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32화 (133/355)

제 26 장 광무자 냉혈검을 손에 넣다. (1)

장천이 실종된지 세달, 소주가 무사하다는 소식이 쌍도문에 퍼지자 문파를 장악

하던 침울한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이제 다시 활기가 차기 시작했다.

한문파의 소주가 두 번이나 실종되어 생사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히 문

제가 있었으니 힘 없는 제자들이야 좋은 일이 있어도 즐거워 할 수 없었던 분

위기였는지라 이제서야 얼굴 피고 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들려온 또 다른 소식은 쌍도문을 시끌벅적하게 하기에 충분

했으니 문내에 실질적인 무공 서열 2, 3 위의 쾌쌍도 장춘삼과 광무자 유운이

사천으로 원정을 떠나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사천당가가 철사방을 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비밀로 되어 있는 일이였기

에 쌍도문 내에서도 사천으로 무사들이 향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고 이것이 더욱 소문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여러 가지 퍼지고 있는 소문 가운데에는 사천에 있는 마교의 지부를 치러 간다

는 것이 가장 지배적이였으니 과거 선풍도 곽무진과 무쌍도 요운이 형산파에서

마교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형산이였다고는 하지만 쌍도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천당가와

힘을 합쳐 일거에 사천에서 마교의 잔당을 완전히 몰아 낸 후 쌍도문과 아미,

청성, 사천당가로 이어지는 정파의 동맹선을 굳힌다는 추측까지 흘러나오고 있

었다.

물론 아직 철사방과 독문의 일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일반 문도들로선 현재 가

장 문제 시되는 마교를 치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 추측

의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사실이 마교에 알려진다면 이번 일에 마교도들이 낄 수도 있다는 생각

에 소문은 쌍도문 내에서만 퍼지고 있었다.

장천의 소식이 전해진 후 삼일 후 장춘삼은 삼대제자 20여명과 함께 사천당가

를 향해 길을 떠날 준비를 모두 마쳤는데, 의외인 것은 광무자가 장춘삼 일행과

동행을 하지 않고 따로 길을 떠난다는 것이였다.

"혼자서도 되겠소이까?"

삼대제자들과 길을 떠나기 전 장춘삼은 혼자 사천으로 향하겠다는 광무자에게

염려가 섞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광무자가 한 배분이 낮기는 하지만 실제적인 배분에선 자신의 사부인 오립산과

같은 배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장춘삼은 그를 다른 사질들과 같이 취급하지

않았지만, 유운은 미소를 지으며 예를 다하며 말했다.

"예. 일단은 다른 사람보다 일찍 가서 녀석들의 동태를 살펴 보는 것 뿐이니까

요."

"음....조심하도록 하게."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광무자라면 대외적으로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감북

십웅과 겨루어도 밀리지 않는 인물이였기에 조시하라는 말을 해주고는 몸을 돌

려 삼대제자가 기다리고 있는 쪽으로 향했다.

장춘삼이 돌아가자 광무자는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십년만인가..."

광무자 유운 그는 이십년만에 처음으로 쌍도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게 된 것

이다.

외호가 광무자가 될 정도로 무공에만 열중하던 그는 박백이 되어 다시 강호에

발을 들이게 됬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쌍도문에 들어섰을 때와 지금이 그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였다.

과거에는 도박사들의 뒤를 지켜주는 삼류무사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강북

십웅들과 싸워도 지지 않을 무공을 쌓았기 때문이다.

청의를 입고 있는 그의 허리에는 두자루의 검과 두자루의 도가 매여져 있었는

데, 그가 말년에 들어와 무리를 만들고 있는 좌검우도를 여행 중에 확실히 이루

기 위함이였다.

현재 그의 좌검우도의 실력은 쌍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었지만, 쌍검과

비교한다면 비슷한 위치까지 도달해 있었다.

물론 그의 쌍검의 실력 역시 쌍도문의 삼대제자 십여명이 덤벼도 당해내지 못

할 실력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좌검우도는 상당한 경지에 도달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장춘삼이 삼대제자들과 함께 길을 떠나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유운은

자신 역시 떠날 때가 됬다는 생각에 천천히 말에 올랐는데, 그 때 뒤에서 다급

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사형!! 대사형!!"

"응?"

고개를 돌려보니 이준이 봇짐을 들고는 황급하게 뛰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

다.

"이 사제 아닌가? 무슨 일인가?"

"헉헉...대사형 너무 하십니다. 저만 냅두고 그냥 가시는 것이 어디있습니까!!"

이준이 자신을 보며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하자 유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 무슨 소린가 난 문주님에게 임무를 받고 가는 거네만."

"휴..그래도 말입니다. 사실 일보다는 다른 것에 더 신경을 쓰고 계시지 않습니

까?"

자신이 좌검우도의 무리를 확립하기 위해 강호로 나서는 것을 눈치챘다는 생각

에 광무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이번 기회에 실전을 겪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네만, 그렇다고 자

네까지 이렇게 나오면 어떻하겠는가? 허락 없이 이렇게 빠져나오는 것은 문규

에 어긋난 행동이네."

유운은 이준이 따라온다고 해도 그리 나쁠 것은 없다 생각했지만 문규가 있는

지라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그의 말에 고개를 저은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마십시오. 이미 사부님께 허락을 받았는걸요."

"하하하!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자 가도록 하지."

"예...그나저나...대사형은 말을 타고 가시는데..."

"허허 이 늙은 대사형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 먼길을 걸어가겠는가? 문주님께

서 늙은 나를 생각해서 이렇게 말을 내주신 것이라네."

"쳇!"

광무자의 말에 이준은 투덜거릴 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말을 함부로 내갈

수는 없는지라 할 수 없이 그가 타고 있는 말고삐를 잡고는 걸어가며 말했다.

"이거 팔자에도 없는 하인신세가 되버렸군요."

"하하하!"

광무자로선 이준과 함께 이번 임무를 하는 것이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 다 쌍도문 내에서 무공이 상위에 속하는 인물인 것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광무자야 수십년을 문파 내에서 무공을 익히거나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었기에

무림맹에서도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 적었고, 이준 역시 무공보다는 학문에 신

경을 쓴 지라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다.

장춘삼이 광무자 혼자 철사방으로 향하는 것에 반대를 하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런 이유 때문이였는데, 무공에 비해서 그가 쌍도문의 문도라는 것을 아는 사람

이 적었기에 비밀 임무에 상당히 적합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좌검우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순조롭게 여행을 할 수 있었는데, 길

을 떠난 지 일주일 정도 후 범상치 않은 일에 휘말리게 되었다.

[챙!! 챙!!]

감숙의 무성 근처를 지나고 있던 두 사람은 멀리서 병장기가 부닥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형!"

"알고 있다. 발자국 소리로 미루어 보아 열다섯 정도가 되는 것 같은데, 한 사

람을 공격하는 듯 하구나."

광무자는 이미 발자국과 병장기가 부닥치는 소리로 어느정도 상황을 눈치채고

는 천천히 말에서 내려서는 이준을 보며 말했다.

"근래에 들어 마교의 무리들이 정파의 무사들을 습격하는 일이 많으니 지켜보

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알겠습니다."

광무자의 말에 이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하여 몸을

날렸고, 광무자 역시 말의 고삐를 잡고는 천천히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광무자 보다 먼저 싸움이 있는 장소에 도착 한 이준은 나뭇가지 위로 뛰어 올

라가서는 살펴보았는데, 그곳에는 도복을 입고 있던 무사 한명이 온 몸에 상처

를 입고는 숨을 헐떡이며 십여명의 적의 무사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

었다.

"이런.."

일단 도복을 입고 있다면 사파나 마교의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지

라 이준은 경공을 사용해서는 그들의 사이로 뛰어 내렸다.

"누구냐!!"

갑자기 나무 위로 사람이 뛰어내리자 적의의 무사들은 크게 놀라서는 소리쳤는

데, 이준은 그들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잠시 이곳을 지나치다가 다수가 하나를 핍박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치졸한 자

들일까 하는 생각에 얼굴이나 보자고 나섰소이다."

갑자기 나타난 이가 자신들을 비꼬며 이야기하자 적의의 무사들은 얼굴이 일그

러질 수 밖에 없었는데, 방금 전 보였던 경공 실력이 예사롭지 않은지라 함부로

덤비지 못하고는 소리쳤다.

"네 녀석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살고 싶다면 우리 일에 상관 말고 사라지는 것

이 좋을 것이다."

"휴...무림의 도의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십니까."

적의 무사들 중 대장인 듯한 자가 말하자 이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내

저으며 말했고, 대장은 더 이상 볼 것 없다는 듯이 다른 무사들을 보며 눈짓을

하고는 소리쳤다.

"처라!!"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적의의 무사들은 병장기를 들고는 두 사람을 향해 쇄

도해 들어갔는데, 이준은 오히려 재밌는 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허리에 차고 있

던 검을 빼어 들어서는 가볍게 검을 날렸다.

"육합검법?!"

자신들을 막아섰던 무사가 강호의 삼류잡배들이나 익히고 있는 육합검법을 시

전하자 적의무사들의 대장은 코웃음을 칠 수 밖에 없었지만, 잠시 후 두명의 부

하가 이준의 육합검법에 베여서는 쓰러지자 그로선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헉!"

"이런 육합검법을 너무 우습게 보시는 것 같군요. 제가 사용하고 있는 육합검법

을 감호 삼류 잡배들이나 사용하는 그런 검법이 아니랍니다."

순식간에 두사람이 쓰러지자 놀란 표정을 짓는 우두머리의 모습을 보며 이준이

가볍게 손가락을 내저으며 말하자 그는 부하들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직접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혈류도!!"

"오!!!"

적의 무사들의 우두머리는 한 자루의 대도를 들고 있었는데, 상당한 내력이 실

린 도격이였기에 이준은 몸을 살짝 돌려서는 가볍게 그의 공격을 흘려버린 후

그의 다리를 향해 검을 찔렀다.

"큭!!"

부드럽게 이루어지는 이준의 검공에 그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허벅지에 상처를

입고 말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휴!! 무섭군요!"

일격에 두동강을 내버릴 기세로 휘두르는 그를 보며 이준은 감탄했다는 듯이

탄성을 내지르고 있었으니 그로서는 더욱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맹한 도법에 비해서 몸이 둔한 그였는지라 이준의 날렵한 몸놀림을

따를 수가 없었다.

"젠장할! 뭐하는냐! 저 도사를 공격하지 않고!"

우두머리는 부하들이 자신과 이준의 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을 보며 크게

소리를 지르니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그들은 상처를 입고 숨을 헐떡이는 도사

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런!"

"어딜!!"

이준은 급히 그를 도와주기 위해 몸을 날리려고 했지만, 우두머리가 도를 휘둘

러서는 그가 도사를 도와주지 못하게 막아버렸고, 피투성이의 도사는 위기에 빠

질 수 밖에 없었다.

"크악!!"

적의의 무사들이 다가오자 피투성이의 도사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간신히 검

를 휘둘렀는데, 워낙 기력이 딸린 상태였기에 그의 검은 어린아이가 막대기를

휘두르는 것만 못했다.

"응?!"

하지만 이준은 그를 보며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엉성하게 검을 휘둘렀음에도

적의의 무사들이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기가..?'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주위로 한기가 느껴지자 이준은 그제서야

이 주변이 다른 곳과는 달리 공기가 써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검이다!'

우두머리와 싸우면서 이준은 이 한기의 원인을 찾아보았고, 그것이 도사가 휘두

르고 있는 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도사의 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음공을 끌어 올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 이준은 한기가 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오장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도 느껴지는 한기였기에 그가 지닌 검이 엄청난 보

검이라는 것을알 수 있었다.

"설마...무림십대신병의 하나인 냉혈검?!"

그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보통의 검이 이러한 냉기를 뿜지는 못했으니 무림

십대신병의 하나인 냉혈검이라고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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