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38화 (338/355)

제 61 장 화산대혈전 (10)

무림대회는 이제 천자급의 네명의 고수를 제외한다면 모두 여덟명의 무인들이 남아 있으니 이들 중 양선을 제외한다면 어느 하나도 쉽게 볼 수 없는 자들이였다.

이들을 살펴보면 홍련교에서는 남아 있던 네 명의 고수 중 두 명만이 남았으니 부교주인 마운성과 암영자의 한 사람인 벽력퇴 유진청이였다. 그는 최근에 암영자가 된 사람으로 만근퇴 우경에게 각법을 전수 받은 인물로 율명에 이어 암영총관의 자리에 유력한 인물이였다.

구파일방에서는 공동의 고도리를 포함하여 무당의 비학선인, 소림의 대표로 나온 무상만이 남았으니 이들 역시 그리 좋은 결과를 얻어내진 못했다 할 수 있었다.

이들 외에 쌍도문의 곽무진, 진주 언가의 언무명, 양선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들였으니 무림대회는 어느 누가 승자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였다.

한편 화산에 중턱에 위치한 동굴 한쪽에서는 수십의 무리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모의를 시작하니, 그 상좌에는 외팔이의 무인, 바로 구궁이였다.

병색이 완연한 파리한 안색을 하고 있는 그는 숨소리조차 불규칙 한 것이 중병에 걸린 듯한 모습이였으니 잠시간 자리에 앉아 있는 것도 힘든 듯 했다.

“초..총관...준비는...?”

“완벽합니다. 이미 화산에 투입시킨 저희 측의 요인들이 만근의 화약을 무림대회장 곳곳에 매설한 상태이니, 명령만 내리신다면 그곳에 있는 어느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화약이란 물건은 작은 불씨 하나도 용납할 수 없는 물건이니 주의하도록 하라.”

“예.”

“우리의 목표는 본좌를 능멸한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놈들이 아니다. 바로 장천...장천 그 놈만이 목표일 뿐이다. 우리가 마교를 이용하여 무림대회를 연 것은 쉽게 강북을 장악할 수 있는 미끼를 통해 녀석을 끌어들여 처단하기 위함이니 그것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예.”

회의가 끝난 후 구궁은 상당히 피로한 몸으로 눈을 감고 있으니 그의 곁으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가왔다.

“총관인가...”

“예.”

“무슨 일인가...”

“아직 마교로 보낸 녀석에게 장가가 접근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만 의심이 되는 자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의심이 되는 녀석...?”

“예. 이번 무림대회에서 이변을 일으키는 자이온데, 규호문이라는 삼류문파의 무사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삼류의 실력이오나, 마교의 양태광이라는 고수와 곤륜의 왕기운을 쓰러뜨렸다고 합니다.”

“...그 자를 장천이라 보는가..”

구궁의 말에 총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희가 의심하고 있는 자는 바로 그 자와 함께 있는 기명이란 인물입니다. 그 역시 천일문이라는 삼류문파의 출신이오나, 행동거지가 수상하여 본 문의 삼태룡 중 홍룡이 접근하고 있다 합니다.”

“홍룡이라...그녀라면 충분히 알아 볼 수 있을테지...알았다.”

“예. 그럼”

보고가 끝나고 총관이 물러나자 구궁은 품에서 하나의 환단을 꺼내어 삼키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약효가 도는지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크크크크...장천...네가 살아갈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구나..크크크크”

차가운 웃음을 흘리고 있는 구궁은 장천을 생각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으니 마치 지옥에서 온 나찰과도 같은 모습에 누군가 보았다면 섬뜩함을 지우지 못했을 것이다.

곤륜의 왕기운마저 쓰러뜨린 양선은 이제 완전히 얼이 빠진 채 자신의 숙소에서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었으니 기명은 주최측에서 준비해 놓은 차를 마시며 옆에서 비교적 편안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기명...정말 내가 이긴거야?”

“휴...몇번이나 말했냐. 넌 분명 곤륜의 왕기운을 쓰러뜨렸다고.”

“내가 어떻게...?”

“검으로 왕가녀석의 심장을 꽂아 넣었잖아.”

“내가?”

“......”

역시나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실감이 나지 않는 듯 계속 물어 보는 양선이였으니 기명은 이제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할 뿐이였다.

[똑똑똑]

그 때 두 사람이 머물고 있는 숙소의 문을 누군가 두드리니 멍한 표정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양선인지라 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누구십니까?”

천천히 문을 열어보자 기명은 놀란 표정을 지었으니 문 밖에서 아름다운 미부, 바로 은영영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주 언가의 언희상이라 합니다. 두 분 대협과 잠시 이야기 할 것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 뵈었습니다.”

“아...예. 일단 안으로 들어 오시지요.”

그녀의 말에 기명은 얼이 빠진 표정으로 그녀를 안으로 안내하니, 은영영은 다소곳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는 숙소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쁜사쁜 걷는 걸음걸이 하나 만으로도 색기가 흘러내리는 여인으로 변한 은영영은 멍하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양선을 보며 가볍게 인사를 했다.

“응? 헉!”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양선은 누군가가 자신의 앞에서 인사를 하자 처다보니 전에 보았던 아름다운 미부인지라 헛바람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서니, 그 탓에 균형을 잃고 앉아 있던 의자에서 그대로 뒤로 무너지듯 쓰러지고 말았다.

[쿵!!]

“끄윽!!”

뒤로 무너져 버린 양선은 통증이 밀려오는 뒷통수를 연신 쓰다듬으며 신음을 내뱉으니 이것을 지켜보던 은영영과 기명으로선 그저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런 제가 양대협께 큰 실수를 범한 것 같군요.”

“아..아닙니다. 끄윽..”

은영영은 그를 보며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하니, 양선은 손을 내저으며 중얼거리고는 의자를 일으켜 세운 후 그녀에게 자리를 권했다.

“여기에 앉으시지요.”

“그럼..”

양선의 말에 그녀는 다소곳이 자리에 앉으니 그녀의 앞에 차를 따라주고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언소저께서 이런 곳까지..”

“한 가지 여쭈어 볼 것이 있어 찾아뵈었습니다.”

“말씀하시지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양선은 뒷통수를 쓰다듬으면서도 얼빠진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었으니 미녀만 보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기명은 고개를 저을 뿐이였다.

“양대협께서는 혹시 장천이라는 사람을 아시는지요?”

“장천이란 사람이요?”

“예.”

놀랍게도 은영영은 양선에게 장천에 대해서 묻고 있었으니 듣고 있던 기명으로선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설마 그녀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양선에게 물어 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그였는데, 그 때 은영영의 눈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알고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당했군..’

은영영 그녀는 물어 보긴 양선에게 물어 본 것이지만, 실제는 기명을 노리고 한 질문이였던 것이다. 역시나 그녀의 물음에 기명은 약간이나마 안색이 변하고 말았으니 자신이 그녀의 암수에 빠졌다는 것을 안 그로서는 미간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다.

“장천이라...장천이라...아! 기명! 전에 하오문의 민소저가 찾던 사람도 장천이란 사람이 아니였던가?”

“응? 아! 그렇군.”

확실히 양선은 민예가 장천이란 사람을 찾는 것이 기억이 났던지라 그를 보며 말했고, 기명으로선 고개를 끄덕이며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오문의 민소저요?”

“예. 오늘 시합이 있기 전에 한 묘령의 소저가 우리에게 찾아와 장천이라는 사람을 찾더군요.”

“흐음....”

양선의 말에 은영영은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는 표정으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니 기명으로선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미간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그녀를 보낸다면 분명 민예를 찾아 수를 쓸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양선으로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 기명으로선 상황이 좋지 않다는 생각에 당장이라도 방을 나가고 싶지만 그녀의 눈이 있는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몇가지 잡다한 이야기를 나눈 은영영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둘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그럼 전 이만 돌아갈까 합니다. 양대협 다음 시합도 꼭 이기세요.”

“하하하하. 언소저의 말씀을 들으니 힘이 솟는 것 같군요.”

“호호호. 그럼 이만..”

양선의 말에 웃음을 흘린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나가니, 양선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기명을 보며 말했다.

“우히히히..아무래도 무림대회에서 내가 뜨긴 뜬 것 같아. 민소저에 이어 언소저까지...이러다가 장가라도 가는 것 아닐까? 우히히히.”

양선의 말에 기명은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손을 내젖고는 천천히 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응? 어딜 가는가?”

“자네한테만 미녀가 꼬이니 배알이 뒤틀려서 그러네.”

“하하하! 이 친구. 걱정말라고 내가 잘되면 설마 마누라 여자 친구 하나 소개시켜 주지 않겠는가!”

“.....”

양선의 말에 기명은 잠시 할 말을 잃고 말았지만, 어찌하랴 원래 그런 사람인것을...더 이상 볼 것도 없다고 생각한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잠시 양선의 동태를 살핀 그는 은영영이 향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잠시 후 무리대회의 구석진 곳에서 그는 걸음을 멈추었으니 어둠이 깔려 있는 한편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모습을 보이시지요. 언소저.”

“호호호. 역시 저의 기척을 느끼고 계셨군요.”

그의 말이 끝나자 어둠 속에서 여인의 웃음소리와 함께 한 인형이 모습을 드러내었으니 역시나 기명의 말대로 숙소에서 나갔던 은영영이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기명에게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니, 그의 앞까지 다가간 은영영은 손을 들어서는 그의 턱에 가져가서는 교태어린 몸짓을 하며 말했다.

“장천. 당신의 얼굴을 보고 싶군요.”

“.....역시나...”

놀랍게도 그녀는 기명을 장천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으니 그는 잠시간 침묵을 보이다가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크게 뒤틀리는가 싶더니 잠시 후 얼굴이 변형되기 시작하니, 잠시 후 젊은 미남자의 얼굴, 바로 장천의 얼굴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은영영의 예상대로 기명은 바로 장천이였으니 그가 지금까지 무림대회에서 양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장본인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존재가 기명이였다면 마교에서 천자급으로 출전한 자는 누구인가? 또 다른 의문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장천이 역용을 풀고 원래의 모습을 되찾자 은영영은 천천히 두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로 그의 가슴에 얼굴을 대니, 그로선 어찌 할 바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영영...”

“보고 싶었어요. 죽이고 싶을만큼요.”

은영영은 그의 얼굴로 자신의 얼굴을 천천히 가져가며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니 색기가 흐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가슴이 떨리는 장천이였다.

능예를 사랑하는 그였지만, 한 때 가까이 지내며 사랑하는 사람이 됬을 수 있는 은영영에게 자신도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하지만 마음을 안정시킨 그는 천천히 그녀를 밀어 내며 말헀다.

“변했군. 영영.”

“저를 변화시킨 사람은 당신이랍니다.”

장천의 말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답하니, 그녀의 말에 그로서는 가슴이 아플 수 밖에 없었는데, 한 순간 살기가 밀려오니 크게 놀란 그는 급히 손을 움직였다.

아니나 다를까 영영의 손에는 어느 사인에겐 하나의 단검이 들려 있었으니 장천은 간신히 심장으로 밀려 들어오던 칼을 막을 수 있었다.

그를 죽이는 것을 실패하자 은영영은 미간을 찌프리니, 그녀의 행동에 장천은 한 숨을 쉬며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며 말했다.

“언무명은 조상인가 아니면 석영 형님인가?”

“글쎄요. 당신이 가서 직접 물어 보시지요.”

장천의 물음에 영영은 방금 전과는 달리 차가운 표정으로 뒤로 돌아서며 말하고는 걸음을 옮기니 그로서는 그저 그녀의 뒷모습을 봐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이렇게 떠나보낸다면 자신이 위험해 질 것을 알고 있는 장천이였지만, 그로서는 차마 그녀를 죽일 수도 잡을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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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하였슴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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