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688화 (688/1,007)

32권 22화

"여기에 하나 더! 개인 정보 공 유에 동의하시는 사용자에겐 그 기 여분을 N페이를 통해 분배하겠습 니다."

기계 학습을 바탕으로 한 인공지 능 골드의 성능은 수집되는 정보의 수준에 따라 좌우된다.

하나의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이 아닌, 종합형 인공지능을 노리 는 유재원에게 필요한 건 다양한 사용자들의 데이터였다.

회귀 전 다수의 인터넷 기업들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 로부터 수집된 데이터에 대해 아무 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공지능을 통 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음에도 그 과실은 혼자 독점한 것이다.

유재원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인공지능 골드를 완성 하는 데 각종 데이터를 제공해 기 여를 한 사용자들에게 과실의 일부 를 되돌려 주기로 처음부터 마음을 먹었고, 그 방법으로 N포인트를 생 각한 것이다.

시작은 미약하겠지만, 인공지능 골드가 사회 전반에 활동하면서 막 대한 이익을 거두게 된다면 일반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N 포인트의 분배금도 상당히 쏠쏠해질 것이라 확신했다.

"이와 함께 N페이와 AI 아이즈 의 연동을 기념한 이벤트도 시작하 겠습니다. 앞으로 100일 동안! N페 이를 이용해 온오프라인에서 거래 를 하신 사용자님 중 매일 1만 명 을 랜덤 추천해 100달러 가치의 N 포인트를 드리고, 10일마다 1,000 명을 추첨해 1만 달러의 N포인트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00일째 되는 날, 한 분을 추첨해 100만 달러의 N포인트를 드립니 다!"

N페이로 두 번의 실패는 맛보지 않겠다는 유재원의 각오가 그대로 보이는 이벤트였다. 그야말로 돈을 아낌없이 질렀다.

AI 아이즈를 시작으로 N페이까 지 안드로이드 S3에 적용된 신기술 에 대해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펼 친 유재원은 가격을 발표하는 것으 로 마무리했다.

가격은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기 본 899달러, 최고 사양 모델은 1199달러였다. 비싼 감은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싼 건 아닌 그런 가격이었다. 더욱이 안드로이드 스 마트폰은 이번 S3 세대부터 호환폰 이 출시된다.

고가 라인은 ID 그룹이, 중저가 라인은 협력사들이 출시할 제품이 채울 것이다.

이렇게 IDDC 2003에서 가장 큰 이벤트인 안드로이드 S3의 공개가 성공리에 마쳤지만, 축제는 아직끝나지 않았다.

출격 대기 중인 신제품과 신작들 은 줄지어 있었고, 그중엔 전 세계 의 게이머들이 이번 IDDC만 손꼽 아 기다리게 만든 판타지 유니버스 -레전드 리그도 있었다.

같은 시각.

"수고하셨습니다!"

"네네, 다들 수고했습니다."

서로 수고했다고 말하며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영식이가 이끄는 ID 그룹 네 트워크 관제실 사람들이었다.

유재원이 루비처럼 붉은 안드로 이드 S3를 꺼내는 순간 동접자 숫 자는 120만을 찍었다.

그 이후로도 접속자 상승세는 줄 어들지 않았다. 피크를 찍은 건 AI 아이즈를 실행해 각종 시범을 보일 때였다.

수용 한계인 160만을 넘어서 190만에 달했으니, 그야말로 비상이었다. 어쩔 수 없이 FHD 화질의 신규 접속은 정지시키고, 인공지능 골드의 기계 학습을 위해 배정된 리소스를 빌려 오는 등 온갖 조치 를 취한 덕에 스트리밍 서버가 다 운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 었다.

그야말로 전쟁통 같았던 순간이 었지만, 무사히 끝난 덕에 안도감 을 즐길 수 있는 영식이었다. 물론 IDDC는 앞으로도 며칠 동안 계속 될 테지만, 오늘처럼 동시 접속자 가 많진 않을 테니 말이다.

안도감을 즐기던 영식이의 스마 트폰에 벨소리가 울렸다.

뭔가 하고 스마트폰을 들었던 영 식이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한국 에 계시는 어머니로부터의 전화였 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시 작하던 영식이의 얼굴이 순간 사색 이 되었다. 수화기 너머의 어머니 로부터 상상하지도 못했던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네에? 엄마! 무슨 말씀이세요?

검찰이라니요?"

무려 검찰청에서 영식이를 찾는 다는 연락이었다. 남다른 컴퓨터 실력으로 이른 나이에 현직을 시작 한 덕에 약간의 카리스마도 보였던 영식이 었다.

하지만 검찰이란 말에 평정심은 깨졌고 무슨 일인지 알기도 전에 손발이 먼저 떨렸다.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와는 다르 게!

톰의 하드웨어 리뷰라는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 관련 제품 리뷰 사이트가 해당 분야 T0P3로 성장 한 비결이었다.

IDDC 2003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IDDC 2003에서 가장 확 실하게 적용될 핵심 가치였다. IT 기기 리뷰어들은 예외 없이 모두가 IDDC 2003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게 리뷰를 쓰면 네 티즌들의 관심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덕분에 톰의 하드웨어 리뷰의 창 립자 토마스 팹은 IDDC 2003의 메인 이벤트인 유재원 회장의 발표 도 끝까지 보지 못하고 중간에 나 와야 했다.

"아이쿠, 늦었군."

나름 일찍 나온다고 했는데, 판 매대 앞에는 긴 줄이 세워져 있었 던 것이다.

IDDC의 전통 중 하나가 발표와 동시에 판매도 시작된다.

놀라운 일이었다.

웬만한 기업의 신제품 발표회장 을 가 봐도 현장 판매를 동시에 하 는 기업은 별로 없었다.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었다. 발 표 후에 며칠 혹은 몇 주의 기간을 둔 후, 판매를 시작하는 게 보통이 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발표회를 준비하는 것은 상당히 큰일이었고, 무슨 제품이든 신제품을 개발하는 건 어려운 일이기에 조금의 시간이 라도 더 확보하고자 발표와 발매사이에 시간을 더 두는 것이다.

그렇지만 ID 그룹은 달랐다.

IDDC는 곧 출시일이었다. 덕분 에 신제품이 하루의 간격으로 쏟아 지니, 토마스와 같은 얼리어답터들 은 8월만 되면 주머니 사정이 매우 열악해진다.

그나마 토마스는 운영 중인 리뷰 사이트가 잘 되어서 고정 스폰서도 생기고, 애드센스를 통한 광고도 늘 들어오고 있어서 부담은 덜한데, 개인 자격인 이들은 강제 면식 수 행, 이른바 식비까지도 바닥을 쳐서 라면만 먹고 살아야 하는 경우 도 많았다.

이처럼 IDDC에서 발표와 함께 제품 발매라는 게 전통이 되자, 메 인 스테이지의 발표는 뒷전으로 미 루고 줄을 서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조그만 스 마트폰에 얼굴을 푹 묻고 있다는 것인데, 메인 스테이지 발표는 스 마트폰 스트리밍을 통해 보고 있는 것이다. 무선 인터넷이 빵빵하게 터지는 행사장이었기에 스트리밍에 는 조금의 버벅임도 없었다.

행사장까지 와서 직관은 안 하고 스마트폰의 조그만 화면으로 본다 는 게 이상한 광경이지만, 토마스 같은 사람에겐 조금이라도 먼저 실 물을 손에 넣기 위한 처절한 경쟁 이었다.

"그나마 N페이 줄이 짧군."

판매대는 크게 3개로 나눌 수 있 었다. 현금, 카드 그리고 N페이. 현금이나 카드 쪽은 벌써 긴 줄이 만들어진 반면 N페이는 그 줄의 반의반이었다.

과거 리뷰를 위해 N페이를 만들었던 토마스였기에 당연히 N페이 결제 전용 매대 쪽에 섰다.

판매가 시작되는 건 메인 스테이 지의 발표가 끝나고 나서였기에, 토마스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 러면서 N페이에 대한 기억들이 새 록새록 떠올랐다.

"N페이가 편하긴 했지."

넥스트컴에서 마블이나 DC 혹은 웹툰과 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를 보는 데 편리하게 사용했던 N 페이 였다.

다만 지금까지는 ID 그룹의 인터넷 서비스 말고는 활성화되지 않아 서 아쉬워했던 기억이 났다.

일이 많아진 지금에는 넥스트컴 에서 코믹스를 보는 일이 줄어서 N페이를 쓸 기회도 없었던 토마스 였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켜고 N 페이 앱을 열자 잔액이 바로 보였 다. 120N 포인트였다. 1N 포인트는 10센트였으니 12달러뿐이라는 이야 기였다.

"충전을 해 놔야겠군."

토마스는 자연스럽게 충전 버튼을 눌렀다. 거기서 신용카드를 선 택한 다음 900달러를 충전했다.

N페이와 연동되는 신용카드 역 시 일찌감치 등록된 상태였기에, 간단하게 9,000N포인트가 바로 충 전되 었다.

마음 같아선 세 가지 색 모두 동 시에 구입하고 싶었지만, 아직 개 인 사업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지금은 단 한 대만 살 수밖에 없었 다.

잠시 후.

"탁월한 선택이었군."

메인 스테이지에서의 유재원 회 장의 발표가 끝나고서 안드로이드 S3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판매가 시 작되 었다.

일찍 나와서 줄을 선 것, N페이 를 미리 충전해 둔 것 모두가 탁월 한 선택이었음이 바로 드러났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판매가 시작 되었고, 판매 시작과 함께 줄은 몇메인 스테이지에서 유재원 회장 의 발표를 모두 경청하고 나온 사 람들은 그야말로 맛있는 음식을 배 부르게 먹고 나온 사람처럼 다들 만족스러운 얼굴들이었다.

이 중 반 이상은 현장 판매대 앞 으로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토마 스가 줄을 섰을 때부터 좀 길었던 느낌이 나던 대기 라인은 순식간에 몇 배로 불어났다.

-판매를 시작합니다!

-질서를 지켜주시면, 모두가 빠르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혼란도가 높아졌다. 그러자 ID 그 룹 측에서 바로 현장 통제에 보다 많은 사람들을 투입하면서 금세 질 서가 잡혔다.

그러면서 판매가 시작되었다.

몇 시간 대기하면서 줄을 선 대 가로 누구보다 먼저 신제품을 손에 든 사람이 패키지를 번쩍 들며 환 호했고, 줄을 서던 사람들이 박수 를 쳐 줬다.

매의 눈으로 그 모습을 확인한

토마스는 패키지 자체는 전작과 크 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바로 알 아봤다.

실물은 보석처럼 화려한데도 패 키지는 ID 그룹의 전통적인 스타일 을 고수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했 는데, 역시나 토마스의 예상처럼 매대마다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달 랐다.

제일 느린 건 역시나 현금 쪽이 었다.

일일이 돈을 세서 확인을 하고,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것이 다 일이 었으니 말이다.

다음이 신용카드였다. 신용카드 는 카드만 받아서 POS 기기에 넣 고 결제 버튼만 누르면 되니 계산 이 간편했지만, 금융 전산망에 접 속해 결제를 기다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조금 있었다.

게다가 한 곳에서 여러 대가 동 시에 결제를 하면 지연 시간이 더 길어졌다.

제일 빠른 속도는 N페이 전용 라인이었다.

"어떤 모델로 주문하시겠어요?"

"루비 레드, 기본형으로 주세요."

"네, 899달러입니다."

토마스는 본인 차례가 되었을 때, 고민은 단 1초도 없이 기본형 을 선택했다. 컬러도 유재원이 발 표했을 때 손에 들었던 강렬한 레 드로 선택했다.

결제 수단은 당연히 N페이.

"여기 주문서입니다. 확인해 보 시고 맞으면 QR코드를 찍은 후 승 인해 주세요."

POS 기기의 구매자 쪽에 설치된 LCD 화면에 QR코드와 함께 주문 한 모델과 가격이 함께 떠올랐다.

토마스는 미리 실행한 N페이에 서 QR코드 아이콘을 클릭한 후, 승인 버튼을 눌렀다.

그걸로 모든 결제는 끝이었다.

종이백에 포장된 기본형 패키지 를 받아 들고 바로 현장을 벗어났 다.

토마스가 899달러짜리 기본형 패 키지를 구매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았다.

무척이나 빠른 결제였다.

물건을 받아 든 토마스는 바로 자리를 옮겼다.

숙소로 잡아 둔 근처의 호텔로 가서 언박싱부터 시작했다.

회귀로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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