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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대공가의 귀한 아들-201화 (201/226)

제 201화

제201편 무늬만 기사

“아아…….”

샤를로트는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끔찍한 광경에 두 눈을 질끈 감았고, 그의 옆에 잇던 기사, 미스트가 망연한 표정을 지으며 탄식했다.

“칼론.”

“네 주군!”

50여 명의 성무투단들을 손짓 한 번에 죽여버린 성자 요한.

그의 부름에 뒤에 있던 붉은 머리칼의 사내, 칼론이라는 이가 웃으며 짧게 대답했다.

힘 있게 대답하는 칼론을 잠시 바라본 요한.

그가 입을 열었다.

“시체 정리해.”

“네! 알겠습니다!”

요한의 명에 씨익 웃은 칼론.

그가 활기차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흠칫.

고개를 돌린 칼론과 눈이 마주친 샤를로트.

그녀는 칼론의 붉은 두 눈에 흠칫하며 몸을 떨었다.

그런 샤를로트를 바라보며 칼론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그것도 잠시 곧 음흉한 미소로 바꾸고는 요한을 바라보았다.

“뭡니까?”

“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 칼론의 모습이 짜증 났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한 요한.

칼론은 그런 요한의 기세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웃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 바람을 피우시는…….”

빡!

“미친놈.”

칼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칼론의 뒤통수를 후려친 요한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칼론을 바라보았다.

“와…… 진짜 빠르다. 못 피하겠네.”

순식간에 뒤통수를 맞고만 칼론.

그가 자신의 뒤통수를 만지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고 요한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빨리 일해 인마.”

“알겠슴다! 어이! 와서 도와!”

“네!”

샤를로트의 뒤에 있던 요한의 기사.

5명의 블랙 기사단원들은 칼론의 부름에 짧게 대답하며 달려왔고, 이내 칼론과 함께 성무투단원들의 시체를 한곳으로 모았다.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요한.

그가 샤를로트에게 다가왔다.

* * *

흠칫.

많이 놀랐나 보군.

나는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흠칫하는 샤를로트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앞에 서며 입을 열었다.

“많이 놀랐습니까.”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 나의 질문에 샤를로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희는 손님으로 이곳에 방문하였습니다. 저들을 모두 죽이는 것은 과한 처사가 아니었는지요.”

피식.

마치 따지는 듯한 샤를로트의 물음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나의 수하들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손님이면 손님답게 가만히 있어야지 미쳐 날뛰니 제가 이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

나의 대답에 샤를로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현명한 그녀다.

어찌 모를까?

먼저 손님으로서 해야 할 행동의 선을 넘겨버린 성무투단원들이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죽이는 것은 과한 처사이겠지만 어쩌라고.

나의 성격을 조금 파악했을까?

나의 당당한 대답에 샤를로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죽이는 것은 너무 과한 처사였습니다.”

한데, 황족이자 일행의 리더인 샤를로트가 가만히 있는데, 그의 옆에 있던 기사가 앞으로 나섰다.

황실 근위 기사이면서 황족을 지키지 않고, 카시야스의 옆에서 권력을 탐내던 무늬만 기사.

이름이…… 너무 쓰레기 같은 놈이라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름이?”

“미스트입니다.”

나의 물음에 입술을 꽉 깨문 미스트.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하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미스트 경.”

“예 전하.”

나의 부름에 전하라고 대답하면서도 도전적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미스트.

그의 모습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나의 수하들인 설인들을 죽이려 했던 적이다. 내가 살려두어야 할 이유가 있나?”

“우리는 대륙을 찾은 손님입니다.”

“어쩌라고.”

“!!”

개소리를 씨불이는 미스트의 말에 인상을 찌푸린 나.

내가 차가운 목소리로 묻자 미스트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그에 나는 말을 몰아 미스트의 앞으로 다가갔다.

“손님이고 나발이고, 설인들을 죽이려고 했으며, 금지와도 같은 엘란 산맥의 깊숙한 곳. 설인들의 마을에 무단으로 침입을 했다. 그것은 성무투단원들의 잘못. 나는 그 잘못을 물었다. 죽음이라는 벌로.”

“…….”

“내가 잘못된 것인가?”

나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숙이는 미스트.

나는 그런 미스트를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샤를로트를 바라보았다.

“개새X 관리를 잘하셔야겠습니다. 목줄을 똑바로 채우고 훈련을 시키세요.”

“…….”

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샤를로트.

그녀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그에 나는 빙긋 미소를 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자, 안으로 들어가실까요?”

무거워진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밝게 웃으며 내가 말하자 그제야 샤를로트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저는…… 죄송하고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공작님!”

샤를로트의 솔직한 사과에 화들짝 놀란 미스트.

그가 날카로운 음성으로 샤를로트를 만류했다.

그런 둘의 모습에 나는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제정신이십니까! 황족으로서, 본국의 성무투단장이시자, 미하일님의 자녀를 벌한 황태자에게 따져야 합니다! 어찌 공작님이 사과를 하십니까!”

키야.

진짜 개판이다.

주군의 명에 무조건 따라야 할 기사가 주군에게 제정신이냐고 따져 묻고, 가르치듯 말하다니?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내 기사였다면 당장 사지를 찢어 죽였을 텐데…….

눈이 돌아가 버린 미스트를 바라보며 가만히 턱을 쓰다듬던 나는 이어진 광경에 두 눈을 크게 떴다.

짜악!

바로, 샤를로트가 그런 미스트의 뺨을 그대로 후려쳤던 것이다.

오우, 속 시원하다.

“황족인 나에게 그 무슨 망발이더냐!”

붉어진 얼굴로 호통을 치는 샤를로트.

그런 샤를로트의 행동에 미스트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내가 지금 맞은 것인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정말…… 기사 같지도 않은 놈에다가, 한심하기까지 한 놈이다.

저런 놈이 기사라니…….

“어서 무릎 꿇고 사죄하고, 손가락 한 개를 잘라 바치어, 두 번 다시 그 죄를 짓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공작님!”

호오.

세다.

손가락을 잘라 다음에는 이런 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각오를 보이라는 샤를로트의 명령에 나는 흥미로운 표정을, 미스트는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황태자 전하의 앞에서 추태를 보이지 말고 어서 진행하라!”

“…….”

황태자인 나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명령을 내린 샤를로트.

미스트는 그런 샤를로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후회할 것입니다…….”

서걱.

미친놈.

주군인 황제. 그의 가족이자 누이인 샤를로트에게 후회할 것이라며 협박을 하는 미스트의 행동에 나는 겔루 칼립스를 소환해 그대로 휘둘렀다.

나의 휘두름과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진 미스트의 오른팔.

피슈욱!

그와 동시에 잘린 절단면에서 새빨간 피가 뿜어져 나왔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미스트는 두 눈을 크게 떴다.

“크아아!”

그리고 잘린 어깨를 붙잡으며 바닥을 굴렀다.

어깨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괴성을 지르는 미스트.

나는 그런 미스트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너 같은 쓰레기는 기사가 아니다.”

“전하…….”

나의 행동이 조금은 과했을까?

샤를로트가 나를 부르며 바라보았다.

그에 나는 샤를로트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죽이십시오.”

“……?”

나의 말에 두 눈을 크게 뜬 샤를로트.

그녀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샤를로트의 표정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황실의 근위 기사이면서, 황족인 그대를 보호하지 않고, 권력자의 편에 붙어 권력을 탐했으며, 그대를 무시하고, 조롱하고, 또 감히 협박을 했으니. 어찌 저런 자를 가만히 내버려 둘 것입니까.”

“…….”

나의 차가운 목소리,

그런 나의 물음에 샤를로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대가, 정말 황족이라면 말을 듣지 않는 기사, 아니 개를 죽여야 합니다. 그 정도의 각오도 없는 것입니까?”

“요한.”

정곡을 찌르는 나의 말에 움찔한 샤를로트.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엘로나가 앞으로 나서며 말렸지만 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그녀를 막았다.

“…….”

그런 나의 행동에 입을 다문 엘로나.

그녀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돌려 안쓰러운 표정으로 샤를로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대는 기사들의 충성을 받을 자격이 없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나의 물음에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은 샤를로트.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흔들림 없는 두 눈동자.

그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이자는 황제 폐하의 기사입니다.”

나의 물음에 샤를로트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에 나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샤를로트를 바라보았다.

“이자를 포박하여 황제 폐하께 데려가겠습니다, 이자의 처벌은 황제 폐하의 뜻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의 뜻이 아닌.”

“이자에게 처벌을 내리는 것을 동생에게 미루는 것입니까? 어린 황제에게.”

케한과 같은 나이에 황제의 위에 오른 어린 황제.

샤를로트의 동생을 언급하며 내가 비릿한 미소를 짓자 샤를로트는 인상을 굳혔다.

그러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말씀 조심해주시길 바랍니다.”

샤를로트의 경고에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미스트의 뒤에 서 있는 기사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도 황실기사단인가?”

“그렇습니다.”

나의 물음에 가장 선임으로 보이는 사내가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그자를 바라보았다.

“뭐 하는가?”

“네?”

나의 물음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되묻는 사내.

그에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그대들의 주군에게 반한 죄인을 포박하지 않고 뭐하느냔 말이다.”

움찔.

나의 말에 움찔한 사내는 고개를 돌려 샤를로트를 바라보았다.

마치, 정말 포박 하냐는 듯한 눈빛이었다.

“어서 포박하라!”

그에 분노한 샤를로트는 붉어진 얼굴로 언성을 높였다.

나의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너무 창피했나 보다.

화르륵.

사내가 미스트를 포박하는 동안.

나는 뒤에서 달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죽은 성무투단원들의 시체를 한데 모아 성화로 태워버리는 칼론.

영혼마저 소멸시킬 정도로 강한 화력과 힘을 지닌 성화답게, 조금 높게 쌓인 시체의 산을 순식간에 태워버렸다.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버린 시체들.

엘란 산맥의 날카로운 바람에 실려 가루는 저 멀리 날아갔다.

어떤 시체의 가루는 나무로, 강으로, 호수로.

결국 태어난 자연으로 날아가게 될 것이다.

시체를 모두 태우고도 꺼지지 않는 성화.

하늘 높이 솟아오른 보라색의 불꽃을 보며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아름답구나.”

신성력의 기운이 가득 담긴 불꽃 성화.

그 성화를 보며 나는 감탄 어린 어조로 중얼거렸다.

서걱.

그리고 사내에게 포박된 미스트의 목을 베어버렸다.

“전하!”

“!!!”

“요한!”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두 눈을 크게 뜬 기사들과 샤를로트.

나는 몸에서 분리된 미스트의 목을 잡고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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