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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82화 (82/226)

제 82화

제82편 대륙의 폐, 밀리언으로(1)

파닥!

-재미있는 구경 하도록 하지.-

처음 보는 무의 공간이 신기한 내가 주위를 둘러볼 때.

파닥거리던 크산느가 구석으로 날아가며 편하게 자세를 잡았다.

“그래. 위험하다 싶으면 살려주고.”

“걱정 말거라.”

농담 식으로 크산느에게 말을 건네나. 대답은 나의 앞에 있는 선생님에게서 들려왔다.

선생님의 대답에 씨익 미소를 지은 나는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러고는 반지에 잠들어 있는 겔루 칼립스를 불렀다.

우웅!

나의 의지와 동시에 소환된 겔루 칼립스.

그 아름다운 대검을 집어 든 나는 아직도 여유롭게 서 있는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예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갑니다.”

파앗!

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나의 모든 마나를 나의 다리에 실었고 엄청난 속도로 무방비 상태로 서 있는 선생님을 향해 짓쳐 들었다.

꽈앙!

대검을 들어 그대로 내려찍은 나.

오러 나이트는 물론 소드 마스터조차 무시할 수 없는 나의 검이 보이지 않은 실드에 막혀 더 이상 내려가지 못했다.

나의 손을 통해 느껴지는 반발력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 싸움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았다.

반발력에 검을 거둔 나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는 아까와 같은 자세로 서 있는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우웅!

나의 의지와 함께 깨어난 마나. 그리고 위엄.

나의 마나와 위엄이 나의 의지로 인해 서로 공명하며 주변 공간을 장악해나갔다.

움찔.

“긴장하십시오.”

나의 장악력에 한 발짝 뒤로 물러선 선생님.

그에 나는 씨익 웃으며 선생님에게 경고를 보냈고 선생님은 피식 미소를 짓고는 마나를 끌어 올렸다.

화아악!

그와 동시에 선생님의 몸에서 엄청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모든 생명체의 수호자이며 최고위 종족 드래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드래곤 피어.

그 강대한 기운이 나의 장악력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었다.

그에 나는 더욱더 강하게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러자 선생님의 피어도 더 강해졌다.

내가 강하게 끌어올리면 끌어올릴수록 선생님의 피어도 강해져 갔기에 나는 깨달았다.

선생님에게 공간지배 무공.

디위니타스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파앗.

그것을 깨달은 나는 마나와 위엄을 거두어 들었고 선생님 또한 뿜어내던 기세를 거두어 들었다.

그러고는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봤을 때, 너는 실전경험도. 검술도 아주 부족하다.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덤비거라.”

“호오. 그럼 선생님도 마나를 사용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선생님의 말씀에 내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러자 선생님은 피식 미소를 짓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나는 마법의 종족 드래곤이야. 마나를 사용 안 하면 안 되지.”

“…….”

“잔말 말고 빨리 덤비거라.”

너무나도 당당한 선생님의 모습에 잠시 말문이 막혔던 나는 이어진 선생님의 도발에 겔루 칼립스를 강하게 쥐었다.

파앗!

그러고는 온 근력의 힘을 다해 선생님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나는 오랜만에 순수 검술로 모든 힘을 다했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밑천까지 내보이며 말이다.

“아이고 아파라…….”

그렇게 원 없이 검을 휘두른 나는 아픈 부위를 만지며 울상을 지었다.

완전 털렸다.

아주 탈탈 말이다.

* * *

제국의 귀족들이 잡혀있는 황성의 감옥.

지하 깊은 곳에 위치한 감옥에 들어선 실은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두 명의 기사를 바라보았다.

“황제 폐하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잠시면 된다.”

“죄송…….”

“들어가시지요.”

굳건한 표정으로 감옥 정문을 지키고 있던 두 명의 기사.

실의 말에 거절하려던 젊은 기사는 문을 열어주는 선임기사를 보며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런 젊은 기사의 표정에도 불구하고 선임기사는 문 앞으로 들어선 실에게 경례를 했고 실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런 선임기사의 경례를 받아주었다.

쿠웅.

그러고는 다시 문이 닫혔다.

“선배님……?”

“황태자 전하의 명령이 있었으니 가만히 있어라.”

의욕만 앞서고 눈치 없는 신입.

막내를 보며 선임기사가 눈을 부라렸고 막내는 황급히 눈을 내리깔았다.

뚜벅뚜벅.

황실 근위 기사단원 두 명이 지키고 있는 정문을 지나서 수많은 계단을 내려온 실.

“미치겠군.”

10여 분을 내려온 실은 자신의 눈앞에 세워진 거대한 철창을 바라보며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오셨습니까.”

실이 온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수염이 가득한 한 중년 사내가 실에게 다가왔다.

“오랜만이군.”

“그러게 말입니다.”

10년 전.

붙잡은 죄인을 직접 고문하기 위해 내려왔던 실.

그리고 그 시절에도 변함없이 간수장이었던 지켜 자작.

실의 말에 지켜 자작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다음 철창 옆에 있는 레버를 밑으로 잡아당겼다.

덜컹!

촤르르륵!

그와 동시에 무언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사슬이 감기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철문이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쿠쿵!

잠시 후.

철창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 몸을 멈추었고 지켜 자작은 실의 앞에 선 다음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안내하겠습니다.”

“그래.”

지켜 자작의 말에 실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그의 뒤를 따랐다.

“하아…….”

지켜 자작의 뒤를 따라 깊은 곳에 들어서면 들어설수록 느껴지는 혈향에 실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지켜 자작은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뭐……?”

“엘프들은 좋은 곳에 있습니다. 황태자 전하의 명령이 있었거든요.”

“뭐라?”

생각지 못한 지켜 자작의 말에 실이 걸음을 멈추었고 지켜 자작은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조만간 풀릴 존재들이니 예를 지켜서 잠시 가두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실 공작님의 연인이…….”

“연인……?”

“예. 이미 정문의 기사들, 그리고 이곳을 지키고 있는 간수들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

“황태자 전하께서 직접 찾아오셔서 큰 목소리로 모두에게 경고하셨거든요. ‘우리 삼촌 여자 있으니 건드리면 뒤진다!!’ 라구요. 좋은 조카를 두셨습니다.”

움찔.

몇 시간 전 직접 찾아와 으름장을 놓던 요한을 떠올리며 말하던 지켜 자작은 가만히 있던 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요한, 이 입 가벼운 새끼…….”

“가시지요.”

황태자를 욕한 황족능멸의 대역죄.

지켜 자작은 아무것도 못 들었다는 듯 뒤돌아섰고 실은 이를 갈며 그런 지켜 자작의 뒤를 다시 따랐다.

“여기입니다.”

잠시 후.

지켜 자작과 실은 한 철장 앞에 멈추어 섰다.

철장 앞에선 지켜 자작이 실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실은 그런 자작을 지나쳤다.

그러고는 철장 안에 있는 자신의 연인, 로리를 바라보았다.

“저는 물러나 있겠습니다.”

눈치 빠른 지켜 자작은 실에게 열쇠를 건넨 다음 물러났다.

철컹.

자작에게 받은 열쇠로 자물쇠의 문을 연 실.

끼익.

자물쇠가 열리고, 문을 연 실은 감옥 안으로 들어섰다.

와락.

그러고는 자신의 여인 로리를 안았다.

“미안해. 이곳에 있게 해서.”

“아니에요. 괜찮아요.”

실의 사과에 로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실의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런 로리의 행동에 더욱더 죄책감을 느낀 실은 로리를 더욱더 강하게 안았다.

“크흠.”

그때.

옆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실은 무시했다.

그저 가녀린 자신의 연인을 안아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아니, 본심은 자신이 위로를 받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아무튼 그렇게 10분을 보내자 실이 로리의 품에서 떨어졌다.

그러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위로로를 바라보았다.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킨 것이지?”

“…….”

적나라한 실의 말.

상당히 실례되고 무례한 말이지만 위로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다.

“너희 엘프들은 살기 위해서는 하나의 선택밖에 없다. 나와 로리가 혼인하겠다.”

“하…… 하지만!”

실의 말에 위로로는 물론 주변의 엘프들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지만 이내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

싸늘한 실의 눈과 마주하니 괜히 두려웠던 것이다.

“걱정 마라. 나는 로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너희 엘프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박하게 굴지는 않을 것이다.”

“…….”

“그러니 받아들여라.”

“하아…… 정녕 그 말을 믿어도 됩니까?”

실의 말에 가만히 있던 위로로.

그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들어 실을 바라보며 물었다.

퍼억.

그러고는 실에게 한 대 맞았다.

뻔뻔한 위로로의 행동에 열 받은 실이 그의 얼굴을 걷어차 버린 것이다.

“이건 명령이야. 병X아.”

* * *

“형아. 괜찮아?”

밀리언 왕국, 아니 곧 공국이 될 밀리언으로 가는 행렬.

가장 선두에 서서 말을 몰던 나에게 다가온 위즐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 위즐리의 물음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주군. 엘로나 님이 괜찮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엘로나 눈빛 못 봤냐?”

한숨을 쉬는 나에게 다가온 칼론이 위로했지만 아쉽게도 받아들이는 나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날카로운 나의 대답에 칼론은 움찔하며 뒤로 살짝 물러섰고, 고개를 돌린 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출발하기 전.

처음이었다.

조금은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이고 있는 엘로나.

심지어 그 눈빛이 나를 향해 있었다.

우리 약혼 이야기가 채 나오기도 전에, 나는 밀리언으로 떠나야 했고, 그것이 내 주도하에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된 엘로나는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섭섭해 했다.

그리고 나는 엘로나의 눈빛을 통해서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긴…… 우리의 약혼인데 당사자 중 하나인 내가 빠진 상태에서 약혼에 관해서 정해야 하니…… 엘로나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 나는 다시 한 번 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아…….”

그리고 내 옆에서 레헤튼 또한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왜 인마?”

나의 옆에서 나와 같이 한숨을 내쉬는 레헤튼을 보며 내가 인상을 찌푸리자 레헤튼은 힘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레베카를 보지 못하지 않습니까.”

“지X한다.”

세상 다 산 듯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레헤튼의 모습에 나는 혀를 차며 욕설을 내뱉은 다음 고개를 돌렸다.

“하하. 아주 보기 좋은 청춘들입니다.”

그때.

칼론의 옆에서 말을 몰던 루드비히 후작이 웃으며 말을 건네자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칼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칼론 또한 청춘입니다.”

“주군!”

“응? 칼론에게 여자가 있습니까?”

나의 말에 칼론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말렸지만 이미 늦었다.

이야기를 들은 루드비히 후작이 두 눈을 빛내며 나를 향해 물었기 때문이다.

“하아…….”

그런 후작의 모습에 칼론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고 나는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주 예쁜 여자가 있지요.”

“호오…… 칼론.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

나의 대답에 흥미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후작이 칼론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 후작의 물음에 칼론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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