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 장 원수가 된 형제들 (1)
혼인식이 끝난 후 신방에 들어선 장천은 침상에 앉아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유능예는 아직 혼례복을 입은 채 자리에 앉아 있었음에도, 옷을 벗겨주지 않고
있으니 그것은 큰 모욕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그것을 아는 그였음에도 움직이
지 않자.
화가 난 유능예는 벌떡 일어서더니 옷을 벗어 던지고는 소리쳤다.
"도대체 뭐야!"
"뭐가?"
뻔뻔하게 말하는 장천이였다.
유능예의 입장에선 자기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인지라 노려
볼 수 밖에 없었지만, 그의 행동은 변화가 없으니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나 어쩐지 네 녀석이 나와 혼인을 한다했지, 그렇게 거부했으면서 말이
야."
"...."
"그래도 영영이는 소중한가보지? 아! 아니겠구나. 영영이의 오빠때문이겠지."
"...."
유능예는 어느정도 눈치는 챘는지 한 숨을 내쉬며 중얼거리고는 옷을 벗기 시
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실한오라기 걸치지 않는 나신의 몸이 되어버
렸으니 장천의 이마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릴 수 밖에 없었다.
"....."
"쳇! 나 같은 미인을 앞에 두고도 이 모양이라니."
자신의 나신에도 꼼짝도 하지 않는 녀석을 보며 한숨을 내쉰 그녀는 천천히 다
가가서는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야!"
"무슨 짓이긴. 그럼 첫날밤에 옷 입고 날밤 까게 생겼냐?"
장천은 화들짝 놀라서는 옷을 추스리며 피하며 소리쳤는데,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한마디를 내뱉고는 다시 그에게 달려들어서는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으앙!"
"어쭈! 반항하는데!"
"끼야악!!"
장천은 끝까지 저항했지만, 유능예는 너무나 난폭한 여인이였다.
공포의 첫날밤은 끝나고 장천은 새신랑이 되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마
음 한 구석에서는 홍련교의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이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
다.
"귀옥각이요?"
"그렇다네, 오늘부터 자네는 귀옥각 소속의 무사이니 그리 알도록 하게나."
"음.."
교주의 손녀사위가 되면 어느정도 직급이 오를 것이란 예상을 했지만, 설마 귀
옥각의 무사가 될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다.
귀옥각은 교내의 직급이라기 보다 무공의 상하로 오를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
이다.
하지만 갈무성과의 비무에서 승리한 장천에게 그가 귀옥각의 무사가 됨을 반대
하는 인물은 없었으니 순조롭게 새로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그였다.
하지만 귀옥각의 무사가 되었다고해도 당장은 할 일이 없는 장천이였으니 추노
가 준 열화신공의 연성에 모든 힘을 쏟고 있었다.
"극염용산(極炎熔山)!"
열화신공은 양강계열의 무공으로 홍련교내에서도 최상승의 무공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어른의 세아름 정도의 참나무를 상대로 열화신공의 극염용산
의 무공을 사용하자 순식간에 뜨거운 기운이 참나무를 태우며 불길로 감싸게하
니 장천은 열화신공의 무공에 크게 놀랄 뿐이였다.
"이것이 열화신공의 힘이란 말인가.."
"케케케케...우습구나 그 정도에 놀라다니 말이다."
"추노?"
장천이 신공의 위력에 놀라 있을 때 그에게 다가와서 웃음을 터뜨린 인물은 바
로 초노였다.
초노는 불타고 있는 참나무를 잠시 흘겨보고는 손을 휘두르니 순간 장풍이 시
전되며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불길을 잠재워버렸다.
"아!"
추노 역시 암영자의 일원으로 높은 무공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
만, 간단한 장풍으로 참나무에 붙은 불은 순식간에 잠재우고 있는 것을 보며 자
신보다 몇 단계 위의 무공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열화신공은 일종의 보조무공이다."
"보조무공?"
"양강계열의 신공으로 다른 무공의 위력을 한단계 높이는 무공이라고 할 수 있
지."
"음..."
추노의 말을 들은 장천은 무엇인가를 깨달았는지 검을 빼들고는 홍련십팔검의
자세를 취했는데, 그가 쉬고 있는 내식의 방법은 열화신공의 내식이였다.
"차압!"
가볍게 열화신공을 운공한 장천은 그대로 홍련십팔검의 첫 번째 초식을 시전했
는데, 그 순간 엄청난 불길이 검에서 생성되니 그 위력은 보통 때의 두배 이상
의 힘을 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굉장하군."
"크크크 열화신공은 가호 십대 신병의 하나인 화룡신도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
"아!"
장천은 자신에게 화룡신도가 있었기에 추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가
해 준 다음 말은 그로 하여금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열화신공을 극성으로 익힌다면 화기의 내식의 사단인 조화(操火)의 단계로 오
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 조화의 단계는 내 몸의 양강의 기운을 마음대로 조
종할 수 있으니 양강계열의 무공에선 천하무적이라 할 수 있다."
"아!"
화가의 내식에 대해선 당가에서 들은 적이 있었기에 장천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화룡신도를 가지고 있는 장천은 현재 발화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열화신공을
통해 조화의 단계로 힘을 끌어올린다면, 화룡신도를 다시 잡았을 때 엄청난 힘
을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화기의 내식은 천화의 단계까지 있다고 들었습니다."
"케케케 어느정도는 공부를 한 모양이구나. 하지만 천화의 단계는 인간의 힘으
론 불가능하다 알려져 있다."
"불가능하다고요?"
"케케케 조화의 단계만 해도 인간이 견디기 어려운 화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지
만, 열화신공이 어느정도의 화기에 내성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신공이라해도 천화의 단계의 화기는 견디지 못하니
만약 네 녀석이 열화신공으로 천화의 단계까지 오른다면 그 순간 한숨의 재로
화할 것이다."
"아!"
천화의 단계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깨달은 장천이였다.
"하지만 천화의 단계라는 말이 있다면 누군가는 익힌적이 있다는 말이 아닙니
까?"
"케케케 애석하지만, 천화의 단계는 어느 누구도 익힌 적이 없느니라."
"어느 누구도요?"
"그렇다. 당나라때 천귀자라는 고수가 양강계열의 무공을 정리하며 화기의 내식
에 관한 책을 썼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는 그곳에서 천화의 단계에 이르려면 반
드시 태극의 이치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태극의 이치라면?"
"극양이 있으면 반드시 극음이 있어야겠지..케케케."
"아!"
"극양인 열화신공과 함께 다시 극음의 신공을 익혀 그 힘을 상충시킨다면 태극
으로 만든다면 천화의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하나 극음과 극양의 힘을 동시에
몸에 거두는 것은 인간의 몸으론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
"그렇군요."
아무리 무공으로 단련된 몸이라고 해도 극음과 극양이 상충할 때의 그 엄청난
기운을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장천 역시 어느정도 짐작 할 수
있었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열화신공에 대적할 만한 극음신공에 무엇이 있습니까?"
"케케케 좋아. 좋아. 사내라면 죽는 한이 있어도 무의 극에 도달해 보고 싶은
야망이 있어야지. 현재 본교의 열화신공에 대적한 극음신공은 강호에서 그 모습
을 드러낸 적이 없다."
"아!"
"어느정도 견줄 정도의 무공이라면 북해빙궁의 빙백신공이나 천산신노의 한음
공 정도를 들 수 있겠구나."
두 무공에 대해선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기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열화신공 수준의 극음무공은 없습니까?"
"케케케 왜 없겠냐?"
"아!"
"지금은 사라진 무공이지만 과거 열화신공에 대적할 만한 무공이 하나 있었지."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소수마공이다."
"아!"
그 순간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니 장천은 현재 소수마공을 익히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당문의 당세문이 바로 소수마공을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마공을 남자가 익힌다면 주화입마에 당한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케케케 이 열화신공 역시 여아가 익힌다면 주화입마에 걸릴 것임을 왜 모르느
냐?"
"아!"
"강호의 쓰레기들은 소수마공이 단순히 두 손에서 음공을 사용하는 무공인 줄
알지만, 실제 그 무공 역시 열화신공과 마찬가지로 타 무공을 보조하는 무공이
다."
"그런가요?"
"만역 소수마공을 극성으로 익혀 한기의 내식 역시 조화의 단계까지 올린다면
비로서 화기는 천화의 단계로 한기는 천빙(天氷)의 단계까지 오를 수 있다고하
지."
"음..."
"케케케 소수마공은 이미 강호에서 실전됬지마, 행여라고 그것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익힐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라. 십중팔구 죽거나 전신불수가 되어 평생 누
워 지낼터이니 말읻."
"예."
하지만 장천으로선 모르고 있으면 모를까 소재를 알고 있는 이상 한번 익혀 보
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십대신병 중 화룡신도가 있다하는데, 만약 제가 화룡신도를 조화의
단계에서 사용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케케케 아마 네 녀석은 양강계열 무인 중에 고금제일의 무인이 될 것이다."
"아!"
그 말에 신이 날 수 밖에 없는 장천이였지만, 겉으로는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
다.
"케케케 하지만 잘 알아두어야 할 것은 십대신병에는 빙룡신검도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라."
"빙룡신검이요?"
"그렇다. 현재 무당에 한 도사가 보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만약 극음의
무공을 익힌 자가 빙룡신검을 잡는다면 그 역시 음한계열의 무인 중에선 고금
제일의 무인이 될 것이다. 네 녀석이 만약 화룡신도를 얻게 된다면 먼저 무당을
처서 빙룡신검을 없에야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케케케 그럼 계속 무공을 익히도록 하거라. 난 다른 암영자와 만나서 너에게
전해 줄 무공을 찾고 있을테니."
그 말과 함께 추노는 철장을 짚으며 천천히 그의 곁에서 사라져갔다.
"무당의 도사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신검진인님이 분명할 터, 음
공도파에서 화룡신도를 받았다면, 무당에 가서 빙룡신검을 받고, 거기다가 당세
문에게 소수마공을 얻어서 익히면..푸하하하하 난 천하제일인이다!!"
부푼 꿈을 안고 있는 젊은이 장천이였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정파의 신분으로 외지에 나갈 수 없는지라 당세문에게
소수마공은 물론 신검진인에게 빙룡신검마저 받을 수 없는 상태였기에 마음을
안정시킨 그는 계속 열화신공을 익혀 나갔다.
하지만 그의 무공 연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으니 갑자기 그가 무공을 연성하
고 있는 연무장의 옆에서 큰 소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쿠궁!!]
"응? 무슨 일이지?"
장천은 갑작스런 소란에 그 곳을 처다볼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연무장으로
들어서는 문이 부서지면서 귀영당의 무사들 이십여명의 나가떨어지니 크게 놀
라지 않을 수 없는 장천이였다.
"천하의 개호로자식 두형은 어디 있는가!"
"엥?"
귀영당의 무사들이 쓰러짐과 함께 두명의 인형이 튀어나와서는 내력을 돋구어
서는 장천을 욕하며 소리치니 그로선 황당할 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