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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113화 (113/226)

제 113화

제113편 탈탈 털린 콜드 가

잠시 후.

죄수들을 진정시킨 나는 메이슨의 부모에게 위즐리를 보내어 진맥시킨 다음 튜칸의 맞은편에 자리 잡아 앉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한창 바쁠 시기일 텐데? 왜 이곳에 있는 거지?”

내가 준 보석으로 한창 포교, 봉사활동을 이어가야 할 이들이다.

그런 이가 왜 감옥에 있는 것인지 궁금했던 나의 물음에 튜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도움을 베풀다 보니 어쩌다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을 구해주시다가 함께 들어왔습니다.”

튜칸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던 나는 옆에서 들려오는 죄수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런 나의 눈빛에 찔끔하며 조심스레 눈을 내리까는 죄수.

나는 그런 죄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죄목이 뭔데?”

“세금 미납입니다…….”

나의 물음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죄수.

그런 죄수의 모습에 나는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이 자식들이, 세금 미납으로 감옥에 넣었다고?

“장기미납입니다.”

그런 나의 표정에 죄수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

저 순박한 양반.

성자라고 믿는 나의 심기가 불편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의 죄를 키우고 있었다.

나는 그 죄수, 아니 사내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얼마나?”

“3개월…… 입니다.”

“하아.”

사내의 대답에 나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3개월 미납으로 영지의 보물인 백성을 감옥에 가두어?

아니 애초에 이건 아니지.

“콜드 가의 징수율이 얼마나 되지?”

“…….”

나의 물음에 사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였다.

말하면 내가 또 심기가 불편할까 봐 걱정스러운 것이겠지.

“팔십 퍼센트입니다.”

그러자 대답은 튜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튜칸의 대답에 나는 물론 칼론, 그리고 진맥을 하던 위즐리마저 하던 행동을 멈추고 튜칸을 바라보았다.

“세금징수율이 팔십 퍼센트이며, 한 달이라도 미납 시, 체포되어 강제노역이 행해집니다.”

“어찌 고위귀족 가문에서…….”

믿기지 않는 튜칸의 대답에 칼론은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칼론의 말이 맞았다.

후작이라면 왕국에서 고위귀족으로 분류된다.

남작가, 아니 자작가도 아닌 후작 가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이것은 마치 망하기 일보 직전의 모습이지 않은가?

“콜드 가는 미스릴 광산을 소유한 가문입니다. 농업보다는 미스릴 광산업이 돈이 더 많이 벌어지다 보니 인력비가 많이 나가지요.”

우리들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튜칸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그런 튜칸의 설명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인력비를 아끼기 위해 일부러 세금을 과하게 징수하고 체포해 강제노역을 시킨다?”

“그렇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현재 콜드 가는 유례없는 부를 누리고 있습니다.”

나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튜칸.

나는 그런 튜칸의 대답에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이 집안.

갈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집안 자체가 썩었다.

아주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네.

“위즐리.”

“응. 멀쩡하셔.”

나의 부름에 진맥이 끝난 위즐리가 보고했다.

그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튜칸을 바라보았다.

“튜칸.”

“예 성자님.”

나의 부름에 튜칸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고 나는 그런 튜칸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북방으로 가자.”

“여기가 북방이지 않습니까?”

나의 물음에 튜칸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더 북방.”

“설인족!”

나의 대답에 튜칸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고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들에게 말해. 내가 성자이고, 북해신이 에르님이라고.”

이 정도 거짓말은 괜찮겠지.

그들이 믿는 신은 블루 드래곤이다.

근데 그는 신이 아니고 드래곤이었으며, 진짜 신이 있다.

바로 에르.

진짜 신이라고 소개해주는 것인데,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북해신이 곧 주신이고, 주신이 곧 북해신이겠지 뭐.

괴상한 논리로 자기 자신을 납득시킨 나의 말에 튜칸은 두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모두 탈출시켜주마. 칼론.”

“예 주군.”

나의 부름에 칼론이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겔루 칼립스를 소환했다.

“이들 모두를 설인들에게 안내하라. 그리고 아까 크산느가 내려준 곳에서 만난다.”

“괜찮으십니까?”

나의 명령에 항상 군말 없이 대답하던 칼론.

녀석이 처음으로 대답이 아닌 질문을 했고 그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칼론을 바라보았다.

“무시하냐?”

“…….”

“참 삐딱해.”

나의 물음에 칼론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옆에 있던 위즐리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걱정 말고 어서 가라.”

“알겠습니다.”

그런 위즐리를 가볍게 무시한 내가 칼론을 보며 말하자 칼론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아. 그대들은 나와 함께 제국으로 갈 것이오.”

“…….”

“메이슨이 기다리고 있소.”

“!!!”

구석에 앉은 채 눈치를 살피고 있던 중년 부부.

이어진 나의 말에 메이슨의 아비로 보이는 자가 두 눈을 크게 떴다.

“메이슨은…… 무사합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메이슨의 안위부터 묻는 아비.

그런 아비의 모습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아주 팔팔하오. 지금쯤 귀족들이랑 파티를 즐기고 있을 것이오.”

“아아…….”

나의 대답에 사내와 여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나를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성자님.”

하아…… 고놈의 성자.

그들의 인사에 나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고는 몸을 돌렸다.

나는 지금 상당히 짜증 나는 상태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상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개 같은 귀족 놈들.

이 개돼지들에게 황제가 될 나는 벌을 내릴 예정이다.

죽음이라는 천벌을 말이다.

* * *

서걱.

“열 놈.”

콜드 가의 대저택에 자리한 가신들.

콜드 후작가에는 15명의 가신이 있었고, 15명 모두가 쓰레기 같은 놈들이다.

드라칸이 건네준 정보를 통해 모두 확인한 사실이었기에 나는 거침없었다.

녀석들의 집무실에 몰래 잠입한 나는 한 놈, 한 놈씩 직접 목을 베었다.

살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쓰레기 같은 놈들을 죽이는 것은 나의 사명이다.

수많은 백성들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쓰레기를 직접 처리하는 것.

그것이 황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열한 놈.”

이어서 다른 놈의 집무실에 잠입해 목을 벤 나는 다시 창밖으로 벗어났다.

그리고.

“열두 놈.”

바로 옆방에 있는 가신 한 놈을 더 죽였다.

이제 세 놈 남았다.

끼익.

여기서는 창문으로 나갈 필요도 없겠지.

나는 당당하게 문을 열었다.

“어머!”

그러자 마주친 하녀.

나는 그런 하녀를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어주었다.

“어머…….”

그런 나의 모습에 몽롱한 표정을 짓는 하녀.

나는 그런 하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손가락을 들었다.

“쉿.”

그러고는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예!”

그런 나의 말에 하녀는 얼굴을 붉히며 힘있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여자 큰일 날 여자네.

위험한 순간에도 얼굴을 붉히는 하녀를 보며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퍼억.

“미안.”

그리고 뒷목을 쳐 기절시켰다.

쓰러지는 하녀를 받아 조심스레 바닥에 눕혀준 나는 다시 일어났다.

저벅저벅.

그러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하녀는 생각할 것이다.

완전 멋진 암살자가 다녀갔다가 자신을 살려준 것이라고 말이다.

“누구냐!”

콜드 가의 가주 침실.

가주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침실을 지키던 두 명의 기사가 걸어오는 나를 발견하고는 경계 어린 표정으로 검을 뽑았다.

씨익.

그런 기사들의 모습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콜드 가의 기사.

귀족들과 같이 사치스럽고 평민들의 고혈을 짜 먹는 기생충 같은 쓰레기들.

그렇다면?

서걱.

결론 단 하나. 처리해야지.

한 번의 휘두름으로 두 명을 처리한 나는 목과 분리되어 쓰러지는 두 개의 몸을 무시하며 가운데에 있는 문을 열었다.

벌컥.

시원한 소리와 함께 대문은 열렸고 나는 조용히 후작의 침실로 들어섰다.

아무도 없어야 할 침실.

나는 침실 안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두 개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한 개는 침대에 누워있는 후작의 첩과.

“타앗!”

숨어 있다가 나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사내놈.

채앵.

나는 그런 사내의 검을 막았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녀석의 검에서 튀어나와 회오리치는 마나, 오러 토네이도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벌거벗은 채로 징그러운 물건을 덜렁대는 중년 사내.

나는 그런 사내를 보며 입을 열었다.

“기사단장?”

“누구냐!”

미소를 지으며 묻는 나의 행동에 큰 소리로 대답한 사내.

나는 그런 사내를 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퍼억.

그리고 그 사내의 복부를 걷어찼다.

“내가 물었잖아.”

“네놈은 누구냔 말이다! 검은 머리? 붉은 눈? 설마!”

나의 물음에 또 대답하지 않는 건방진 사내.

이제는 내 정체까지 유추한다.

이거 짜증 나는 놈일세.

녀석의 유추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화르륵.

그리고 나의 겔루 칼립스에 검은색의 오러가 뿜어져 나오더니 그대로 정제가 되어 검은빛의 검이 되었다.

소드 마스터의 상징 오러 블레이드였다.

“제길!”

그런 나의 모습에 사내는 욕설을 내뱉으며 몸을 돌렸다.

그래, 오러 토네이도를 겨우 유지하는 오러 나이트 하급이 소드 마스터와 정면 대결을 벌이는 것은 멍청한 일이지.

근데…… 사실은 더 멍청한 일이 하나 더 있다.

서걱.

바로, 소드 마스터에게 등을 내보이고 도망가는 놈이다.

도망가던 사내를 일검에 베어 버린 나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있는 나신의 여인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남편의 수하랑 짝짜꿍이라니, 너무하잖아.”

온갖 사치로 평민들의 고혈을 빨아먹은 후작의 첩.

몰락 귀족가의 여인으로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팔려오다시피 후작의 첩이 된 그녀는 지독하게 변해갔다.

사치를 부리는 것도 모자라 젊은 남자를 침실로 불러들인다는 것은 드라칸의 보고로 인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 참…… 젊은 나이에 어찌 이렇게 더러운 여인이 되었을까?

여인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불쌍한 표정을 짓던 나는 조용히 검을 들었다.

푸욱.

그리고 그대로 여인을 찔렀다.

이유야 어찌 됐든, 쓰레기는 처리해야 하니 말이다.

침실 안에서 느껴지던 두 개의 기척을 없앤 나는 조용히 한 쪽 벽으로 걸어갔다.

누가 대마법사 아니랄까 봐 책장에는 수많은 마법서가 꽂혀 있었다.

어휴, 보기만 해도 어지럽네.

그 어지러운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 나는 조용히 손을 들었다.

그런 다음 책장 안에 꽂혀 있는 책을 쓰다듬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 아래로 내려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렇게 쓰다듬던 나의 손에 느껴지는 어색한 부분.

그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찾았다.”

꾸욱.

그리고 책을 눌렀다.

나의 힘에 의해 두세 권의 책은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벌컥.

책장이 앞으로 튀어나와 문이 되었다.

아주 재미있는 장치이지 않은가?

“할아버지한테 말해서 나도 해달라 해야지.”

생각보다 멋진 모습에 쓸데없는 생각을 한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 문을 연 나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섰다.

파앗.

“와우.”

안으로 들어서자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횃불.

그와 동시에 내부의 모습이 나의 눈에 보였고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거 대박인데?”

수북이 쌓인 미스릴 금괴와 금화.

“호오…….”

그리고 돈 주고도 구하지 못할 고대 유물들.

나는 일단 고대 유물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반지 하나와 한 개의 단검과 외알의 안경.

“응? 안경?”

고대 유물을 모아둔 책상 위 떡하니 자리 잡은 한 개의 안경을 보며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이내 피식 미소를 지었다.

무슨 능력이 잠들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레헤튼에게 주면 될듯하다.

금색의 테두리와 실로 장식된 외알의 안경을 누가 보아도 멋있는 액세서리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레헤튼이 안경을 쓰는 이유는 시력이 안 좋기 때문이 아니라…….

“멋으로 끼는 거지.”

자신만 사모하는 모임이 없다며 은근히 한탄하던 레헤튼을 떠올린 나는 피식 웃고는 챙겨온 마법 가방에 유물과 각종 보석을 쓸어 담았다.

그리고 금화는 따로 챙겨온 가방에 담았다.

금화는 내가 들고 가서 쓸 것이 아니라 따로 쓸 데가 있어서 말이다.

“읏차.”

모든 것을 다 챙긴 나는 두 개의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아까와 달리 휑한 비밀의 방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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