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32화 (332/355)

제 61 장 화산대혈전 (4)

세 사람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이어졌으니 먼저 입을 연 사람은 고도리였다.

“구궁의 뜻을 따른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

고도리로서는 곽무진이 구궁의 뜻을 따라 무림대회에 참석한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으니 그와 구궁의 사이에 대해서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곽무진이라는 존재는 생명의 은인이였으니 과거와는 달리 그에게 존칭을 사용하는 이유도 바로 그러함 때문이였다.

그런 그에게 곽무진이 구궁에게 이용당한다면 받은 생명만큼 돌려주며 그에게 도움이 되려 함은 당연한 일이였으니 그가 말한 것은 그 이유를 말한다면 자신이 도와주겠다는 말과 같았다.

공동파 제일의 후지기수인 고도리의 무공이라면 곽무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실력이였으니 그에게 도움을 바란다면 그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일이였다.

하지만 곽무진은 그에게 이유를 말할 수 없었으니 자파의 문제의 일로 타파의 사람을 끌어 들인다는 것은 한 문파에 속해 있는 자로선 문파에 누를 끼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생각한 고도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문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자신이 이곳에 있을 필요 없다 생각한 때문이니, 이 두 사람의 사이의 일을 지켜보던 하백은 길게 한 숨을 쉬며 말했다.

“곽대협께서 그리 하시겠다면 저희로선 어찌할 수가 없군요. 대검회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배웅하지 않겠습니다.”

곽무진의 말에 하백은 포권을 하며 물러서니, 그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흐르고 있었다.

앞서 간 고도리에게 간 하백은 길게 한 숨을 쉬며 그를 보며 말했다.

“고대협 이대로 보고 계실 생각이십니까? 곽대협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듯한데 말입니다.”

[슈슈슉!!]

하백의 물음이 끝나는 순간 고도리의 손은 허리에 차고 있던 도로 향하니, 잠시 후 그의 몸에서 도영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사방으로 뻗어나갔고, 잠시 후 수십의 인형이 그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가 싶더니 그대로 피를 쏟으며 땅으로 쓰러졌다.

“헉!”

그의 일도에 수십의 무사들이 쓰러지자 하백으로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다시 도를 도집에 집어넣은 고도리는 하백을 보며 미소 지은 얼굴로 말했다.

“은원의 행함에 굳이 상대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하하하하 그도 그렇군. 그나저나 그 도법은 무엇입니까? 처음 보는 무공이군요.”

“섬전무극도법(閃電無極刀法)이라 합니다. 멸천문과의 대전 이후 안면을 익힌 분이 전수해 주셨습니다.”

하백으로선 그에게 섬전무극도법을 전수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으나 물어 볼 수는 없는지라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었다.

강소 규호문(叫號門) 문파의 절기로 규호칠검이라는 검법을 가지고 있지만, 외부에 그리 알려져 있는 문파는 아니였다.

다만 규호문의 개파조사인 호절검 양태기가 강호 백대고수의 일인이였을 뿐, 현재의 와서도 그리 뛰어난 고수를 배출하지 못한 문파였는데, 이번 화산대검회를 통해 자파의 이름을 알리려 했는지, 한 명의 검수를 이곳 화산으로 올려 보냈다.

그가 바로 양선(陽詵)이라는 자였으니 그로선 유명무실한 존재인 자파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화삼대검회의 삼십육명이 반드시 선출되리라는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중소문파에서도 이름 없는 문파의 출신인 그에게 화산파라는 존재는 올려다 볼 수 없는 거대한 존재였기에 주위에 기개있는 무인들을 보며 한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휴...”

“허허허 무엇 때문에 그리 한 숨을 내쉬는지요?”

그런 그에게 한명의 무인이 다가와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니, 양선은 갑자기 다가온 그에게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복색이 평범한 것이 대문파의 제자는 아닌 것 같은지라 자신과 같은 생각에 참가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말했다.

“규호문의 양선이라 합니다.”

“아! 강소 규호문에서 오셨군요. 산동 천일문의 기명이라 합니다.”

양선으로선 이름 없는 자신의 문파를 상대가 알고 있다는 것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자파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이 그를 봄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게 했고, 그 역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삼류문파인지라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천일문의 분이셨군요. 반갑습니다.”

“역시나 저희들과 같은 중소문파의 사람들에게 이런 무림대회라는 것은 조금 껄끄러운 것 같습니다. 긴장감에 힘이 빠져 검도 제대로 들지 못하겠습니다.”

“하하하하. 사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보이는 자마다 고수가 아닌 자가 없으니 주늑이 들더군요.”

삼류문파의 사람의 심정은 삼류문파의 사람이 안다고 할까? 양선과 기명은 금새 오랜 친분이 있었던 사람과 같이 친해지니 두 사람은 이번 무림대회에 대해서 몇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하더니 어느 순간에는 사소한 문제까지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휴...부친께서는 무림대회에서 제발 본선만이라도 나가달라고 하시지만, 아무래도 그것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전에 있었던 무림대회와 같은 명문대파들이 독식하겠지요. 아! 우리 차례인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양선의 말에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 그는 관문의 시험을 볼 때가 되었는지라 그를 보며 말했고, 기명의 말에 양선은 마음을 굳게 다지고 천천히 관문이 설치된 건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사각형의 연무장 위로 한 사람의 무인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 복장으로 봐서는 사파의 고수인 듯 했다.

“이곳은 사파 연합에서 담당하는 관문입니다.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병기로서 현철에 다섯치 이상 흠집을 내어야 합니다.”

그 말과 함께 그가 손짓을 하자 잠시 후 일단의 무사들이 연무장 위로 병기들을 올려놓으니, 보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하여 준비한 병기를 사용하게 함을 알 수 있었다.

사파의 무사가 하던 이야기를 들은 양선은 길게 한 숨을 쉬고 말았으니 가난한 무문에서 태어난 그는 현철의 흠집은 고사하고 저만한 현철을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젠장...아무래도 글른 것 같습니다.”

“현철이라...이거 막막하긴 하지만, 도전은 해보아야 겠지요.”

“.....”

기명의 말에 양선은 창피를 당할까 물러설 생각을 집어넣으니 그의 말대로 한번 도전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자가 많은지 사파에서 준비한 평범한 무기로 현철에 흠집을 내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으니 구파일방이나 명문세가의 출신들 중에서도 내력이 고강하지 않은 이가 떨어지기도 하는지라 양선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네 차례군.”

“그래.”

기명의 말에 양선은 자신의 차례라 생각하고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연무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그 때 등뒤에서 따뜻한 기운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응?”

갑작스러운 일인지라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무엇인가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으니 잠시 자신의 몸을 살피던 양선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천천히 사파에서 준비한 무기 들 중 검을 집어 들었다.

평상시와는 달리 검은 마치 그의 몸과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 양선은 크게 마음을 가다듬으며 현철의 앞에 서서는 검에 내력을 끌어 올림과 동시에 현철을 향해 감하게 검을 휘둘렀다.

[채쟁!!]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두 동강이 나고 말았으니 양선으로선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말았다.

역시나 현철의 견고함을 자신이 잡고 있던 평범한 장검이 견디지 못한 것이니, 내력이 부족한 그에게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였다.

하지만 다음 순간 들려오는 말에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강소 규호문의 양선 다섯치 반 통과!”

“헉!!”

놀랍게도 그는 현철에 다섯치 반의 상처를 내고 통과하게 된 것이다. 그로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였으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는데, 일단 관문을 하나 통과하였는지라 합격증을 받은 그는 멍한 얼굴로 자리로 돌아왔다.

“축하하오. 양대협.”

“...내가 통과했다니..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검을 잡은 손에는 그저 충격만이 왔을 뿐 현철을 흠집을 낸 기억이 없는데...”

“하하하하 워낙 긴장한 탓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아! 제 차례가 된 것 같군요.”

“그렇습니까? 기대협도 통과하기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양선의 말에 기명은 가볍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연무장으로 향하니, 그는 자신이 현철에 흠집을 낸 것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겼다.

오랫동안 검을 수련한 자에게는 검의 끝은 자신의 몸과 같은지라 무엇인가를 벨 때 확실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양선은 현철을 벨 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으니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기대협의 말대로 너무 긴장한 탓일까?’

하지만 긴장했다고는 해도 이상할 정도의 기분이였는데, 그 때 누군가가 그의 등을 두드리자 소스라치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헉!”

“하하하 무엇을 그렇게 놀라십니까?”

“아! 기대협이시군요. 관문은 어찌 되셨습니까?”

“다행히 간신히 다섯치가 되어 통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잘되었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기명 역시 통과했다는 말에 양선은 크게 기뻐하는 표정을 지으니 그와 함께 정파에서 만든 두번째 관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번 사파의 관문을 통하여 출전자들 중 반 이상이 떨어지게 되니, 그 만큼 현철에 흠집을 낼 수 있는 힘을 지닌자는 드물었다 할 수 있었는데, 사실 그것은 검에도 문제가 있었다.

사파에서는 자신들에게 속한 자들을 쉽게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검을 여러종류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정파의 경우에는 주조를 통해 만든 검을 건넴으로서 정강한 검에 비해서 크게 강도가 떨어지게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정파에서는 충분히 현철에 흠집을 낼 수 있는자라 할지라도 떨어지는 이들이 다반사였으니 적당히 힘을 조절한다는 것이 검의 경도가 떨어져 부러짐으로서 탈락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문정파의 인물들과는 달리 삼류문파에 속하는 양선과 기명은 그 지명도가 떨어지는 관게로 정강한 검을 받았던 것이고, 그것이 생각 외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어쨋든 사파의 농간이든 아니면 행운이든 이들 두 사람은 다음 관문인 정파의 관문으로 걸음을 옮기니 양선으로선 이번 관문으로 큰 자신감을 얻었다 할 수 있었다.

정파의 관문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연무장이 아닌 폭이 칠장 정도가 되는 긴 통로가 보이고 있었으니 관문의 입구에 서 있는 도사 한 사람이 이곳으로 온 사람을 보며 관문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신법과 내력 등을 시험하는 관문으로 이곳에 설치된 기관장치를 무사히 통과하면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의 설명은 간단하기는 했지만, 통로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통로 쪽에는 길이가 족히 칠장은 넘을 듯한 깊은 구덩이가 보이고 있었다. 경공으로 그것을 뛰어 넘은 이후에는 커다란 바위가 좁은 통로를 막고 있으니 내력을 다해 그것을 들어서 옮긴 후 평범한 지역을 통과하는 것으로 관문이 끝나는 것인데, 마지막 부분에는 군데군데 떨어진 암기가 보이는 것이 기관장치가 설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들리는 소문에는 정파의 마지막 부분에는 제갈세가의 노가주가 설계한 기관장치가 설치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양대협께서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제갈세가라...휴...암담하군요.”

양선 역시 제갈세가의 소문을 들었던지라 한 숨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데, 일단은 시도는 해봐야 하는지라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크크크..”

양선이 몸을 푸는 것을 보며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들려오니 지금에 와서 몸을 푸는 그가 조금 우스워보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정파의 관문에 온 사람은 각자 무리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자들이였으니, 양선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자는 단 한명도 없었던 것이다.

잠시 후 양선의 차례가 오자 그는 관절을 풀며 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옮기니, 구덩이에 앞에 선 그는 내력을 끌어 올리며 달려들어서는 그대로 발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합!!”

하지만 규호문이 경공으로 뛰어난 문파는 아니였으니만큼 그의 신형은 삼분의 이 정도 부근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고, 양선 역시 자신의 몸이 떨어짐에 ㅍ떨어졌다는 생각에 눈을 감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으니 등뒤에서 부드러운 경력이 밀려오는가 싶더니 그의 신형이 앞으로 쭉 뻗어나갔기 때문이다.

“우와!!”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가듯이 움직이는 양선을 보며 사람들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그의 모습이 마치 공중에서 궁신탄영의 수법을 사용하여 몸을 날리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법은 자신들이라 해도 거의 불가능한 정도였으니 어느정도 공중에서 몸에 안정감을 찾고, 내력도 있어야만 가능한 수법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구덩이를 뛰어넘은 그로서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으나, 일단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우선인지라 통로를 막고 있는 거대한 바위 앞에 섰다.

내력을 다해 그것을 들어 통로를 뚫는다면 통과하는 곳이였으니 양선은 내력을 끌어 올려서는 바위를 잡고는 그것을 들어 올렸는데, 그 순간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바위의 무게가 서른근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기로 보아서는 족히 백근은 넘을 듯한 것이였으니, 그로서는 멍할 수 밖에 없었으나 일단 바위는 옮겨야 하는지라 그것을 옆으로 치우고는 다음 관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였는데, 그는 이제 기관장치의 관문에 서서는 망설이게 되었다. 다른 두 곳과는 달리 이곳은 자칫 잘못했다가는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도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는지라 두 눈을 질끈 감고 앞을 향해 몸을 날리니 잠시 후 날카로운 파공음이 울리며 그를 향해 수십개의 암기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끄와아!!”

암기가 그의 몸에 적중되는 순간 또 다시 그의 등뒤에서는 경력이 느껴지며 신형이 앞으로 쭉 뻗어나기니 암기는 순식간에 움직인 그의 잔상만을 뚫고 지나갈 뿐이였다.

양선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천천히 눈을 뜨니, 자신이 서 있는 곳이 통로의 바깥쪽이지라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강소 규호문의 양선 통과!”

“우와아아!! 통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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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타난 양선이라는 존재...아...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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