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882화 (882/1,007)

858회

셔먼 액트(Sherman 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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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더릭의 장례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러졌다.

막장 전개의 대표적인 요소가 유산분배였지만, 프레더릭의 제일 큰 재산인 셰브롱 지배지분은 일찌감치 티파니에게 이미 상속된 상태였다. 그렇기에 실제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프레더릭의 유언이 공개 되었다.

유언은 2개 파트로 나눠져 있었다.

전반부는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프레더릭의 남은 재산 분배에 관한 것이었다.

프레더릭의 재산 중 셰브롱 지배지분이 제일 컸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프레더릭의 재산은 일반적인 부자의 규모를 한참 뛰어 넘었다.

현금성 재산만 수십억 달러가 더 있었고, 부동산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금싸라기 땅을 가지고 계셨다.

프레더릭은 이 재산을 1/n으로 공평하게 나누어 주셨다. 프레더릭 가문의 모든 가족들과 사위 그리고 손자와 손녀들에게 차별이 없었다.

덕분에 유재원 본인은 물론이고 생각지도 못한 혜성이도 별도의 몫을 받았다.

유럽의 고성이나 뉴욕의 빌딩,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투자된 주식 등등. 머리회전이 빠른 유재원은 재산 목록만 보고도 본인 몫의 규모만 해도 20억 달러 이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대신 본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들은 상속을 취소한다는 프레더릭다운 조건도 있었다. 덕분에 노느라 바쁜 자식들을 대동치 못한 티파니의 이모들과 남편들의 표정이 순간 깨질 정도였다.

유재원은 그들의 명복을 빌었다. 한두푼도 아니고 20억 달러였으니 집에 돌아가면 죽었다고 봐야겠지. 덤으로 이번 만큼 유재원도 티파니의 이모들 편이었다. 해외에 있었기에 임종을 지키는 건 무리였다고 해도, 장례식까지도 불참인 건 문제였다.

이뿐만이 아니라 알프레드 집사님처럼 평생을 프레더릭 가문에 봉사한 분들에게도 분배되는 몫이 있었다.

후반부는 가족들 각각에게 개인적으로 보내는 편지였다.

여기가 프레더릭의 진짜 유언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유재원도 예외 없이 프레더릭으로부터 별도로 전해진 편지가 있었다.

유언장 개봉까지 모든 장례 절차를 마무리된 건 10월 중순이었다.

프레더릭의 부재는 매일 느껴졌다. 유재원보다 티파니에게 전해지는 상실감이 좀 더 컸다. 시시때때로 울적해지는 마음이 그나마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렇게 며칠을 더 집에서 쉰다음 유재원과 티파니 그리고 혜성이의 미뤄진 한국행이 조용하게 이뤄졌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도착한 다음에는 바로 덕진리 고향집까지 논스톱으로 달렸다.

뒤늦게 매스컴에서 유재원의 한국행을 알았지만, 이미 유재원 부부는 덕진리에 도착한 다음이었다.

“할아버지!”

“아이쿠, 우리 강아지 왔구나!”

덕진리에 도착하자 제일 좋아하는 건 역시 혜성이였다. 도도도 하며 달려가 유봉만에게 안겼다.

“할머니!”

“우리 혜성이, 언제 이렇게 컸니? 이제 학교 가도 되겠구나!”

혜성이의 애정은 할머니에게도 이어졌다.

“우리 새아가, 마음 고생이 크지? 여기서는 푹 쉬다 가거라.”

티파니에게도 부모님의 관심과 배려가 이어졌다. 프레더릭의 별세 소식은 덕진리에도 상당히 빠르게 알려졌다. 부모님도 장례식에 참석을 하려고 했지만, 조용한 장례를 못 박은 프레더릭의 유언 때문에 성사되진 못했다.

“나는 이제 찬밥이에요?”

혜성이와 티파니에 밀려 찬밥이 된 유재원은 섭섭하다는 듯 물었다.

“어휴, 너는 쉬라고 해도 듣지도 않을 거 아니겠느냐?”

“아니, 그건 그렇지만.”

역시 부모님은 유재원을 잘 알았다.

프레더릭의 장례로 인해서 한국행 일정은 10일 정도 미뤄졌다. 그사이에 김대석이 최대한 유재원의 일정을 재조정해 놓았다. 다행히 한국에 들어와서 일주일 정도는 느긋하게 있다가 일을 시작할 생각으로 여유롭게 잡아 놓았던 일정이 많아서 완전히 파투되는 일정은 몇 개 없었다.

대신 내일부터는 열심히 일을 해야 했다.

“그나저나 이게 다 뭐냐?”

부모님의 관심은 곧이어 유재원의 뒤를 따르던 화물차에 옮겨졌다.

보통 화물차도 아니고 무진동 대형 화물차로 컨테이너를 옮기는 대형 트럭이 덕진리 마을 입구까지 와 있었다.

“네. 마을 일손을 도와줄 물건을 가져왔어요. 보실래요?”

“그래! 한번 보자.”

무진동 트럭은 조심스러운 운전으로 마을 중앙 회관의 넓은 앞마당까지 들어왔다. 그러고서 트럭에 타 있던 엔지니어들이 화물칸의 윙도어를 열었다.

유재원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부터 중앙 회관에는 마을 어르신들도 구경을 나와 있었고, 화물칸의 윙도어가 열리자 저마다 독특한 반응을 보이셨다.

“저게 뭣이당가?”

“로보트 아녀, 로보트.”

“촌스럽게 로보트라니. 아틀라스라는 거여. 올 초에 일본에 큰 지진 났잖어. 그때 후쿠시마에 투입된 거 뉴스로 많이 나왔잖어.”

어르신들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 화물칸에 있던 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대표 이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였다.

그것도 최신 버전이었고, 총 4대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4평 규모의 컨테이너 임시 시설도 있었다.

아틀라스 로봇의 충전과 각종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하드웨어 재정비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회사에서는 일명 커맨드 센터라는 별명이 있었다.

“이 비싼 놈으로 밭농사를 짓는다는 거지?”

“네, 부담 없이 사용하시면 됩니다. 방수가 되니까 쌀농사도 문제 없어요.”

부모님은 오래전에 농사를 그만두었지만, 큰아버지를 비롯해 친척분들은 아직도 농사를 직접 짓고 있었다. 그렇다고 농사가 이분들의 주 수입원은 아니었다. 유재원은 부모님뿐만이 아니라 큰아버지와 친척분들의 생계를 다양한 방법으로 챙겨드렸으니 말이다.

농사라는 건 일을 끊을 수 없는 큰아버지와 친척분들의 공동 취미 활동과 같았다. 게다가 취미라고는 해도 농사를 짓는 규모가 상당했다.

덕진리 주변의 논들과 밭은 모두 큰아버지나 친척들의 소유였다. 여기서 나는 쌀이나 각종 채소는 유재원에게도 전해져서 매일 식탁에 오르고 있을 정도였다.

아틀라스 로봇은 앞으로 몇 년 동안 큰아버지와 친척분들의 농사를 도와줄 전천후 돌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아틀라스로 겨우 농사일이라니.

그렇지만 유재원이 하는 일이 다 그렇듯,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틀라스의 범용성과 내구도의 증명이었다.

시골 어르신들의 농사일이란 그야말로 계절에 따라 다 달랐다.

기본적인 쌀농사를 중심으로, 텃밭에서 계절에 따라 각종 채소들을 길렀다. 밭을 따로 두고 있는 경우 콩부터 배추까지 다양한 작물들도 길러졌다.

이러한 작물에 따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해 줘야 한다. 트랙터를 비롯해 다양한 농기구가 보급되어 힘든 작업을 대신할 수 있었지만, 그 농기구를 돌리는 건 역시 사람이 해야 했으니 말이다.

유재원이 처음부터 아틀라스 로봇을 가지고 덕진리 수준의 자그마한 일을 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었다.

후쿠시마에서 영웅적인 모습을 선보였던 아틀라스 로봇으로 전 세계적 인지도를 얻은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바로 대량 생산 채비에 들어갔다. IDDC에서 대량 생산을 발표했을 때에는 공장이 한창 지어지고 있었던 무렵이었다.

그러면서 아틀라스 로봇을 비롯해 각종 로봇들의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의만 많을 뿐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는 건 얼마 없었다. 게다가 주문이 들어온 것도 매우 의심스러운 곳이었다.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페이퍼 컴퍼니가 10대, 20대씩 주문을 했으니 말이다.

보나마나 아틀라스 로봇에 들어간 기술을 어떻게든 복제해 보려는 용도로 쓰일 게 분명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복제될 기술은 아니었지만, 실제 구매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건 문제였다.

아무래도 미국 국방성이 독점 납품을 요구했을 때, 아틀라스의 몸값을 비싸게 부른 후유증 같았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독점에 소량 납품이라 몸값이 3억 달러가 된 것이지, 대량 생산이 되면 훨씬 줄어들게 된다.

IDDC에서 발표한 것처럼 월간 10만 대씩 생산된다면 1대당 가격은 5억 원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일반인에겐 부담이지만, 기업에서는 한번 시도해 볼 만한 가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용 로봇 중에 5억 원이면 저렴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단적으로 세계적 산업용 로봇 제작사인 화낙의 고급형 라인업의 경우 10억 원대 이상이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산업용 로봇은 사전에 입력된 작업만 수행했다. 만약 작업을 변경해야 한다면, 일일이 소스 코드를 수정해야 했다.

반면 아틀라스는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건 물론이고, 사람이 작업하는 모습을 따라 하면서 학습을 했다. 처음엔 불량이 좀 나올 수도 있지만, 학습이 어느 정도 되면 사람보다 더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게 된다.

대신 항상 온라인 상태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게 단점이지만, 요즘 인터넷 안 되는 곳은 없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에 장점도 많은 아틀라스인데, 문제는 실질적인 주문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룹 차원에서 문제를 분석한 결과 원인이 밝혀졌다. 아틀라스의 신뢰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뢰도는 중요한 문제였다.

후쿠시마에서는 단 한 번의 오류도 없이 미션을 수행하면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지만, 365일 쉬지 않고 작업을 하는 건 별개의 일이었다.

이족 보행인 만큼 구동 방식이 매우 복잡한데, 각 연결 부위가 고장 없이 계속 작동하는지가 검증되지 않았다.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잔고장이 많이 생기고, 이를 고치기 위해 생산 라인이 멈추면 그것대로 손해였다.

무엇보다 아틀라스가 사람의 작업을 완벽히 대행할 수 있을지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피드백이 많이 들어왔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 유재원과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 로봇을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 투입해서 내구성과 능률을 증명하기로 했다.

농사의 경우에도 미국에서는 이미 거대한 농장에 아틀라스 수십 대를 무상으로 대여한 상태였고, 한국과 같은 자그마한 규모의 농사일에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 있는 4대도 그중 일부였다.

“큰아버지가 아틀라스를 맡아 주세요.”

“그래도 되는 거냐?”

유재원은 큰아버지에게 아틀라스를 맡겼다.

큰아버지의 원래 직업이 덕진리 이장이었다. 마을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정부의 지원으로 나온 공용 농기구의 순번을 정하는 것도 원래 맡고 있던 일이었다. 아틀라스도 첨단 로봇이라는 타이틀을 빼면, 범용적인 농기구로 취급할 수 있었으니, 가장 적합한 인사였다.

“근데 난 이런 거 처음 써 보는데 말이다.”

“걱정 마세요. 여기 유준영 엔지니어가 몇 달 동안 상주하면서 아틀라스의 사용법을 큰아버지는 물론이고 마을 분들께 모두 알려드릴 테니까요.”

“안녕하십니까!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선임 연구원 유준영입니다!”

유재원의 소개에 유준영이 마을 어르신들 앞으로 나와 큰 소리로 인사했다.

사실 유준영도 얼떨떨한 상태였다. MIT를 졸업하고 보스턴 다이나믹스에 입사한 게 2002년이었다. 이후 아틀라스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거의 9년 동안 연구 개발에 매진했고, 선임 연구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투입되었던 아틀라스도 유준영의 손길이 닿았던 모델이었다.

사고 수습으로 엄청난 보너스도 터졌고, 온갖 언론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후 유준영은 본인의 인생에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꽃길의 끝이 덕진리라니.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직속 상관에게서 한국으로 가서 아틀라스에게 소소한 농사일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른다.

그에게 반전이 일어난 건 프레더릭의 위독과 장례로 인해 유재원의 스케줄이 조정되면서였다. 한국행 일정이 조정되면서 유준영은 원래 가야 했던 전라도가 아니라 덕진리로 배정이 된 것이었다.

주어진 임무는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ID 그룹 그 자체인 유재원 회장의 직계 가족들 그리고 친척들이 모여 사는 덕진리에 입성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다.

덕분에 2주 전만 해도 풀이 죽어 있던 유준영은 한껏 흥분한 상태였다.

“그리고 아틀라스를 특별하게 취급할 필요도 없어요. 힘 좋은 머슴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단순히 짐을 옮기는 것부터 제초 작업이나 농기구 운전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을 거예요.”

유재원의 마지막 설명이었다.

곧이어 아틀라스의 하역 작업이 바로 시작되었다.

유준영 연구원이 아틀라스와 직결된 안드로이드 패드를 켜서 인증을 풀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가볍게 명령을 내리자 아틀라스는 본체를 묶고 있던 결속을 스스로 풀고 화물차에서 내려왔다.

곧이어 크레인을 이용해 커맨드 센터를 내렸다.

유준영은 분주히 움직이면서 커맨드 센터에 전원과 인터넷을 연결하고, 아틀라스 로봇을 소환해 상태를 체크하는 등의 기본 설치 작업을 수행했다.

“로보트를 저런 허술한 건물에 보관하면 도둑맞을 거 같은데 말이다.”

그 작업을 지켜보던 아버지가 한마디 거들었다.

도둑 걱정이 엄살이 아닌 게, 덕진리를 털어 한탕하겠다는 도둑들이 제법 있었다. 삼엄한 경비 덕에 성공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간 큰 도둑들은 많은 것이다. 아틀라스의 몸값은 이미 유명하니 이걸 넘보는 도둑이 또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카메라 달린 거 보이시죠? 인공지능 CCTV예요. 적외선 필터도 있어서 밤이라도 누가 접근하면 다 알아봐요. 게다가 아틀라스는 1대 무게가 80kg이 넘어요. 허가되지 않은 사람이 만지면 저항도 하고요. 만약 도둑이라고 판명되면 바로 경비가 울려서 경호팀도 출동할 거예요.”

덕진리는 매우 특별한 마을이었기에 ID 그룹의 경호실에서 경비를 책임지고 있었다.

유재원의 부모나 친척을 납치해 돈이나 기술을 요구할 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었고, 그런 사고는 애초부터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최선이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용담호혈과 같은 곳이었으니, 아틀라스를 노리는 도둑이 있더라도 이곳만큼은 절대 넘볼 수 없었다.

와아!

아틀라스 로봇이 움직이는 모습에 환호성이 터졌다. 거기엔 혜성이도 있었다. 단순한 상태 체크 작업으로 팔다리를 움직이고 주변을 걷고 뛰는 정도였지만, 그 자체로 너무나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재원아. 잠깐 시간 돼?”

“응? 물론이지.”

유재원도 상상만 했던 장면이 현실이 되는 이 장면을 흐뭇하게 지켜보는데, 티파니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알프레드 집사님 말이야. 집사님께 우리 집을 맡기는 게 어때?”

티파니가 무슨 말을 할까 싶었는데 알프레드 집사님을 언급했다.

그러고 보니 프레더릭의 장례식 이후, 프레더릭의 저택에 고용되었던 이들은 모두 해산되었다. 마치 직장 폐쇄조치가 내려진 것처럼 말이다.

다행히 이들은 거의 모두 프레더릭 집안 내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지만, 알프레드 집사님은 지금까지도 미정인 상태였다.

오랫동안 프레더릭을 모신 것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알프레드 집사님이 당장 은퇴할 나이는 아니었다.

그런 알프레드 집사님이 자신의 집으로 와주신다면?

“와 주신다면 나는 좋지.”

김대석은 매우 유능한 비서였다. 하지만 유재원의 개인적인 대소사 전체를 맡는 건 아니었다. 알프레드 집사님 와 주신다면 천군만마가 따로 없다.

“그리고…….”

“응? 또 할 말 있어?”

티파니의 말은 아직 다 끝난 게 아니었다.

“둘째 말이야. 오늘부터 제대로 해 보자. 딸이면 좋겠지만, 아들이라도 괜찮아.”

거침없는 들어오는 티파니의 말에 유재원은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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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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