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754화 (754/1,007)

730회

프로듀스 마이 슈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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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로고가 지나간 다음, 자유의 날개라는 타이틀 화면이 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제목은 작게, 짙은 하늘색으로 멋들어지게 써진 자유의 날개라는 부제는 큼지막하게 나오는 타이틀 화면이었다.

-스타크래프트다!

-두 번째 확장팩이라니. 좀 실망. 별로 바뀌는 것도 없을 거 아냐.

-실망은 얼어 죽을. 메타 하나만 바뀌어도 스타리그는 완전 뒤집어지는 거다. 2였으면 다 죽는 거였어.

-자유의 날개? 테란 캠페인이라는 거임? 테징징, 살판나겠네.

-너. 저징징이지?

-저그 독재는 이제 끝이다!

유튜브 라이브의 채팅창엔 다국적의 팬들이 한층 더 빠르게 채팅을 올렸다.

2일 차에 안드로이드 S8과 차세대 번역기 발표 후, 유튜브에는 유재원의 말 그대로 번역 서비스가 바로 지원되는 업데이트가 이뤄진 덕이다.

WWW 서비스로 별도의 클라이언트가 없이, 서버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만으로 모든 유저들에게 일괄 적용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유튜브 유저들이 느끼기에는 단 1시간의 서버 점검 시간이 지나고 나자 많은 것이 바뀐 것처럼 보였다.

차세대 번역 시스템은 물론이고, 강화된 구독 정책과 AI 분석을 통한 맞춤 추천 동영상, 싫어요 버튼이 새롭게 추가된 대표적 기능이었다.

싫어요 버튼이란 추천 버튼이 상하로 뒤집힌 모양인데, 좋아요 버튼과는 달리 누적된 숫자가 모두에게 공개되진 않고 영상을 올린 유튜버에게만 보인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싫어요 버튼을 누르면, 해당 유튜버의 동영상이 추천 영상에 더는 오르지 않게 된다. 유튜브의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이 참고할 수 있는 좋은 개인화 데이터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덤으로 비추천이 계속 쌓이는 유튜버들는 모니터링 리스트 상위권에 오르고,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 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정책도 생겨났다. 혐오스럽고 증오를 전파하는 식의 콘텐츠라면 1차적으로 광고가 모두 차단되고, 이후에도 계속 변화가 없을 경우에는 채널 블록과 함께 유튜버의 영구 차단이 이뤄진다.

2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악의적인 사용자들이 멀쩡한 유튜버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으니, 광고 차단 전에 정확한 판단이 필수다.

비단 유튜브 서비스만이 아니라, 대단위 유저들이 접속하는 온라인 서비스는 뭐니 뭐니 해도 운영의 공정함이 필수였다.

재미있는 온라인 게임이나, 양질의 콘텐츠가 올라오던 커뮤니티가 한순간에 망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면 십중팔구 운영을 잘못해서 그런 것이었다.

그렇기에 유튜브의 내부 운영 시스템에는 웬만한 법무 법인보다 많은 변호사들을 포진한 상태였다. 커뮤니티 가이드라는 내부 규칙을 법률로 삼아서 그 위반의 여부를 변호사들이 따지는 것이었다.

일반 운영자들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철퇴를 남발하게 되면 생기는 여러 가지 잡음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미 유튜브에서는 영구 차단이 걸린 유저들이 여럿 있었다.

성인물 영상을 대놓고 업로드한 사람들부터, 엽기 동영상 사이트에나 올라갈 법한 사고 영상 등을 그대로 업로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했다. 하지만 책상 앞에 앉아서 썰만 풀던 유튜버들도 몇몇은 영구 차단 딱지를 맞았다.

혐오 조장 때문이다.

이들은 이러한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내걸었지만, 지금껏 유튜브가 법원에서 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운영진들 사이에 법률 전문가가 포진해 있었고,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결정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유튜브에서 그냥 동영상만 보는 일반 유저가 아니라, 업로드도 하고 라이브 방송을 하려면 별도의 약관에 동의해야 하는데, 거기엔 일반 유저보다 훨씬 까다로운 계약서가 있었다.

하여튼 어제자 이후로 유튜브 2.0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거대한 업데이트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채팅창도 마찬가지로 변화가 일어났는데, 다양한 국적의 유저들이 올리는 채팅도 유저가 설정한 나라의 언어로 통일되어 번역된다는 것이다.

“다 죽는다니. 이건 좀 날카로운데.”

유재원의 감탄을 자아낸 드립들도 한국 유저들만의 채팅이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유저들이 올린 것도 많이 있었다.

스타크래프트의 글로벌한 인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다만 인기의 양상은 좀 특별했다. 미국이나 유럽에도 스타리그가 생겨서 현지에 프로게이머들이 다수 생기는 식은 아니었다.

대신 한국의 스타리그를 전 세계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열열히 시청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프로게이머들 인기가 글로벌화되어서 미국과 유럽에도 골수팬들이 생겨나는 식으로 저변이 확대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간이 갈수록 한국의 게이머들과 해외의 게이머들 사이에 실력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졌다. 한국에서는 16강 결선 언저리에서만 맴돌던 프로게이머가 미국으로 넘어가니, 다음 시즌에 결승전으로 직행했다.

반면 한국에 와서 스타리그에 도전했던 외국인 선수들은 최대 3년을 버티지 못했다. 초반에 데이터가 없을 때엔 반짝하며 순위를 올릴 수 있었지만, 분석이 되고 나면 탈탈 털렸다.

더욱이 지금의 프로게이머 판은 한국이 돈을 쓰는 곳이었다.

90년대 말부터 최대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는 TG T1과 일성 칸은 종목에 상관없이 우승을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는데, 패하고 난 다음에는 큰돈을 풀어 선수들을 보충했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최근 프로게이머의 계약 기간이 짧으면 1년, 길어야 3년 정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이적도 활발해서 윈터리그를 마지막으로 시즌이 종료되면 활발하게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AOS의 최고봉 레전드 리그의 폭풍 성장으로 프로리그도 빠르게 정착된 지금에는 스타리그가 밀리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스타리그의 팬들은 e스포츠를 맨땅에서부터 만들어낸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저물어 가는 것에 너무도 아쉬워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가 돈이 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만 올인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넘어 화를 내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장장 10년 만에 두 번째 확장팩이 나오자 열광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두고 봐라. 이제 박서가 부활한다.

-박서? 언제 적 박서냐. 대세는 택뱅리쌍 아니냐.

-이제는 리영호의 시간이다!

덕분에 채팅창에서는 다국적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채팅을 쏟아냈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스타리그에 대한 이야기였다. 올드 게이머의 부활을 예고하는 이들도 있었고, 신예들의 돌풍을 예상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만큼 두 번째 확장팩은 겨우 타이틀 화면만 등장했는데도 모두의 기대를 잔뜩 끌어올렸다.

화려한 CG로 도배된 오프닝 타이틀이 지나고, 인게임 화면이 나타났다. 자유의 날개 첫 번째 미션으로 브루드 워가 끝난 직후의 테란 측 상황이 담겨 있었다.

-에이! 확장팩이라 그런가 그래픽은 좀 별로네.

-그래픽이 뭐가 어때서!

-맞아! 갑자기 3D로 바뀌는 거 아닌가 걱정이었는데. 이 정도면 괜찮지!

“후후, 일단 성공이군.”

유재원은 유튜브 채팅창의 반응에 미소를 지었다.

겉으로 보면 자유의 날개 그래픽은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2D 스타일의 범주를 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게임 엔진에 대격변이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까지는 2D였다. 유닛과 건물이 3D 랜더링된 것이긴 했지만, 랜더링된 이미지를 가져와 2D의 게임을 만들었다. 높이 차가 있다고는 해도 프로그래밍적으로 만들어낸 높이 차이지, 실제 화면이 3D였던 건 아니었다.

반면 두 번째 확장팩인 자유의 날개는 게임 엔진을 ID 테크엔진으로 교체했다. 그럼에도 브루드 워 때의 감각을 그대로 유지했다.

3D 엔진으로 2D의 감성을 유지하는 건 훨씬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장인 정신 넘치는 개발자들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래픽과 조작감도 기존 스타크래프트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모든 유닛들이 3D로 재탄생되었고, 그래픽의 향상도 있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유닛도 대거 늘어나 프로게이머의 전략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혁명적인 변화 대신, 점진적인 변화를 꾀했다.

대신 그래픽의 향상은 프로토스와 저그의 확장팩을 2년의 간격으로 출시하면서 이루기로 했다. 블리자드의 계획대로 2012년 저그의 확장팩이 나오게 되면, 21세기 게임에 맞는 그래픽으로 어느 순간 환골탈태가 끝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선택이 스타리그와 스타 팀리그의 수명을 얼마나 연장해 줄지는 유재원도 감히 예상할 수 없었다.

지금은 RTS 게임보다 AOS 게임의 인기가 월등했으니 말이다.

단적으로 레전드 리그의 시청자 숫자가 스타리그의 시청자 숫자를 넘긴 건 몇 년도 더 된 이야기였다. 지금은 2.2배 차이다. 인기의 차이만큼 대회의 규모나 프로게이머들의 몸값도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와 레전드 리그 사이의 상금 차이는 10배가 넘었다. 다섯 명이서 한 팀을 이루는 팀 게임이라서 상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만, 1인당 나누어 보아도 2배는 차이가 났다. 게이머들의 몸값 차이도 상당한 갭이 생겨서, 요즘은 스타크래프트보다는 레전드 리그 지망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이러한 흐름을 자유의 날개가 막아줄 수 있을까?

그건 유재원도 어렵다고 봤다. 게임의 트렌드는 확실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저 스타리그의 명맥이 21세기 중반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응?

-뭐야? 또 있어?

자유의 날개 시범을 끝으로 블리자드의 발표가 끝난 것으로 예상했던 것일까.

-설마, 4년이란 시간 동안 저희가 하나의 프로젝트만 진행했다고 믿으셨나요?

다시금 무대 위에 등장한 마이크 사장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발표를 이어 나갔다. ID 엔터테인먼트에 편입된 블리자드는 개발진의 숫자를 늘리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

블리자드의 창업부터 ID 그룹의 기업문화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마이크 사장이었다. TO를 늘리는 것 자체는 신중했지만, 인건비를 아낀다는 선택지 자체는 없었다. 신중한 검토로 사업성이 충분히 확인되었다면 과감히 투자했다.

덕분에 블리자드의 개발 인력은 회귀 전의 2배에 달했다.

능력 이상으로 조직을 확장하면 자칫 방만 경영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대단위의 조직을 본인의 손발처럼 휘두를 능력이 있다면 지금처럼 상상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ID 그룹은 이미 한참 전부터 인공지능 골드를 통한 조직 관리가 이뤄져 있었고,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이른바 휴먼 리소스에서 완벽한 최적화가 이뤄진 조직이 ID 그룹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인간미가 없는 회사라는 말도 있다. 사람의 능력이 최고조로 개화했을 때, 골수까지 빼먹고 산화하면 가차 없이 버린다는 식이다.

비약이 심한 말인데, 유재원은 이를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 발표된 자유의 날개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끝내고 나면,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이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1~2분기 정도 지나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나오고 성과급이 지급되면 퇴직이 속출했다.

그렇지만 퇴직자들의 재입사도 많이 이뤄지는 기업이 ID 그룹이었다.

기본급은 동종 업계 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여기에 능력과 성과의 정확한 보상이 이뤄지는 회사도 없다.

이러한 조직 체계를 통해 지금의 블리자드는 몇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졌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던 바로 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두 번째 확장팩! 리치 왕의 분노입니다.

마이크 사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튜브 채팅창은 어마어마한 스크롤이 쏟아졌다. 채팅창에 접속한 이들이 단말마의 감정들을 토해내면서 쌓인 말들이 해일처럼 몰려왔다.

자유의 날개가 기대하지 못한 게임의 등장에 대한 반가움이었다면, 리치 왕의 분노는 말은 못 했지만, 다들 마음속으로 기다리고 있던 게임이었다.

“이번엔 잘되어야 할 텐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확장팩이기도 했다.

MMORPG 게임 역사상 최고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했고, 매출액도 최고였다. 그렇게 찬란한 황금기를 그렸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리치 왕의 분노 이후 하향세를 그렸고, 끝내는 다신 복구하지 못했다.

이번엔 전과 다른 루트로 가기 위해서 스토리부터 시스템까지 여러 가지를 바꾸었다. 자유의 날개와 같은 커다란 모험을 해 보는 것인데, 일단 게이머들의 반응은 최고였다.

리치 왕의 분노로 화려한 게이밍 데이를 시작한 IDDC의 3일 차는 ID 소프트웨어의 더 퍼시픽 확장판과 레전드 리그의 챔피언스 리그 발표로 화룡점정이 되었다.

챔피언스 리그라는 건 각 대륙별 챔피언 팀을 뽑아 월드컵과 같은 토너먼트를 치르는 세계 대회로서, 우승 상금만 5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이벤트였다.

일각에서는 신작 게임 하나 없이, 확장판으로만 도배된 발표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게이머들에겐 고대했던 후속작이 나온 것만으로도 120% 만족하는 발표였다.

그리고 IDDC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작년에는 일주일이나 했던 IDDC였지만, 이번에는 베이징 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전체 일정이 4일로 간소화된 탓이다.

마지막 날 IDDC의 메인 스테이지에 등장한 사람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었다.

미국 최대 공중파인 NBC 사장 아서 왓슨이 IDDC의 마지막 피날레 무대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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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도 완전 감사합니다!!

주말이네요!

재밌고 즐겁게 보내시길~! 건강도 잘 챙기시고요!!

그럼, 월요일에 다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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