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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로 압도한다-21화 (21/1,007)

[21] 돈이 열리는 나무 ==============================

#20

미팅이 시작되고 나서 10분쯤 지났을 때.

이용권은 자신이 느낀 당혹스러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민망함.

비유로 풀어 보자면 이런 거다.

호감을 사고 싶고, 친하게 지내고 싶고, 정말 잘 보이고 싶은 아이가 생겼다. 그래서 기똥찬 선물을 준비한 다음 주려고 불렀는데, 정작 그 아이는 준비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걸 가지고 있는 걸 본 거다.

유재원이 다 가진 아이였다.

회사를 차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코웃음이 났다. 그런데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증까지 받았고, 주주 명부까지 있고, 자본금도 넘쳐 나는 진짜 회사였다.

미팅하러 올 때, 저번처럼 학교 선생님이나 대동할 줄 알았는데, 진짜 변호사를 데리고 왔다. 너무 놀랐다. 혹시 짜고 치는 건 아닌가 싶어서 기수를 물어보고 사법연수원 졸업자 명부와 대조를 해봤을 정도다.

최강욱이라는 이름은 진짜로 사법연수원 7기 목록에 떡하니 박혀 있었다. 비록 수석 졸업 같은 타이틀은 못 땄지만, 판사로 임용되었으니 성적이 좋은 건 확실했다.

민망함의 화룡점정은 타자 연습기 시연에서 나왔다.

“아, 랩탑이군요.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만든 키보드 워리어 1.0의 권장 사양은 VGA가 장착된 AT 이상급 컴퓨터입니다. 랩탑에서도 실행은 될 테지만, 제대로 보시려면 좋은 모니터가 있어야 합니다.”

시연을 위해 준비한 최신형 컴퓨터를 보고 유재원이 한 말이다.

랩탑은 이번에 삼보 컴퓨터에서 출시한 신상이었다. 무게가 겨우 7kg밖에 나지 않으면서도 하드 디스크가 장착되었다. CPU도 인텔 386SX였다.

단점은 디스플레이로 흑백 LCD였다.

액정 게임기에 들어가는 단색 LCD 바로 그것이다. 도트가 크고 잔상도 조금 있다.

나름 최신형이었고, 시장에서도 반응이 오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유재원의 눈엔 87년형 IBM 포터블 AT 컴퓨터를 적당히 카피한 제품으로만 보이니, 기대한 반응은 나오지 않는 거다.

결국, 회장님 책상에 있는 컴퓨터를 쓰기로 했다.

곧이어 타자 연습기를 설치한다고 물건을 꺼내는 데 그걸 보고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인정, 인정이다.’

설치용 디스켓은 최 변호사라는 양반의 서류 가방에서 나왔다. 아니 정확히는 그 안에 있던 패키지였다.

삼보 컴퓨터가 자체 개발해 출시한 패키지도 여럿 있다. 그런데 첫인상부터 한발 앞서 있었다.

타자 연습기라는 설명은 고딕체였고, 키보드 워리어 1.0이라는 이름은 멋들어진 영문 폰트로 들어가 있다. 배경으로 한글 자소와 영문 자소를 멋들어지게 배치한 직사각형 종이 패키지였다.

비싼 유광 코팅지에 출력해서 번쩍거리는 게 대놓고 본격적이다. 화룡점정은 금장 딱지였다. 제3회 컴퓨터 고등경진대회, 체신부 장관상을 그대로 금색으로 박아 넣었다.

“헐.”

유재원은 이용권 부사장의 입에서 나온 이상한 탄식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회사가 설립되고부터 유재원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 작업이란 패키지 디자인이었다.

소비자에게 파는 데, 그냥 디스켓 하나만 멀뚱히 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비싼 값을 받으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효용은 물론, 약간의 허영심까지도 알뜰하게 챙겨 줄 수 있는 플러스 요소가 필수다.

유재원은 그 답을 패키지에서 찾았다.

책장 혹은 장식장에 놔두더라도 화려한 소품이 될 수 있도록 멋들어진 디자인을 꾸몄다.

작업은 학교 방과 후에 했다. 게다가 집의 컴퓨터로는 부족해서 전문 시스템이 있는 시내까지 나가 작업했다.

운이 좋았다.

여주시에도 없었으면 더 큰 도시로 가야 했을 텐데, 새로 오픈한 광고 가게가 딱 있었다.

광고판 전단지, 스티커 광고나 신문광고를 만드는 가게였다.

간판 귀퉁이에 컴퓨터 디자인이라는 걸 보고 들어가니 매킨토시 II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작년에 애플이 발표한 컴퓨터로, 잡스 형님이 쫓겨난 다음에 설계된 것이라서 잡스의 입김은 하나도 안 들어간 녀석이지만, 그래픽 작업용으로 IBM 호환 PC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발휘한다.

매킨토시를 보고 바로 의뢰를 했는데, 실력이 영 별로였다.

결국, 광고 회사 사장님께 사용료를 지불할 테니 매킨토시를 쓰게 해달라고 했다. 유재원의 유명세를 알아보고, 사용료 소리에도 혹한 사장님이 그 비싼 매킨토시를 만지는 걸 허락을 해주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재원은 매킨토시도 문제 없이 능숙한 솜씨로 다를 줄 안다.

사장님은 그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인쇄물을 다루는 전문 프로그램인 쿼크 엑스프레스 1을 자신보다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도 특별했다. 게다가 빠르게 완성되는 디자인 시안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최신 감각이 있었다.

결국 유재원의 옆에 착 달라붙어서 사용법을 배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광고물 가게에는 컬러 인쇄기도 있었다.

다른 데 돌아다닐 필요 없이 패키지 디자인, 보석글로 만들어둔 메뉴얼의 편집과 출력, 시제품 완성 등의 작업은 이곳 광고 회사에서 한 방에 끝낼 수 있었다.

다만 컬러인쇄기를 돌릴 때 사소한 오해가 있었다.

사장님이 보기에 유재원의 주문은 인쇄기를 프린터로 착각해서 한 장씩 뽑을 수도 있다 생각하고 주문한 걸로 들리셨던 거다.

인쇄기는 한 번 돌리는데 최소로 들이부어야 하는 잉크의 양이 있다.

가게의 기계는 대충 패키지 300개 분량이란다. 한 개를 뽑든 300개를 뽑든 인쇄기를 사용하는 비용은 비슷하다는 엄포였다.

“한 번에 300개요? 그러면 다섯 번 돌려주세요.”

비싸게 부르면 호기심을 접을 줄 아셨나 본데, 유재원을 잘못 보신 거다.

패키지 상자 뿐만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는 골판지, 같은 수량의 매뉴얼 인쇄물은 물론, 디스켓에 붙일 스티커 라벨까지 한 번에 주문했다.

계약금까지 현금으로 딱 지불했다.

돈을 본 사장님은 장난하지 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쏙 들어갔다.

개업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광고 가게에 최고 매출액을 올려준 사람으로 유재원이 등극하는 순간이다.

이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식으로 만들어진 패키지였지만, 완성된 견본품은 지금 시대의 것과 클라스 자체를 달리했다.

유광 광택이 있는 종이 케이스라는 것도 특별했다. 패키지를 열면 단단한 골판지 상자가 들어 있다. 이것을 당기면 24장으로 이뤄진 매뉴얼이 있는데, 프로그램이 담긴 디스켓은 매뉴얼 제일 뒤쪽 두꺼운 종이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패키지를 험하게 다루다가 안에 있는 디스켓이 손상되는 걸 방지하는 용도였다.

이것저것 많이 넣은 덕분에 패키지 제작 조립 단가가 많이 올랐지만, 대량 생산 덕에 단가가 많이 내려가서 개당 1천 원대로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공 디스켓 값과 노동력을 제공한 일당을 더하면 완전한 패키지 하나의 생산 원가가 나온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딱 2,500원이 나왔다.

2,500원짜리 패키지는 이용택 회장의 눈에도 확실히 달라 보였다.

그러면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냐?

당연한 이야기지만 패키지로 준 충격은 프로그램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헉!”

컴퓨터 앞에서의 시연이 시작되자 훨씬 격한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키보드 워리어 1.0의 완성도는 이용택, 이용권 형제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삼보 컴퓨터도 최정예 개발팀을 꾸리고 타자 연습기를 만드는 중이었는데, 비교할 수 없었다.

원래는 삼보 컴퓨터 개발진이 만든 연습기를 보여주며 시장에 내놓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려고 했다.

지금은? 삼보의 개발진들이 이걸 보고 각성해야 할 것 같다.

“소문이 과장인 줄 알았어. 그런데 직접 보니 과장은커녕 제대로 전달해주지도 않았던 것이로군.”

동생과 달리 점잖은 성격의 이용태 회장은 담담하게 감상을 말했다. 대단히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이렇게 뛰어난 실력을 갖춘 꿈나무가 큰일을 해보자 하는데, 돕지 않을 이유가 없지. 게다가 시장에서도 충분하다 못해 넘쳐날 정도의 경쟁력 있는 제품이니 우리에게도 이익이 될 것일세.”

“고맙습니다, 회장님!”

사겠다는 의사가 확실히 전해진다.

가장 큰 고비를 넘겼기에, 유재원은 꾸벅 머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회장님의 말씀은 아직 끝이 나이었다.

“그런데 말이지, 곧 연말이라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된 게 참 아쉬워. 물론 거래는 이번 한 번만 있는 건 아니니, 실망하지 말고. 중요한 건 가격이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다 아는 소리를 길게 하신다.

뭐, 자본금 1천만 원으로 연 매출 1,200억 원대의 회사로 키웠으니 자부심도 남다를 거다. 게다가 자신에게 한 마디 조언이라도 더 해주고픈 마음이 느껴지니 잠자코 경청하는 유재원이다.

“우리는 예산의 한도 내에 최대한 많은 수량을 얻어내야 하고, 자네 역시 최대한 많은 이익을 얻으려 할 테지. 그러니 서로가 만족할만한 가격으로 맞춰 보세.”

회장님의 말씀은 기본 중 기본이다.

하지만 여전히 유재원의 실력을 낮춰 보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그것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비싼 가격에 팔고서도, 구매자에게 큰 만족을 줄 방도는 얼마든지 있는 유재원이다.

짧게 심호흡을 한 유재원은 세일즈를 시작했다.

“네, 가격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ID 테크놀로지는 소비자와 벤더가 만족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수립했습니다.”

상품의 가격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공장도 가격이라는 것도 있고, 많이 사면 할인을 해주는 것도 지금은 상식이었다.

“타자 연습기의 소매점 가격은 1개 카피당, 최소 3만 원으로 잡았습니다.”

3만 원이라는 소리에 회장님을 비롯한 삼보 컴퓨터 관계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하다는 의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컴퓨터를 구동하는 데 필수인 운영체제는 MS사의 한글 도스 3.3을 사용하고 있는데, 삼보 컴퓨터는 한 패키지당 7만9천 원에 공급받는 중이었다. 소비자 가격은 10만 원이었는데, 대량으로 산다고 2만1천 원을 할인받은 가격이었다.

다른 프로그램을 가지고 비교하자면 삼보가 라이센스를 받아 한글화시킨 워드프로세서 보석글의 가격은 5만9천 원이다.

이들 프로그램과 비교해서 3만 원이면 적당하다 싶었다. 하지만 아직 유재원의 말은 끝난 게 아니었다.

“3만 원은 개인용 제품의 가격입니다. 학교용은 4만 원, 학원용은 5만 원입니다. 그리고 기업 번들용이 있습니다.”

소비자를 하나로 뭉뚱그려 놓지 않고 성격에 따라 가격을 차별했다.

직관적인 이름이라서 어째서 저런 가격이 대충 짐작은 가는데, 확실하진 않았다. 이용태 회장도 설명을 기다린다는 표정이었다.

“프로그램을 구매한다는 건 사용권을 사는 것입니다. 보통 그 사용권에 기간 제한은 없지만, 상황에 따라 기간이 한정된 사용권도 나오겠지요. 아무튼, 한 사람에 사용권 하나가 가장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학교나 학원은 패키지 하나를 컴퓨터에 올려 놓으면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사용하는군.”

같은 컴퓨터 사업을 하는 분이라 바로 이해하셨다.

“예. 그래서 개인용과 구분을 했습니다. 게다가 학교라면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니 그나마 괜찮은데, 학원은 학원 사업자들의 이익활동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가장 비싼 5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그렇지. 같을 수 없지.”

“게다가 프로그램에도 약간의 추가 기능이 부여됩니다. 학교용과 학원용은 랜을 이용한 네트워크 기능을 넣었습니다.”

“어? 네트워크?”

가만히 듣고 있던 날카로운 인상의 직원이 랜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 소리를 냈다. 그러다 높으신 분의 시선을 받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이용권 부사장 역시 예상 밖이라는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컴퓨터 업계에서 랜카드를 이용해 다수의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묶는 건 최신의 기술이었던 탓이다.

삼보 컴퓨터에서도 최신 기술을 연구하는 소규모 연구소 안에서만 다뤄보고 있는 시점이다.

“관리자용 타자 연습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학생용 타자 연습기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단문 연습을 하라고 일제히 신호를 줄 수도 있고, 선생님이 입력한 문장을 쳐 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한 화면 안에서 보고,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기능도 넣었습니다.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짧은 문장을 쪽지 주고받듯 할 수도 있고요.”

좔좔 이어지는 기능 설명에 입이 떡 벌어지는 이용태 형제였다.

만약 관리자용 버전은 아직 머릿속에만 있는 제품이라는 걸 알면 더 놀랄거다.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개발툴이 없었던 탓이다.

GW베이직 가지고 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만드는 건 유재원이라도 불가능이다. 그러니 C와 같이 강력한 성능의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어야 하는데, 시골에선 구할 수 없었다.

오늘 서울에 들렸으니 C를 구해서 집으로 돌아가면 바로 관리자용 타자 연습기를 만들 예정이다.

“이런 추가 기능이라면 소비자들도 납득할 겁니다.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이 기능은 비싼 값은 하고도 남지요.”

밤새도록 일주일만 작업하면 완성하는 데 충분하기에, 유재원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천연덕스러웠다.

“그, 그렇군. 그런데 우리 삼보 컴퓨터는 기업용으로 대응할 건가? 게다가 가격도 말을 하지 않았군.”

“대기업과 같은 최고의 고객에게 일반 개인용 패키지 팔 듯 팔 수는 없는 법이잖아요. 어떻게 사용하려고 구매하시는 것인지, 수량은 얼마나 될지 따져 봐서 최대한 할인을 해드립니다. 이를테면 컴퓨터에 기본 내장되는 번들이라면 개인용 가격 기준으로 10%의 할인을 해드립니다. 풀패키지가 아니라 디스켓과 매뉴얼만 제공한다는 조건입니다. 여기에 1천 카피 이상을 구매하시면 추가 할인으로 20%를 더 드립니다. 총 30%이니 1개당 2만1천 원이지요.”

거의 1만 원이나 할인이다.

억 단위 돈을 다루는 분들이지만,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천 개만 산다고 해도 900만 원의 할인이니 말이다.

“그렇게 배려해준다면, 우리도 성의를 보여주지 않을 수 없지. 번들용으로 2천 카피를 주문하지. 풀 패키지도 300카피 사겠네. 이뿐만이 아니라 내년 출시될 가정용, 교육용 컴퓨터에 타자 연습기를 기본으로 탑재하겠네.”

역시 화통하시다.

유재원은 내년 가정용 컴퓨터 시장의 규모를 정확히 알고 있다.

월 1만 대, 연 12만 대. 숫자만 보면 너무 작아 보인다. 97년만 해도 100만 대 이상 팔았다. 하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컴퓨터 값이 최소 3배 이상 비싸다. 여기에 물가를 감안하면 무척 알짜 시장임은 분명하다.

삼보 컴퓨터는 이 시장에서 20%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간다. 그러면 최소 2만4천 카피 판매는 떼놓은 당상 아닌가.

단순 계산만으로 이 자리에서 5억5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거다.

생산비용이 거의 없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특성에 따라 매출 중에 최소 80% 이상이 순수익이다.

여기서 다시 계산을 해야 한다. 수익을 그대로 배당한다면 지분 비율대로 다시 나눠지는 거다. 그러면 유재원의 주머니에 돌아갈 돈은 더 작아지긴 한다. 그래도 억대 이상이라는 건 분명했다.

“대신 조건이 있네. 키보드 워리어 시리즈는 우리 삼보 컴퓨터에만 공급해주게.”

후한 조건은 좋은데, 역시나 독점권을 원하고 있다. 이용권 부사장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재원의 옆에 자리한 최강욱 변호사 역시 좋은 조건이라 생각하는지 긍정적인 표정이다.

역시 이 할아버지, 쉽게 주진 않는다. 그러니 지금 선택해야 할 때다.

“독점 말입니까? 죄송하지만 그건 어렵겠습니다.”

유재원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히 거부했다.

========== 작품 후기 ==========

추천과 리플, 선작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아참, 지분 관계에 대해 궁금해 하신 분이 계신데, 그에 대한 내용은 작가의 말이 아니라, 다음 편에서 자연스럽게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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