교주가 아무리 교내에서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같은 사람을 3년 안에

장로의 지위까지 올린다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로 장천은 그가 하려고 하는 일을 어느정도 짐작 할 수 있었다.

'소교주는 현 교주체제를 전복하려 하고 있다...'

현재의 교주를 몰아내고 교주가 된다면 그가 말한 요구는 지켜질 수 있을 것이

다.

한번 해볼만한 일이기는 했지만, 장천으로선 과연 자신의 앞에 있는 자가 그만

큼의 능력이 있을까 고민될 수밖에 없었다.

"잠시 생각해 볼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물론이네."

장천의 말에 소교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장천은 그 자리에 서서 계속 생각에 잠겼다.

만약 소교주를 도와 일을 성사시켜 장로의 신분에 오르다면 사부의 염원인 무

천무급을 얻는 것은 더욱 쉬워 질 것이기 분명했지만, 만약 소교주의 계획이 실

패한다면 장천은 영영 그것을 얻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이요.

죽음을 당하게 될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할까 고민하며 장천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천천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 때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

가 들렸다.

"장소협 여기네."

"아! 은장로님!"

장천을 부르고 있는 사람은 은조상의 아버지인 은명석 장로였다.

장천은 공손이 인사를 하고는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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