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96화 (96/1,007)

[96] 제국의 역습 ==============================

#60-2

쾅!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마이크로소프트 게이츠 회장이 분통을 터트리며 책상을 쳤다. 마호가니 원목으로 만든 고급 책상이었고, 무척이나 단단해서 제 손만 아팠다.

올해 들어 여러 번 책상을 치는 게이츠다.

그도 그럴 것이 89년 들어와서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이번엔 ID 오피스 시큐리티 챌린지가 문제다.

신제품인 MS-DOS 4.0 발표를 위해 커다란 라스베이거스 호텔을 빌려 성대하게 치렀고,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뿌려가면서 텔레비전과 잡지에 광도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매스컴에 올라오는 이슈는 ID 테크놀로지뿐이었다.

-ID 오피스의 암호체계, AES-256으로 명명!

-정부 기밀서류 보안에 AES 암호체계 검토 중.

-ID 테크놀로지, 대회 참가자들이 접속해 소통할 수 있는 PC 통신 게시판 운영!

오늘 아침에 나온 굵직한 기사 제목이다.

1천만 달러라는 숫자는 이미 써먹을 대로 써먹어서 요즘은 잘 나오진 않는다. 하지만 후속 보도로 ID 오피스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확대되고 재생산되었다.

특히나 속을 긁는 건 정부의 AES 검토라는 소식이었다.

정부에 선이 닿은 사람에게 물어보니, 진짜 비밀문서를 암호화하는 데 ID 오피스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게이츠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정부의 비밀을 외국산 프로그램에 맡긴단 말인가.

MS-DOS 4.0 발표와 함께 찬물을 뒤집어쓴 게이츠와 스티브는 ID 테크놀로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밝혀진 것이 ID 테크놀로지는 미국 회사가 아니라 한국 국적의 회사라는 거다.

오너의 나이도 상상 그 이상으로 어렸다. 하지만 애송이라고 보면 큰일이다. ID 테크놀로지를 통해 발표된 프로그램의 수준을 보면 일류 기업 못지않았다. 아니 솔직한 심정으로 엄청난 인재를 모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팀보다 더 나은 것 같았다.

“유재원이라고 했나?”

“그래. 미스터 유, 아니면 ‘제이(J)’라고 부르는 것 같더군. 마치 자네의 10년 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

“칭찬인가?”

자신의 젊었을 적 시절을 닮았다는 스티브의 말에 게이츠가 되물었다. 스티브는 어깨를 으쓱하는 거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여튼 칭찬인지 악담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이츠는 스티브의 말에 동의했다.

그것이 민감한 게이츠의 위험신호를 자극했다.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꼭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이를 정확히 보여주는 게 알파랩 초토화 사건이다.

ID 오피스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진행하다가 컴퓨터 데이터를 몽땅 날려 먹었다. 이후로 다시 한 번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도했고, 그럴 때마다 해당 컴퓨터의 데이터는 쓰레기가 되었다.

ID 오피스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하면 시스템을 망가뜨리겠다는 의도가 확실 보였다. 되로 받으면 말로 돌려주는 공격성도 게이츠 못지않은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쓰레기가 된 데이터를 복원하기 위해 갖은 노력 중이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그런데 그와 똑같은 형식의 데이터를 봤으니, 바로 ID 오피스 시큐리티 챌린지였다.

워낙 큰 건이라서 게이츠도 ID 테크놀로지의 FTP 서버에 접속해서 파일을 받아 보았다. 전체 용량은 32KB밖에 되지 않은 작은 크기인데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서버를 허접한 컴퓨터로 구성한 것인지, 접속도 잘되지 않았고 중간에 끊어지기도 수차례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고생해서 파일을 받고 열어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알파 랩의 컴퓨터 데이터가 쓰레기처럼 변한 것과 똑같은 형태였기 때문이다. 며칠의 연구 끝에 ID 테크놀로지가 그 이상한 암호화 기법을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막는 무기로 쓰기도 했고, 데이터를 보호하는 방패로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암호용 알고리즘을 이렇게 공격용으로 써먹을 수 있다는 건 정말 천재적인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무서울 것 없었던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게이츠 회장은 ID 테크놀로지의 공격에 더욱 화가 나가 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첫 단추를 잘 끼워서 호의적인 관계가 되었다면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었을 텐데 참 아쉽다. 현실은 직접 대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악연으로 시작해버렸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영문도 모르고 줄곧 맞기만 했다면, 이제는 반격의 채비는 끝났다는 거다.

“이번 기회에 아메리카에서는 큰 사업을 하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겠지. 그나저나 그것도 참가할 건가?”

스티브의 물음에 게이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라 함은 바로 ID 오피스 시큐리티 챌린지였다.

“해야지.”

알파랩 건으로 한 번 당했던 알고리즘이었다.

게이츠나 스티브는 물론, 전문가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엄청난 보안 기법이라는 건 인정했다. 그러니 이를 풀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동시에 이와 비슷한 등급의 암호화 알고리즘을 만드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분명 그 영특한 녀석은 특허를 내놨을 거다. 그러니 그대로 베낄 수는 없겠지만, 해당 알고리즘을 참고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안과 앞으로 나올 제품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게이츠와 스티브는 자신들보다 그 악마 같은 알고리즘을 많이 연구한 조직은 없을 거라고 자부한다. 그러니 ID 오피스 시큐리티 챌린지에 참가해서 유재원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기로 뜻을 모았다.

1천만 달러의 상금도 받고, ID 오피스의 보안성도 구멍을 내면서,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안 수준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하고 참가하는 것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개미지옥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은 두 사람 중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9월의 중순이 되었다.

세상은 ID 오피스 시큐리티 챌린지의 도전자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했지만, 한국은 선선한 가을 날씨가 찾아왔다.

한낮이 되어야 여름의 무더위가 조금 느껴질 정도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하늘도 깊고 푸른색이 되었다.

21세기엔 사라졌던 바로 그 깊고 푸른 하늘이었다. 작년엔 일이 바빠서 그런 하늘을 즐기지 못했지만, 요즘은 하늘을 보는 게 즐거웠다. 게다가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어올라서 가을의 운치를 한층 드높였다.

9월 초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는데, 그나마 지금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이다.

물론 월초에 정신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큐리티 챌린지였다. 무려 1천만 달러의 상금은 한국 사람의 눈과 귀도 단번에 휘어잡았다.

무엇보다 ID 테크놀로지가 유재원이 세운 회사라는 건 한국사람이면 다 아는 이야기였다. 당연히 유재원에게 돈이 그리 많이 벌었나 하고 깜짝 놀란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당연히 한국 매스컴들은 다시 한 번 유재원을 찾았다.

-미국에 도전장을 내민 자그마한 기업으로서, 제품의 성능을 알릴 임팩트 있는 이벤트를 기획했고, 그것이 시큐리티 챌린지다. 1천만 달러를 걸 만큼 보안 기술에 자신이 있다. 설사 뚫려서 1천만 달러를 줘야 하는 일이 벌어져도 후회하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신뢰를 얻을 테니 말이다. 그 돈은 미국에 다시 투자하는 셈 치겠다. 그리고 ID 테크놀로지는 1천만 달러 몸값의 인재를 얻는 것 아니겠는가.

하도 성화라서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해줬다.

겸양의 모습을 보이는 건 좋지만, 미국은 자신감이 먼저다. 분명 자신의 인터뷰는 미국에도 풀릴 테니, 최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거다.

인터뷰한다고 기자들을 집으로 부른 건 아니었다. 서울 지사에서 ID 오피스 패키지를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걸 배경으로 놓고 했다.

덕분에 신제품인 ID 오피스의 판매는 폭발적이었다.

일단 ID 오피스가 있어야 시큐리티 챌린지에 도전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물론 정품의 판매보다 불법 복제가 되는 숫자는 몇 배, 아니 몇십 배 많았다. 이지스 쉴드가 적용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품을 가리는 건 그저 패키지 안에 있는 제품등록카드에 적힌 등록번호뿐이다.

기존 사무용 프로그램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빼앗기 위해서 결정한 전략적인 정책이다.

시장에서 워드 파일은 IDW, 스프레드시트 파일은 IDS로 통일되면, 지금 손해보는 것에 몇 배의 이익은 거둘 수 있다.

반면 3, 4일이면 뚫어버리겠다고 자부했던 수많은 해커 중에 챌린지에 성공한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덕분에 인기를 끄는 건 시큐리티 챌린지 게시판이었다.

실리콘밸리 사무실의 빈 공간에 커다란 컴퓨터가 하나 들어서 있다.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IBM의 메인프레임을 급히 구매해서 서버로 삼은 것이다.

수십만 달러나 하는 비싼 몸값을 자랑하지만, 성능 하나는 확실했다. 동시 접속자가 수천 명을 넘겼지만 매우 안정적이었다.

물론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인터넷 서버는 아니다.

사설 BBS였다.

오히려 이 시대의 통신 수준을 보았을 때, 사설 BBS가 인터넷보다 접근하기 쉬웠다. 이는 접속자 숫자로 증명 되었다. 이용자가 폭주할 걸 대비해서 회선도 엄청나게 받아는데,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리더니 접속 대기 시간까지 만들어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입도 무료였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만들면 간단히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접속하면 딱 하나의 게시판만 나온다.

ID 오피스 시큐리티 챌린지 게시판이다. 기능적으로 특별한 건 딱히 없는 게시판이다. 그나마 컴퓨서브 같은 PC 통신과 나은 건 추천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추천 기능과 연동되어서 일간, 주간 추천 순으로 게시물을 보여주는 정렬 기능이 제일 큰 장점이다.

덧글 기능도 넣을까 싶었지만, 아직은 이른 것 같아서 넣지 않았다. 그래도 ID 테크놀로지의 사설 BBS로 사람들은 몰려 들었고, 글을 남겼다.  특히 암호를 깼다면서, 암호키와 문서의 내용을 올린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물론 그런 게시물 중에 정답은 없었다. 접속자들의 이목이나 좀 끓어볼까 싶어 아무렇게나 올린 게 전부다.  그렇다고 게시판에 엉뚱한 글만 올라오는 건 아니었다.

ID 오피스를 리버스 엔지니어링하면 컴퓨터 데이터가 홀라당 쓰레기로 변한다는 걸 알면서도,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도한 겁 나간 해커들이 있었고, 이들을 통해 ID 오피스의 중요한 알고리즘 몇 개가 추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알고리즘을 보완하고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화이트 해커도 많이 등장했다.

PC 통신의 채팅방에서도 막말은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라서, 실없는 글이 좀 있긴 해도, 악의적인 글은 없었다. 게시판 관리자도 전담하는 사람을 두어 깐깐하게 관리하자 규칙 같은 게 만들어지면서 자체 정화되었다. 여기에서 추천 기능이 빛을 발휘했다. 누군가가 이제껏 정해진 규칙을 정리해 놓은 글이 최고의 추천을 받아서 항상 맨 위에 보이도록 해놓은 거다.

항시 접속하는 사람들이 천 명이 넘었다. 사람이 몰려드는 저녁 시간에는 수천을 넘기기도 했다.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의 숫자도 빠르게 늘어서 벌써 30만 명을 돌파했고, 아직도 꾸준히 가입하고 있다. 인터넷 시대가 열릴 때까지 이러한 숫자를 꾸준히 유지 한다면, 유재원에게 큰 힘이 되어줄 비장의 무기였다.

게시판의 이점은 미래 대비뿐만이 아니었다.

나중에 게시판에 가입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유재원도 입이 떡 벌어지는 쟁쟁한 네임드들이 많았다.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의 리처드 스톨먼도 있었고, 리누스 토발스도 있었다.

대부분은 본명을 쓰지 않고 아이디로 게시물을 올리고 있지만, 유재원이 가진 기억의 궁전엔 유명한 해커들의 아이디가 다 들어 있어서 문제없었다.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챌린지에 응한 이들 중에는 FBI의 전산망도 제집처럼 드나드는 케빈 미트닉도 있었고, 스티브 워즈니악도 있었디. 심지어 ID 테크놀로지의 유통사인 일렉트로닉아츠의 수석 엔지니어 제임스 웹의 아이디도 있었다.

똑같은 아이디라도 실제 사람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유재원의 기억에 있는 네임드 아이디가 올린 글들은 다들 수준이 높았다.

실리콘밸리 사무실은 이러한 아이디를 모두 모아서 리스트화 시키는 중이다.

능력도 우수하고, 윤리 의식도 있는 유능한 인재라는 뜻이었기에, 대회가 끝나면 최대한 ID 테크놀로지로 끌어들일 작정이다.

시큐리티 챌린지가 시작된 지 거의 한 달이 지났음에도 그 열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ID 테크놀로지 역시 마찬가지다.

엄청난 이벤트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ID 테크놀로지였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본분은 잊지 않았다. 벌써 ID 오피스 2.0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계열사이긴 했지만, ID 소프트웨어로부터 희소식이 날아왔다.

가을 PC게임 업계를 끝장낼 초대형 타이틀, 울펜슈타인의 개발이 드디어 완료된 것이다.

-이번엔 비즈니스적인 계산으로 대박을 놓치지 않을 거요.

국제 전화로 연결된 호킨스 사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완성된 울펜슈타인을 받은 호킨스 사장은 곧바로 게임을 시작했다.

키보드를 잡은 다음부터는 화장실 가는 것만 빼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밥도 컴퓨터 앞에서 먹으면서 쉬지 않고 플레이했고, 덕분에 그날 엔딩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3차원으로 구성된 던전을 돌며 나치 병사, 나치 과학자들이 만든 생체 병기들과 피와 살이 튀는 파격적인 전투의 흡입력은 굉장했다. 액션만 있는 게 아니다. 게임 속 지형지물을 이용한 퍼즐도 일품이었다. 갑작스러운 퍼즐이 조금 어렵긴 해도 풀어내면 그 만족감이 엄청났다.

호킨스 사장의 뇌리에 다시 한 번 대박의 불이 번뜩 켜졌다. 그리고 이번엔 그 느낌에 따라 파격적인 배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100만 장! 초판으로 100만 장을 준비하겠소.

“좋습니다.”

유재원은 좋다고 했지만, 완벽하게 만족하는 숫자는 아니었다.

386이 원래의 역사보다 훨씬 빠르게 보급 중이었고, 486이 깔리는 속도도 달라졌다. 특히 글라이드 X의 대성공으로 1메가 이상의 램을 가진 VGA 비디오 카드의 보급도 빨랐다. 즉, 울펜슈타인의 재미를 100% 맛볼 수 있는 고급형 시스템이 원래보다 훨씬 많았다는 거다.

시장의 여력을 보면 초판을 더 찍어도 될 것 같은데, 호킨스 사장의 입장도 생각해 줘야 한다.

키보드워리어는 50만 장, ID 오피스의 경우엔 유통을 꺼렸던 호킨스 사장에게 100만 장은 파격적인 모험이었다.

울펜슈타인 패키지의 가격은 40달러로 책정되었고, 분배 비율 역시 이번에도 5:5 비율이었다. 대신 마케팅을 비롯한 모든 유통 비용은 일렉트로닉아츠가 담당하는 거다.

초판의 규모가 큰 만큼, 준비에 들어가는 절차도 시간이 걸렸다.

패키지를 열심히 만들면서, 매스컴을 이용해 울펜슈타인에 대한 발매 소식을 전했다. 분위기를 띄우는 광고도 이어졌다.

시큐리티 챌린지에 이어 울펜슈타인까지. ID 테크놀로지의 이슈 선점 능력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성공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서, 디데이만 기다리고 있는데, 엉뚱한 것이 먼저 터졌다. 그것도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안드로이드 알파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ID 테크놀로지의 샌드백이 된 것처럼 두드려 맞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반격을 시작했다. 제품으로 맞서는 게 아니라, 법원을 동원했다.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악성 덤핑을 이유로 판매금지를 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했다.

유재원도 소식을 듣고 법무팀장인 엘런에 대응을 지시했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호화로운 변호사 군단을 꾸려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송에 대응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판사님이 법봉을 두드리는 속도가 유재원의 예상을 초월했다.

-연방 법원,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을 들어주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

불과 며칠 만에 안드로이드 알파의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이 뚝딱 나와버렸다.

========== 작품 후기 ==========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로 쿠폰, 후원 쿠폰 완전 감사합니다~!!!

달력을 보고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았더군요.

아, 그런데 몰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괜히 마음만 허전해지고, 추위도 확 밀려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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