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71화 (272/355)

제 50 장 천하제일고수 (4)

그 말과 함께 신검진인은 몸은 천천히 뒤로 쓰러지니 그의 가슴에는 혈비도 무랑이 던졌던 비도가 박혀 있었다.

“신검아우!”

그 모습을 보며 천무성자는 놀란 목소리로 소리치니 혈비도 무랑의 왼쪽 어깨에는 신검진인의 무형검에 의해 상처를 입은 듯이 시뻘건 피가 쉼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놀란 표정으로 뛰어간 천무성자는 신검진인을 안아들었으나 혈비도 무랑이 자신을 공격할 수 있음에도 그것을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했다.

혈비도 무랑은 잠시간 아무 미동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손을 들어서는 신검진인의 가슴에 박혀 있는 비도를 격공섭물의 수법으로 자신의 손으로 가져갔고, 그 순간 신검진인의 가슴에서는 시뻘건 피가 분수처럼 솟아 올랐다.

비도는 정확히 신검진인의 심장에 박혔던 것이다.

하지만 무쇠라도 관통할 정도의 위력의 비도가 단순히 그 몸에 박혀 있는 것 만으로 끝난 것은 신검진인의 무형검에 의해 그 위력이 크게 감소했음을 말하는 것이였으니 무형검에 십푼의 위력이 더 있었다면 혈비도 무랑의 비도는 신검진인의 호신강기에 튕겨나갔을 것이다.

무랑 역시 이 싸움의 승리가 실로 종이 한장 차이였음을 아는지라 전과 같은 상대를 격동시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상대에 대한 모욕은 자신에게 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왼쪽 어깨는 무형검에 의해 심하게 상처를 입었는지 허연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였으니 무랑은 천천히 천무성자를 보며 말했다.

“이 싸움은 본인의 패배라고 밖에 할 수 없소이다.”

그 말과 함께 무랑은 물러서니 네 명의 멸천십군은 포권을 하며 그를 따라 돌아갔다.

무랑은 이 싸움으로 진실로 천하제일고수라는 이름을 확고히 굳히게 되었지만, 정무맹의 맹주 천무성자로선 막을 수 없는 혈비도 무랑이라는 존재에 탄식만을 내지를 뿐이였다.

이렇게 되면 멸천문을 몰아낸다 하더라도 무림의 어두운 기운은 흩어지지 않을 것을 분명했으니 그 역시 신검진인과 같이 최후의 결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선천진기를 격발시키는 것과 같은 동귀어진의 수법이 아니였으니 혈비도 무랑에게 유일하게 대항 할 수 있는 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였다.

현재 멸천문으로 향하고 있는 정무맹의 무사들이 혈비도 무랑에게 또 다시 당할 염려는 없었으니 신검진인은 마지막으로 불꽃을 사르며 행한 동귀어진으로 무랑은 어깨의 살이 한 웅큼 이상이나 떨어져 나갈 정도의 외상을 입었다.

물론 무랑이 마음만 먹는다면 부상을 참고 이들을 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의 부상에 계속 움직인다면 내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런 생각으로 천무성자는 신검진인의 시체와 함께 멸천문으로 향하니 그의 눈에는 굳은 결심의 정기가 흐르고 있었다.

자신이 천하제일고수는 될 수 없으나 천하제일고수가 될 이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멸천문으로는 이제 하나, 둘씩 정무맹의 무단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니 그들은 귀주의 거대한 멸천문의 본단을 앞에 두고 있었다.

귀주의 관에서는 이러한 무림인들의 움직임에 동분서주 할 수 밖에 없었으나 이미 구파일방에서는 멸천문과의 싸움을 관에 알린 후였기에 관이 직접 이들의 사이에 끼여드는 일은 없었다.

장천의 청의단 역시 멸천문에 도착해 있었으니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의 말에 따라 이미 청의단의 단주는 소림의 정운이 맡고 있었고, 장천은 일개 단원이 되어 청의단에 소속되어 있었다.

확실히 천무성자의 말대로 단주에서 물러나자 뭇 무인들의 질시 역시 어느정도 사라질 수 있었으니 장천은 조금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장천이 단주의 직에서 물러나자 그의 의형제들도 간부의 자리에서 물러나서는 평단원을 선택하니 유일하게 청의단에서 직책을 맡은 이는 곽무진 뿐이였다.

장천이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쌍도문의 모든 이가 직책을 내놓는다는 것은 현 싸움을 외면하는 일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곽무진이 그 일을 맡은 것이다.

멸천문과의 대전에 앞서 막사에서 무공서를 읽으며 소일거리를 보내고 있었던 장천이였는데, 막사 안으로 데비드가 술병과 잔을 들고는 들어왔다.

“뭐야? 또 무서를 읽는거야?”

“응. 단주의 직을 놓으니 할 일도 없잖아.”

“휴..이런 천이는 답답해 다시 돌아갈란다.”

“어이! 그럼 술이라도 놓고 가!”

“하하하!”

돌아가려는 데비드를 보며 황급히 잡는 장천이였으니 이제 어느정도 나이를 먹었는지 술맛을 알아 이런 자리를 쉽게 놓치지 않는 그였다.

장천의 만류에 대소를 터뜨리던 데비드는 그의 앞에 술잔을 내려 놓고는 따라 놓으니 읽고 있던 무서를 옆에다 밀어 놓은 그는 술 한모금을 입에 적시고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카아! 술 맛 좋다.”

“당연하지 여섯시진을 뛰어다니며 겨우 구한 소홍주라고!”

“과연! 수고했어.”

데비드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으니 잔에 술을 따라 단숨에 들이키던 데비드는 그를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소문 들었어?”

“소문?”

“혈비도 무랑이 손을 써서 멸천문 본단으로 오고 있던 정무맹의 단을 공격한 모양이야.”

“정말?”

“그래 개방 거지들의 말을 들어보면 두세개 단이 무너졌다고 하더라고.”

“음...예측은 하기는 했지만..”

이미 그러한 문제에 대한 것은 사전에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장천은 그를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미 두 분과 혈비도 무랑이 마주쳤을 수도 있겠군.”

“그래. 아직 맹주님이 도착하시지 않은 것을 본다면 그럴 확율이 높겠지.”

데비드 역시 혈비도 무랑과 천무성자, 신검진인이 충돌했을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과연 그 싸움의 승자가 누구일까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소림의 각무가 혈비도 무랑에게 죽음을 당한 후 정파 이대 고수로 군림하고 있었던 신검진인과 천무성자가 손을 잡고 그와 싸운다는 것에 흥미가 가지 않을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장천이나 데비드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장천의 경우에는 냉혈검과 화룡신도를 건네주지 못한 것에 아직 안타까움이 남아 있었다.

확실히 마지막 선천진기를 폭발시키며 혈비도 무랑을 죽이려했던 신검진인에게 장천의 냉혈검이 있었다면 그 승패는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무형검이 전설의 경지라고는 했지만, 심대신병의 하나인 냉혈검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고수의 경지에 이른다면 보통 검이나 보검이나 그리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신병은 보거과는 견줄 수 없었다.

강호에는 십대신병의 하나만 있어도 강호의 일인자를 넘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신병의 힘은 엄청났기 때문이다.

혈비도 무랑에게 십대신병의 수좌에 있는 탈혼섬광구비도가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신병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장천이였다.

“휴...두 분께 별 일 없었으면 좋겠는데...”

“우리로선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으니 마음을 편히 가지라고.”

“응.”

데비드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가 따라준 술로 입술을 적셨는데, 술자리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막사의 밖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응? 뭐지?”

“글쎄?”

갑자기 소란스러워지자 혹시나 멸천문의 문도들이 급습한 것이 아닐까하며 밖으로 나가니 정무맹의 무인들이 한 쪽으로 황급히 뛰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이!”

데비드는 그 중 한 사람의 팔을 잡아끌어서는 지금 일어난 일을 물어 보았다.

“뭔데, 이렇게 바쁘게 뛰어 가는거야?”

“천무성자님께서 돌아오셨네.”

“천무성자님께서?”

데비드와 장천은 천무성자가 돌아왔다는 말에 놀라서는 그들이 뛰어가고 있는 쪽으로 향하니 잠시 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데비드! 먼저 가볼께!”

“응?”

장천은 데비드에게 소리치고는 발을 굴러서는 크게 하늘로 치솟아 오르니 그의 신형은 빠른 속도로 사람들 위를 지나며 천무성자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곳에는 구파일방의 수뇌와 함께 정무맹의 핵심인물들이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으니 그 앞에는 맹주인 천무성자가 있었다.

“천무성자님!”

“천이구나.”

장천은 천천히 땅으로 착지해서는 천무성자에게 달려가서는 포권을 하니 그는 고개를 돌려서는 그의 인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전에 헤어졌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였으니 장천은 이내 정무맹의 명숙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충격에 쌓이고 말았으니 그곳에는 천무성자와 함께 혈비도 무랑을 상대하기 위해 나섰던 신검진인의 주검이 관에 보였기 때문이다.

“시..신검진인 어르신...”

그것을 보며 모든 것을 짐작한 장천이니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이 힘을 합하여 혈비도 무랑을 상대로 싸웠으나 패배한 것이다.

설마 두 분이 혈비도 무랑에게 패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장천으로선 온 몸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으니 신검진인의 관 옆에서는 그의 불혹을 넘어선 그의 제자들이 나이를 잊고 통곡하며 슬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부! 흑흑흑..”

무림에서 사부의 존재는 아버지의 존재와 같았으니 그들의 서러운 통곡은 이해가 갔으니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뭇 군웅들 사이에서도 눈물을 보이는 이가 적지 않았다.

인의를 중시하는 무림의 인물로서 신검진인, 천무성자는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던 인물이였고, 그에게 도움을 받은 이도 적지 않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였다.

장천 역시 신검진인에게서 무공과 냉혈검의 도움을 받았고, 정무맹에서도 자신에게 많은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이였기에 정이 많이 들었으니 그의 주검을 앞에 두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신검진인의 시신을 앞에 두고 장내의 군웅들은 모두 숙연한 분위기로 가득했으니 천무성자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안타까운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을 뿐이였다.

“멸천문의 악도 녀석들 모조리 산산조각을 찢어 버리겠다!”

분을 참지 못한 신검진인의 사손이 소리치자 군웅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니 신검진인의 죽음이 그들에게 상당한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모여 있는 군웅들의 살기가 일대를 휘어감고 있었으니 장천은 자신 역시 그들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불안감 역시 같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들의 분노가 잘못된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였다.

“이런 좋지 않군. 좋지 않아.”

그 때 장천의 곁으로 동방명언과 함께 제갈문수와 함께 공공문의 문주 정명이 다가와 있었으니 제갈문수는 혀를 차며 군웅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어르신. 그것은 무슨 말씀이십니까?”

장천은 제갈문수를 보며 물어 볼 수 밖에 없었으니 그는 혀를 차며 말했다.

“군웅들이 지나치게 흥분해 있기 때문이네, 물론 이러한 것이 멸천문과의 싸움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만일 함정이 존재한다면 광분한 나머지 옳바른 대처를 하지 못할 것이네.”

확실히 무림인들에게 흥분은 좋지 않은 일이였으니 사람의 부동심을 흐트려 뜨리며 눈을 어둡게 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지금의 상태라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현재의 멸천문의 상태로는 어르신께서 생각하시는 함정 같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테니 말입니다. 무랑이 직접 나설 정도라면 그 정도로 사태가 급박하다는 것이 아닙니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 것일세.”

동방명언의 말에 제갈문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하니, 확실히 혈비도 무랑이라는 존재는 결코 쉽게 보아서는 안되었다.

멸천문이라는 존재는 혈비도 무랑이 있음에 존재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싸움에서 그가 빠져나간다고 한다면 언제 제 이, 제 삼의 멸천문이 탄생할지 모르는 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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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늘어지는 느낌이..지송함더. ㅠㅠ

이메일을 한 메일에서 라이코스로 변경하였슴더.

문제점 있으면 좋은 지적 바람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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