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법사 행보관되다 4화
제2장. 악인이 되어 돌아오다(1)
155㎜ 견인곡사포를 수납하고 있는 포상.
그곳 안에서 전포 인원들이 포상 관리를 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하루 일과를 알리려는 듯이 막사에서 오전 집합을 알리는 내용을 담은 방송이 울려 퍼졌다.
-아아. 행정반에서 알려 드립니다. 행정반에서 알려 드립니다. 지금 전 병력은 즉시 사열대 앞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 드립니다. 지금 전 병력은 즉시…….
“벌써 집합 시간인가.”
측각수와 함께 편각 수치를 장입하고 있던 하나포 소속 분대장, 소진언 병장이 가신 위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리듯 착지했다.
측각기로 올라가는 계단이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즉각사격준비태세를 게을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가뜩이나 요즘 북한 도발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탓에 상급 부대에서 언제 불시로 기습 검열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시 이렇게 수치 장입을 체크하는 건 포병으로서 일과의 기본이 되어버렸다.
“조항아.”
“상병 김조항.”
“애들 집합시켜라. 사열대 앞으로 바로 올라가자.”
“예, 알겠습니다.”
소진언의 말에 조항이 하나포 인원들을 불러모았다.
하나포의 총원은 7명.
그러나…….
진언의 말에 따라 모인 인원은 소집 명령을 내린 소진언 병장을 제외하고 고작해야 5명에 불과했다.
“한 명은 어디 갔냐?”
여섯 명이 모여야 하는데, 한 명이 빠져 있었다.
그 한 명의 정체와 소재지를 묻는 소진언에게 조항의 표정에는 난감하다라는 감정이 묻어 나왔다.
“……전도혁 녀석입니다.”
“또 그 새끼냐?”
진언의 미간이 절로 찡그려지기 시작했다.
전도혁 일병. 그는 안 좋은 의미로 제1포대 내에서 유명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기분이 팍 상한 모양인지 진언의 입에서 절로 무거운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일단 우리끼리라도 집합하자.”
“예, 알겠습니다.”
인솔자 위치에 서서 하나포 병사들을 이끌고 사열대 앞으로 향하기 시작하는 소진언.
오늘은 행보관인 강필두가 오랜 입원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부대에 복귀한 날이 아닌가.
웬만하면 강필두에게 괜한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은 진언이었기에 더더욱 짜증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 * *
행정반에서 방송이 울려 퍼진 이후.
5분이라는 시간 내에 전포를 비롯해 비전포 등 제1포대를 구성하고 있는 9개의 분과가 모두 집합을 했었다.
그 와중에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막사 계단을 내려오는 한 일병.
명찰표 이름에는 전도혁이라는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미 그의 선임들도 전부 다 집합해 오와 열을 맞춰 줄을 서고 있었음에도 전도혁은 병사 중에서도 가장 나중에 모습을 드러내 줄을 섰다.
“야, 전도혁.”
열이 받은 모양인지 소진언의 말투에 가시가 돋쳤다.
그의 부름에 슬며시 시선을 돌리는 전도혁.
병장이 불렀음에도 뭔가 큰 두려움이라든지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일병 전도혁.”
“너, 지금까지 막사에 쳐박혀서 뭐 하고 있었냐. 오전에는 포상이 들러서 즉각사격준비태세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포상 정리해야 하는 거, 모르냐?”
“잘 알고 있습니다.”
“아는 새끼가 이제 와서 어슬렁어슬렁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가 뭐냐.”
“오늘은 좀…… 머리도 앞으로, 어지럽고 그래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뭐? 이 새끼가 맨날 둘러대는 핑계를……!”
소진언의 성격이 폭발하기 직전.
그의 동기인 둘포 분대장이 진언을 말렸다.
“야, 진언아. 참아라. 그러다가 또 자살하겠다는 둥 난리를 피우면 우리만 고생 아니냐…….”
“……어휴, 저런 새끼가 왜 우리 하나포에 온 건지…….”
이미 제1포대 내에서는 유명한 관심병사로 손꼽히는 전도혁.
그러나 그는 일반적인 관심병사와는 느낌이 달랐다.
우락부락한 체격에 운동도 꾸준히 하는 병사이지만, 심신 병약을 핑계로 매번 이런저런 잔업에서 빠져나가는 잔꾀를 부리는 녀석이기도 했다.
틈만 나면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는 탓에 간부들조차 쉽사리 그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
전도혁도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일부러 관심병사로 낙인을 찍히게끔 하고, 선임과 간부들 간섭을 받지 않는 나름 편안한 생활을 조성하게 되었다.
‘크큭…… 백날 그렇게 지껄여봐라. 나한테 손찌검 하나 못할 테니까.’
속으로 진언을 욕하면서 하나포 대열에 합류하는 전도혁이었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그를 바라보던 소진언이었으나, 전도혁의 생각대로 그 또한 별다른 조처를 할 수가 없었다.
누가 봐도 녀석이 꼼수를 부리는 티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하나 군 생활 내에 터지는 자살 사고에 하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간부들 탓에 뭐라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온갖 복잡한 생각이 각자의 머릿속에 교차할 무렵.
뚜벅, 뚜벅.
전투화 굽의 소리를 내며 천천히 사열대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한 남자에게 병사들의 시선이 집중적으로 쏠렸다.
바로 제1포대 행정보급관, 강필두의 등장이었다.
* * *
“…….”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병사들을 주욱 훑어보기 시작한 강필두.
병사들을 보자마자 그들을 향한 첫인상은 대개 이러했다.
‘비실이들만 모였군.’
자신을 추격해 오던 왕실의 친위대들은 다들 다부진 체격에 근육 덩어리들뿐이었다.
마법사들은 물론 예외이긴 하지만, 대다수 몸을 써 전투를 펼치는 병사들은 강인한 육체를 지니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세계의 병사들은 뭔가 달랐다.
한눈에 봐도 ‘군인’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체형을 지닌 남자들도 다수 보였으며, 시력이 다들 안 좋은 모양인지 뿔테 안경을 쓴 인원이 절반을 넘어갔다.
레디너스 대륙의 병사들에 비교해 그다지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은 군인들의 모습에 강필두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혀를 찼다.
‘놈들을 세뇌시켜 나만의 군대로 써먹으려 했건만…… 쯧쯧쯧.’
한숨을 푸욱 내쉬던 와중에, 그나마 쓸 만한 놈들 몇몇이 그의 시야에 포착된다.
천천히 오른손을 들기 시작한 강필두가 특정 인물 몇몇을 지목했다.
“너, 그리고 너. 너.”
“상병 김민철!”
“병장 우석대!”
“일병 진면목!”
강필두로부터 지목될 때마다 병사들이 관등성명을 외쳤다.
필두가 목표로 삼은 인원수, 15명 중 마지막 순번을 차지한 사람은 바로…….
“일병 전도혁!”
하나포의 문제아인 전도혁까지 지목을 한 이후, 필두가 이들을 가리킨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측각기 자리로 향하는 계단이 망가졌다고 들었다. 오늘은 그 보수작업을 하기 위해 산을 오를 인원을 선별하고자 한다. 방금 내가 지목한 15명은 삽과 곡괭이, 그리고 목장갑 챙기고 10분 뒤에 이곳으로 다시 집합한다. 알겠나.”
“저, 저기…… 행보관님.”
그 순간.
전도혁이 번쩍 손을 들었다.
이윽고 본인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될 관심병사임을 어필하듯 핑계를 둘러댔다.
“오늘은 좀 머리가 어지러운지라 막사에서 쉬고 싶습…….”
그때.
강필두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들려왔다.
“지랄 말고 당장 내 명령에 따라라.”
“자…… 잘못 들었습니다?”
평소의 강필두라면 도저히 상상이 안 될 만큼 강경한 대응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도혁의 말 한마디에 이 녀석이 혹시나 정말 자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시선을 띄웠던 강필두.
그러나 퇴원하고 난 이후의 강필두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귀가 썩어빠졌냐.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는 게 너희들 소임 아닌가. 고작 머리 어지러운 거로 안 죽으니 당장 산에 올라갈 채비를 갖춰라. 만약 한 번만 더 ‘잘못 들었습니다’ 같은 소리를 지껄였다간 네놈의 귓구멍을 내가 직접 후벼 파줄 테니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마라.”
“…….”
“이상.”
그렇게 말하고서 냉정하게 돌아서 버렸다.
강필두.
그는 사고를 당한 이후…….
악마가 되어 병사들 앞에 강림했다.
* * *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을 무렵.
15명의 인원이 사열대 앞에 각각 삽과 곡괭이, 그리고 목장갑들을 내려놓은 채 산에 올라갈 채비를 갖췄다.
상위는 동계 활동복을.
그리고 허리춤에는 수통을 찬 탄띠를 걸친 채 삼삼오오 사열대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물론 그중에선 필두가 강제로 지목했던 전도혁도 포함되어 있었다.
“…….”
얼굴에 잔뜩 썩은 표정을 하고 있던 전도혁이었으나, 그래도 간부의 말을 전면으로 거부할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대열에 합류했다.
병사들이 점점 모이기 시작하는 와중에 필두 또한 산을 오를 준비를 마쳤다.
그 순간.
“행보관님.”
사무 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전포대장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에게 다가왔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듯한 표정으로 필두에게 접근해 온 전포대장이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전도혁 녀석…… 정말 데려가도 괜찮겠습니까?”
“저 녀석이 가장 덩치가 좋지 않습니까. 딱 봐도 그나마 힘 좀 쓸 거 같은 외형인데 어째서 가만히 놔둡니까?”
필두…… 아니, 드리무어의 입장에선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전도혁에 관한 우려를 표한 사람은 전포대장 한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밑에서 일하고 있는 부사관들을 비롯해 몇몇 간부들이 필두에게 다가와 은연중에 전도혁을 강제로 노가다판에 데려가는 일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사실 필두는 이들의 말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었다.
딱 봐도 일하기 싫어서 일부러 거짓 핑계나 둘러대는 게 보이는데, 그 장난에 어울려줄 필요가 굳이 있는 걸까.
“전도혁은 틈만 나면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녀석인데…….”
“오히려 저런 녀석일수록 더더욱 제 몸을 소중히 하는 법입니다. 그러니 크게 신경 안 써도 됩니다.”
“그, 그렇습니까…….”
역으로 전포대장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식으로 으름장을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전포대장의 표정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떠나지 않았다.
괜히 제1포대에서 자살 사건이라도 나오는 순간, 해당 간부들은 죄다 불명예 전역을 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제1포대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센 포대장 역시 함부로 전도혁을 건드리지 못했다.
물론 과거의 필두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드리무어의 영혼이 강림한 현재의 강필두는 달랐다.
그는 살아생전 레디너스 대륙에 있을 당시, 수많은 타입의 사람들을 만났었다.
그중에서 전도혁 같은 부류의 인간도 있었다.
전도혁 같은 사람은 말로만 살기 싫다느니 하는 그런 말을 할 뿐이지, 실제로 실행에 옮길 만한 용기는 전혀 없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필두는 보이지 않은 전도혁의 항의에 겁을 먹지 않았다.
미묘한 표정으로 필두의 말에 고개를 살며시 끄덕여주던 전포대장이 혼잣말을 내뱉는 식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도혁이 그놈이 오늘 일을 마음의 편지 같은 거에 쓰지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만…….”
마음의 편지.
드리무어 역시 그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필두가 아픈 도혁을 강제로 노동 일에 투여했다는 사실을 마음의 편지에 적기라도 한다면, 필두에게 많은 악영향을 미칠지도 몰랐다.
그게 두려워 간부들도 그렇고 도혁의 선임들도 함부로 도혁을 건드리지 못했다.
‘마음의 편지라…… 그것은 확실히 따로 대비를 해둬야겠군.’
도혁이 정말로 마음의 편지에 필두를 언급하면 일이 귀찮아질지도 모른다.
그쪽에도 손을 써두기로 한 필두가 오랜만에 마법을 발동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마나 덩어리들을 서서히 응집시키기 시작했다.
* * *
“준비는 다 되었겠지?”
사열대 앞으로 모인 병사들에게 준비 상황을 묻는 필두.
그의 말에 따라 하나포 부분대장을 맡고 있는 김조항이 대표로 목소리를 높여 대답했다.
“예, 끝났습니다.”
고개를 끄덕여준 뒤.
특정 인물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전도혁.”
“……일병 전도혁.”
다시 한번 필두에게 지목을 받게 된 전도혁이 미간을 찡그리며 관등성명을 댔다.
다른 간부도 아니고 행보관에게도 이런 반항적인 기질을 선보이는 것으로 보아 평소 전도혁이 얼마나 대놓고 배짱 플레이를 해왔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두통은 좀 나아졌나.”
“……여전합니다.”
“그럼 내가 마사지라도 해주마.”
“마, 마사지 말입니까?”
“그래.”
“괜찮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주지 않으셔도…….”
거절의 의사를 표명하는 전도혁이었지만, 필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곧장 마사지를 실행에 옮겼다.
“너에게 거절 따위는 없다. 그냥 닥치고 얌전히 내 ‘친절’을 받아들여라.”
“…….”
필두의 입에선 아침에 이어 여전히 강도 높은 독설이 새어 나왔다.
뒤이어 그의 오른손이 전도혁의 이마를 움켜쥐듯 붙잡았다.
반응조차 보일 겨를도 없이 빠르게 선보인 필두의 동작에 순간적으로 강제 머리 마사지를 허용하게 되었다.
이윽고 머지않아…….
응집시켰던 마나 덩어리들을 그대로 전도혁의 머리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
전도혁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뭔가가 자신의 머리를 헤집어놓는 듯한 그런 불쾌한 감정이 헛구역질을 불러일으켰다.
“우, 우웨엑!”
계속해서 헛구역질을 하는 전도혁.
구토가 나오기 직전.
절묘한 타이밍에 손을 뗀 필두가 전도혁의 등을 가볍게 팡! 하고 쳤다.
“고작 머리 마사지 한 번 한 거 가지고 헛구역질까지 하는 거냐.”
“바, 방금 그건……?”
“마사지다. 단지 그뿐이야.”
“……?”
마사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이상했다.
자신의 몸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따지고 싶었으나, 필두는 태연하게 전도혁을 무시한 채 목소리를 높이며 행군을 재촉했다.
“도구들 챙겨라. 곧바로 산에 올라간다.”
“예, 알겠습니다!”
다른 병사들도 전도혁이 이번에도 잔꾀를 부리나 싶은 생각에 그의 안부를 따지지 않았다.
아침의 두통은 거짓말이었지만, 방금 그 두통은 정말이었다.
양치기 소년의 기분이 이러할까.
“…….”
뭔가 못마땅한 시선으로 필두를 바라보던 전도혁이었으나, 이내 두통이 사라지면서 동시에 마지못한 기분으로 병사들의 대열에 합류했다.
* * *
제1포대 측각기는 9090대대 앞에 위치한 산의 언저리에 놓여 있었다.
산의 비탈길 역시 그리 완만한 편이 아닌지라 병사들의 입에선 벌써 거친 호흡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필두는 힘들다는 기색 하나 없이 이들을 데리고 계속해서 산행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필두를 뒤따르던 병사 한 명이 김조항에게 몰래 말을 걸어왔다.
“행보관님 말이다…… 본래 체력이 저렇게 좋으셨나?”
“글쎄…….”
지금 오르고 있는 이 산행길은 체력 좋은 젊은 부사관들도 지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을 만큼 힘든 구간이었다.
그런데 부대 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행보관, 강필두는 숨 하나 차오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무난히 등산을 소화하고 있었다.
뒤에서 몰래 속삭이는 병사들의 잡담을 몰래 경청하던 필두가 속으로 짧은 웃음을 토해냈다.
‘마법을 쓰면 육체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는 법이지.’
마법이란 개념을 모르는 병사들은 그저 필두의 이런 기행이 신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든 병사들을 데리고 드디어 측각기 자리에 도달한 이들.
그와 동시에 필두의 표정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계단의 상태가 말이 아니로군…….”
후딱 끝내고 다시 부대로 내려갈 생각을 했던 그였으나.
손을 대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