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로 압도한다-945화 (945/1,007)

921회

뉴 노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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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다른 결과라니요? 제대로 근거를 제시해 주십시오.

이번에도 정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검사단 쪽에서 말이 나왔다.

안광 레이저를 받았던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이었다. 자, 이번에도 안광 레이저가 쏟아질까?

-물론입니다. 아무리 제가 대통령이라고 해도 아무런 근거 없이 주장하면 큰일난다는 걸 모를 리 있겠습니까?

의외로 정 대통령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근거는 2개입니다. 기소가 잘못되었고, 재판 역시 엉터리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풉!”

대회의실을 라이브로 비추는 텔레비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유재원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기소와 재판이 잘못됐단다. 그게 사실이긴 했지만, 너무나 직선적이었다. 마치 개판으로 진행 중인 스포츠 경기 중에 작전 타임을 부른 감독이 ‘너희는 두 개만 하면 돼, 공격과 방어야!’ 하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정 대통령의 지적도 사실이었다는 점이다.

-기소가 잘못되었다는 건, 여기 검찰에서 제출한 공소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 대통령은 중앙의 대형 TV에 공소장을 큼지막하게 띄웠다. 그러자 검사단 쪽에서 다시금 술렁거렸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잘못은 차량의 각종 데이터가 검사장에서 측정하는 것과 실제 주행에서 큰 차이가 났다는 걸 인지하고도, 아무런 시정 없이 판매를 시작하도록 한 것에 있습니다. 연비, 엔진 출력, 배기가스에 포함된 오염 물질이 완전히 다르면, 다른 차종을 속여서 판 거 아닙니까? 그러니 사기죄도 걸 수가 있었습니다. 저라면 그렇게 했고요. 하지만 법원에 제출된 기소장에서는 사기죄가 빠져 있지요?

=대통령님, 그것은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공소장은 어디서 얻은 것입니까? 불법으로 취득된 문서 아닙니까?

이번엔 검사단 측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언이 터져 나왔다.

-어디서 얻었는지는 비밀입니다. 물론 불법은 아닙니다. 만약 이 공소장 공개로 문제가 된다면 제가 책임지면 될 일입니다. 그러면, 여기 앉은 검사님들께 물어보겠습니다. 사기죄가 적시되지 않은 걸 설명해 볼 수 있겠습니까?

=그, 그것은 폭스바겐 코리아 측에서 조작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증거를 찾아야 했고, 카탈로그 스펙과 실제 판매된 차량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아서…….

-제가 보고 받기로 배기가스 조작 차량과 카탈로그 스펙의 차이는 충분히 오차 범위 밖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하니 일단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다만 이 방송을 보고 계실 국민들께서는 이해해 주실지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대답을 이어가던 검사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입을 닫았다. 열린 토론이라고 해서 나왔더니 이런 식이라니.

당연히도 이러한 흐름은 정 대통령이 생각해 놓은 것이었다. 열린 토론에 들어가겠지만, 그에 앞서 잘못된 것들은 확실히 보여 준 다음 나아가겠다는 것이었다.

-재판의 경우에도 이상한 점이 많습니다. 일단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느냐가 제일 의문입니다. 비록 공소장은 엉망이긴 했지만, 증거는 확실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재판도 길어졌고, 결국 무죄가 나왔습니다. 이 결과에 납득하신 국민이 몇이나 됩니까? 당연히 의문을 가진 국민이 훨씬 많았고, 국민들은 답도 찾아냈습니다. 폭스바겐 코리아 대표가 선임한 화려한 전관예우 변호인단에서 말입니다. 실제로 폭스바겐 코리아의 대표가 선임한 변호사 5명은 변호가 개업을 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전직 고위 법관과 검사로 구성되어 있었지요.

-전관예우라는 게 대체 뭡니까?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저는 이것을 사법 권력의 사유화라고 봅니다. 유죄가 나올 것을 무죄로 만들어 주고, 징역이 나올 것을 집행 유예로 만들어 주는 기간제 권력을 부여하고 이걸 아주 비싼 값에 거래하는 것이지요.

=대통령님! 그것은 전체의 일부만으로 확대 해석을 하는 겁니다.

-일부라고요? 이 데이터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요?

텔레비전 속 정 대통령은 잘됐다는 표정으로 대형 TV에 새로운 데이터를 띄웠다. 전관예우 변호사들의 수입을 도표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전관예우를 받는 기간 내의 수입과 전관예유가 끝난 시점에서의 수입을 연평균으로 계산한 자료였다.

-전관예우가 적용된 변호사들의 수입은 월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거두었지요. 게다가 전관예우도 등급이 있는 모양입니다. 전관의 직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수입도 커지니 말입니다. 그런데 전관예우가 끝나고 나서는 저기 보이는 것처럼 월 1천만 원대로 수입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전관예우를 받는 당사자는 좋겠지요. 어마어마한 고수익이 보장되니까. 대신 그 결과로 사법권이 돈 많은 사람들의 사유화가 되었고 법의 정의는 땅에 떨어지는 겁니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전관 변호사들 역시 일인당 수임료는 수억 원대였습니다. 대신,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매연을 뿜어내고, 문제의 자동차를 구입한 오너들에겐 스펙을 속이고 차를 팔았던 폭스바겐 코리아에 대한 정의 구현은 1심에서 실패했지요. 그것뿐이겠습니까? 폭스바겐 코리아와 비슷하게 국민을 속이는 다른 범죄자들에게도 이렇게 하면 무죄라는 확신을 준 거 아니겠습니까.

-인공지능이 담당했다면 어땠을까요? 공소장을 쓸 때 사기죄 항목을 뺐을까요? 재판장에서 피고 측 변호사가 전관이라고 예우를 해 주었을까요? 당연히 아니죠. 그래서 제가 180도 다른 결과가 나올 거라고 확신했던 겁니다.

발언을 마친 정 대통령은 자세를 바로 하고 맞은편 검사들에게 손짓을 했다. 이제 마음대로 말해 보라는 신호였다.

검사들은 다들 이마에 땀이 번들거렸다. 그러곤 자기들끼리 머리를 모으고 뭔가 열심히 의견을 나누었다.

이들도 대통령과 열린 대화를 한다고 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하고 나왔지만, 이렇게 전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시간을 더 드려야 합니까?

노련한 정 대통령은 검사들이 잔머리를 굴릴 시간을 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아, 아닙니다.

=그러면 반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다만 그 전에 저희의 발언은 검찰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의견이라는 걸 확실히 하겠습니다. 일단 대통령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는 게 사실입니다.

-잠깐. 지금 발언하신 분은 어디의 누굽니까? 개인의 의견이라는 건 이해합니다만, 어디의 누구라고 밝히고 말해 주시죠.

=넵! 서울 지방 검찰청 이정구입니다. 대통령님의 생각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청과 법원에서 열심히 본인의 직분을 다하고 있는 이들을 모두 싸잡아 문제 삼는 부분은 감히 동의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본인께서 바라시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전관예우의 문제라고 몰아가는 게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저는 이러한 발언이 재판부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은 항소가 결정되었고, 결국 대법원에 가서 확정이 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통령님께서 말씀을 하시면 재판부는 압력으로 느낄 것이고, 이는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이정구 검사는 최대한 법조인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 몰아갔다.

반면 정 대통령의 눈길은 한층 더 매서워졌다. 그 모습에 이정구 검사는 움찔했지만, 정 대통령이 그의 말을 중간에 끊지는 않았다.

이정구 검사 역시나 이미 시작한 몸이었으니 끝까지 가기로 하고 발언을 계속 이어 나갔다.

=또한, 인공지능이 과연 사람을 수사하고, 심판을 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게 법조인들은 물론 국민들의 생각일 겁니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둘째 치고라도, 인공지능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사기업에 사법 권력을 주는 것은 국민들 누구도 원하지 않을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전관예우를 비판하셨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사법부를 장악하게 되면 그보다 훨씬 더 심한 권력의 사유화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발언을 마친 이정구는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이 검사의 말은 인공지능의 재판 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뭐 그런 뜻입니까?

=그보다 더 깊은 뜻이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 요약하신다면 반론은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인공지능을 조작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전통의 수단을 쓰는 게 더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전통의 수단이라니요? 확실히 말씀해 주십시오.

정 대통령을 압박하는 이정구 검사였지만, 눈빛은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 전관예우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던 정 대통령이었고, 심지어 검찰의 부장검사 출신이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의 해킹이라니. 누가 이걸 가능하다고 합니까?

=가능성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IT 전문가 중에는 흔적이 남지 않는 해킹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게다가 빅 브라더 문제도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많은 부분에서 ID 그룹에 종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법부까지도 허락한다면 민감한 수사나 재판의 데이터도 모두 ID 그룹의 서버로 넘어가게 되는 겁니다.

말을 쏟아내는 이정구 검사의 모습도 잔뜩 상기되었다. 대한민국에서 ID 그룹에 맞서는 건 소중한 뭔가를 걸고 해야 하는 일로 인식되고 있었다. 이정구 본인도 정 대통령이 다이렉트로 빈볼을 던지지만 않았다면 이런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슬슬 등판할 시간이네요.”

대통령과 검사들이 잡고 있는 이슈가 인공지능과 해킹으로 넘어갔다. 그 모습에 유재원은 벗어놨던 겉옷을 챙겨 입었다. 곧이어 수행원들이 다가와서 유재원의 스타일을 제대로 잡아 주었다.

-해킹이 가능하다라. 그 말씀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럼 당사자를 직접 모셔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죠.

=예? 당사자라니요?

정 대통령의 말에 검사들은 화들짝 놀랐다.

공중파는 물론 케이블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국에 방송되는 대화에서 이렇게나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는데, 또 누굴 불러낸다니.

“유 회장님, 대회의실로 이동하실 타이밍입니다.”

마침 검사와의 대화라는 특별한 열린 토론의 연출을 맡은 PD가 직접 달려와서 이동할 때임을 알렸다. 이미 준비를 마친 유재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우와아!

세종시 정부 종합 청사 대회의실에 커다란 함성이 터졌다. 방청객이 흥분해서 터트리는 함성이었다. 바로 무대로 등장하는 유재원의 모습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함성이 터져 나와 버렸다.

방청객들은 평일에 여유가 좀 있던 대학생들이나 쉬고 있던 사람들 중에 모집을 받았다. 이번 이벤트가 정치적 이슈의 중심에 오르면서 관심이 집중되었고, 몇 시간 앉아 있는 것으로 17만 원의 일당을 준다는 조건까지 알려지면서 지원자가 폭발했다.

접속자가 몰리면서 추첨을 통해 선발되었는데, 상당수는 젊은이들이었다. 젊은이들이라고 하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미 대통령과 검사들의 날 선 대화를 코앞에서 관전하는 건, 그야말로 흥미진진했다. 일단 정 대통령이 뒤도 없다는 식으로 시원하게 포문을 열었고, 이에 맞서는 검사들 역시 정 대통령의 말에 반박을 하면서 수위 조절 따위는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인공지능의 신뢰성이나 해킹, 빅 브라더 문제가 거론되었다. 곧이어 정 대통령이 전문가를 모셔서 직접 얘기를 들어보자는 제안을 했고, 다들 설마했다.

“안녕하세요? ID 그룹 유재원입니다.”

그 순간 유재원이 거짓말처럼 무대에 등장했다.

유재원을 위한 자리는 대통령과 검사들 사이에 놓인 대형 TV의 옆자리였다. 프레젠테이션을 하기에 딱 좋은 자리였다.

“어려운 걸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이번 사안은 저도 직접적인 관계자이니만큼, 공개된 자리에서 많은 분들께 설명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네,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조금 전 저기 이정구 검사님께서 인공지능의 해킹 가능성과 민감한 개인 정보 수집을 통한 빅 브라더의 발현을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한 유 회장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사회자가 없으니 정 대통령이 유재원에게 다이렉트로 질문했다. 질문을 받은 유재원은 이정구 검사를 슥 보았다.

이정구 검사는 유재원과 눈이 마주치자 놀란 말미잘처럼 확 움츠러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 대통령과 유재원 둘 중에 누가 더 위협적이냐고 한다면 단연 유재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정구가 정 대통령에게 취조하듯 해도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다. 국민들 사이에 욕이나 좀 먹고 말겠지만, 검사 생활에 지장을 주는 조치는 못 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이번 이벤트에서 말실수를 조금이라도 하여 언론에 트집 잡힐 일이 생긴다면, 2년 후 있는 재선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

그러면 야당에 도움을 준 공으로 승승장구도 장담할 수 있다.

반면 유재원은 달랐다. 대통령의 권력은 시한부였지만, ID 그룹의 권력은 영원했다. 당장 사법부의 판사와 검사 자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도 유재원의 작품이었다. 심지어 미국판 전자정부의 인공지능을 납품하기도 했다.

그뿐인가?

저번 주 출시된 안드로이드 Z3를 보면 미래에서 가져온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걸 죄다 만들어 낸 장본인이 유재원이었다.

검사들도 그 어렵다는 사법 시험을 통과하고 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지금의 자리에 오른 엘리트라는 의식이 있었지만, 유재원 앞에선 태양 앞의 반딧불과 같은 수준이었다.

그런 유재원의 영향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유재원과 대적했다가 파탄이 난 사람들의 숫자도 어마어마했다.

MS의 게이츠 사장부터 시작해서 클라크 록펠러와 잡스까지 하나같이 거물들이었다. 그런 유재원이 평검사 하나 치우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극도의 긴장감이었다.

유재원은 포커스가 자신에게 모이는 걸 느끼며 발언을 시작했다.

“저는 조금 전까지 여기서 가까운 대기실에서 대통령님과 검사님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일단, 검사님들의 태도가 상당히 오만했습니다. 정 대통령님께서 지적한 것들은 충분히 이의를 제기할 만한 것들이었는데, 사법부와 재판의 독립을 운운하다니요. 오히려 헌법으로 보호할 만큼 중요한 사법부의 독립성을 면피를 위한 방패로 삼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 유 회장님! 그렇게 들으셨다면 완전 오해입니다.”

이정구 검사는 펄쩍 뛰며 부인했다. 하지만 유재원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가 만든 인공지능에 대한 해킹을 자신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검사님의 말만 들어보면 제가 고소를 하면 무조건 승소할 것이고, 제가 고소를 당하면 모두 무죄가 날 거라고 들리는데요. 이는 기계 학습에 대한 상식 자체가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대단히 위험한 오해이기도 하지요.”

인공지능은 단지 판사와 검사를 대신하는 일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ID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구동되는 수많은 서비스들은 일상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 ID 오피스의 자동화부터 전 세계의 공장과 상점에 보급 중인 아틀라스 로봇이나 이미 수천만 대가 운행 중인 라이트닝 볼트의 자동차도 있었다. 또한, 개인의 중요한 정보나 금융 데이터 역시 ID 클라우드 시스템에 보관되어 활용되는 중이다.

ID 클라우드 시스템이나 인공지능이 해킹이 된다면, 치명적 사고로 터진다. 자율 주행 시스템이 해킹되면 대형 인명 사고로 직행이다.

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유재원은 오래전부터 ID 하이테크 연구소에 카스퍼스키 박사를 중심으로 한 보안 전문팀을 꾸리고 운영 중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유재원도 틈틈이 최신 보안 기법을 심화 발전시키고 있었다.

더구나 오늘의 열린 토론은 단순한 토론이 아니라, 인공지능 역사의 중대한 갈림길이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존재감도 예전과 달리 급속도로 성장한 덕에 이 자리는 한국인만 지켜보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상당히 관심을 주고 있는 이벤트였다.

유재원에게도 개인적으로 중요한 이벤트이기도 했다.

전생에서는 TV에서 슬쩍 보았던 일을 이번 직접 참가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당시엔 그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가진지 몰라서 대충 넘겼고, 세상 풍파를 좀 겪으며 머리에 피도 마른 뒤에 알게 된 때에는 한심하게 느꼈다. 그때 검사들이 보인 추태나, 그런 검사들에게 별다른 응징도 못했던 당시의 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복합적으로 섞였던 사건이다.

이번에도 검사들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는데, 직접 보니 낮췄던 기대감도 과대 평가였던 것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도 중요한 이 자리에서 별 고민도 근거도 없이 해킹 운운하다니.

유재원은 저 멍청한 검사들을 곱게 돌려보낼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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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추천과 리플, 선작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고료 쿠폰, 후원 쿠폰도 완전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이네요!

게다가 다음주 월요일은 삼일절이교요!

제발 이번 삼일절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갔으면 하네요.

독자님도 주말과 공휴일 건강히 보내시고, 화요일에 다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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