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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42화 (42/226)

제 42화

제42편 종전 기념 파티(1)

“참. 다친 곳은 없으신가요?”

그렇게 미소를 짓던 엘로나가 갑작스럽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튼튼합니다.”

“다행이에요.”

그런 나의 모습에 엘로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고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에 파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전하의 공을 축하하는 파티라고 알고 있어요.”

나의 물음에 엘로나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고 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런 엘로나를 바라보았다.

“또 저의 파트너가 되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나의 물음에 엘로나는 기다렸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 * *

엘로나와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나는 직접 방으로 찾아온 뮬란의 방문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왕국의 왕비, 코르의 독대가 허락된 것이었다.

그렇게 엘로나와 저녁에 있을 파티를 기약하며 헤어진 다음 나는 왕비궁에 있는 응접실에 들어섰다.

“어서 와요, 황태자.”

나의 방문에 코르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반겨준 다음 나에게 자리를 권했고 나는 미소를 지으며 코르가 권한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시녀가 나의 앞에 찻잔을 놓아주었고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역시 맛없다.

북부 사람들은 차를 너무 못 끓이는 것 같았다.

아무튼 찻잔을 내려놓은 나는 코르를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주위를 잠깐 물려주시겠습니까?”

나의 물음에 코르는 고개를 돌려 한 시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모든 시녀와 기사가 응접실 밖으로 나갔고 이내 나와 코르 단둘만 남게 되었다.

“무슨 일인가요?”

단둘만이 남게 되자 코르는 나에게 바로 물었다.

역시 돌려가면서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닌 여장부다웠다.

고대 눈의 정령왕 프뤼나의 보호를 받는 겨울 일족의 족장이자 하이아칸 왕국의 왕비인 코르.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왜 배신하셨습니까.”

“……?”

“왜 설인들을 배신하셨습니까.”

“!!”

나의 물음에 코르는 두 눈을 크게 떴고 나는 그런 코르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인들과 하이아칸의 전쟁. 따지고 보면 겨울 일족의 배신으로 일어난 전쟁이 아닙니까?”

“설인들이 그렇게 얘기하던가요?”

나의 물음에 코르가 살짝 한숨을 내쉬며 물었고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겨울 일족은 유일하게 수인화를 못하는 일족이었어요.”

덩치가 거대해지며 엄청난 괴력을 낼 수 있는 수인화.

설인의 상징인 수인화를 하지 못한다는 말에 내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생에서 듣지 못했던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일족은 항상 다른 일족에게 무시를 받으며 살아왔지요. 그러다가 20년 전. 제가 고대 눈의 정령왕과 친구가 되었어요.”

“…….”

이어지는 코르의 말에 나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고 코르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다음 마저 입을 열었다.

“그때, 들었습니다. 북해신은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믿는 북해신이 블루 드래곤이라는 사실을.”

“!!”

나도 알지 못했던 사실에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럼 나의 이마에 키스를 했던 여인은 누구란 말인가?

설마 블루 드래곤이라는 말인가?

상상 속의 종족으로 여기는 그 드래곤?

“한데, 눈꽃 일족은 계속해서 북해신을 들먹이며 우리에게 희생을 강요하더군요.”

“아…….”

“저는 그때 눈꽃 일족의 족장 알룬의 의견에 반발을 했고 그에 저희 일족의 소녀들을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면……?”

“네. 그래서 도망쳤습니다.”

현명했다.

코르의 설명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코르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설인들과 전쟁을 끝낸 것인가요?”

그에 나는 조용히 손을 들었다.

설명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 판단이 되었던 것이다.

우웅!

그렇게 잠시 후.

반지에서 빛이 나더니 이내 나의 손에 겔루 칼립스가 소환되었고 그에 놀란 코르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상황이 흘러갔는지 대충 짐작이 되었나 보다.

“케르파는 왜 말리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겁니까?”

정말 처음부터 궁금했던 이 사실.

케르파가 사라져 버리고 말아 물어보지 못했던 사실을 코르에게 묻자 코르는 살짝 슬픈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그분은 저희를 지킬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으셨습니다. 저희들의 생활에도 간섭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그분의 주인이 남긴 블루 드래곤, 그의 명령이었으니…….”

“하면……?”

“네. 케르파는 블루 드래곤의 레어를 지키는 가디언이었습니다.”

설마 하는 표정으로 내가 묻자 코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책에서 나올법한 드래곤의 존재와 그의 레어를 지키기 위해 태어난 가디언.

케르파는 가디언이었고 설인들의 마을이 있는 곳은 그들이 북해신이라 부르며 찬양하는 블루 드래곤의 레어였던 것이다.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된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코르는 조심스럽게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눈보라 일족과 눈비 일족은…… 저를 원망하지 않습니까?”

조심스레 묻는 코르의 모습에 나는 안심하라는 듯 싱긋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이 모든 것은, 사기꾼 알룬 때문입니다.”

코르가 제일 싫어하는 돌려 말하기.

그렇게 그들의 감정을 전달한 나는 미소를 지었고 말뜻을 이해한 코르 또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 사실은 설인들과 미리 얘기했습니다. 묻어두기로.”

“아니요.”

나의 말에 코르가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코르의 모습에 나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아니 자신을 위해서 덮어주겠다는데 뭐가 아니라는 말인가?

“전하에게 제가 직접 얘기하겠어요.”

“마마…….”

그런 코르의 모습에 내가 말렸지만 코르의 표정은 단호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속일 수는 없어요. 모든 것을 솔직하게 얘기할 거에요. 고마워요 요한 황태자.”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단호한 코르의 모습에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코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장부 같은 그런 코르의 모습이 내 눈에는 너무나도 멋져 보였다.

* * *

“아름다우십니다.”

파티홀에 입장하기 전.

멋지게 빼입은 나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엘로나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새하얀 피부와 어울리는 은색의 드레스, 선명한 선을 자랑하는 어깨선과 아름다운 쇄골.

위로 묶어 올린 청은색의 머리와 엘로나의 눈동자와 같은 푸른색의 귀걸이.

그리고 붉은색의 목걸이……?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엘로나의 목걸이를 바라보며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엘로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왕국의 영웅, 황태자 전하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전하의 눈동자와 같은 붉은색의 목걸이를 선택했습니다.”

하아…….

이 이쁜이를 어떡하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부끄럽다는 듯 말하는 엘로나를 보며 나는 환한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손목 쪽의 옷을 보여주었다.

검은색의 옷과 어울리지 않는 푸른색의 단추.

“왕녀님의 두 눈동자와 닮은 색으로 준비했습니다.”

나 또한 엘로나를 생각하며 그녀의 눈동자와 닮은 푸른색으로 단추를 채웠던 것이다.

그것도 왼쪽 한 개만 말이다.

“어머.”

나의 말에 엘로나가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정말인가요?”

“네.”

엘로나의 물음에 나는 담백하게 대답했고 엘로나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누나 안녕!”

그렇게 우리 둘이 한창 핑크핑크 한 분위기를 내뿜을 때,

위즐리가 다가오더니 특유의 청량한 기운을 내뿜으며 엘로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위즐리를 보며 나는 인상을 찌푸렸지만 주위를 살피라는 듯 눈치를 주는 위즐리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 녀석 가끔 보면 13살이 맞는지 정말 궁금했다.

어쩌면 나처럼 회귀한 것은 아닐까?

“오랜만이야.”

아무튼, 위즐리의 인사에 엘로나 또한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하이아칸 왕국의 왕녀 엘로나 하이아칸.

그에 꿀리지 않는 배경을 지닌 이가 바로 위즐리 해밍턴이다.

제국 제일의 의사. 모든 왕족과 귀족들이 목숨의 은혜를 받은 은인, 해밍턴 백작의 유일한 손자였기 때문이다.

“오랜만입니다.”

그때, 목석처럼 서 있던 칼론이 먼저 엘로나에게 인사를 건넸고 엘로나 또한 싱긋 미소를 지으며 칼론에게 고개를 숙였다.

“멋있다?”

나와 같은 검은색의 제복을 입고 허리춤에 검을 찬 누가 보아도 든든한 기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칼론을 보며 내가 씨익 미소를 짓자 칼론 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반응이 고작 저것뿐이다.

아유 재미없는 녀석.

“형아 형아! 나는?”

그런 칼론을 보며 혀를 차던 나는 나의 앞에서 알짱거리며 두 눈을 반짝이는 위즐리를 바라보았다.

하늘색의 머리와 하늘색의 눈, 그에 어울리는 새하얀 바탕의 옷에 금색으로 장식한 옷.

나의 옷과 정반대의 스타일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상쾌하구나.”

“응?”

나의 말에 위즐리가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고 나는 고개를 돌려 엘로나를 바라보았다.

“그치요?”

“네. 정말 상쾌하고, 깨끗해요.”

나의 물음에 엘로나 또한 고개를 끄덕였고 위즐리는 이해가 안 되었던지 인상을 찌푸렸다.

“입장 하시겠습니까.”

그때, 오늘의 주인공인 나에게 뮬란이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물었고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거대한 문 앞에 섰다.

그러고는 나의 옆에서 엘로나가 나의 팔에 팔짱을 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엘로나의 향에 나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그것을 티 내지 않기 위해 정면을 바라보았고 엘로나 또한 정면을 바라보았다.

아마 나와 비슷한 감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왕국의 영웅, 위대한 제국의 황태자 요한 카르미언 듀크 전하와 북부의 꽃, 엘로나 하이아칸 왕녀의 입장입니다.”

* * *

하이아칸 왕국의 중앙귀족이자 귀족파의 이인자인 트루히드 후작.

그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후작의 작위에 오른 인물이며 뛰어난 능력으로 기반을 다진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20대 중반으로써,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기에 모든 영애가 눈에 불을 켜고 트루히드 후작에게 호감을 표현했지만 후작은 관심이 없었다.

그는 하이아칸 왕국의 유일한 혈족, 왕녀 엘로나에게 관심이 있었으니 말이다.

아니, 정확히는 왕국의 최고의 자리. 국왕의 자리에 관심이 있었다.

하이아칸 왕국에서 자신의 나잇대에서 뛰어난 존재는 없었고, 높은 존재도 없었다. 그렇기에 무난하게 엘로나와 결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5년 전만 해도 국왕 카자르 또한 자신을 사윗감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데, 한 존재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

대륙에서 보기 힘든 흑발에 붉은색의 두 눈을 지닌 잘생긴 미청년.

엘로나와 팔짱을 낀 채 당당하게 파티홀에 등장하는 제국의 황태자 요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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